기질 속에 너의 길이 있다 - 당신에게 남겨진 지난날의 선명한 기록
쑤팅펑 지음, 이지수 옮김 / 유노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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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일은 더 좋아지지 않아요. 이 사실을 인정해야만 계속 살아갈 수 있어요." 중국의 여성 작가 쑤팅펑은 언젠가 인터넷에서 이 문장을 보고 무릎을 친 경험을 자신의 산문집 <기질 속에 너의 길이 있다>에 소개한다.


저자는 오랫동안 일기장에 "내일은 더 좋아질 거야."라고 썼다. 그러고는 날마다 기적이 찾아오기만을 기대했다. 하지만 (당연히)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좋아지지 않았고, 아무리 기다려도 기적은 오지 않았다. 저자가 겪는 고통과 시련은 하루하루 더 심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저자는 인터넷에서 '스물세 살 여자가 고통에 대처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었다. 글쓴이는 스물세 살 때 끔찍한 사고를 당해 전신 60퍼센트에 화상을 입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아야 했고,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평생 긴팔만 입어야 했고 예쁜 치마는 꿈도 꾸지 못했다.


글쓴이는 너무 힘든 나머지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나아질 거라는 위로는 지금 당장 아프고 힘든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생은 원래 힘들다. 슬픔과 절망, 고통이 함께 한다. 지금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평생 괴로울 것이다. 자신의 인생에 닥친 슬픔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기쁨과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것,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자신에게 남은 유일한 선택지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자 놀랍게도 죽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지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여성들에게 더 이상 빛이 없다고 느껴지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매일 불평만 하는 사람, 자기 자신은 돌아보지 않고 타인만 비난하는 사람,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 그만두지 않는 사람 등은 현재 빛이 없는 상황에 있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부디 더 나은 내가 되기를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누구나 알겠지만, 삶은 유한하고 단 한 번뿐이다. 더는 하고 싶지 않은 일, 같이 있고 싶지 않은 사람 때문에 인생을 흘려보내는 일만큼 바보 같은 짓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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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의 역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누구나 교양 시리즈 3
게르하르트 슈타군 지음, 장혜경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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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왜 일어날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폭력을 좋아하는 걸까? 지구상에서 전쟁이 사라지는 날이 올까? 인류의 영원한 평화를 실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독일의 저널리스트 게르하르트 슈타군의 책 <전쟁과 평화의 역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는 이와 같은 질문들에 답하는 책이다.


이 책은 인간에게 내재한 호전성을 시작으로 놀이와 운동 경기, 예술을 통해 드러나는 전쟁의 문화적 변형을 살펴보고, 전쟁과 종교의 불행한 결합, 전쟁을 학문으로 승격시키고자 했던 인간의 노력, 식민지 전쟁, 내전, 테러, 전면전 등 전쟁의 다양한 양상, 30년 전쟁, 제1차 세계 대전, 제2차 세계 대전 등 전쟁의 역사와 발전상을 살펴본다. 끝으로 향후 전쟁의 발전상을 예상해 보면서 지구상에 항구적인 평화가 자리 잡도록 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도 알아본다.


저자에 따르면 전쟁은 인간만의 고유한 행위다. 인간과 달리 동물은 전쟁을 하지 않는다. 동물들이 벌이는 살상은 대부분 생존을 위한 행위이며 전쟁이 아니다. 물론 몇 가지 예외가 있다. 침팬지나 꼬리감는원숭이는 무기를 동원하는 전쟁을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물들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으로써 자신보다 약한 동물을 잡아먹거나 이따금 동족을 해칠 뿐, 인간처럼 전면적인 전쟁이나 대량학살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고로 전쟁은 사회와 국가를 형성해 생활하는 인간만의 고유한 행위로 볼 수 있다.


인간의 고유한 행위이자 본능에 가까운 현상이라는 이유로 전쟁을 정당화할 수는 없는 법. 그래서 인간은 운동이나 놀이, 예술 같은 행위를 통해 공격성을 해소하고자 했다. 대표적인 예가 어린아이들이 즐기는 전쟁놀이다. 최근에는 축구나 농구, 야구, 아이스하키 같은 운동 경기가 현대의 전쟁과도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게임이나 체스도 마찬가지다. 컴퓨터 게임을 하는 사람은 모니터 앞에 앉는 순간 살인에 대한 거부감을 잊고 가상의 적을 쓰러뜨리는 데 몰두하게 된다. 게임이 인간의 호전성을 높이는지 아니면 낮추는지에 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


서양에 비해 동양에서 종교 전쟁이 덜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서양의 종교(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가 동양의 종교(힌두교, 불교, 도교)와 달리 유일신 사상이라는 점을 든다. 유일신은 다른 신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타 종교와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 반면 다수의 신을 믿는 힌두교나 신이 없는 불교와 도교는 타 종교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적고, 이로 인해 동양에선 상대적으로 종교 전쟁이 덜 일어났다. 동양의 종교가 세속적 권력을 누리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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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 세계사 - 교양으로 읽는 1만 년 성의 역사
난젠 & 피카드 지음, 남기철 옮김 / 오브제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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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전쟁이나 딱딱한 정치 대신 민중들의 성(性) 생활을 중심으로 역사를 풀어쓰면 어떤 느낌일까. 독일 뮌헨에서 활동하는 젊은 저널리스트들의 모임 '난젠&피카드'가 공저한 책 <에로틱 세계사>가 힌트가 될 수 있겠다.


이 책은 인류의 출현부터 철기시대, 헬레니즘 로마 시대, 중세, 르네상스 시대, 계몽주의 시대, 혁명의 시대, 세계대전과 학살의 시대, 냉전 시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남긴 문헌과 예술 작품 등에서 유추 또는 확인할 수 있는 당대의 성 풍속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소개한다. 이 책은 총 10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다양한 그림 및 사진 자료를 첨부해 볼거리가 풍성하다.


이 책은 우리 인간이 늘 섹스를 과도하게 해왔음을 보여준다. 호모 사피엔스는 1만 년 전부터 섹스에 대해 광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다. 이들은 동굴 벽에 포르노그래피를 그렸고 파피루스에 음담패설을 썼으며 이상한 계율이나 금기 사항, 견해 등을 생각해냈다. 성직자는 물론 일반 민중들의 성생활을 극도로 억압한 것으로 알려진 중세 시대에도 (당연히) 성생활은 활발했다. '딜도'라는 단어가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이때이고, 황제의 욕정을 채우기 위한 원시 형태의 비아그라가 등장한 것도 이 때다.


바람둥이의 대명사인 카사노바가 페미니스트였다는 사실도 놀랍다. 카사노바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겼을 뿐, 여성을 정복하는 일 자체에는 관심이 없었다. 볼로냐 대학의 교수가 '여자들이란 히스테리적 반응을 보이게 마련이며, 이것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는 자궁의 문제'라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하자 카사노바는 '생각이 정신에서 비롯되며 육체에서 나오는 게 아닌데도 논문의 저자는 여성의 자궁에 죄를 뒤집어씌우고 남자의 정액에는 죄를 묻지 않는다.'라는 내용의 반박문을 썼다.


해군들이 입는 마린룩이 양성평등을 주도한 패션 트렌드라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1910년 프란시스 스미스와 메이 버크는 해군 복장 남성 패션을 입고 거리를 걸었다는 이유로 경찰관에게 체포되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수많은 양성평등 지지자들이 마린룩을 입었고, 얼마 후 마린룩은 남성과 여성을 동등하게 보는 양성평등 지지자와 호모섹슈얼의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 밖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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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 - 내 인생의 X값을 찾아줄 감동의 수학 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3
최영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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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용의자 X의 헌신>과 오가와 요코의 소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수학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있는 천재 수학자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두 작품의 열렬한 팬인 나는 오랫동안 수학자라면 누구나 수학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있는 줄 알았다. 숫자 몇 개만 던져줘도 감동을 느끼며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하는 줄 알았다.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 최영기 교수가 쓴 <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에 따르면 모든 수학자가 그런 건 아니다. 저자는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면서도 수학의 아름다움과 그 가치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 자신에게 문제의식을 느끼며 갈등했다. 저자가 수학의 아름다움에 눈뜬 건 수학에 대해 조금 더 깊이 공부하고 나서부터다. 수학에서 탄생한 개념 하나하나가 짧은 시간에 한 사람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위대한 수학자들이 인생을 바쳐 연구한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걸 알고 나서야 수학이 아름다워 보이기 시작했다.


이 책은 수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수학의 아름다움에 눈뜬 저자가 여전히 수학을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 일반 독자들을 위해 썼다.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학 용어와 개념을 기반으로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춰 내용을 전개했다. 또한 현대 수학의 의미 있는 결과들을 일반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려고 노력했다.


수학 공부를 보다 쉽게 하는 방법도 나온다.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도 방정식을 배울 때는 힘들어했던 모양이다. 그 모습을 본 아인슈타인의 삼촌은 아인슈타인에게 스토리텔링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했다. 알고 싶지만 모르는 X가 범인이고, 나머지 조건들은 범인을 잡기 위한 근거라고 설명하며 아인슈타인이 실마리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도록 했다. 아인슈타인은 추리 소설의 범인을 찾을 때처럼 신이 나서 방정식 문제를 풀다 보니 어느새 방정식 문제가 쉽게 느껴지고 수학 공부가 즐거워졌다.


1863년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발표한 노예 해방 선언문에 수학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링컨은 평소 유클리드의 <원론>을 읽고 묵상할 만큼 수학을 열심히 공부했다. 링컨은 노예 제도의 모순성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주장했다. 노예를 소유할 권리가 피부색, 지성 또는 돈에 의해 정당화된다면, 같은 추론을 적용해 그 노예도 노예를 부리는 사람을 노예로 만들 수 있다는 논리 또한 정당화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피부색, 지성 또는 돈에 상관없이 평등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 밖에도 점, 0, 삼각형의 넓이, 평행사변형, 다각형의 외각, 함수, 수직선 등 다양한 수학적 개념을 사색으로 풀이하며 그 아름다움과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내용이 실려 있다. 학창 시절 지겹게 문제만 풀다가 질려버린 수학이 이렇게 아름다운 학문이었을 줄이야. 지금이라도 수학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고픈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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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연 2019-03-15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꼭 읽어보고 싶네요~^^
 
그래도 고양이는 외출한다
하루노 요이코 지음, 이은주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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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마리도 아니고 수십 마리의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이 있다. <구구는 고양이다>를 그린 만화가 오시마 유미코도 그런 사람이었다. 어디선가 길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리면 집으로 데려다가 먹이를 주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 지극정성으로 치료해 주는 모습을 보며 대단함을 넘어 숭고함마저 느꼈다. 생명이 생명을 거두고 보살피는 일은 언제 봐도 아름답고 거룩한 일이다.


<그래도 고양이는 외출한다>를 그린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하루노 요이코도 오시마 유미코와 마찬가지로 고양이에 대한 사랑과 정성이 지극한 사람이다. 일본의 사상가 요시모토 타카아키를 아버지로,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를 여동생으로 둔 하루노 요이코는 도쿄 코마고메에 자리한 요시모토 자택에서 8년 넘게 수십 마리의 고양이를 돌봤다.





시작은 시로미였다. 8년 전 여름 늦은 밤, 이웃한 묘지에서 새하얀 아기 고양이를 주웠다. 아기 고양이는 '마미 증후군'이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꼬리와 연결된 척수를 다쳐서 배설 컨트롤이 안 됐다. 운동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똥오줌을 질질 흘리고 다녔다. 부모님은 키울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때 저자는 큰 결심을 했다. 이 아이를 데리고 집에서 나가자. 그러자 부모님은 집에서 키워도 좋다고 허락했다. 아기 고양이에게는 시로미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마침 아버지를 취재하러 온 <네코비요리> 편집자가 시로미에 대해 글을 써보라는 청탁을 해왔다. "1회로는 어려워요. 연재로는 할 수 있습니다."라는 주제넘는 대답을 했는데, 웬일로 편집자는 연재를 부탁했고 그렇게 8년 동안 연재가 이어졌다. 돌이켜 보면 격동의 8년이었다. 시로미를 비롯해 수많은 고양이들의 병치레와 장례를 치렀고, 부모님이 잇달아 돌아가셨고, 저자 자신도 암 투병을 했다. 생명의 가벼움과 무거움을 동시에 실감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저자가 암 선고를 받았을 당시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암 선고를 받고 나서 부모님 간병인과 고양이를 돌봐줄 사람을 찾느라 수술을 4개월 반이나 미뤘다는 이야기도 그렇지만, 부분 절제를 하면 방사선 치료를 받느라 고양이를 돌보기가 힘들어질 것 같아서 전체 적출을 택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나라면 고양이를 돌보기 위해 부분 절제해도 되는 가슴을 전체 적출해달라고 말할 수 있을까.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의 마음은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8년간의 연재분인 만큼 분량이 제법 많고 내용이 자세하다. 고양이의 생태적 습성과 고양이를 키울 때 주의할 점 등도 상세히 나온다. 글과 그림이 번갈아 나오기 때문에 질리지 않고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학자의 딸, 소설가의 언니답게 글도 잘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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