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밥이 굴러가는 마을 판판야 단편집
panpanya 지음, 장지연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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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화풍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다수의 마니아 팬을 보유하고 있는 작가 판판야(panpanya)의 신작 단편집이다. 표제작 <주먹밥이 굴러가는 마을>은 일본의 전래 동화 '주먹밥이 데굴데굴'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품이다. 어느날 '나'는 비탈길에서 주먹밥을 떨어뜨려 데굴데굴 굴러가는 주먹밥을 쫓아가는 사람(?)을 본다. 얼마 후 그가 보물을 안고 가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주먹밥을 굴려보는데, 과연 그 결과는? 


<츠치노코 발견하다>라는 작품도 좋았다. 어느 날 '나'는 일본에 서식한다고 일컬어지는 미확인 동물 '츠치노코'를 우연히 발견해 포획한다. 츠치노코를 생포하면 1억 엔(우리돈 약 10억 원)의 현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룰루랄라 달려가는데, 츠치노코가 '미확인' 동물이다 보니 아무도 그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증거를 더 내놓으라는 말을 듣는다. 이로 인해 '나'의 삶이 크게 바뀌는데, 그 과정이 무척 재미있다. 


작가가 직접 츠쿠바산을 여행하고 그린 <츠쿠바산 관광 불안내>라는 작품도 좋았다. 참신한 시각을 가진 작가라서 그런지 여행만화가 특히 좋아서 늘 기대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도 '서쪽의 후지, 동쪽의 츠쿠바'라고 불리는 명산 츠쿠바산에 가게 된 '나'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을 겪게 되면서 츠쿠바산을 대표하는 기념품 '000 00'의 비밀을 알게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린다. (진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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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게 해 주시겠어요? 5
핫토리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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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온천으로 유명한 휴양 도시 아타미에서 혼자 작은 세탁소를 운영하는 킨메 와카나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 5권에서 와카나는 캐나다에서 온 도예가 시이라 라미를 알게 되고 친구가 된다. 처음에는 라미가 일본어를 할 줄 모르고 일본 문화에도 익숙하지 않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일본어도 할 줄 알고 일본 문화에도 관심이 많은 것을 알고 점점 마음의 문을 여는 와카나의 모습이 재미있었다. 


2년 전 연고가 없는 아타미로 와서 마을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옷이나 이불, 인형 등을 손수 세탁하거나 수선하면서 지내고 있는 와카나는, 사실 2년 이전의 기억이 없는 상태다. 이대로 생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우연한 일을 계기로 '과거의 자신'을 알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하게 된다. 대체 와키나는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을까. 무슨 일로 과거의 기억을 잊게 된 걸까. 


개인적으로 아타미는 가보고 싶은 일본 도시 중 하나라서 만화에 나오는 장면들을 보면서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와키나와 라미가 함께 간 아타미성에도 가보고 싶고, 큐쇼네 어머니가 운영하는 전통 온천 같은 곳에도 가보고 싶다. '패딩 점퍼처럼 한 시즌에만 입는 옷은 (다음) 시즌 전보다 시즌 후에 세탁하는 것이 좋다' 같은 팁도 얻을 수 있어서 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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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병의 맛있는 책
스케락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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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마음에 쏙 드는 음식 만화. 나고야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현재는 교토에서 거주 중인 저자가 매일 소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일상을 진솔하게 담고 있는 만화다. 편의점에서 파는 부리또나 중국집 볶음밥 같은 간단한 메뉴부터 라자냐, 짜조 같은 외국 음식, 저자의 고향인 나고야 향토 음식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저렴한 재료로 집에서 쉽고 편하게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 유용하다. 


파트너(배우자인지 애인인지 모르겠다. 그냥 친구일지도.)와 단둘이 살면서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퇴근하면서 장 봐온 재료로 요리를 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요시나가 후미의 만화 <어제 뭐 먹었어?>가 생각나기도 했다. 카케이 시로(<어제 뭐 먹었어?>의 주인공)라면 살찐다고 질색할, 고열량의 튀김 요리나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요리가 자주 등장하는 점은 다르다 ^^ 


개인적으로 꼽는 명장면은 주인공이 좋아하는 우동 가게에서 뜨끈하고 감칠맛 나는 우동 국물을 한 입 떠먹고 국물이 몸에 스미다 못해 국물에서 헤엄치는 기분을 느끼는 장면이다. 교토에서 한 번 살아보는 것이 소원일 만큼 교토를 무척 좋아해서, 교토에 사는 저자가 가모가와 강변에서 산책을 하거나 벚꽃 놀이를 하는 장면을 보니 참 좋았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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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에몽 0
후지코 F. 후지오 지음, 장지연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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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에몽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출간된 책이다. 1970년 연재 시작 직전 예고를 비롯해 연재 초기의 만화들이 실려 있다. 현재는 익숙한 도라에몽의 설정들이 연재 초기에는 어땠고 그동안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도라에몽의 체형 변화였다. 지금은 도라에몽의 머리가 몸보다 큰데, 연재 초기에는 머리보다 몸이 더 컸다니 신기했다. 


도라에몽의 탄생 비화를 소개하는 만화도 실려 있다. <우메별 덴카> 연재 종료 후 신작 연재 압박을 받고 있던 후지코 F 후지오 선생이 우연히 딸이 가지고 놀던 오뚝이 인형과 평소 좋아하던 고양이를 보고 결합해 만든 것이 도라에몽이다. 마감에 시달리던 작가가 '내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다가 떠올린 것이 도라에몽이라니. 어쩌면 진구는 후지코 F 후지오 선생의 분신일지도 모르겠다 ^^ 


도라에몽은 진구의 손자의 손자인 장구가 미래에서 데려온 로봇이라는 설정이다. “공부도 못해. 운동도 못해. 가위바위보조차 이긴 적이 없어. 그러니까 어른이 되어도 변변한 인물은 못 돼. 하지만 앞으로는 도라에몽이 같이 있을 테니까 안심해.” 이 말에 위로받고 용기를 얻은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도라에몽이 반세기 동안 큰 사랑을 받은 이유는 이렇게 따뜻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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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 - 위기의 팀을 빠르게 혁신하는 유연함의 기술
제프리 헐 지음, 조성숙 옮김 / 갤리온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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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위계에 민감하다. 아무리 낯선 환경에서도 누구에게 권력이 있고 없는지, 누가 윗사람이고 아랫사람인지를 본능적으로 알아채고 그에 맞게 행동한다. 그래서 편리한 것도 있지만, 때로는 이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부하 직원이 문제점을 발견하고도 상사가 누가 자기 말에 토를 다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입을 다무는 경우다. 만약 이 조직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국가 기관이나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병원 같은 곳이라면 어떤 참사가 벌어질까. 상상하고 싶지 않다. 


<플렉스>의 저자 제프리 헐은 하버드메디컬스쿨 심리학과 교수이자 세계적으로 저명한 경영자 코치이다. 저자는 지난 20년간 각 분야의 최고경영자에게 성공적으로 팀을 이끄는 리더십 전략을 코칭해왔다. 예전에는 피라미드형 조직이 대부분이라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결단을 내리고 주도적으로 나서는 카리스마형 리더를 선호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프로젝트 팀과 네트워크형 조직이 늘어나면서 위아래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리더보다는 팀원들과 수평적으로 소통하는 리더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저자는 이를 밀레니얼 세대의 출현과 연관 짓는다. 밀레니얼 세대가 원하는 보스는 권위를 앞세우는 알파형 보스가 아니라 팀원들과 파트너로서 동등한 관계를 맺고 의미와 합의를 중시하는 베타형 보스를 선호한다. 이는 외향적인 사람들만 편애하고 내향적인 사람들은 배척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내향적인 사람들 나름의 장점과 미덕에 주목하는 경향과도 관련이 있다. 기술과 유행이 너무나 빨리 바뀌기 때문에 결과만 강조해서는 유의미한 혁신을 이뤄낼 수 없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책에는 권위적인 리더를 위한 조언이 자세히 나온다. 팀원들과 민주적으로 소통하는 리더가 되고 싶다면 팀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용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라떼는 말이야~"라며 훈수를 두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겠지만, 이런 마음이 조직 전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현시욕에 불과하다는 것을 상기하며 최대한 억누르는 것이 좋다. 질문을 할 때는 '예', '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을 삼간다. 대신에 개방형 질문을 던져서 팀원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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