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삶 - 배우고 익히는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지식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지음, 이재만 옮김 / 유유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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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와 취업 등 운신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공부의 참 의미를 되새기게 만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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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 동의보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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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 선생님 책은 믿고 사서 읽습니다. 동의보감 삼종세트(?) 전권다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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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의 선물 -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난 필생의 가르침
에릭 시노웨이 & 메릴 미도우 지음, 김명철.유지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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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의 선물


<하워드의 선물>은 저자 에릭 시노웨이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은사이자 인생의 멘토인 하워드 스티븐슨 교수와 수년 동안 나눈 대화를 기초로 쓴 책이다. 하워드 교수는 40년 넘게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한 경영학계의 전설이자 수많은 학생들의 존경받는 스승이다. 그는 어느 날 교정을 거닐다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쓰러졌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 때 제자인 에릭과 다시 만났고, 그 후 몇 년에 걸쳐 여러 번의 만남을 가지며 인생의 교훈을 전해주었다.


책의 구성을 보고 나는 십여 년 전 베스트셀러였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떠올렸다. 차이점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출간된 당시와 달리 지금은 미국 경제가 오랜 불황의 늪에 빠져있다는 점이다. 불황이 되면서 영원히 장밋빛일 줄 알았던 미국 경제는 급속히 하락했고, 실업자, 실직자 수가 급속히 늘면서 안정적인 직업, 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계기로 도산하거나 침체 상황에 놓인 기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은 어떻게 경력 설계, 인생 설계를 해야할 것인가. 이 책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워드와 에릭의 대화에 등장하는 사례를 보면 이 점을 더욱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에릭의 대학 후배 미셸은 회사의 갑작스런 조직 재편으로 인해 미래가 불확실해졌고, 옛 직장 동료 조지는 하고 있는 일이 있기는 하지만 예전 같은 열정이나 동기를 느끼지 못해 활력을 잃었다. 루디는 가까스로 취업에 성공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무기력한 상태에 빠졌고, 마이클은 직업을 가지기도 전에 지레 포기하고 놀면서 젊음을 소비하고 있다. 누구하나 자기에게 꼭 맞는 일을 하고 있지도 않고, 자기가 하는 일에 만족하지도 않는다. 큰맘 먹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자니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잃을 판이다. 한국의 직장인, 취업준비생의 상황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인생의 고비에 봉착한 사람들에게 하워드 교수는 이를 위기라고 생각하지 말고 '전환점'이라고 생각해보라고 조언한다. 전환점이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 보라'는 일종의 신호"(p.28)이라고 하워드는 말한다. 나는 이 문장을 읽고 엉뚱하게도 연애를 떠올렸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잘 만나다가 어떤 말이나 행동 때문에 불현듯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 생각을 무시하고 계속 만나도 결국 헤어진다. 그 때마다 생각한다. 불현듯 들었던 '안 맞는다'는 생각이 이별의 신호였던 것은 아닐까? 하워드 교수의 말도 같은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닌 것은 결국 아니다. 차라리 그것을 전환점이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선택할 때 오히려 더 나은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전환점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에릭의 옛 동료 조지가 그랬다. 입으로는 하고 있는 일이 만족스럽다고 말하지만 왠지 모르게 의욕이 없고 활기가 안 생긴다. 스티브 잡스는 매일아침 일을 하고 싶어서 빨리 잠에서 깼다고 한다.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고, 일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날 때 인생은 점점 성공과 행복으로부터 멀어진다. 전환점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 분석이 필요하다.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도 중요하지만, 요즘처럼 시장이 불안정한 때에는 반대로 '무엇이 위험한가' 같은 보수적인 질문을 하는 것도 좋다.


무엇이 위험한가에 대한 답은 여러가지가 될 수 있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에게 '위험한 업무 환경이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나는 대기업이라고 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내게 있어 대기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내 운명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권을 포기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질문을 내 친구 마크에게 한다면 그는 소규모 벤처회사라고 답할 것이다. 소규모 벤처는 재정 상태가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실수를 용인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틀린 것일까? 아니다. 그렇다면 위험에 대한 두 사람의 개인적인 정의를 루디에게 바로 적용할 수 있을까? 역시 아니다. 무엇이 위험한가에 대한 답은 오직 자기 안에만 있기 때문이다. (p.82)" 나는 대학 시절에 기업, 공공기관, 비영리단체 등 다양한 조직에서 일하면서 어떤 업무가 잘맞는지 알아보았다. 하고 싶은 일을 찾기 힘든 경우에는 하기 싫은 일, 위험하다고 느끼는 일을 소거하는 방법으로 찾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사람들이 흔히 가질 수 있는 오류에 대해서도 하워드 교수는 지적한다. 총 다섯 가지의 오류가 있다. 첫째는 "무조건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노력의 오류, 둘째는 "자신이 전반적으로 꽤 똑똑한 편이라 믿기 때문에 특정 기량을 익히는 데 별 문제가 없으리라고 확신하는" 우등생 오류, 셋째는 "객관적인 근거도 없이 자신의 특정 역량이 다른 사람의 역량보다 좀 더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확대해석의 오류, 넷째는 "그 일을 하면 마냥 즐겁고 열정이 솟기 때문에 실제로 일을 잘하고 있는 거라 믿는" 즐거움과 열정의 오류, 마지막은 "그저 가만히 눈을 감고 '이미 성공해 있는 자신의 모습'을 간절히 상상하기만 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는 요술램프의 오류다. 나 역시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은 해당되는 것 같다. '하면 된다'고, 열정만으로 다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반성해 본다.


이 책이 일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하워드 교수는 일보다도 더욱 소중한 가치들에 대해 역설한다. 가족이라든가, 친구, 여가, 사회 공헌 등 인생에는 일 말고도 추구해야 할 가치들이 많다고 하워드 교수는 말한다. 마치 저글링을 하듯이, 각각의 공을 똑같이 아끼고 균형감을 잃지 않을 때 인생은 보다 풍요로워진다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이 이렇게 인생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점이 참 좋았다. 나는 내 가족과 친구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여가 생활은 풍요로운가, 사회에는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잘 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돈 잘 벌고, 멋있어 보이는 직업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결국 돈도, 직업도 다 잘 살기 위해서 필요한 수단에 불과하다. 수단에 얽매여 목적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런 깨달음을 주었다는 점에서 이 책이 나의 '전환점'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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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생활의 권유 - 하루에 하나씩 실천하는 마음 씻는 법
마스노 슌묘 지음, 김혜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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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생활의 권유>는 <스님의 청소법>에 이어 두번째로 국내에 소개된 마스노 슌묘의 책이다. 저자 마스노 슌묘는 1953년생으로 겐코지의 주지 스님이자 정원 디자이너로 활동중이며, 다마미술대학 환경디자인과 교수,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특별교수로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님이 다른 직업을 가지거나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일본에서는 매우 흔한 일이다. 심지어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을 수 있다.)

 
 
이 책의 내용과 기조는 전작 <스님의 청소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읽으면서 같은 말을 두 번 듣는다거나, 지루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마도 백 편의 글이 하나하나 핵심이 분명하고, 내용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오히려 전작 <스님의 청소법>에서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내용을 이 책을 읽으면서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방 청소, 집 청소 같은 공간의 청소도 중요하지만, 습관 청소, 인맥 청소, 걱정 청소 등 마음의 청소가 중요하다는 저자의 메시지가 보다 뚜렷하게 보였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을 몇 가지 적어보자면, 첫째로 '15분 일찍 일어나기'를 들 수 있다. "아침형 인간"이라는 말을 자주 듣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 평소 아침 일곱 시, 여덟 시에 일어나던 사람이 바로 새벽 네 시, 다섯 시에 일어나기는 어렵지만, 15분 정도는 일찍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바쁠 때는 평소보다 15분 일찍 일어나보세요. 그리고 등을 곧게 펴고, 아랫배로 천천히 호흡을 해보세요. 호흡이 고르면 마음도 고요해집니다." (p.19) 늘 정신없이 아침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이 습관을 추천하고 싶다.
 
 
둘째로 '베란다에 작은 정원 만들기'를 들 수 있다. 여기서 정원은 꽃과 나무가 심어진 곳이 아니라도 "마음을 도피시킬 수 있는 장소, 본래의 자신을 조용히 응시할 수 있는 장소"(p.53)라면 충분하다. 나의 정원은 어디일까, 생각해 보았는데 책장이 떠올랐다. 나는 머릿속이 어지러울 때마다 책장을 살펴본다. 좋아하는 책들이 칸칸이 정리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고, 책을 읽었을 때의 감동이 다시 떠오른다. 이렇게 집 한 구석에 마음에 드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인 것 같다.
 
 
셋째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를 들 수 있다. 불교 용어 중에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이 말은 "기쁜 일이 있었던 날도, 싫은 일이 있었던 날도,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날이라는 의미"(p.215)라고 한다. 분명 매일매일 행복한 것은 아니다. 좋은 날만 계속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평범하고, 가끔은 괴롭고 고통스럽기만 한 날이라도 무언가 감사할 거리를 찾아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때, 사람의 마음은 더욱 여유로워지는 것 같다.
 
 
<심플한 생활의 권유>에는 이 세 가지를 비롯하여 총 백 가지의 습관이 소개되어 있다. 어느 하나 어렵고 부담스럽지 않다. 당장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것들뿐이다. 봄을 맞이하여 마음의 각오를 새롭게 하고 싶은 사람, 주변 정리를 하고 싶은 사람, 생활습관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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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인간 - 오에 겐자부로 만년의 사색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고즈윈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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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자랑하는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는 스물두 살에 문단에 데뷔한 이래 일본 전후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명성을 날렸으며, 1994년에는 <만엔원년의 풋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사회 참여를 활발하게 하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일본 사회의 보수화, 우경화 현상을 규탄하는 활동을 오랫동안 해왔으며(일본의 우익 세력이 만든 역사 교과서 반대 운동에도 앞장섰다.), 1970년대에는 한국의 문인 김지하를 구명하기 위해 노력했고, 최근에는 팔레스타인, 이라크 민중들을 보호하기 위한 반전 운동에도 참여했다.  

 

 

그에게는 소설가와 사회활동가 말고도 또 다른 '얼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아버지라는 얼굴이다. 그의 장남은 태어날 때부터 뇌에 장애를 지닌 지적장애인이다. 태어났을 때, 아들의 상태는 너무나 안 좋았다. 의사가 '곧 죽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그 때 고작 이십대 중후반의 나이였을 그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었다. 이제 막 태어난 아들이 장애를 가지고 있고, 어쩌면 오래 살지 못할 수도 있다니...... 전쟁의 포화 속에서 자란 그에게 죽음의 공포가 다시 밀려왔다. 하지만 수술 끝에 아들의 상태는 점점 나아졌다. 처음에는 의사소통이 전혀 불가능했지만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아들에게 음악적인 재능이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음악을 통해 그는 아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극적인 경험을 통해 그는 소설가, 사회활동가로서 뿐만 아니라 한 아들의 아버지로서도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었다.

 

 

오에의 산문집 <회복하는 인간>을 읽으면서 저자의 다양한 얼굴들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은 1장 '전하는 말'과 2장 '플러스'로 구성되어 있다. '전하는 말'은 그가 2004년부터 2년 동안 아사히신문에 연재한 글을 묶은 것으로, 막역한 사이였던 미국의 학자 에드워드 사이드에 대한 추모의 글을 비롯하여, 평화헌법 개정 논란 등 일본 사회의 우경화 현상을 일갈하는 내용의 글이 대부분이다.

 

 

그는 현실을 규탄하는 근거로 자주 과거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집은 무척이나 가난했고, 사회는 전쟁으로 인해 무척이나 척박해진 상태였다. 그의 어머니를 비롯하여 어른들은 그가 도쿄대를 졸업해 관료가 되거나 돈 잘 버는 기업가가 되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성인이 되고 싶었다. 우경화되는 정부를 위해서 일하고 싶지 않았고, 돈을 탐하지도 않았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를 손가락질 할 때, 안식처는 오직 책이었다. "저는 전쟁 중에도 전후에도, 성장하여 어디로 향하게 될지 알 수 없는 미궁=숲속에서 그저 책을 읽고 있던 자신이, 조그만 미노타우로스처럼 여겨졌습니다. 그 아이는 입에 물고 있던 책에 의지하여 미궁을 빠져나왔던 것입니다."(p.28) 그러한 소년 오에의 모습을 상상하면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그는 결국 책을 통해 꿈을 이뤘고, 구원받았다. 모두가 돈과 권력에 미혹되는 시대에, 그만은 책 속의 지혜로 무장한채 꼿꼿하게 양심을 내지르는 사람이 되었으니, 이것이 지성인의 삶이 아니면 무엇인가.

 

 

그런데 이뿐이라면 그는 사회적으로 구원받았을 뿐, 인간으로서 구원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로 하여금 새로운 구원을 체험하게 한 사람은 아들이었다. 2장 '플러스'는 아들 히카리의 콘서트를 비롯하여 여러 장소에서 그가 강연했거나 토론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는 이런 글이 있다. 그는 히카리의 생후 1년 동안의 체험을 토대로 <개인적인 체험>이라는 책을 썼다. 당시 미시마 유키오는 이 책에 대해 "영화는 해피엔딩이어야만 한다는 소리를 들은 감독이 영화를 끝맺는 방법"이라며 비판했다. 저자는 오랫동안 그의 말을 마음에 품고 고민했다. 자신이 정말 과도한 낙관주의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러나 이제 그는 확신한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아들 히카리와 4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지내면서 그는 아들이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것을 목격했다. 또한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를 깨달았다. 미시마 유키오가 보지 못한 낙관의 세계, 희망의 증거를 그는 살아서 목도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 책의 제목에 '회복'이라는 단어를 넣었다. 어려운 시절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인간은 회복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넘어지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날 힘이 있다면 인간은 괜찮다. 그의 아들처럼, 일본 사회도, 그리고 온 세계도 '회복'할 수 있다고 그는 믿는다.

 

 

그가 문학과 지식이라는 수단으로만 사회를 비판하고 더 나은 미래를 부르짖었다면 턱없이 공허하고 무책임하게 들렸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아들의 이야기, 그리고 아버지로서, 인간으로서 자신이 체험한 이야기를 고백했다. 그래서 깨달음과 감동의 무게가 더욱 깊은 것 같다. 그러고 보니 <회복하는 인간>이라는 제목의 '인간'은 아들 히카리뿐 아니라 오에 자신과 인류 개개인을 뜻하는 것 같다. '하 수상한 시절'에 대한 걱정, 개인적인 고민 - 무엇이 되었든, 그의 뜻을 받들어 나도 한번 회복의 힘을 믿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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