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살해 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곤도 마코토 지음, 이근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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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은 의료도 비즈니스이며, 그것이 의사의 생계수단임을 인식하지 못한다.

현재 의사들 대부분은 병자를 가능한 한 늘려서 병원으로 끌어들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한마디로 의사의 감언이설에 넘어가는 당신은 의사의 봉인 셈이다.

당신의 중요한 시간과 돈을 의사에게 바치는 것을 넘어, 생명까지 단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p.35)




제목이 참 터프하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방법'이라니.  하기야 과잉 진료, 의료 과실 같은 말을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 종종 듣기는 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의사가 멀쩡한 사람을 환자 만들까?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의사가 병을 만들고 환자를 만든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싶다.  '의료도 비즈니스'인 만큼 의사의 실적과 병원의 이윤이 중요하다. 요즘처럼 병원이 난립하고 병원 간의 경쟁이 심해지는 시대에는 더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을 질병으로 진단하고, 아직 괜찮은 혈압 수치를 고혈압으로 진단하거나 유사 암을 암으로 진단하는 일이 왕왕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감기 같은 일상적인 질병이나 독감 예방접종, 자궁경부암 백신 같은 예방 행위도 과잉진료의 예외가 될 수 없다. 안 그래도 날씨가 추워져서 독감 예방접종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몸은 고생해도 며칠 앓는 편이 몸에는 더 좋다고 하니 믿어봐야겠다.



잘못된 건강 상식도 문제다. 체중을 줄여라, 콜레스테롤을 줄여라, 술 마시지 마라, 커피 마시지 마라, 소금 적게 먹어라 등등 일반적인 건강 상식에 대해 저자는 반론을 제기한다.  육류와 생선 등에 든 단백질과 지방은 몸의 저항력을 높이기 때문에 갑자기 체중을 줄이거나 콜레스테롤 섭취를 삼가면 저항력이 떨어져 병세를 심각하게 할 수도 있다. 약간의 술과 커피는 건강에 도움이 되며, 염분 역시 무조건 섭취를 줄이면 안 된다.  지인 중에 염분 섭취를 급격히 줄였다가 병원 신세를 진 분이 있는데 저자의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된다. 

  


의료 행위는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전문적인 분야인 데다가 생명이 달렸기 때문에 의사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의 선의를 악용하여  의사가 환자를 속이거나 잘못된 진단 또는 의료 행위로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니 무섭다. 병이 생기기 전에  평소 걷기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여 면역력을 높이고, 병이 생기거든 내버려두면 낫는다고 생각하고 담대하게 마음을 먹으라는 저자의 조언이  다소 무책임하게 느껴지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도 있듯이 과한 것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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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여행자 - 손미나의 도쿄 에세이
손미나 지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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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칠레 남부를 여행할 때였다. ... 

세상 어디를 가나 농촌의 모습은 비슷한가 보다 하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 

끝없이 펼쳐진 선명한 초록빛 벌판 사이로 무언가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보라색 페인트를 칠한 벽에 노란색 지붕을 얹은 농가의 모습이었고 

또 얼마가 지나자 이번에는 파란 벽 위에 빨간 지붕을 얹은 그림 같은 집이 나타났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면서  도대체 어느 누가 

시골집은 이렇게 저렇게 생겨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내 머릿속에 심어놓았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

보라색과 노란색을 정말 좋아해서, 빨간색과 파란색의 강렬한 조화를 너무나 사랑해서 

그런 빛깔로 집을 칠해놓고 행복해했을 그 누군가를 생각하니 샘이 날 정도로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


지붕 색깔을 어떻게 칠해야 한다는 법칙이 없듯 인생에도 공식은 없다.

인생은 내가 스스로 선택한 길을 따라가며 하나의 커다란 퍼즐을 맞추듯 완성해나가는 여행이다.

어떤 길을 선택해서 갈 것이냐 하는 것도 내게 달렸고, 

그 길을 어떻게 가꾸느냐 하는 것도 전적으로 내게 달렸다. (프롤로그 중에서)




지난 여름 팟캐스트 <손미나의 여행사전>을 들으면서 손미나의 팬이 된 나는 틈틈이 그녀가 쓴 책들을 찾아 읽고 있다. 이번에 읽은  <태양의 여행자>는 2008년에 손미나가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여행작가'로서의 변신을 선언하면서 쓴 일본 여행기다. 일본 여행기라기에 사실 처음에는 생뚱맞다 싶었다. 대학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스페인으로 유학까지 다녀온 그녀인지라 스페인이나 남미 같은 스페인어권이나 인근의 유럽 국가들은 잘 알아도 일본에 대해서는 잘 모를 것 같았다. 



책을 읽어보니 역시나 론리플래닛 같은 서구인의 시선에서 쓰인 여행책에 나올 법한 이야기 위주였다. 장소도 신주쿠, 하라주쿠, 아사쿠사, 츠키지 시장 등 도쿄 여행자라면 누구나 가봤을 곳들 뿐이고, 화제도 스시나 라멘 같은 일본 음식, 아톰이나 도라에몽 같은 만화 캐릭터 등 보통 사람들이 일본 하면 떠올리는 것들 뿐이라 일본을 잘 아는 사람이 궁금해할 만한 화제는 적었다. 체류 기간이나 언어 문제도 있었겠지만, 전작인 <스페인, 너는 자유다>에 비해 확실히 완성도나 전문성 면에서 떨어진다.



일본을 잘 아는 사람도 모를, 손미나만의 일본 이야기가 있다는 점은 높게 살 만 하다. 어린 시절 잠시 미국 학교를 다닐 때 그녀가 영어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베스트 프렌드 키요코, 그녀가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여행가의 삶을 살게끔 이끈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 등 일본에 얽힌 그녀의 추억과, 신주쿠 마마, 아사쿠사 인력거맨 하치, 오키나와 할머니, 초밥왕 아저씨, 친구 류이치의 가족 이야기 등등 도쿄에서 그녀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 이런 추억과 만남은 아무리 일본에 자주 가보고 일본을 잘 아는 사람이라도 얻기 힘든 귀중한 것이다.



책을 쓰고 얼마 안 있어 이혼한 전 남편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어 팬으로서, 그리고 같은 여자로서 애틋했다. 이 책을 볼 때마다 저자는 어떤 마음이 들까? 아픈 손가락 같은 책이 아닐까? 이 책을 읽고나니 밝기만한 '태양의 여행자'의 뒷모습은 달의 뒷면처럼 어둡고 쓸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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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기억하는 여자 - 인생의 모든 순간을 완벽하게 기억하는 삶, 그 축복과 고통의 시간들
질 프라이스, 바트 데이비스 지음, 배도희 옮김 / 북하우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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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기억에는 자존감을 해치거나 내게 상처를 주는 사건들을 잊어버릴 수 있는 망각이란 재능이 있어,
다시 보기를 원치 않는 과거의 모습과 인생의 순간이 떠오르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나 역시 그런 재능이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가끔은 들기도 한다.
친구와 다퉜던 모든 기억이 다 기억난다고 생각해보라.
누군가에게 크게 상처받았던 일들, 내가 저질렀던 멍청한 실수들 전부,
다른 사람에게 내뱉었던 비열하고 상처를 주는 말들 그리고 누군가가 내게 던진 아픈 말들......
무슨 수를 써도 이 모든 것으 머릿속에서 몰아낼 수 없다고 생각해보면 한편으로는 얼마나 절망스러운가. (p.59)



어렸을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의 얼굴이라든가 전에 살던 동네의 맛집 이름처럼 기억하고 싶어도 잊어버리는 일이 왕왕 있는 나로서는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 그저 부럽기만 한데,  <모든 것을 기억하는 여자>의 저자 질 프라이스의 이야기를 읽고 보니 부러워할 일이 아닌 것 같다 싶다. 그녀는 열네 살 이후의 모든 일을 기억하는 '자서전적 기억력'의 소유자로 과거  몇 월 며칠 무엇을 했으며, 날씨는 어땠고, 저녁식사 메뉴는 무엇이었고, 어떤 역사적 사건 또는 사고가 있었는지 등을 정확히 기억한다. 
 

그녀의 기억력은 암기력과 달라서 공부를 잘하기는커녕 두서없이 제멋대로 떠오르는 기억 때문에 집중하는 데 방해만 되었다.  보통 사람의 뇌는 불필요한 기억은 걸러내고 필요한 기억은 재구성함으로써 자신의 적성이나 취향을 깨닫고 진로를 계획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그녀의 뇌는 그러지 못했다. 그것도 모르고 가정에서는 불화를 일으키는 못난 딸로, 학교에서는 공부도 못하고 친구들과도 잘 못 지내는 문제아로 취급받았다고 하니 가엾다. 어쩌면 그녀와 같은 증상을 가지고 있는데 스스로 특이하다고 인식하지 못하거나 주변에서 눈치채지 못해서 괴로워하는 사람이 더 있지 않을까? 책에는 그녀가 이제까지 발견된 유일한 사례라고 나오지만, 발견되지 않았을 뿐,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가장 안 좋은 점은 친구와의 싸움, 부모와의 불화, 실연, 남편의 죽음 등 부정적인 기억을 잊지 못하는 것이다.  헤어진 남자친구의 생일이라든가 남에게 했던 못된 말들,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게 만들었던 실수나 실패처럼 잊고 싶은 기억들을 낱낱이 기억한다면 얼마나 피곤하고 괴로울까?  썩 좋지 않은 기억력을 가진 게 다행이고, 망각이야말로 축복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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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 에세이 특별선 세트 - 전6권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현진 외 옮김 / 한길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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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권은 이미 가지고 있지만 저렴한 값에 많은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서 구입했습니다.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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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은 왜 장지갑을 쓸까 - 돈이 굴러들어오는 지갑 사용 설명서
카메다 준이치로 지음, 박현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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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보고 제목이 솔깃하여 그 자리에서 다 읽었다. 세무사인 저자는 직업상 수많은 경영인, 사장들을 만나는데 그들의 지갑을 살펴보니 대부분이 명품 장지갑이었다.  비싸고 좋은 지갑을 깨끗하게 쓰는 사람일수록 돈도 잘 벌고 하는 일도 잘 된다는 것을 깨달은 저자는 어느날 아내로부터 명품 장지갑을 선물받았다. 그 역시 장지갑을 쓰고부터 사업이 번창했고 돈도 잘 벌었다. 그 때부터 저자는 돈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만이 부자가 될 자격이 있고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그저 비싼 장지갑을 쓰는 것만으로는 부자가 되지 못한다. 장지갑을 깨끗하게 잘 써야 한다. 저자는 수시로  '지갑 다이어트'를 한다. 지갑에는 현금만 넣고, 영수증, 카드, 동전 등은 따로 보관한다. 포인트 카드는 아예 만들지 않는다.  '지갑 원데이 클리어링'이라고 해서 아예 하루에 한 번씩 지갑을 정돈하고, 동전은 '500엔 동전 전용 저금통', '100엔 동전 전용 저금통' 등에 넣어 모은다. 이렇게 해서 저금통이 차면 가지고 싶은 것을 구입하거나 여행을 하는 등 자기 마음대로 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거스름돈을 받고 생긴 동전을 함부로 쓰지 않고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습관이 들 수밖에 없다. 카드만 쓰는 사람은 모르는 즐거움이다.



물건을 살 때도 그냥 소비가 아닌 투자가 되는 소비를 한다. 가령 문구류를 사더라도 쓰다 버려도 아깝지 않은 싸구려 펜을 사면 그냥 소비지만, 글씨 교정에 도움이 되거나 필기하기에 편하고 글씨체가 아름답게 보이는 펜을 사면 투자가 되는 소비다. 그렇게 해서 사람들로부터 글씨를 잘 쓴다는 칭찬을 듣는다든가, 공부나 일을 잘 하게 된다면 펜 값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가방이나 음반 등을 살 때는 살 때 낸 가격의 7할을 받고 되팔 수 있는 것을 산다. 무조건 싼 것을 사는 게 능사가 아니다. 책 읽기 역시 투자다. 책을 읽는다고 당장 똑똑해진다거나 지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 읽어나가면 장기적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저자 역시 어린 시절에 재미로 읽은 <삼국지>가 위기의 순간에 큰 힘을 발휘했다고 한다.

 


저자는 아예 지갑 주인은 지갑의 가격의 200배를 연봉으로 번다는 '연봉 200배 법칙'까지 만들었다. 정말 그럴지 의심스럽지만, 밑져야 본전!  그동안 쭉 반지갑만 사용했는데(그래서 부자가 못됐나?) 곧 있으면 새해를 맞이하는 기념으로 장지갑을 하나 장만해야겠다. 저자의 말대로 돈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보다야 좋은 장지갑에 보관하며 깨끗하게 사용하는 편이 확실히 부자답고 지갑 주인을 부자로 만들어주지 않겠는가. 마침 오늘 저녁에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보니 부자들은 돈을 Like하는 게 아니라 Love한다고 한다. 그 정도로 돈을 아끼고 사랑하고 소중히 여겨야 돈이 붙는다는 게 아니겠는가. 미신같지만, 믿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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