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호아킴 데 포사다 지음, 이의수 옮김 / 인사이트북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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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도씨>는 <마시멜로 이야기>, <바보 빅터> 등으로 유명한 호아킴 데 포사다의 2013년작이다. 언젠가 팟캐스트 <서혜정의 오디오 북카페>에서 이 책의 낭독을 듣고 뒷이야기가 궁금했는데 이제서야 책을 읽게 되었다. 



줄거리는 호아킴 데 포사다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스토리 라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주인공은 어릴 때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열일곱 살 소년 올리버. 음악 듣는 걸 좋아하고 노래 부르기도 좋아하지만 가족이나 친구들이 노래를 잘한다고 칭찬해도 곧이 곧대로 듣지 않고 놀리는 거라고 믿는다. 그런 그에게 용기와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멘토들이 등장한다. 첫번째는 그의 첫사랑 줄리엣. 그를 제일 처음 합창단으로 초대했다. 두번째는 합창단 선생님. 선생님은 처음엔 합창으로, 그 다음엔 솔로로 올리버의 음악적 재능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세번째는 올리버의 친구인 앤드류의 아버지. 장애를 가진 그는 올리버에게 너도 할 수 있다고 힘을 불어넣어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사람이 성공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다름아닌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라는 것이다. <바보 빅터>에서도 빅터가 스스로를 바보라고 믿은 것이 실패의 큰 요인이었는데, 이 책에서도 올리버는 자신의 잠재력을 믿지 못하고 부정적인 말만 내뱉으며 현실을 회피했다. 어디 올리버뿐이랴. 올리버가 모든 불행을 장애 탓으로 돌린 것처럼, 많은 사람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의 온갖 불행을 과거의 실패나 이별, 트라우마 같은 것들로 무마하고 있다. 미련을 버리고 새로 출발하면 될 것을 말이다.



나는 못해, 나는 안 돼, 난 별로야, 내가 그렇지 뭐...... 하루에도 몇 번씩 내뱉고 생각하게 되는 말들. 앞으로는 이런 말들을 하지도, 생각하지도 말아야지. 그러면 기적이 일어날까? 한번 믿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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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지 않았어 지금 시작해 - 천만 명의 인생을 자극한 소유흑향의 1525 청춘사용법
노경원(소유흑향) 지음 / 시드페이퍼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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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흑향. 그녀가 고등학생이던 때부터 블로그를 지켜봤던 것 같다. 애니메이션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인문계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 대학에 들어가 장학금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영어와 일본어를 독학으로 공부하는 모습을 블로그를 통해 보면서 참 많이 응원했다. 그러다가 한동안 그녀의 소식을 듣지 못했는데, 최근에 <그럼에도, 여행>이라는 책을 냈다고 해서 궁금한 마음에 검색을 해보니 외국 항공사 승무원이 되었고 벌써 결혼까지 했단다. 와... 얼마 전까지 고등학생이었는데! 



<늦지 않았어 지금 시작해>는 소유흑향이 2012년에 쓴 자전적 에세이다. 처음에 나는 소유흑향의 책이 나왔다고 해서 공부법이나 노트필기법에 대한 책인 줄 알고 지나쳤는데 오늘 도서관에서 보니 앞부분은 예상한 대로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수능 공부법에 대한 내용이었지만 상당 부분이 대학생활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녀의 블로그를 드나든 게 한참 전의 일인데 그동안 학점 관리는 물론 독서, 여행 등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하고 싶고 해야 하는 일들을 야무지게 해냈다고 하니 역시 소유흑향이구나 싶었다. 졸업한 지 한참 됐지만 나는 대학교 때 뭐하고 지냈나 반성도 되고... (나도 나름 아르바이트 열심히 하고 살았는데 그녀 앞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겠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든 것은 자신의 노력과 열정을 스펙으로 바꾸지 않고 타국에서 새 인생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남다르다, 멋지다 싶었던 사람들이 하나둘 평범한 어른이 되는 걸 보는 건 썩 즐겁지 않은 일인데, 그녀는 정해진 길이나 남들이 권하는 길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이 스스로 길을 개척해나가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 새로운 일,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에 도전하며 자신의 한계를 넓혀가는 모습. 그것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소유흑향을 응원하고 있는 이유일테니 말이다. 그녀의 10년 후, 20년 후, 30년 후가 기대된다. 앞으로 계속 블로그로, 책으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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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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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책을 읽은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프랑스 문학이라서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술술 읽혔다. 몇 장 읽지도 않았을 때 떠오르는 드라마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인기리에 방영 중인 김희애, 유아인 주연의 드라마 <밀회>! 연상녀와 연하남의 금지된 사랑을 그린다는 점이 닮았는데, 애석하게도 <밀회>를 본 적이 없어서 비슷하리라 짐작만 할 뿐 구체적으로 비교는 못 하겠다. 일단 설정 자체는 비슷한 것 같은데 결말도 비슷할런지......



주인공은 연상의 사업가 로제와 장기 연애 중인 서른아홉 살 여성 폴. 오래 사귄 커플답게 알 것 모를 것 다 공유하는 편안한 사이지만, 폴은 이 안정된 관계에 내심 권태를 느끼고 있다. 그런 그녀 앞에 잘생긴 스물다섯 살 청년 시몽이 나타난다. 첫눈에 반했다며 매달리는 그에게 폴도 사실은 마음이 있지만, 오랜 연인에 대한 죄책감과 세상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나 시몽은 계속 폴의 주변을 맴돌고, 결국에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며 수줍게 묻는 그의 데이트 신청에 폴도 어쩔 수 없다는 듯 허락을 한다.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줄거리만 보면 통속적이지만, 인생의 전환기를 앞둔 복잡한 심리, 오랜 연인과 새로운 연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마음을 세밀하게 스케치함으로써 여성이 연애와 사랑이라는 과업을 거침으로써 고통받고 한 단계 성숙하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냥 읽고 넘길 소설은 아니다. 일과 연애에 찌들어 살던 폴이 시몽과의 만남을 통해 잊고 있던 자아를 발견하고 자신의 욕망과 사회적인 시선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은 현대를 사는 대다수의 여성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 충격적인 결말이란! 내가 살면서 읽은 연애 소설 중 가장 획기적인 반전이었다(연애소설에 반전이라니!)소설을 계속 찾아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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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걸리스타 다이어리 - 깐깐하게 쓰고 폼 나게 살자!
나탈리 P. 맥닐 지음, 정지현 옮김 / 네모난정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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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걸리스타 다이어리>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나탈리 맥닐이 2008년부터 약 2년 4개월에 걸쳐 2만 달러에 달하는 빚을 갚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이다. <마이애미 해럴드> 근무 당시 검소함을 뜻하는 영단어 'frugal'과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을 뜻하는 영단어 'fashionista'를 합성해 '프루걸리스타(frugalista)'라는 신조어를 만든 저자는 직접 프루걸리스타로서 근검절약을 실천하는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해 인기를 모았다(저자 블로그 http://thefrugalista.com). 엄청난 빚에 절망하고 작은 월급에 우울해하던 저자가 싸게 구입한 옷 한 벌에 즐거워하고 공짜 화장품 샘플에 열광하는 프루걸리스타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는 과정이 마치 내 친구나 언니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재미있고 많은 공감이 되었다.

 

 

프루걸리스타가 되면서 저자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2만 달러에 달하는 빚을 모두 갚은 것이다. 학자금 대출에 자동차 할부금, 신용카드 빚을 갚기 위해 저자는 쇼핑 좋아하고 파티에 열광하던 생활을 청산하고, 원치않던 모임과 인간관계도 모두 정리했다. 그 대신 자기계발에 힘썼다. 업무에 필요한 기술을 배우고 직업상 반드시 만나야 하는 사람들만 만났다. 전에는 무조건 돈으로 해결했던 일들을 스스로 하기 시작한 것도 변화 중 하나다. 예전 같으면 하루 세 끼를 모두 외식하고 주기적으로 네일아트나 머리 손질을 받았겠지만, 프루걸리스타가 되고부터는 모든 것을 스스로 했다. 그렇다고 돈 한 푼 안쓰는 구두쇠같은 모습을 상상해서는 곤란하다. 프루걸리스타는 돈을 더욱 현명하고 알뜰하게 쓰면서 멋도 부리는 사람을 뜻한다. 저자는 몇 달러짜리 옷으로도 파티에 사교모임까지 완벽하게 즐겼다!

 

 

무엇보다도 나는 저자가 지역 신문 기자에서 파워 블로거, 독립 저널리스트로 전직에 성공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저자가 원래 다니던 지역 신문사는 수시로 직원들을 정리해고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히 블로그를 시작한 덕분에 능력을 인정받아 조금이라도 더 오래 회사에 다닐 수 있었고 나중에는 아예 독립까지 했다. 심지어는 기자로서 몇 년을 일해도 인연이 닿지 않았던 CNN이나 NPR 같은 대형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는 유명 인사가 되었다! 저자로 하여금 저널리스트와 경제부 기자의 꿈을 모두 이루게 해준 블로그와 프루걸리스타의 힘. 새삼 나도 그 힘에 기대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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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
위르겐 슈미더 지음, 장혜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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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저널리스트 위르겐 슈미더는 어느 날 앞으로 40일 동안 거짓말을 하지 않고 오로지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선언했다. 거짓말 안 하고 사는 게 뭐가 그리 어렵냐고? 저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진실만을 말한 죄로 친구와 싸우고 부모님을 화나게 했으며 아내와는 이혼 위기에까지 몰리고 급기야는 갈비뼈가 부러지는 대참사를 겪기도 했다. 대체 거짓말 안 하고 사는 게 얼마나 어렵길래? 우리가 평소에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며 살길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겠다면 그의 책 <왜 우리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를 읽어볼 것을 권한다.



나도 처음엔 거짓말 안 하고 사는 게 뭐 그리 큰 일인가 싶었다. 그런데 거짓말을 안 한다는 게 비단 남을 속이기 위한 말을 안 하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었다. 예를 들면 일을 대충대충 처리하는 역무원이나 점원에게 억지로 매너있게 굴지 않고 있는 대로 성질을 부리는 것, 아내나 친구, 가족, 심지어는 회사 동료나 상사에게 불평불만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도 거짓말을 안 하는 것이었다. 그때 그때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을 속이거나 감추지 않고 그대로 말하는 것이 거짓말을 안 하는 것이라면, 평소 나는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면서 살고 있는 것일까? 안 괜찮은데 괜찮은 척, 기분 나쁜데 안 나쁜 척 하는 게 거짓말이라면 나도 저자 못지 않은 거짓말쟁이다.



거짓말을 안 하고 오직 진실만을 말하다보니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의외의 수확도 있었다. 예전에는 아내와 친구들한테 칭찬을 해도 그다지 기뻐하지 않았는데, 거짓말을 안 한다고 선언한 다음부터는 칭찬을 하면 모두들 기뻐했다.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형과는 속마음을 털어놓고 대화를 하며 우애가 돈독해졌고, 말만 했다 하면 싸움이 되는 바람에 대화를 피했던 아버지와의 사이도 훨씬 원만해졌다. 절정은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않기로 결심한 대목이다. 저자는 그동안 온갖 스트레스의 원인이 직장이나 친구, 가족 등 외부에 있다고 불평했지만, 스스로에게 솔직하자고 마음먹고 나서는 모든 고통의 원인이 자기 자신임을 인정했다. 좌충우돌 사건이 끊이지 않는 저자의 40일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지만 교훈과 감동도 그 못지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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