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들은 왜 잘하는 것에 미쳤을까 - 잘되는 사람들의 성공비결
이근미 지음 / 가나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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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해 볼까?" 공수표만 날리지 말고, 해 보고 싶은 그것에 가까이 가라. 그에 앞서 하고 싶은 일이 나의 재능과 잘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 열망에 가까이 가는 것에서 행복한 성공이 싹튼다. 나의 열망이 엉뚱한 곳에서 의미 없이 타오르다 사그라지는 건 아닌지 늘 점검해야 한다. 열망으로 가까이 가서 차근차근 실력을 쌓는 것이 미래의 멋진 나를 만나는 길이다. (pp.21-2)

 

가장 나쁜 케이스는 하고 싶지도, 잘하지도 않는 일인데 어쩌다 빠져들어 정처 없이 떠밀려 가는 것이다. 적성에도 맞지 않고 비전도 없지만 수입이 괜찮아 그냥 진행하고 있다면 속히 재정비 해야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어야 열정이 생기고, 잘하는 일이어야 역량을 결집하여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자칫 진짜 적성이 사장되어 빛을 못 볼 우려도 있다. 스스로를 잘 파악해서 역량을 끌어올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어쩌다보니 들어선 그 길,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에 취해 있다 보면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 걸 모르게 된다. 화들짝 정신을 차렸을 때 이제 뭔가를 다시 시작하기 힘든 시점에 와 있을 수도 있다.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과감히 방향을 틀자. 그러면 고수의 길이 보일 것이다. (p.23)

  


가나북스에서 나온 성공학도서 <대한민국 최고들은 왜 잘하는 것에 미쳤을까>의 저자 이근미는 기자로 일하면서 대한민국의 명사 1,000여명을 인터뷰한 경험의 소유자다. 기자이면서 방송작가이기도 하고, 등단한 소설가이면서 현재는 여러 기업체와 공공기관, 학교 등에서 강연을 하는 자기계발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녀. 참 대단하다. 이 책에는 그런 저자의 경험과 그로부터 얻은 통찰이 잘 정리되어 있다. 저자는 전현직 대통령, 기업가, 소설가 박완서, 화가 김점선 등 1,000여명의 명사들을 인터뷰하면서 자기 분야의 최고로 꼽히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일찍부터 자신이 좋아하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적어도 20대 중반에 사회에 뛰어들어 10년 동안 기량을 닦아 30대 중반에는 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반드시 명문대나 대기업에 들어가 정해진 루트를 따를 필요는 없다. 200권 이상의 동화를 쓴 유명 동화작가 고정욱은 동화작가들이 흔히 하는 대로 동화작법 공부를 하지 않고 여름 한철 동화책을 2,000권 읽는 식으로 '독학'했다. 삼성생명 배양숙 FC 상무는 고졸사원으로 입사했지만 지방에서 한번 서울에 올 때마다 금융세미나를 10~15개씩 들으며 공부했다. 자기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 미친듯이 노력하는 데에는 정도도 없고 장사도 없다.



좋은 습관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개그우먼 이성미는 자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날마다 스케줄 일기를 쓴다고 한다. 이제껏 나는 일기를 그저 하루를 기록하기 위한, 이런저런 감상을 적어두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했는데, 내 인생의 족적을 남기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는 것을 그녀를 통해 배웠다. 이제부터는 일기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 나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학력이나 간판, 지위도 나를 보장해주지 않는 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확립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저자는 자신만의 브랜드가 있는지 점검해보기 위한 질문 열 가지를 소개한다.


1. 나만의 전문분야가 있습니까

2. 목표를 확실히 세웠습니까

3. 미래를 위해 하루 2시간 이상 투자하고 있습니까

4. 때가 왔을 때 박차고 일어설 용기가 있습니까

5. 남의 말을 경청할 자세가 되어 있습니까

6. 실패했을 때 오히려 오기가 생깁니까

7. 강력한 추진력이 있습니까

8.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합니까

9. 트렌드에 적응할 자세가 되어 있습니까

10. 반드시 고수가 된다는 자신감이 있습니까



언젠가 이 열 가지 질문에 모두 'YES'라고 대답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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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20시간의 법칙 - 무엇이든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가장 완벽하게 배운다
조시 카우프만 지음, 방영호 외 옮김 / 알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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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상급 수준'이 목표라면 고도의 집중된 노력으로 연습에만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꽤 괜찮은 수준'의 골프 실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면 이에 필요한 노력과 시간은 대폭 줄어든다. 기술 향상을 위해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의도적인 연습'을 해야 한다는 에릭슨 박사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려는 것이 아니다. 에릭슨 박사의 주장처럼 의도적인 연습이야말로 기술 습득의 아주 중요한 핵심이다. 그러나 목표에 도달하려면 의도적인 연습을 얼마나 해야 할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보통은 그 '얼마나'가 여러분이 예상한 연습량보다 훨씬 적다. (중략)

 

이제 1만 시간의 법칙은 프로선수들에게 맡겨두자. 우리는 집중적인 노력과 함께 영리한 방법들을 사용하여 20시간 연습을 시작할 것이다. 약간의 노력으로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 금메달을 따지는 못하겠지만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는 있는 것이다! 언어든 스포츠든 기술이든, 일단 무언가를 마스터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앞으로 소개할 처음 20시간의 법칙을 활용하여 목표로 삼은 대상을 빠른 시간 안에 정복해보자. 먼저 목표를 명확히 정하고 새로운 기술 습득에 필요한 기본 원리를 배운다. 그 다음 연습방식을 개선해 나가면서 지능적으로 연습한다면 아주 빠른 속도로, 꾸준히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 (pp.19-20)

 


한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 이상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김연아, 박지성 등 세계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 대부분이 1만 시간의 연습을 했다고도 한다. 그렇다고 무언가에 도전하기 위해서 반드시 '1만 시간의 법칙'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야 김연아, 박지성처럼 세계 무대에서도 인정받는 능력을 가지고 싶다면 그만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취미로 또는 흥미로 피겨 스케이트를 배우고 축구를 즐기고 싶은 것이라면 굳이 처음부터 '1만 시간의 법칙' 앞에 주눅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건 내 주장이 아니라 <처음 20시간의 법칙>의 저자 조시 카우프만의 주장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세계 정상급 수준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꽤 괜찮은 수준, 취미 수준으로 즐기고 싶다면 이 법칙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한다. 그 대신 제시하는 것이 바로 '처음 20시간의 법칙'인데, 말 그대로 무언가에 도전해 단 20시간 연습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 저자는 이런 식으로 요가, 우쿨렐레, 윈드서핑, 바둑 등의 취미에 도전해 20시간 안에 백지 상태에서 꽤 괜찮은 상태로 기량 향상을 보였다. 


20시간 안에 새로운 기술을 마스터하는 방법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방법은 총 네 단계. 먼저 기술을 하위단계로 분리하고, 하위단계의 기술을 연습하며 시행착오를 줄인다. 세번째로 연습에 방해되는 물리적, 정신적, 감정적 요인들을 제거하고, 마지막 네번째로 연습에 몰입한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를 따라 나도 요가와 중국어 공부라는 두 개의 도전 과제를 설정해 보았다. 요가는 책에 소개된 사례라서 그대로 따라하면 될 것 같고, 중국어 공부는 책에 소개된 사례는 아니지만 저자의 설명을 따라 기술을 하위단계로 분리하고 꾸준히 연습해봐야겠다. 저자는 스톱워치를 활용해가면서까지 20시간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는데 나도 그래야겠지? 올 여름, 다양한 취미에 도전해서 지금과는 다른 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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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이기적인 반란 - 멈춘 내 인생을 움직이게 만든 저녁 사용법
윤정은 지음 / 팬덤북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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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하고 싶다는 거와 실제로 해서 만족할 수 있는 건 다르다. 잘할 수 있는 건 다르다. 충고하고 싶은 게 고민만 하지 말고 주말이나 일주일에 하루 저녁 시간을 내서 그 시간에 하고 싶은 일을 시도해봐라.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면 그 시간을 이용해 시도해봐라. 고민을 하는 건 좋은데 고민만 하면서 계속 세월을 1년, 2년 보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p.39)

매일 반복되는 생활이 지겨워서 부리는 투정을 들을 때마다 의문이 솟는다. 매일 반복되지 않는 일이 세상에 존재하는가? 자유직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술가, 음악가, 작가, 디자이너, 자영업자 등이 오히려 더 끔찍하게 같은 행위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계속되는 반복과 일상의 지루함을 견디는 것이야말로 실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p.45)

 

행복해지기 위해 인생을 살자. 가슴이 뛰는 목표가 있다면 퇴근 후에 경험하고 도전해보자. 길은 앞길도 있고, 뒷길도 있고 샛길도 있다. 여러 갈래의 길 앞에서 망설이고 우물쭈물하는 시간에 모든 길을 돌아보자. 만약 그 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길이 없다면 나만의 길을 만들자.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하기 위해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일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면 매일 아침 강제수용소로 끌려가는 노예가 된다. 노비 문서는 이미 오래전에 불태워졌는데, 현대판 카스트 제도를 본인이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오늘이다. 노비가 아닌 주인이 되자. (p.103)


우리네 인생에서 대부분의 일은 '안 해서' 못 하는 거지 '못해서' 못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어떻게든 시간을 내면 된다. 시간은 남아서 쓰는 것이 아니라 찾아서 쓰는 것이다. (p.158)

 

 

퇴근 후에 뭘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대학교 때는 학교 생활과 아르바이트, 인턴을 병행했지만, 학교에 다니지 않는 지금도 퇴근 후에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실은 책을 읽는 것도 그나마 이게 가장 에너지 소모가 덜한 취미이기 때문이다. 쿠션 몇 개를 두툼히 받치고 침대 위에 누워 책장 넘기는 손과 눈만 움직이면 되니 이 얼마나 편한 취미인가! 이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대학원에, MBA에, 학원에, 온갖 취미 생활을 하는 이들이 있는데, 나로서는 엄두도 안 난다.


하지만 이젠 각성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야 지금은 직장이 밥은 먹여주지만, 평생 먹여주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확신으로 바뀌고 있는 요즘, 제2의 밥줄을 찾기 위해서라도 생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팍팍 든다. 그래서 집어든 책이 윤정은의 <퇴근 후 이기적인 반란>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주일 중 '삼' 일 '저녁' '세' 시간을 반복해서 한 가지 행위를 지속하는, 이른바 '삼삼한 저녁의 법칙'이라는 것을 제시한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밥먹고 씻으면 얼추 여덟 시에서 아홉 시 정도 되는데, 이 때부터 잠들기 전까지 남는 세 시간 동안 일이 아닌 자기계발에 필요한 행위를 하라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이 시간을 주로 데이트나 독서, 운동 등에 할애했는데, 데이트도 없고 독서도 시들한(?) 지금은 다른 일에 도전해봐야겠다. 뭘 해볼까? 공부? 자격증? 새로운 취미 도전? 벌써부터 마음이 들뜬다.


오늘 아침 어디선가 읽은 글에서 삼십 대의 장래에 대한 고민은 십 대나 이십 대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는 내용의 문장을 보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삼십 대에는 그동안 쌓은 경험들로 인해 자기 파악이 더 잘 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장래에 대한 고민이 헛되거나 막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내가 요즘 하고 있는 장래에 대한 고민도 막연한 현실 부정, 잘못된 주제 파악만은 아닌 것 같다. 무언가를 반복해서 한다는 건 그만큼 애정이 있고 열정이 있다는 것인데, 돈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요 유명해지는 것도 아닌 책읽기와 글쓰기를 여태껏 해오고 있는 건 다 그만한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어떤 이에게는 이게 죽기보다 싫은 일일지도 모른다. 내가 어떤 일들에 대해 그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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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을 사는 여자, 10년 후를 사는 여자 - 계속 성장하는 이들은 알고 있는 멀리 보는 연습
아리카와 마유미 지음, 송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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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앞을 내다본다는 것은 바로 자신이 끊임없이 변화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사람들은 오늘이 불안한데 어떻게 미래를 내다보느냐고 합니다. 그러나 미래는 말 그대로 아직 오지 않는 것입니다. 아직 오지 않은 것들이기에 상상할 수 있습니다. 과거는 아무리 좋았던 것이라도 상상할 수 없습니다.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인정받던 학창 시절이었다고 해도, 그것은 과거일 뿐입니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활기차고, 재능에 넘치던 시절이었다고 해도 그것은 10년 전의 일일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과거도 똑같습니다. 과거에 모자랐거나, 실수가 많았거나, 주목받지 못했다고 해서 앞으로의 나도 계속 그러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지나간 과거를 타고난 소질, 타고난 성격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래도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미국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는 자신의 저서 <비판에 담담하게 시선에서 자유롭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누군가 나를 잘못 묘사하거나 나쁘게 부를 때마다 약해졌다면, 나는 결코 프린스턴을 졸업할 수도, 하버드에 갈 수도, 지금 그의 옆자리에 앉아 있을 수도 없었을 거예요." (pp.30-1)


자신을 알기 위한 열쇠는 바로 코앞에 있습니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잘할 수 있는 일, 모두가 기뻐해줄 일을 찾으면 됩니다. 그리고 부여받는 일에 최선을 다해 몰두해야 합니다. 작은 일이라도 상관없습니다. 보고서 작성 시에 데이터 분석을 첨부하거나, 기획서를 좀 더 전달하기 쉽게 설명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시킨 대로 잘했는데 왜 평가는 낮을까요? 시킨 대로만 하기 때문입니다. 당신만의 장기가 그 안에서 보여야 합니다. (p.58)

인생은 여행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생도 패키지여행처럼 되길 원하는 것 같습니다. 며칠만 다녀오는 여행이라면 패키지여행도 생각해볼 만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안전이 보장된다는 이유로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정해진 틀 안에 넣어버린다는 건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약간의 리스크가 있더라도 자신이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여정이 훨씬 더 즐겁다고 생각합니다. (p.65)

'지금은 인기가 없지만 가능성이 보이는 의자' 혹은 '자신에게 맞는 의자'를 찾아 그곳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거나 업무 능력을 쌓을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편한 의자는 없습니다. 앉기 편하게 만들려면 그 장소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인정받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p.105)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4년, 그 때 나는 열아홉 살, 고3이었고, 학교를 대표해 서울대, 적어도 연고대에 들어가리라는 기대를 받던 우등생이었다. 그러나 기세등등하게 지원했던 수시 1차, 2차에 연거푸 불합격했고, 수능을 망쳤다. 현실로부터 도망치듯 SKY가 아닌 학교에 들어갔다. 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부모님은 그 학교에 가려거든 반수나 재수를 하라고 하셨고, 선생님들은 다시는 학교에 오지 말라고 말했다. 나는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고, 대학에 들어가 학점, 인턴, 아르바이트 등 눈앞에 보이는 과제들을 클리어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늘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어른들에 대한 원망,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있었다. 나는 그들의 기대를 저버린 못난이인 것일까. 앞으로 나는 그들의 말대로 루저가 되는 것일까. 지금은 그런 마음이 많이 닳았지만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다.  어쩌면 나는 이제껏 10년 전을 사는 여자인지도 모른다. 



아리카와 마유미의 <10년 전을 사는 여자 10년 후를 사는 여자>에서 저자는 과거에 살지 말고 10년 후의 미래를 내다 보며 살라고 조언한다. 허튼 조언은 아닌 게 저자가 바로 산 증인이다. 1965년생, 한국 나이로 올해 50세인 저자는 37세가 되던 해에 자유 기고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20대 초반만 해도 좋은 남자랑 결혼해 전업주부가 되는 게 꿈이었지만 잘 되지 않았고, 마켓 점원, 의류매장 점장 등 여러가지 직업을 전전하다가 이런 일만 해서는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37세가 되던 해에 자유 기고가가 되기로 결심했고, 직장을 그만두자마자 2년 동안의 세계 여행을 떠났다. 그 후에는 계약직을 하면서 프리랜서로 일을 했고, 그렇게 한 지 10년이 되는 해에 처음 목표였던 자유 기고가는 물론, 유학, 대학원 진학, 강사 등의 꿈을 이루었다. 10년 사이에, 그것도 37세라는 나이에 이 모든 일을 이루다니, 대단하다. 10년 후에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나는 그녀보다 더 젊으니까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책을 읽으면서 노트에 10년 후의 나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2024년, 내 나이 서른아홉 살. 책과 글쓰기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가능하다면 저자가 되는 기쁨을 누려보고도 싶지만, 저자를 개발하는 일을 하거나 돕는 일을 해보고도 싶다. 비단 책이 아니더라도 블로그처럼 콘텐츠에 관련된 일을 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 삶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발굴하고 연결하는 일을 해도 좋을 것 같다. 영어와 일본어도 지금보다 더 잘했으면 좋겠고, 새로 시작한 중국어도 그때쯤엔 능숙하게 구사했으면 좋겠다. 작가보다도 역자로서 책을 내보는 게 더 큰 꿈인데, 열심히 실력을 쌓아야지. 뻔한 여성 자기계발서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좋았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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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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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않은 일이 나 자신 속에 숨어 있었던 문을 여는 경우도 있다. 그 때의 내 기분이 정말 그랬다. 그렇게, 그것이 계기가 돼 나는 자꾸자꾸 책을 읽어 치우게 됐다. 지금까지 내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독서 욕구가 팡! 하고 소리를 내며 튀어나온 것 같았다. 나는 맛난 음식을 음미하듯이 천천히 한 권 한 권 읽어나갔다.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고 아무리 읽어도 책이 떨어질 걱정도 없었다. 나가이 가후, 다니자키 준이치로, 다자이 오사무, 사토 하루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우노 코지......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읽은 적 없는 작가, 이름조차 몰랐던 작가. 어쨌든 재미있어 보이는 것은 전부 손에 들고 탐욕스럽게 읽어나갔다.

 

책을 통해 이런 멋진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그 전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왠지 지금까지의 인생을 손해 본 것 같은 기분조차 들었다. 나는 더 이상 게으르게 자고 또 자는 일을 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느끼지 않았다. 잠 속으로 도망쳐 들어가는 대신 외삼촌과 가게를 번갈아 보면서 내 방에서든 카페에서든 책을 읽었다. 책 속에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많은 역사가 쌓여 있었다. 그것은 결코 책의 내용에 관한 이야기만이 아니다. 한 권 한 권마다 오랜 세월을 거쳐 온 흔적을 나는 여럿 발견했다. (pp.56-7)

 

모리사키 서점은 헌책방이 가득한 고서점가 한쪽 모퉁이에 오도카니 서 있다. 작고 오래됐고 겉보기에 도저히 좋다고는 할 수 없는 가게. 손님도 그리 많이 오지 않는다. 취급하는 책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흥미가 없는 사람은 돌아보지도 않는다. 그래도 이 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만 있다면 아무래도 상관없다며, 서점 주인인 사토루 외삼촌은 늘 싱글벙글 웃으며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 모리사키 서점과 그 주인이 나는 좋다. (p.208)



언제부터였을까. 현실이 고달플 때마다 일본소설 속으로 도망을 친 건. 생각해보면 늘 그랬다. 중학교 시절, 고입 연합고사를 앞두고 들른 동네 헌책방에서 나는 운명처럼 무라카미 하루키와 요시모토 바나나를 알게 되었다(비록 그 해부터 평준화로 바뀌는 바람에 잘나온 연합고사 성적은 쓸모없게 되었지만). 고등학교 때는 학교 옆 도서관에서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읽는 게 얼마 안 되는 낙이었다. 대학교 때 다시 에쿠니 가오리를 만났고, 사회에 나오고 나 자신과 세상에 실망할 때마다 오가와 이토, 미우라 시온 등 비교적 최근 유명세를 얻은 작가들의 작품을 알아갔다. 왜 하필 일본소설이었을까.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 일본어를 아는 데에서 오는 여유? 그보다는 일본소설 특유의 말랑말랑하고 가벼운 분위기가 삶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적절하기 때문인 것 같다. 소설이라는 게 꼭 노벨문학상 같은 거창한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 쓰일 필요가 없다는 걸, 지루한 오후에 마시는 카페라떼 같은 소설도 충분히 소중하다는 걸 일본소설이 내게 가르쳐 주었다.



야기사와 사토시의 소설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도 현실을 잊기 위해 집어든 책이다. 주인공 다카코는 남자친구와 직장을 한꺼번에 잃고 폐인처럼 지내다가 같은 도쿄 하늘 아래인 진보초에서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외삼촌 사토시의 전화를 받는다. 딱히 하는 일도 없고 수입도 없으면 헌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달라는 외삼촌의 부탁에 못이기는 척 다카코는 짐을 꾸린다. 그녀는 그곳에서 한동안은 잠만 자며 시간을 축냈지만, 남아도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헌책방 거리에 사는 이웃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지내는 곳이 헌책방이다보니 그녀는 책도 많이 읽게 되었는데, 일단 한번 읽기 시작하자 헌책의 매력에 무서울 정도로 빠져들었다. 나는 헌 책보다 새 책을 좋아해서 헌책방에 자주 가는 편은 아닌데, 헌책의 매력을 설파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언제 한번 시간 내서 헌책방 산책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되면 중고서점에라도...... 



이 책은 두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야기가 연결되기 때문에 한 편의 장편소설 같은 느낌도 든다. 전체적으로는 도쿄에 실제로 존재하는 헌책방 거리인 진보초가 무대인 책에 관한 소설이지만, 더 크게 보면 주인공 다카코의 성숙과 외삼촌 사토루의 사랑을 그린 따스한 드라마다. 몇 년 전 도쿄에 여행을 갔을 때 진보초에 간 적이 있는데 너무 짧은 시간을 보내서인지 선명하게 남아있는 기억이 별로 없다. 이 책을 읽은 지금 그곳에 간다면 모든 풍경이 소설 속 장면들처럼 느껴질텐데...... 아,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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