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카몬 1
요시노 사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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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어릴 때 만화를 많이 보고 나이가 들면서 잘 안 본다는데, 나는 어릴 때보다 지금 더 많이 보는 것 같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보는 건 아니다. 일단 판타지물은 안 보고(영화도 소설도 판타지물은 안 보는 주의), 폭력이 난무하는 범죄, 전쟁물도 NG, 내용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벼운 것도 별로다. 문제는 이렇게 이것저것 빼고 피하다 보니 볼 만화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주인공이 열심히 노력하여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만화가 취향인데, 이런 만화는 왜 많지 않은 걸까.



그러던 중에 발견한 만화가 바로 <바라카몬>이다. 스물셋 젊은 나이에 벌써 상당한 경지에 오른 서예가 '한다 세이슈'는 '글씨가 평범하다'는 지적을 받고 문제를 일으켜 일본의 서쪽 끝 섬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그 곳에서 밝고 활기찬 섬 소녀 '나루'를 비롯해 순박하고 인정 많은 섬 사람들과 어울리게 된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도시 사람인 한다는 처음엔 섬 사람들과 지내는 게 어색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했지만, 차츰 그들의 문화에 적응하면서 도시에서 서예만 할 때는 몰랐던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된다. (주인공 한다의 츤데레+네거티브한 성격이 폭발한 고교 2학년생 시절은 최근 출간된 외전 <한다 군>에 잘 나와 있다.) 



<바라카몬>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나루다. 시원하게 웃는 얼굴이 매력인 나루는 하루 종일 선머슴처럼 뛰어다녀 한다를 비롯한 어른들을 귀찮게 하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적적하고 서운하터다. <요츠바랑>의 요츠바가 좀 더 크면 나루 같을 것 같다. 2권에서 관심을 끈 캐릭터는 열네 살의 안경 쓴 소녀 '타마코'. 만화를 좋아해서 만화가가 되는 게 꿈이지만, 자신이 오타쿠, 동인녀라는 사실을 인정하지도 않고, 그걸 들키고(?) 싶어하지도 않는 꽤나 복잡한 캐릭터다. 섬 아이들의 눈을 피해 겨우겨우 출판사에 원고를 보낸 그녀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어제 막 3,4권을 구입했으니 얼른 봐야겠다.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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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듯 천천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이영희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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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한 영화 한편 한편에 담긴 마음은 물론 영화를 보는 관점, 영화를 포함한 매체 전반에 대한 생각도 나와 있어 저자는 물론 영화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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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듯 천천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이영희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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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일본 영화를 대표하는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중에 본 건 <아무도 모른다>가 유일하다. 어머니의 무관심과 방치로 죽음에 몰린 네 남매를 그린 이 작품은 내용도 충격적이지만 1988년 일본 도쿄 스가모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라고 해서 더 끔찍하다. 영화를 보고 가슴이 얼마나 먹먹했던지. 트라우마 같은 기억이라서, 이후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의 작품이 연이어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국내에서 화제가 되어도 볼 엄두를 내지 못 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에세이집 <걷는 듯 천천히>를 읽었으니 이제는 그의 영화를 봐 볼까. 저자가 2011년 니시니폰신문에 연재한 칼럼을 비롯해 여러 매체에 실은 원고를 바탕으로 만든 이 책에는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학창 시절,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어 국내외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작품을 만들기까지의 일들이 나와 있다. 제작한 영화 한편 한편에 담긴 마음은 물론 영화를 보는 관점, 영화를 포함한 매체 전반에 대한 생각도 나와 있어 저자는 물론 영화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읽어볼 만하다. 영화를 잘 모르는 나는 일본 연속극이나 연예인에 대한 글이 꽤 재미있었다.



얼마 전 <킹스 스피치>라는 영화를 봤다. 말더듬증을 극복하는 '작은' 이야기가, 왕이 국민에게 왕으로 인정받는 연설을 성공시킨다는 '큰' 이야기와 겹쳐지는 훌륭한 구성의 영화였다. 그러나 영화를 본 후 확실히 위화감도 크게 들었다. '뭐야, 어차피 '올바른' 전쟁에 국민을 몰아넣는 왕의 이야기인가......' 싶었다. 만약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상상해본다. 왕이 아니라 왕의 말더듬증을 치료한 언어치료사를 주인공으로 설정해, 자신이 쓴 연설문으로 자신의 아이들이 '올바른' 전쟁에 참전해 상처받는 것을 본다...... 그런 식으로 평범한 인간이 커다란 올바름과 작은 ('아버지로서의') 고통 사이에서 흔들리는 이야기는 어떨까. (pp.216-8)



저자의 정치관 및 세계관을 알게 하는 글도 많다. <킹스 스피치>를 보고 쓴 글은 특히 인상적이다. 같은 영화를 보고도 나는 그저 뻔한 생각을 한 반면, 저자는 말더듬증을 고친 왕이 결과적으로 국민들을 전쟁에 몰아넣은 것에 주목한다. 나아가 언어치료사를 주인공으로 해서 열심히 말더듬증을 고쳐준 왕이 나중에 자신의 아들들을 전쟁에 보내고 상처 입혀 괴로워하는 줄거리를 상상한다. 영화감독은 일반인들과 세상을 보는 관점만 다른 게 아니라 온갖 것에서 영감을 얻고 창작으로 연결하는 재주의 소유자다. 그러니 그 같은 명작들을 만들어 낸 거겠지. 참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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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0-08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영하님의 책에서 본거 같은데 이야기의 시작은 소설의 결말에서 시작되곤 한다던 말이 떠오릅니다. 자기의 생각대로 변형해보거나 창조해보거나 의문을 품고 덧붙이거나 하는 과정에서 생겨나고 김영하작가님 작품은 그렇게 탄생했다던 말이 떠오릅니다. 역시 작가 감독님들은 `본다`는 의미가 일반인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
 
스톤 다이어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캐롤 쉴즈 지음, 한기찬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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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스토너와 비슷하다고 해서 구입했어요.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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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0-06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두 이 책소식 들었는데 ㅎ 궁금하더라구요! 읽으시면 소문내주세용^~^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 동네서점의 유쾌한 반란
백창화.김병록 지음 / 남해의봄날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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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서점이 위기라고 한다. 나부터도 동네 서점에 가본 게 몇 년도 더 된 일이니 책임이 없지 않다. 중,고등학교 때만 해도 문제집이며 참고서를 산답시고 집 근처 작은 서점에 들러 소설책을 보는 게 취미였고, 초등학교 때는 그보다 더 뻔질나게 만화책이며 동화책을 보기 위해 동네 서점에 들락거렸다. 허나 대학에 들어가고 서울로 이사온 후로는 교보문고나 반디앤루니스 같은 대형 서점을 더 자주 이용하며, 대형서점에서 본 책을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려고 인터넷서점에서 사는 일은 부지기수다. 책 좀 읽는다는 나도 이러니 동네 서점이 위기일 수밖에. 



그런 탓에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를 읽는 내내 마음이 찔렸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러고 보니 이 책도 인터넷 서점에서 샀다. 죄송합니다ㅠㅠ이 책은 충북 괴산 시골 마을에서 가정식 서점 '숲속작은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백창화, 김병록 부부가 지었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시골 마을에 가정집을 서점으로 개조한, 이른바 가정식 서점을 운영하기까지의 과정과, 책이 가득한 공간에서 특별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북스테이를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겪은 경험 등을 재미있게 풀어썼다. 뿐만 아니라 저자들과 마찬가지로 국내 이곳저곳에서 개성 있는 동네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을 1년여의 기간 동안 찾아 인터뷰했다. 



'독립서점에서 쇼핑하는 건 정치적인 선택'(<서점 VS 서점>, 로라 J.밀러, 한울아카데미)이라는 말은 전적으로 옳다. 대형 체인서점이나 온라인서점이 아닌, 지역을 지키고 있는 동네서점에서 책을 산다는 건 자신이 독서 시민인지 단순한 소비자인지를 가늠하는 일이기도 하다. 내 방에 앉아 몇 번의 클릭만으로 여러 가지 사은품과 신용카드의 혜택을 풍부하게 받으면서 여러 권의 책을 사는 게 가능한 시대. 굳이 발품을 팔아가며 때로는 먼 거리 교통비까지 지불하며 일부러 동네 작은 서점을 찾아 책을 사는 일은 단순히 책 한 권을 사는 소비행위가 아닐 것이다. (p.270)



책을 읽으면서 몇 년째 대형 서점, 인터넷서점만 이용한 내가 부끄러웠다. 저자에 따르면 '동네서점에서 책을 산다는 건 자신이 독서 시민인지 단순한 소비지인지를 가늠하는 일'이다. 대형 출판사과 대형 서점이 펼치는 마케팅과 할인 공세에 홀랑 넘어가 그들이 권하는 책을 사고 그들이 할인하는 책 위주로 책을 사는 건 온전히 주체적인 독서 활동이라고 하기 어렵다. 내 경제적 형편을 고려하면 책을 사서 읽는 것도 사치라며, 조금이라도 더 할인 받아서 사는 게 뭐가 나쁘냐는 반문이 머릿 속에 꿈틀대지만, 책을 읽는 목적이 궁극적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는 거라면, 앞으로는 동네 서점도 이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책방에 오는 많은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왜 차나 커피를 팔지 않느냐고.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이익을 남길 수 있지 않겠느냐며 걱정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그러나 내게도 라이킷과 비슷한 마음이 있다.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차만 마시고 책은 사 가지 않을 것 같은 불안함이랄까. 내가 팔고 싶은 건 커피가 아니라 책인데, 책이 주인공인 가게를 만들고 싶은 건데 책이 조연으로 밀려날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우리 책방에선 책을 사는 사람들에게 공짜로 책을 준다. 물론 책을 사면 차를 준다는 원칙이 있는 건 아니다(책만 사고 차는 못 마신 사람들도 혹시 있을까봐 걱정돼서 적어본다). 다만, 책방에 들르는 손님들, 책을 사는 고객들에게 책방지기가 건네는 마음의 선물을 차 대신하는 것이다. (p.149)



위기에 대항하기 위한 동네 서점의 노력도 만만치 않다. 독자들과 함께 공부하는 인문 서점, 어린이, 청년 혹은 예술가 등을 위해 특별히 엄선된 책을 선보이는 테마가 있는 서점,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서점, 제주 특유의 문화를 만드는 서점, 오랫동안 지역에서 사랑받은 지역 중견서점 등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지고 다양한 빛과 결을 가진 독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자들이 운영하는 '숲속작은책방'은 북스테이라는, 책을 읽으며 쉬는 새로운 차원의 숙박 경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책등이 아닌 책 표지를 보여주는 식으로 서가를 꾸민다든지, 색지에 손글씨로 책을 읽고 쓴 느낌을 적은, 세상에 하나뿐인 띠지를 만드는 등 작은 서점만이 할 수 있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여기에 독자들의 성원이 더해진다면 동네 서점이 위기라는 말은 싹 사라지지 않을까. 우선 독자의 한 명인 나부터 작은 책방, 동네 서점을 이용해 봐야겠다. 이번 주말엔 작은 책방 나들이라도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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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10-01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숲속작은책방 들어봤는데 반갑네요^^
요즘은 도서정가제라 그나마 나아진듯 합니다. 우리도서관도 가급적 지역서점에서 구입하거든요^^
책이랑 커피 파는 서점 제 로망입니다. 그저 로망....

cyrus 2015-10-01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네서점이 너무 없다 보니 인터넷서점과 대형서점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동네서점도 손님을 끌어들이려면 홍보를 해야 합니다. 거기에 투입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겠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고 해서 손님들이 저절로 온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존재감을 알려야 합니다. 책 제목처럼 말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