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모두에게 다른 말을 건다 - 위태로운 정신과의사의 행복한 산티아고 피신기
김진세 지음 / 이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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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기를 여러 권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재미있고 가슴이 뛰는 걸 보면 저에게도 순례의 꿈이 있나봅니다. 저자를 따라 순례를 하는 기분으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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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살래? - 통장 잔고와 외로움에 대처하는 세 여자의 유쾌한 동거
이유정.하수진 지음, 나루진 그림 / 허밍버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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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살면서 후회하는 일이 한둘이겠냐마는 조금 더 어릴 때 부모님 품을 떠나 독립하지 못한 건 두고두고 아쉽다. 학교도 직장도 서울에 있어서 등하교와 출퇴근의 어려움을 핑계로 독립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독립을 막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돈이다. 졸업 후에도 한참 동안 취업 준비생이었고 취업한 후에도 한 직장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계약직과 아르바이트를 전전한 탓에 보증금으로 쓸 목돈을 마련하지 못 했다. 부모님에게 손 벌릴 염치도 없고, 그렇다고 독립을 목적으로 결혼을 감행할 수도 없고. 결국 이 나이 먹도록 월세에 맞먹는 생활비를 부모님께 갖다 바치며 방 하나를 차지하는 것으로 타협해 살고 있다. 


이유정, 하수진의 <우리 같이 살래?>를 읽으니 포기하고 있던 독립의 꿈이 다시 살아났다. 각각 시나리오 작가, 카피라이터, 회사원인 세 여자는 비싼 월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모님 품을 떠나기 위해, 정든 고향을 떠나 서울 생활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같이 살기로 정했고 그 후 6년을 함께 살았다. 직업도 성격도 다른 세 여자가 한 집에 사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소한 일 때문에 큰 싸움이 날 뻔한 적도 있었고, 서로의 습관이나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하지 못해 갈등하기도 했다. 이 책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사람이 자그마치 6년이나 함께 살 수 있었던 비결을 비롯해 집안일을 쉽게 처리할 수 있는 팁과 자취, 동거할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노하우가 자세히 나와 있다. 자취든 동거든 조만간 새로운 생활을 시작해보려고 하는 사람이 읽어보면 좋겠다.


누구와 같이 살기로 정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돈도 아니요, 집도 아니요, 같이 살 사람이다. 저자는 언젠가 기혼자들과 혼자 사는 싱글들이 모인 자리에서 있었던 일화를 들려준다. 누군가 "그래도 혼자 살면 아플 때 서럽잖아요~"라고 엄살을 피우자 결혼 10년 차인 유부남 왈, "아파서 마누라 옆에 누웠는데, 떨어지라고 발로 걷어챌 때의 서러움을 네가 아냐?"고 했다. 저자는 후배로부터 심한 감기에 걸린 멤버가 작업실에 안 나왔으면 좋겠는데 성실하게 나와서 곤란하다는 말을 듣고 감기에 걸리든 허리를 삐끗하든 곁을 떠나지 않고 정성껏 돌봐주는 자신의 동거인들이 얼마나 인간적이고 고마운지 새삼 느꼈다. 역시 가장 소중한 건 사람이고 관계인 것 같다. 


저자는 말한다. '어떤 경로로든 1인 가구가 늘어 가는 이때, 인생의 후반을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는 독립 후 같이 살아도 보고 혼자 살아도 본 결과, 한 번쯤 생각해 볼 사안이다. 동거란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생활 형태라 확신한다.' (p.15) 이제까지 가족 이외에 다른 사람과 살아본 적도 없고 혼자서만 살아본 적도 없는 나는 손해를 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자취든 동거든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고 훗날 어떻게 살고 싶은지도 명확하게 알 수 있을 텐데.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언니들의 조언이 내 마음을 흔든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체험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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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부녀지간 입니다만 1
초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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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빠는 딸들의 첫사랑이었다.' 라는 말이 있다. 나도 아버지가 첫사랑이었을까? 선뜻 긍정하긴 힘들지만 부정하기도 어렵다. 이제껏 아버지와 나눈 말이 열 문장도 되지 않을 만큼 친하지도 가깝지도 않지만, 남자를 만나면 나도 모르게 아버지와 비교하고 아버지보다 못한 점을 헤아리며 아쉬워하는 걸 보면 내 안에 아버지의 존재가 결코 작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이 나이 먹도록 결혼을 안 하는 핑계로 아버지를 들고 싶진 않지만(그건 그냥 아직 인연을 못 만나서가 아닐까). 


<못난 부녀지간입니다만>의 주인공 여고생 나에와 아빠 사이는 나와 아버지 사이와 같지 않다. 아니, 전혀 다르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친척 집에 얹혀살고 있는 나에는 성품이 착하고 친척이 하는 가게 일을 성실하게 돕는데도 친척으로부터 갖은 구박을 당한다. 보다 못한 단골손님이 나에를 키류라는 대재벌 총수 집안의 증손녀로 입양하고,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재벌 총수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유명 실업가 키류 카오루가 나에의 법적 아버지가 된다. 갑자기 부녀가 된 나에와 카오루는 달라도 너무 다른 태생과 성장환경을 극복하고 과연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아빠를 사랑하면 안 되나요?', '내 딸이 여자로 보입니다.'라는 자극적인 띠지 문구에 비해 내용은 평이하다. 나에와 카오루가 피가 섞인 부녀 사이도 아닌 데다가, '아저씨'라고 불려서 그렇지 카오루의 실제 나이는 나에보다 기껏해야 몇 살 더 많은 정도로 보인다. 문제가 된다면 생판 남인 성인 남성과 미성년 여학생이 한 집에 살고 사랑에 빠진다는 것 정도이지, '아빠를 사랑하면 안 되나요?', '내 딸이 여자로 보입니다.' 라는 문구를 읽었을 때 떠오르는 근친상간의 냄새가 작품 자체에서 풍기는 것은 아니다. 


이 만화는 가족애를 모르고 자란 두 남녀가 서로를 유사 가족 삼아 진정한 가족애를 배우고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라고 보는 편이 맞다. 입양, 부녀 지간, 재벌 같은 자극적인 소재를 취하지 않고 이야기를 만들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소재가 이야기 자체의 매력을 가리진 않는다. 그림체가 귀여워서 그림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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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외 프린세스 1
아이다 나츠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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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메구로 미토는 '프린세스 파라다이스'라는 게임 속 남자 캐릭터 '세이야'에 푹 빠져 있다. 주변 친구들이 '남친과 뭘 했다'거나 '누가 누굴 좋아한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미토와는 관계없다. 몇 년 전 같은 반 남자아이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퍼져 심한 놀림과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는 미토는 얼굴도 못생기고 몸도 뚱뚱한 자신을 좋아해 줄 사람이 없다고 지레 짐작하며 이성에 대한 욕망을 억누른다. 


그런 미토가 같은 반 남자아이인 쿠니마츠를 좋아하게 된다. 잘생긴 외모의 쿠니마츠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퍼졌다가는 전처럼 놀림을 당할 게 뻔하다고 좌절하는 미토 앞에 세이야가 나타나 '아무것도 안 한 채 기다려봐야 99.9% 성공 못해.'라는 말을 던지고 떠난다. 못생겨도 사랑은 하고 싶다, 여자로 보이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는 욕망을 자각한 미토는 그날부로 쿠니마츠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특훈에 돌입한다. 


 처음엔 이제 고작 중 3인 미토가 자신의 외모를 비하하고 좋아하는 남자애 앞에서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건을 겪으면서 착하고 성실한 자신의 내면을 긍정하게 되고 쿠니마츠 앞에서 점점 더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걸 보니 나까지 마음이 뿌듯했다. 못생겨도 사랑은 하고 싶다, 여자로 보이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는 욕망은 얼마나 솔직한가. 여자라면, 아니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 앞에서 이런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이제 막 자신의 껍질을 깨고 나오려 하는 미토의 노력이 기특하다. 


1권을 다 읽고 이미 국내에 출간된 2권 소개를 읽어보니 문화제를 계기로 쿠니마츠와의 거리를 좁힌 미토가 이번엔 그룹 데이트에 도전한다고 한다. 외모도 점점 예뻐지는 미토의 성장이 기대된다.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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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다 군의 세계 1
안도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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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반마다 그런 아이가 있었다. 공부를 잘하게 생겼고 수업을 열심히 듣는데도 성적이 중하위권인 아이. 모범생인데도 조용조용한 성격 탓에 눈에 잘 띄지 않는 아이. 운동신경도 나쁘고 손재주도 없어 잘하는 게 뭘까 궁금한 아이. 그런 아이일수록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많고 은근한 추종자마저 있는데 본인은 잘 모른다. 옆에서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안도 유키의 만화 <마치다 군의 세계>의 주인공 마치다 군이 꼭 그런 아이다. 집에선 살림을 도맡아 하며 어머니와 동생들의 사랑을 받고, 학교에선 뭐 하나 잘하는 게 없는데도 친구들이 따르는 마치다는 정작 자신의 장점을 모른다.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도 어엿한 장점이고 어쩌면 가장 훌륭한 능력인데도 당사자인 그는 알지 못한다. 그 점이 마치다를 빛나게 한다. 잘나 보이고 눈에 띄고 싶어하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 속에서 구별되게 한다. 잘나지도 않고 눈에 띄지도 않고 사랑받으려 애쓰지 않는데도 잘나 보이고 눈에 띄고 사랑스럽다. 나도 이런 아이였다면 오히려 눈에 띄고 더욱 사랑받았을까. 후회할수록 부러움을 느낄수록 만큼 마치다 군의 세계로부터 멀어지는 기분이 든다. 


그런 마치다 군에게 사랑이 찾아온다. 사랑을 모르는 마치다가 생애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상대는 수업을 듣지 않는데도 성적이 우수한 아이. 거리를 걸으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눈에 띄게 예쁜 아이. 신경 쓰지 말라고 하는데도 자꾸만 신경 쓰게 만드는 아이. 그 아이는 이미 마치다의 매력을 알아채고 푹 빠진 듯한데 마치다는 (역시나) 모른다. 이 둘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얼른 2권을 읽어봐야겠다.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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