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 여행 중독자가 기록한 모든 순간의 여행
추스잉 지음, 김락준 옮김 / 책세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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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계기로 삶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에는 오랫동안 꿈꿔온 여행을 떠나기 위해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도 있고, 여행을 다녀온 뒤 뜻밖의 재능이나 관심사를 발견해 이직 또는 전직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오랫동안 기대한 여행인데 막상 가보니 실망스러웠다는 사람도 있고, 여행 가서 파트너와 대판 싸우는 바람에 좋지 않은 추억만 남았다는 사람도 있다. 이래저래 여행으로 삶이 바뀔 수 있는 건 분명하다. 


<여행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의 저자 추스잉의 경우는 더욱 극적이다. 대만 출신인 저자는 열여섯 살 때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처음 외국 땅을 밟았다. 인도네이사와 말레이시아, 태국을 누비며 여행의 매력에 흠뻑 빠진 저자는 이집트 대학에 진학하고 미국에서 유학하고 영국 기업에 입사하는 등 글로벌한 인생을 살았다. 네덜란드에서 선원 자격증을 취득해 10년 동안 총 10주 이상 항해를 하기도 했고, 유엔 청정개발체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르완다 바이오 에너지 농장 설립을 돕기도 했다. 


지구를 적어도 여섯 바퀴 이상 돌았고 지금도 쉴 틈 없이 여행을 다닌다는 저자에게 여행이란 무엇일까? 우선 저자에게 여행은 단순히 먹고 마시고 노는 시간이 아니다. 저자는 후지산에서 열리는 자전거 경주 대회에 참가하거나 봉사활동에 참가하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두고 여행을 떠난다. 당장 생계가 걱정되고 장래가 불안할 수는 있지만, 자신을 성장시키고 잠재된 가능성을 발견하는 활동을 통해 전보다 더 나은 직장을 구하고 귀한 인맥을 얻는 경험을 저자는 여러 번 해왔다. 


저자에게 여행은 답답한 일상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비상구도 아니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은 어디를 여행해도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루하루를 여행하듯 살지 못하는 사람은 깃발을 휘날리며 세계를 일주해도 여행을 오롯이 즐기지 못한다."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집주변조차 산책하지 않는 사람은 여행을 할 때에도 의미 있는 경험을 하기 힘들다. 하루하루를 여행하듯 사는 능력, 즉 여행 DNA가 있는 사람은 평생 한 곳에 살아도 무궁무진한 발견을 하고, 여행 DNA가 없는 사람은 세계 일주를 해도 일상에 변화가 없다. 


진정한 여행자는 누가 몇 개국에 다녀왔는지, 얼마나 돈을 아꼈는지 자랑하지 않는다. 진정한 여행자는 스스로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여기며, 아는 것이 있어도 자랑하지 않으며, 말로 떠들기 보다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자기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안다. 지혜롭게 여행하는 비결과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주는 이 책을 모든 여행자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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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킹덤의 기사 - 얼음과 불의 노래 외전 얼음과 불의 노래
조지 R. R. 마틴 지음, 김영하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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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지난 6월은 '왕좌의 게임의 달'이었다. 6월의 첫째 주와 둘째 주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시즌 1부터 시즌 6까지 독파하며 보냈고, 셋째 주와 넷째 주는 원작 소설 <왕좌의 게임> 1,2권과 <왕들의 전쟁> 1,2권을 연달아 읽으며 보냈다. 그래놓고 보니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즌 7 방영까지 2주 정도 남았기에 원작자 조지 R.R. 마틴의 다른 작품을 찾아봤다. 그러다 <왕좌의 게임>의 프리퀄이자 외전에 해당하는 소설 <세븐 킹덤의 기사>를 찾았는데 이게 새로운 개미지옥일 줄이야. 


<세븐 킹덤의 기사>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왕좌의 게임>보다 백여 년 앞선다. 주인공 덩크는 웨스터로스의 수도 킹스랜딩의 하층민 지역인 플리보텀에서 부랑자처럼 지내다가 알란 경이라는 떠돌이 기사에게 거두어져 그의 종자로 살았다. 알란 경이 죽고 혼자 남은 덩크는 다시 부랑자가 되느니 전쟁에 나가거나 마상 대회에 참가해 돈을 벌 수 있는 떠돌이 기사가 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덩크는 알란 경에게 기사 서임을 받은 것으로 위장한다. 


덩치만 클뿐 무술을 제대로 배운 적도 없고 기사 서임을 받지도 않은 덩크에게 종자가 생긴다. 머리통이 드러날 정도로 머리카락을 짧게 깎아서 '에그(달걀)'라고 불리는 이 소년의 정체는 훗날 마에카르 1세가 되는 타르가르옌의 14대 왕 마에카르 왕자의 막내아들이자 장차 15대 왕 아에곤 5세가 되는 아에곤이다(나이트 워치의 마에스터 아에몬의 동생이자 대너리스의 증조부뻘이다). 


덩크는 생전 처음 마상 대회에 참가했다가 결투에 휘말리고 자신을 대신해 싸워줄 사람을 찾는다. 이때 덩크의 대전사로 마에카르 왕자의 형이자 웨스터로스의 왕세자인 바엘로르가 나서고, 결투에 패한 바엘로르가 사망하면서 왕위는 바엘로르의 동생인 아에리온에게 넘어간다. 헌데 아에리온이 후손을 남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바람에 왕위는 동생인 마에카르에게 넘어가고, 마에카르의 뒤를 이어 에그, 즉 아에곤이 왕위에 즉위하지만 이는 아직 먼 훗날의 이야기이다. 


<세븐 킹덤의 기사>는 주인공 덩크와 에그가 타르가르옌 왕조와 깊은 연관이 있는 인물인 만큼 타르가르옌 왕조의 역사에 관해 본전보다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는 작품이다. 본전에서 종종 등장하는 타르가르옌 왕조의 옛 왕들, 특히 나이트 워치의 마에스터이자 존 스노우의 조언자인 아에몬 타르가르옌의 어린 시절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도 나온다. 타르가르옌 왕조의 상징인 드래곤의 알 역시 중요한 모티프로 등장한다. 


본전과 외전의 연결고리는 이것만이 아니다. 덩크는 본전에서 전설의 킹스가드 '키 큰 던칸 경'으로 소개되고, 덩크의 종자인 에그는 타르가르옌 왕조에서는 드물게(!) 선정(善政)을 펼친 왕 아에곤 5세로 소개된다. 원작자 조지 R.R. 마틴은 과거 인터뷰에서 앞으로 외전을 여섯 편에서 열두 편가량 더 쓸 예정이고, 덩크와 에그의 일생을 끝까지 그려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부디 마틴 옹께서 만수무강하셔서 본전과 외전 모두 완결을 지어주셨으면 좋겠다(마음 같아서는 보약이라도 지어드리고 싶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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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킹덤의 기사 - 얼음과 불의 노래 외전 얼음과 불의 노래
조지 R. R. 마틴 지음, 김영하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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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개미지옥을 발견한 기분. 부디 마틴 옹이 만수무강하셔서 본전도 외전도 완결을 지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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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독서 - 완벽히 홀로 서는 시간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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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 박사가 사랑하고 흠모하는 여성 작가들과 작품들을 소개한 책. 저자의 경험과 책 이야기가 어우러져 아주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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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 스트리트 베라 스탠호프 시리즈
앤 클리브스 지음, 유소영 옮김 / 구픽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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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소설에 나오는 형사나 탐정은 대부분 남성이다. 어쩌다 여성인 형사나 탐정이 나와도 아리따운 외모와 쭉 뻗은 몸매를 갖춘 것은 기본이고, 일할 때는 터프해도 일터를 벗어나면 여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앤 클리브스의 소설 <하버 스트리트>의 주인공 베라 스탠호프는 다르다. 베라는 범죄 소설에 나오는 형사로는 드물게 여성인 데다가 중년이고 결혼도 안 했다. 덩치도 크고 힘도 세고 성격도 무뚝뚝하다. 베라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하루빨리 범인을 찾기 위해 수사에 집중하고 부하들을 호령할 때. 남성에게 의존하지 않는 강인한 캐릭터가 독자들의 공감을 산 것일까. 앤 클리브스의 베라 스탠호프 시리즈는 1999년 처음 출간된 이래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2011년부터는 드라마로 제작되어 2018년 시즌 8 방영을 앞두고 있다. 


<하버 스트리트>는 베라 스탠호프 시리즈 제6편에 해당한다. 베라의 부하이자 파트너인 조 애쉬워스는 사춘기를 맞은 딸 제시와 열차를 타고 가다가 노파의 시신을 발견한다. 조는 바로 베라에게 연락하고, 현장으로 달려온 베라와 함께 노파의 거주지인 하버 스트리트로 이동한다. 하버 스트리트에서 베라와 조는 노파의 이름이 마거릿이며, 부잣집 외동딸로 부족한 것 없이 자랐지만 부모의 뜻을 거스르고 외국인 남자와 도망쳐 하버 스트리트에 굴러 들어왔으며, 남자가 떠난 후에는 여관에서 잡일을 거들며 숙식을 해결해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베라가 이끄는 수사팀은 마거릿의 주변 인물들을 탐문하지만 강력한 단서를 발견하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마거릿의 지인인 젊은 여성이 살해를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수사팀은 위기를 맞는다. 가족도 없고 모아둔 재산도 없는 노파를 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살해한 것일까. 베라는 지문 감식이나 프로파일링 같은 최신 수사기법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관찰과 심문, 추리만으로 범인을 찾아낸다. 마치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에 나오는 미스 마플처럼. 평화로운 시골 마을이 배경이고 범행을 저지르는 방법이 잔인하지 않다는 것도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닮았다. 


베라 스탠호프 시리즈를 1편부터 보고 싶은데 아쉽게도 국내에 소개된 베라 스탠호프 시리즈는 <하버 스트리트>가 유일하다. 구픽에선 <하버 스트리트>를 시작으로 베라 스탠호프 시리즈를 1편부터 차례로 소개할 예정이라는데 과연 언제쯤 나올지. '잠정' 팬으로서 어서 1편이 출간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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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7-16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vera라는 제목으로, youtube로 본적 있는 드라마인데 원작 소설이 있었군요. 베라로 나오는 여형사가 Brenda인가 하는 이름의, 보면 알만한 영화배우이지요. vera보다 더 평범한 아주머니가 탐정으로 나오는, 제가 좋아하는 Hetty Wainthropp 시리즈도 있어요 ^^
책으로도 읽어보고 싶네요.

키치 2017-07-16 17:01   좋아요 0 | URL
저도 책 읽고나서 유튜브를 통해 드라마를 찾아봤는데 책의 느낌과 드라마의 느낌이 비슷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조 역할을 맡은 배우가 훈남이더군요 ㅎㅎ 베라 말고도 평범한 아주머니가 탐정으로 나오는 작품이 또 있군요! 한번 체크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