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국의 재봉사 로즈 베르탱 3
이소미 진게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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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총애를 받은 패션 디자이너의 시조 로즈 베르탱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 3권은 로즈 베르탱의 생애를 극적으로 바꾼 인물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18세기 합스부르크 왕국을 호령한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의 열한 번째 딸로 태어난 마리아 안토니아(=마리 앙투아네트)는 왕실 간 계약에 의해 훗날 루이 16세가 되는 루이 15세의 손자 루이 오귀스트와 결혼한다. 마리는 이름도 프랑스식으로 바꿀 만큼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프랑스인들은 마리를 호의적으로 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엄격한 궁중 예절을 강요하고 어머니와 주고받는 서신을 감시하는 등 무례한 태도로 대했다. 


그동안 로즈 베르탱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레오나르의 주선으로 공첩 뒤 바리 부인을 위해 일하게 된 로즈는 '왕태자비의 드레스에 함정'이라는 비밀 메시지를 받는다. 반(反) 오스트리아 파가 꾸민 음모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비밀리에 드레스를 수선하기로 하는데, 과연 로즈는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성공적으로 드레스를 수선할 수 있을까. 실화에 기반한 이야기라서 더욱 생생하고 흥미진진하다. 어서 4권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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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댄스 당쇠르 6
조지 아사쿠라 지음, 송수영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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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무술밖에 몰랐던 소년이 한 소녀와의 만남을 계기로 발레의 세계에 뛰어들게 되는 과정을 그린 만화. <슬램덩크>의 강백호를 연상케 하는 주인공 무라오 준페이는 발군의 신체 능력과 포기를 모르는 성격으로 비교적 단기간 내에 기초 과정을 마스터하고 오이카와 발레학교의 장학생으로 선발된다. 하지만 라이벌들에 비해 한참 늦게 입문한 데다가 주연보다 튀는 강한 개성 때문에 이래저래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6권에서 준페이는 어느덧 중학교 3학년이 되었다. 그동안 머리카락도 많이 자라고 키도 많이 커서 예전의 야생 원숭이 같은 느낌은 많이 사라졌지만 활기 넘치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운 좋게 발레단 정규 공연에 닌자 역으로 선발되어 프로 댄서들과 한 무대에 서게 되는데, 과연 준페이는 이 기회를 잘 살릴 수 있을까. 준페이의 강한 개성과 넘치는 활기가 공연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 궁금하다. 


준페이의 성장담도 흥미롭지만, 일찌감치 진로를 정하고 연습에 매진하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준페이를 보면서 초조함을 느끼는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발레와 청춘이 잘 조화되어 있는 만화. 어서 7권도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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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들의 나라
가쿠타 미츠요 지음, 임희선 옮김, 마츠오 다이코 그림 / 시드페이퍼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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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마츠오 다이코가 그린 그림을 보고 소설가 가쿠타 미츠요가 이야기를 상상해서 쓴 연작 소설집이다. 가쿠타 미츠요의 작품 중에 가장 독특한 콘셉트를 취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주변의 사물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나리코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날 학교 건물 뒤에서 만난 염소 유키와 친구가 된다. 이후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사물과 이야기를 나눌 수 없게 된 나리코는 우연히 전철에서 주이치로라는 남자아이를 만나 친구가 된다. 나리코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어딘지 모르게 원숙한 느낌이 드는 주이치로에게는 사실 나리코의 엄마와 관련된 비밀이 있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나리코는 유부남과 사랑에 빠져 살아있어도 살아있지 않은 것 같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가졌으나 잃어버리는 비극적인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나리코는 잃어버렸으므로 다시는 마주칠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잃어버린 것들의 나라'에 모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잃어버렸으므로 '없어졌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딘가에 계속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허구인 건 알지만, 믿고 싶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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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토라 : 일본은 어떻게 아메리칸 스타일을 구원했는가
W. 데이비드 막스 지음, 박세진 옮김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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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올해의 책. 전후 일본에서 남성 패션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했는지를 심도 깊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패션과 함께 출판, 영화, 광고 등이 함께 발전한 양상을 폭넓게 보여줘서 흥미롭고 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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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토라 : 일본은 어떻게 아메리칸 스타일을 구원했는가
W. 데이비드 막스 지음, 박세진 옮김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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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건 <미스테리아> 35권 덕분이다. 편집자 서문(editor's letter)에 이 책과 함께 이 책에 나오는 '미유키족'이라는 단어가 언급되는데, 오랫동안 일본 문화를 공부하고 연구해 왔지만 '미유키족'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건 처음이라 정확히 무슨 뜻이고 어떤 배경에서 탄생한 말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서둘러 이 책을 구입해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가슴이 뛰었다. 놓쳤으면 땅을 치며 후회했을 뻔!!! 


이 책을 쓴 W. 데이비드 막스는 일본 패션, 음악, 문화 연구자다. 저자는 우연히 최근 글로벌 패션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일본 디자이너들이나 유니클로의 성공이 60년대를 풍미한 아이비 패션과 관련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이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저자에 따르면 패전 직후 일본에선 승전국인 미국의 제도, 사상, 문물 등을 전폭적으로 도입했고 이는 패션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여성복에 비해 남성복은 미국화가 더디게 진행되었는데, 이 속도를 크게 앞당긴 인물이 VAN의 창업자 이시즈 겐스케다. (이 시절 VAN 재킷을 입고 긴자 미유키 거리에 모였던 젊은이들을 '미유키족'이라고 불렀다.) 


새로운 유행을 부정적으로 보는 기성세대와 충돌하기도 하고 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미국식 스타일은 결국 일본의 주류 패션으로 자리 잡았고, 일본의 경제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더욱 다양한 스타일이 도입되었다. 90년대에는 우라 하라주쿠에서 출발한 일본 스트리트 패션이 'A Bathing Ape' 같은 브랜드의 성공으로 이어졌고, '꼼데가르송'의 레이 카와쿠보, 요지 야마모토, 이세이 미야케 등이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자리 잡으며 미국 패션의 영향을 받아 성장한 일본 패션이 미국을 넘어 세계 패션의 중심에 섰음을 보여줬다. 


일본의 패션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출판, 영화, 광고 산업이 함께 성장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새로운 패션을 시도해보고 싶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독려하기 위해 길거리에서 옷 잘 입는 사람들을 촬영해 잡지에 게재한 것이 오늘날의 스트리트 패션모델, 독자 모델 시스템이 되었다는 것이 신기했고, 60년대만 해도 미국 사진을 구하기가 힘들어서 일러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이 탄생했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지금도 발간되고 있는 일본 잡지 POPEYE의 역사도 알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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