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119 구조대 애장판 (복각판) 10
소다 마사히토 지음, 허윤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방 문외한인데 의외로 취향 저격이라서 1권부터 재미있게 보고 있는 만화다. 재미있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봤는데, 일단 <슬램덩크>의 강백호처럼 한때 양아치 고등학생이었던 주인공이 개과천선하고 타고난 체력+집념으로 소방관이 되어서 성장해가는 이야기가 재미있고, 집, 학교, 병원, 도로, 관광시설 등 사람들이 평소에 거주하거나 이용하는 다양한 장소에서 어떤 식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줘서 실감 나고 유용하다. 여기에 소방관 조직 내의 갈등이나 소방관끼리의 우정, 협력, 경쟁, 질투 등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는 점도 흥미롭다. 


10권도 마찬가지다. 공항 건설 현장 화재로 간 아사히나 다이고는 구조 대상자들과 함께 지하 터널에 갇힌 고미 소장님을 구하기 위해 혼자서 구조에 나선다. 그런데 다이고가 택한 진입로는 메탄가스로 가득 차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 결국 구조 대상자 전원을 구하고 다이고도 무사히 귀환하지만, 사람들은 다이고가 너무 무모한 행동을 했다며(다이고가 또 다이고 했다며) 걱정스러운 눈으로 본다. 다이고 또한 반성하지만, 사람을 구해야 할 때는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게 다이고의 천성이라 어쩔 수가 없다(본 투 비 소방관...!). 


한편 다이고의 은사이자 다이고가 짝사랑하는 오치아이 선생님은 다이고의 열정에 감화되어 교사 일을 하기 위해 그만두었던 생물학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 오치아이 선생님은 여름 방학을 맞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으로 곤충 탐사 여행을 떠나는데, 그곳에서 화재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오치아이 선생님의 소식을 들은 다이고는 지금 당장 인도네시아로 가야 한다고 하는데, 아무리 만화라도 일본의 소방관이 일본도 아니고 인도네시아에서 난 불을 끄러 가는 게 말이 되나 싶었는데, 이 만화에선 진짜로 간다(심지어 한 사람 더 데리고 간다). 11권 너무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애의 아이 10
아카사카 아카 지음, 요코야리 멘고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애의 아이> 너무 재밌다. 초반에 엄청 휘몰아쳤다가 중간에 루즈해지는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개인적으로 아쿠아의 연애 이야기가 너무 재미없음), 루비가 본격적으로 아이돌 활동을 시작하면서 작품 본연의 업계 고발+사이다 전개가 되살아나면서 훨씬 재미있어졌다. 무엇보다도 루비의 외모+성격+두뇌가 엄마 판박이라서, 마치 아이가 부활해서 복수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남성+배우인 아쿠아보다는, 아이와 같은 여성+아이돌인 루비가 엄마의 복수를 하는 게 더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너무 루비 악개 같나? ㅎㅎㅎ) 


10권에서는 9권에서 불거진 방송국 PD의 갑질 및 성희롱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진다. 신생 'B코마치'의 멤버로 데뷔한 루비는 인터넷 방송국의 버라이어티 방송에서 리포터를 맡는다. 이 방송에서 '코스프레 특집'을 하는데, 해당 특집에 출연한 코스어에게 PD가 갑질과 성희롱을 한 것이 코스어의 폭로에 의해 드러나면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다. 방송국에선 관행대로 대충 덮고 넘어가려고 하는데, 루비는 이번 사건이 시청률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작진에게 들려준다. 


루비의 아이디어대로 사죄 방송을 한 결과, 프로그램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루비는 이 프로그램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며 인지도를 확 높인다. 과연 천재 아이돌이었던 호시노 아이의 딸다운 모습이자 행보인데, 이런 루비를 누구보다 응원하고 지지해 줘야 할 아쿠아는 뭐 씹은 듯한 표정이다. 이 와중에 카나는 아리마와도 잘 안 되고 B코마치에서도 루비 들러리인 게 불편한 나머지 개인적으로 사교 활동을 하다가 위험한 상황에 놓인다. 여성 아이돌(을 비롯한 여성 연예인)들이 얼마나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는지 알기에 카나가 매우 걱정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빌리 서머스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편집자K(문학동네 강윤정 편집자)님의 유튜브에서 추천받아 구입한 책이다. 청부 살인업자가 은퇴 직전 마지막 일을 수행하기 위해 신분을 위장하면서 선택한 직업이 '소설가'라는 점에 호기심이 동했다. 읽어보니 스티븐 킹 소설답게 전개가 흥미진진하고 등장 인물들도 매력적이다. 청부 살인이라는 소재 자체는 무섭지만,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지향하는 메시지는 휴먼 드라마에 가깝다. 


빌리 서머스는 사격이 특기인 마흔네 살의 청부살인업자다. 빌리는 엄청난 액수의 보수를 받는 대가로 살인죄로 수감되어 있고 조만간 재판을 받을 예정인 남자를 살해해달라는 의뢰를 받아들인다. 이 건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법원 근처에 있는 마을에 잠복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빌리는 소설가로 위장하고 평범한 사람인 척하면서 집과 작업실이 있는 빌딩을 오가는 한편, 조용히 남들 모르게 살인을 준비한다. 


빌리가 소설가로 위장하고 동네 주민들과 어울리며 살인을 준비하는 부분도 재미있고 이 자체로 충분히 한 편의 소설이 될 만한데, 놀랍게도 이는 소설 전체의 3분의 1 정도 밖에 안 된다. 나머지 3분의 2는 의뢰받은 일이 잘 안 풀려서 도망자 신세가 된 빌리가 은둔 중인 집 앞에서 남자 셋한테 성폭행을 당하고 길거리에 버려진 여학생 앨리스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빌리의 정체를 아는 앨리스가 경찰에 신고하면 모든 게 끝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리는 앨리스를 구하고 앨리스도 신고하지 않는다. 


오히려 빌리와 앨리스는 때로는 부녀처럼, 때로는 남매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서로를 보살피면서 서로에게 가장 힘든 시간을 가장 뜻깊게 보낸다. 빌리 서머스가 소설가인 척하면서 쓰기 시작한 자전적인 소설도 두 사람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매개체가 된다. 평생 혼자였으므로 소설을 써도 읽어줄 이 하나 없을 거라고 믿었던 빌리에게 나타난 최초이자 최후의 독자 앨리스. 빌리의 엄청난 삶을 목격한 최후의 증인으로서 앨리스 또한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는 결말까지 완벽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양귀자의 <모순>은 워낙 유명해서 제목은 알고 있었지만 읽어보진 못했다(1998년 출간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그러다 최근에 '편집자K(문학동네 강윤정 편집자)' 님의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독자들의 인생 소설 1위로 이 책이 선정되어 바로 구입해 읽어보았다. 책을 받자마자 한 번 읽고, 다시 한 번 더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느낌이 사뭇 달랐다. 첫인상은 주인공 안진진의 남편감 찾기 같았다면, 두 번째 인상은 고도의 돌려까기 같다고 느꼈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스물다섯 살 휴학생인 안진진은 현재 두 명의 남자와 썸을 타는 중이다. 김장우는 예술가 성향의 대책 없는 사람이지만 성적으로 끌리고, 나영규는 모범생 타입의 매사를 계획해서 실행하는 사람이지만 성적인 끌림은 없다. 진진이 두 남자 중 하나를 고르지 못하고 갈등하는 이유 중 하나는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결혼을 계기로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 엄마와 이모다. 진진의 엄마는 가난한 남자와 결혼해 폭력에 시달리며 살았고, 진진의 이모는 경제력이 있는 남자와 결혼해 유복한 삶을 살았다. 


이 소설을 이해하는 키워드는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모순'이다. 일단 주인공 진진부터가 모순 덩어리다. 진진은 식구들을 부양하기는커녕 폭력만 휘두른 아버지를 좋아하고, 아버지 몫까지 생계를 책임진 어머니를 미워한다. 1998년이면 그렇게 옛날도 아닌데 스물다섯 살이 결혼 적령기라고 믿으며 스스로 직업을 찾고 인생을 살아갈 궁리를 하지 않고 적당한 남편감을 골라서 결혼할 생각을 하는 것도 인물의 한계(미숙함, 어리석음)를 보여준다. 


모순의 절정은 결말이다. (스포 있음!!) 진진은 그토록 동경했던 이모로부터 '나는 행복하게 사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행복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고도 이모의 뒤를 따르는 선택을 한다. (김장우에게 끌리는) 스스로의 감정을 배신하고, 자신을 아끼는 사람의 만류를 뿌리치면서 내린 선택이 과연 최선일 수 있을까. 오독일지도 모르지만, 미숙하고 어리석고 불합리한 판단을 합리화하는 주인공을 작가가 돌려까는 내용으로 읽혀서 나는 마음에 들었다. 작가의 다른 책도 읽고 싶다. 



이 소설에는 (벌써 25년 전인) 1998년도의 풍경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스마트폰 대신 전화로 데이트 약속을 정했던 연인들, 블루투스 스피커 대신 카세트 테이프로 차 안에서 음악을 들었던 사람들,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없어서 영화를 보려면 종로나 충무로에 가야 했고 반드시 매표소에서 줄 서서 예매를 해야 했던 사람들, 이 해에 크게 히트한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 날>,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 등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무척 반가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선 이것부터 먹고
하라다 히카 지음, 최고은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할머니와 나의 3천 엔>, <낮술>, <76세 기리코의 범죄 일기>에 이어서 읽은 히라다 히카의 장편 소설이다. 먼저 읽은 세 편의 소설이 주인공이 여성이고, 음식이 나오고, 평범한 일상을 다룬 밝고 경쾌한 분위기 였기 때문에 이 소설도 그럴 줄 알았는데 짐작과 달랐다. 주인공이 여성인 건 맞고 음식이 나오는 것도 맞지만, 배경이 의료 스타트업 회사인 만큼 일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주인공인 가사 도우미 가케이 씨만큼 회사 직원들의 이야기 비중이 높다. 


대학 동창 다섯이서 설립한 의료 스타트업 회사 '그랜마'는 매출도 좋고 직원도 늘어나는 추세다. 일이 바빠 끼니를 못 챙기는 직원들이 생기자 CEO인 다나카가 가사 도우미를 고용하기로 한다. 그렇게 해서 그랜마의 식구가 된 50대 여성 가케이 씨는 음식 솜씨가 훌륭한 건 물론이고, 온화한 분위기로 직원들의 마음까지 녹인다. 가케이 씨가 만든 음식을 먹은 직원들은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속내를 고백하기까지 한다. 


소설의 중반까지는 그랜마의 창업 멤버인 다섯 사람의 고민이 주로 나온다. 이들은 모두 명문 대학을 나왔고 스타트업을 시작해 뛰어난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각자 다른 이유로 현재의 생활에 불만족하고 있다. 스타트업을 잘하고 있는데도 안정된 삶이 아니라며 대기업 취업을 종용하는 부모와 여자친구에게 시달리는 인물의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대학 친구 사이인데도 회사에서 일 이야기만 하고 사생활 공유는 안 하는 면은 공사 구분 철저한 일본인답다 싶었다. 


소설 후반에는 가케이 씨의 이야기와 창립 멤버이지만 현재는 실종 상태인 가키에다에 관한 이야기가 마치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처럼 펼쳐진다. 특히 가케이 씨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어린 나이에 결혼하지 않은 상태로 임신했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니 참 안타까웠다(상대 남학생은 '여자를 임신시킬 능력이 있다는 걸 입증했다'며 오히려 인기인이 되었다니 환장할 노릇이다). 그런 가케이 씨의 삶에 들어온 한 사람의 이야기 또한 애처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