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번던스 - 혁신과 번영의 새로운 문명을 기록한 미래 예측 보고서
피터 다이어맨디스.스티븐 코틀러 지음, 권오열 옮김 / 와이즈베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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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한 번 손빨래를 할 때마다 새삼 세탁기의 위대함(!)을 느낀다. 그 많은 빨래를 단시간 내에 빨고 헹구고 짜고, 어떤 제품은 말리기까지 해주니 얼마나 대단한가. 특히 요즘 같은 추운 날씨에는 손빨래 하기가 너무너무 힘들다. 그러니 옛날 여성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층층시하 대가족에, 옷이 귀해 옷 한 벌이 얼마나 더러웠을 것이며, 세탁기는 커녕 비누도 없이 개울가에서 방망이질 해가며 빨래했을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그런 점에서 여성을 진정 자유롭게 한 것은 참정권도 아니요, 페미니즘도 아닌 이런 기술의 진보가 아닌가 싶다.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장고, 오븐렌지 등등 수많은 기술이 개발되면서 여성들은 가혹한 집안일에서 벗어나 자기계발도 하고 사회참여도 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마찬가지.  기차, 자동차, 비행기가 생기면서 남성들도 생활 반경이 넓어졌고, 새로운 산업이 속속 생기면서 더 많은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 인류를 전보다 잘 살게 된 건 그 어떤 정치가, 사상가의 덕도 크지만, 기술자, 발명가의 공도 만만치 않게 크다.

 

[어번던스] 를 읽으면서 기술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 책의 저자 피터 다이어맨디스는 인류 발전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이바지한 사람들을 후원하는 엑스프라이즈 재단 회장 겸 CEO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생각들을 물리칠 수 있는 다양한 낙관론을 제시한다. 대표적인 비관론으로 영국의 경제학자 맬서스가 제창한 인구론을 들 수 있는데, 그의 예상과 달리 인구의 증가만큼 식량은 증산되었고, 21세기 현재 인류는 멸망하지 않았다. 이러한 식으로 인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계속 마련 된다면 비관론 내지는 인류 멸망에 대한 수많은 예측들을 뒤엎을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가령 기술이 매우 발달하여 이제는 더 이상 창의나 혁신이 발휘될 구석이 없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셀프족과 DIY족, 프로슈머 등 생산자의 역할을 겸하는 새로운 소비 집단의 등장은 전에 없던 발견과 발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20대 80을 넘어 1대 99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리라는 예측과 달리, 거대한 재산으로 자산 재단을 만든 빌 게이츠와 오미디야르(이베이 창업자) 같은 테크노 자선가들의 출현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의 극빈국에 인터넷, 소액금융, 무선통신기술 같은 기술이 보급되면서 새로운 수요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이 부분은 앞서 읽은 이지평의 '볼륨 존 전략'의 내용과도 유사하다.)

 

앞으로 어떤 기술이 발달하여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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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이라는 착각]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중산층이라는 착각 - 대한민국 양극화 쇼크에 관한 불편한 보고서
조준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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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평가단 11기 마지막 달 도서가 원래는 두 권 선정되어야 하는데 사정상 한 권 밖에 선정되지 않아 내심 아쉬웠다. 그런데 한 권 받은 이 책이 두 권 못지 않은 임팩트를 가진 책이라서 괜히 섭섭했다 싶고, 좋은 책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어 뿌듯했다.

 

경제학 수업에서 소득 분배에 관한 내용을 배울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개념 중 하나가 존 롤스의 '무지의 베일'이라는 개념이었다. 롤스는 알려져 있다시피 [정의론]이라는 저서를 남긴 학자인데, 이 책에서 그는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태어나게 될지 모른다는 '무지의 베일'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 개념에 따르면 사람은 부잣집에서 태어날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날지, 건강하게 태어날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게 될지 등을 스스로 정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기회의 평등이 보장될 수 있게 기초적인 사회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는 이 개념에 대해 처음 배웠을 때 경제학에 '무지의 베일'이라는 - 문학적인 표현을 쓴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그 시대에 이런 급진적인 생각을 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내세에는 재벌 2세로 태어날지, 섬마을 아낙으로 태어날지, 아니면 개미로 태어날지도 모르기 때문에 어떤 모습으로 태어나든 행복이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니! 불교 철학도 느껴지고...) 

 

[중산층이라는 착각]을 읽으면서 '무지의 베일' 개념을 떠올렸다. 이 책의 저자 조준현은 중국 인민대학 초청교수를 역임한 뒤 현재 부산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이자 참사회경제교육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인 경제학자이다. 현재 여러 매체를 통해 양극화와 중산층 문제를 분석하는 칼럼을 기고하고 계신 분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중산층'이라는 개념은 이제 허구라고 주장한다. 중간, 평균이라는 개념이 허구라는 지적은 이미 여러 경제학자들이 주장해왔지만, 중산층 개념이 허구인 이유는 사회가 양극화되고 있는 탓이 크다. 부자는 계속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해질 수 밖에 없는 사회 구조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은 나는 아직 중산층이라고, 가난은 개인의 책임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부의 대물림이 고착화될수록 안 그래도 팍팍한 경제 상황은 더욱 팍팍해질텐데 말이다.

 

하우스푸어, 워킹푸어 같은 용어도 그나마 집이 있고, 일자리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토지 소유자 가운데 1%인 상위 50만 명이 전체 개인소유 토지의 57%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P.107) 강남 3구에 사는 사람들 40%가 전체 주택의 40%를 보유하고 있다. 그들의 자녀는 '그들의 자녀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유산으로, 상속으로 부모의 토지와 부동산을 물려받게 된다. 월급 타고 저축해서 집 한 채, 땅 한 뙈기 가져보는 것이 소원인 보통사람들과는 출발선이 다른 것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는 생각도 착각이다. 같은 1등이라도 하루에 두 세 시간 밖에 못 자고 공부한 1등과 학교 수업만 충실히 받고 놀 것 다 놀고 1등한 아이는 다르다. 1인당 국민 소득이 2만불을 넘고 세계 십 몇 위권의 경제 대국이라는 통계만 보면 우리나라가 선진국인 건 맞지만, 부자들의 생활수준은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오른 국가들과 별로 다르지 않겠지만, 빈곤층을 보면, 빈촌을 보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개발도상국 수준이다. 집이 없어도 열심히 돈을 모으면 집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면 부동산 문제로 입씨름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실업자가, 아르바이트생이, 비정규직이 행복한 사회라면 굳이 모든 직종을 정규직화할 필요도 없고 실업 문제를 고민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결과에 치중하는 사회풍조는 과정을 놓쳤고, 애먼 사람들만 고생을 하고 있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책에 답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내 생각엔 결국 정치가 답인 것 같다. 부자든 빈자든 투표장에서 주어지는 표수는 똑같다. 나만의 힘으로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것도 환상이지만, 아예 바꿀 수 없다는 것도 착각이다.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가? 시장이 못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기업은 애초부터 돈 없는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없고, 복지 문제와도 무관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런 것들로는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기업이 바뀌길 기대하지 말고 정부를 잘 감시하는 것도 국민이 할 일이다. 마침 선거철이다. 착각은 버리고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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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인 줄도 모르고 놓쳐버린 것들 - 지금 당장 행복해지는 100가지 방법
에이미 스펜서 지음, 박상은 옮김 / 예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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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없는 낙관주의가 마냥 좋은 것은 아니지만 매사에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사람만큼 꼴불견도 없다. 나는 '노 긍정' 노홍철만큼 긍정적인 성격은 못 되어도 남에게 불쾌함을 줄만큼 부정적인 성격은 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일부러 더 웃고, 아주 작은 장점이라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행복인 줄도 모르고 놓쳐버린 것들] 의 저자 에이미 스펜서도 비슷한 성격이 아닐까 싶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인간관계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인 그녀의 삶은 매력적인 외모, 괜찮은 이력과 달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가장 큰 위기는 잇달은 유산과 예전 남자친구와의 이별이 아니었을까 싶다. 저자는 남편과의 결혼 후 줄곧 아이를 가지기 위해 노력했지만 두번째 임신은 7주 만에, 세번째 임신은 10주 만에 유산이 되었다. (p.137) 이미 모니터로 태아의 자그마한 심장이 콩콩 뛰는 것까지 본 그녀가 유산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지 같은 여자로서 상상이 된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경험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어머니가 되고 싶은지,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지 깨달았다. 불임인 여성들에 비하면 자신은 얼마나 행운아인지 감사하기로 했다. 그녀는 지금도 아이를 가지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한다.

 

예전 남자친구와의 이별 사건 역시 비참했다. 예전 남자친구와 그녀 커플은 그녀의 동생 커플과도 종종 더블 데이트를 했다고 한다. 3년이 지나고 슬슬 결혼 얘기가 나올 무렵 남자친구는 그녀에게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결혼식을 올리게 되면 당신 동생이 여자 친구를 데리고 식장에 나타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나는 동성애를 바람직하게 생각하지 않는 데다 당신 동생 커플 때문에 중요한 날을 망치고 싶지는 않으니까."(p.116) 저자는 남자친구의 이 발언으로 그가 얼마나 자기와 가치관이 다른 사람인지 알 수 있었고, 그 날 바로 헤어졌다. 만약 그런 사건을 겪지 않고 그 남자와 그대로 결혼했다면 어떤 더 큰 비극이 있었을까. 저자는 이 사건을 통해 상대의 진짜 모습을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 또한 자신에게 동생이,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도 알게 되었다.

 

여느 자기계발서와 다르게 저자의 경험이 절절히 녹아있어서 조언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닿았고, 조언들도 '기운이 샘솟는 핑크색 운동화를 신어라' 라든지, '페이스북 사진에 현혹되지 말아라' 등 당장 실행하기 쉽고 현실에 가까운 내용이라서 좋았다.

2012년 한 해가 가기 전에 내 삶의 모습을 바꾸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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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세계 (합본)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장영은 옮김 / 현암사 / 199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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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세계]를 처음 만난 건 초등학교 때였다. 같은 반에 또래보다 조숙했던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어느 날 보니 그 친구가 성경책마냥 두꺼운 책을 읽고 있었다. 당시 200여 페이지의 문고본 책을 읽는 게 전부였던 나는 책의 두께에 질려 읽어볼 엄두도 못 내고 그저 '소피의 세계'라는 제목만을 기억해 두었다.

 

십 여 년이 흐른 후, 인터넷 서점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이 책을 다시 마주쳤다. 그 때 보았던 것과 똑같은 표지와 '현암사' 라는 오래된 출판사의 이름을 보니 친구가 책 읽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았던 그 시절로 돌아가는 듯 했다. 16년 전 추억 속의 그 책을 이제는 직접 읽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피의 세계] 는 노르웨이의 작가 요슈타인 가아더가 쓴 철학 입문서이다.  고등학교에서 몇 년 간 철학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 저자는1986년 문단에 데뷔하여 주로 어린이와 젊은이를 위한 작품을 썼는데, [소피의 세계]는 그런 저자의 지적 배경과 문학적 소양이 결합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발간 당시 북유럽과 독일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이듬해에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 35개국에 번역되어 인기를 끌었다.

 

이 책은 '소설로 읽는 철학'이라는 부제대로 소설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읽기가 쉽다. 소피의 세계와 힐데의 세계, 이렇게 두 세계로 나뉘어진 액자식 구성이며, 두 소녀가 서로의 비밀을 찾아가는 - 일종의 추리소설 같은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내용은 대부분의 철학 입문서와 마찬가지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사상부터 중세,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 20세기 철학으로 이어진다. 철학 수업을 들은 적이 있거나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익숙한 내용일 것이다.

 

이 책이 여느 철학 입문서와 다른 점은 노르웨이 출신 저자가 쓴 책 답게 북유럽 신화 같은 북유럽 쪽의 소재가 많이 나온다는 것과 철학뿐 아니라 학계 전반에 걸친 남녀 차별 전통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고대 철학자는 물론 근대 사상가들에 대한 설명에도 반드시 그 인물이 어떤 여성관을 가졌는지에 대한 언급이 있고, 학계에서 흔히 소외되는, 그렇지만 매우 중요한 여성 철학자들을 철저히 부각시켰다. 이런 점이 20세기 말에 나온 [소피의 세계]가 21세기에도 유효하며 가치있는 책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지난 삼천 년의 세월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은, 깨달음도 없이 깜깜한 어둠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리

-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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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3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3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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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이 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얼마 안 있으면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해야 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 이런 시기에 서점가는 지난 한 해를 정리하고 다음 한 해를 예측하는 책들이 즐비하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책이 바로 [트렌드 코리아 2013] 이다.

 

이제는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등의 저자로 더 유명한 청년 멘토 김난도의 본직(!)은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이다. 그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2007년부터 매년 소비트렌드를 예측하는 책을 내고 있는데 그 책이 바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다.

 

어쩌다보니 서평단이다, 리뷰어다 해서 매년 이 책을 여러가지 경로로(!) 읽게 되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이 책을 내 돈 주고 사서 읽어보았다.

 

혹자는 김난도의 유명세 때문에 이 책이 팔린다, 말장난에 불과한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이 시리즈를 읽어온 독자로서 이 책의 가치는 그 정도로 폄하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단 이 책을 쓴 사람은 김난도 개인이 아니라 김난도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이고, 말장난처럼 보이는 구성은 독자들이 보다 책을 재미있게 읽고 책의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일뿐,   책 내용만 보면 한 해를 정리하고 다음 한 해를 예측하는 책으로서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이 책은 철저히 소비 측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 예측서가 정부나 산업 측면에서 쓰여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는 어려움이 많은데, 이 책은 소비자들이 주로 소비하는 재화와 서비스가 등장하기 때문에 읽기 쉽고, 소비자 입장에서 현재 소비 습관을 점검하고 다른 이들의 소비 문화를 관찰하기에 좋다.  다만 소비 측면이 주가 되다 보니 중소기업보다는 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기업에 소재가 편중된 점은 아쉽다.

 

 

사회가 치열하고 불안할 때 개인은 자기 자신에게로 침잠한다. 먼저 자신에게 해가 될 수 있는 내부적, 외부적 독소들을 디톡스하고, 자기만의 라운징 장소에서 스스로 의미찾기에 몰두하게 되는 것이다. 그 몰두의 대표적인 자리에 맛과 미각에 탐닉하는 트렌드가 가장 크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P.182

 

 

지난해 출간된 [트렌드 코리아 2012]의 예측에 따르면 2012년 한 해의 소비트렌드는 '진정성, 로가닉, 주목경제, 마이너, 자족, 차선, 위기관리' 등이었다. 실제로 올 한 해 동안 진정성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고, 로가닉 제품을 찾는 사람도 많이 보았고,

마이너 문화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PSY '강남스타일')

 

그렇다면 내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한 해를 풍미할까? 눈에 띄는 키워드만 나열해보면 '히스테리, 넌센스, 스칸디맘, 향유, 미각, 시즌상실, 디톡스, 소진사회' 등이 있다. 이 중에서 나는 스칸디맘과 미각이라는 키워드가 인상적이었다.

 

스칸디맘은  '내 자식 하나 잘 키워보자'는 이기적 양육방식은 구시대적이라고 생각하며, 학습능력보다 문화, 인성, 관계, 자기계발 등 다양한 방면의 정서적 공감교육에 관심을 갖는 새로운 어머니상이라고 한다. (P.231) 이런 어머니들이 늘어나면 우리나라 교육 환경도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럴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미각은 올 한 해를 휩쓴 '음식'의 인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는 뜻에서 제시된 키워드이다. 돌이켜보면 작년에만 해도 케이블 TV 하면 온스타일을 많이 봤는데 올해에는 올리브를 많이 본 것 같다. '마스터 셰프 코리아'를 비롯해 '윤계상의 원테이블'도 재미있게 보았고, 웹툰에서는 '역전! 야매요리', 공중파에서는 '해피투게더3'의 신코너 '야간매점' 코너가 돋보였다. 나는 음식 만화도 굉장히 많이 봤는데 ('어제 뭐 먹었어', '고독한 미식가' 등) 내년에는 어떤 음식 소재의 매체나 아이템이 인기를 끌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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