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 오리지널 박스판 1~5 세트 - 전5권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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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 청춘, 사랑과 우정 사이를 그린 만화에 열광하는 사람이라면 아다치 미츠루의 대표작 <H2>를 기억할 것이다. <H2>의 주인공 히로와 히카리의 러브 라인은 너무나 유명해 한국의 대중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는 감독이 직접 아다치 미츠루의 팬임을 밝혔고, 델리 스파이스의 노래 '고백'에는 만화 속 대사가 그대로 나온다. '중2때까지 코흘리개 꼬마였어. 겨우 키가 커서 슬슬 여자친구라도 하나 사귀어 볼까 싶었을 땐, 괜찮은 애는 모두 첫사랑 진행 중이었지.' (<H2> 4권 중에서) 


한국에도 수많은 팬을 보유한 <H2>는 어떤 이야기일까. 최근 출간된 <H2> 오리지널 박스판으로 만나보았다. 히로는 중학 시절 절친인 히데오와 같은 야구부에서 각각 투수와 타자로 활약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갈라진다. 히데오는 야구 명문 메이와에 입학해 단숨에 4번 타자가 되지만, 히로는 팔꿈치 부상으로 선수 생활이 힘들다는 진단을 받고 야구부가 없는 센카와에 진학한다. 고교 생활에 좀처럼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히로는 하루카를 통해 교내에 야구 애호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때마침 팔꿈치 부상이 심각해 선수 생활이 힘들다는 진단도 돌팔이 의사의 오진으로 판명 난다. 마침내 히로는 야구에 대한 열정을 재확인하고 야구부를 만들어 히데오와 맞붙을 날을 꿈꾼다. 


초반 줄거리만 보면 정통 야구 만화 같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인물들의 감정 묘사의 비중이 더 높다. <H2>에는 히로와 히데오, 히카리와 하루카라는 네 명의 'H'가 나온다. 히로와 히데오의 만남 이전에 히로와 히카리의 만남이 있었다. 히로와 히카리는 어릴 때부터 남매처럼 지낸 친구 사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서로를 이성으로 의식하지 않았다. 중학교 1학년 어느 날, 둘 사이에 히데오가 끼어든다. 히로가 같은 야구부이자 절친인 히데오를 히카리에게 소개한 것이다. 히데오와 히카리는 연인 사이로 발전했고 히로는 그 일을 중 2가 되어서야 후회한다. 히카리가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고1이 된 지금도 히로는 히카리를 좋아한다. 히카리도 조금씩 히로를 남자로 보기 시작한다. 그러나 둘 사이가 연인으로 발전하기에는 장애물이 너무 많다. 히로에겐 절친이며 히카리에겐 연인인 히데오가 있고, 그 이전에 히로와 히카리가 서로를 이성으로 의식하지 않고 보낸 시간이 너무 길다. 만약 둘 사이가 연인으로 발전한다면, 그러다 행여나 헤어지기라도 한다면 둘은 가장 친한 친구를 잃게 될 것이다. <H2>가 이렇게 가슴 설레는 이야기였을 줄이야. 결말은 알지만 과정이 궁금해 끝까지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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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언트 - 영어 유창성의 비밀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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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내내 '시험과목'으로 열심히 공부한 영어. 막상 외국인을 만나면 간단한 인사말조차 입에서 나오지 않고, 영어권 국가에선 세 살짜리 아이도 보는 미드를 자막 없이 못 보는 이유는 뭘까? 지금까지 해온 영어 공부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라틴어, 중국어 등 6개국어를 구사하는 세계 문화 전문가 조승연은 일찍이 뉴욕대 유학 시절부터 이런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왜! 그토록 엄청난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도 우리는 영어 습득에 실패하는 걸까?' 저자는 이후 20년에 걸쳐 영어를 비롯한 다른 서양 언어를 잇따라 공부하며 익히는 과정 속에서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외국어를 습득하는 비결을 터득했다. 


영어를 대하는 마음의 자세를 바꾸면 올바른 영어 공부 방법은 저절로 따라온다. 영어가 무엇이고 왜 필요하며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 이것이야말로 21세기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우리 아시아 대륙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논제다. (p.9) 


기존의 영어 교육은 '식민지 시대의 영어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영어를 의사소통에 필요한 '도구'로 보지 않고, 서양인과 대등해지거나 그들을 이겨야 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보기 때문에 대부분의 영어 교육이 실패한다. 원어민의 발음을 흉내 내고 고급 영어를 익히려고 애쓰는 것이 그 폐해다. 


영어는 영미권 국가 외에 수많은 나라에서 공용어로 사용하는 21세기 '링구아 프랑카'이다. 나라마다 민족마다 영어를 사용하는 양태가 다르므로 원어민의 발음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영어는 오랜 시간 여러 민족, 여러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의사소통하기에 가장 쉽고 편리한 형태로 다듬어졌다. 고급 영어에 집착하기보다는 의사소통이 잘 되는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다. 


저자는 책에서 영어가 무엇이고 왜 필요하며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영어적 머리와 한국어적 머리가 따로 있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영어를 배우기가 훨씬 수월하다. 영어 문장의 구조와 단어의 비밀, 문맥의 비밀을 이해하면 독해는 물론 지겨운 단어 암기도 훨씬 재미있다. 저자는 책에서 팝송으로 영어 문장을 익히고, 영어 사전을 이용해 수백 개의 단어를 단시간에 외우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영어 텍스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콘텍스트, 즉 문맥을 알아야 한다. 문맥을 알기 위해선 영시를 비롯해 고전, 철학 등 다양한 책을 읽는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 혹자는 이렇게 공부해서 언제 영어를 다 떼냐고 묻기도 했다는데, 저자는 이 방법을 이용해 1년 만에 프랑스어로 논문을 쓰고, 20년 만에 6개 국어를 마스터했다. 멀리 돌아가는 듯 보였던 길이 가장 가까운 길이었다니. 언어 천재의 비결에 마음이 숙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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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수업 - 하루에 하나, 나를 사랑하게 되는 자존감 회복 훈련
윤홍균 지음 / 심플라이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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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를 잇는 심리학 베스트셀러가 탄생했다. 출간 한 달여 만에 10만 부를 발행하며 전 서점의 종합 베스트셀러 톱 3에 오른 윤홍균의 <자존감 수업>이다. 사람들이 이 책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수많은 심리 책 중에서도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뭘까? 출간 직후 읽은 이 책을 다시 읽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존감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과 자존감이 부족할 때 흔히 나타나는 사랑, 이별, 인간관계의 문제를 소개하고,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자존감의 기본적인 정의는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는 직업을 갖거나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면 자존감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자존감이 아니라 자존감의 한 축인 자기 효능감과 관련 있다. 


자존감은 자기 효능감 외에 자기 조절감, 자기 안전감이라는 세 축으로 구성된다. 자기 조절감은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본능을 의미한다. 자기 안전감은 안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능력이다. 알아주는 직업을 갖거나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지 않아도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자기 조절감과 자기 안전감이 높은 것이다. 자기 마음대로 살고 속한 무리에서 안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자존감을 흔히 '자신을 사랑하는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이것도 맞는 표현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 즉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타인을 그만큼 사랑할 수 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 즉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사람은 타인을 그만큼 사랑하기 어렵다. 남에게는 잘 하지만 가족, 연인, 친구 등 가까운 사람에게는 소홀한 경우, 친구나 연인, 배우자, 약물이나 알코올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남을 배려하는 것이 미덕인 시대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농경 사회에서 통하던 방식이다. (중략) 하지만 사회가 개별화되고 분리되면서 미덕의 개념도 변했다. 어설프게 남을 위했다가는 오지랖 넓다는 평을 듣기 쉽다. 나름대로 배려했는데 돌아오는 건 '눈치 본다'는 평가나 "왜 남들만 챙겨?" 하는 원망이다. (p.130)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이타적이기보다 이기적이다. 이타적인 행동을 하더라도 자신이 즐거워서 하는 것이지 남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이 친절하거나 주변에 친절한 사람이 있다면 한 번쯤 생각해보자. 자신을 돌보면서 친절한지, 남의 눈치를 보느라 일부러 친절한 건지. 친절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남을 위해서 하는 행동은 상대에게 부담을 주고 결국 배신감과 서운함만 남는다. 그런 친절은 누구도 원하지 않고 감사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자기만 고달플 뿐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도 의존적이다. 단, 세련되게 의존적이다. 세련되지 못한 의존이 끊임없이 사람을 갈구하고 약물이나 알코올처럼 누구에게나 공개할 수 없는 것에 의존하는 것이라면, 세련된 의존은 자기보다 강한 존재, 즉 전문가나 책을 신뢰하고, 여행이나 레저, 취미나 가족 등에 의지하는 것이다. 세련되게 의존하는 사람들은 의존한 만큼 보답한다. 저자가 예전에 일하던 병원의 원장님은 구내식당 직원들을 만나면 "나를 먹여 살리는 고마운 분!"이라면서 치켜세웠다. 이런 의존은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즐겁다. 


사랑은 무슨 조건을 갖추어야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사랑할 만한 외모를 갖추거나 좋은 성격과 인품을 갖출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자존감을 모두 회복한 다음에, 당당해진 다음에 나를 사랑해야지'하고 미룰 필요가 없다. 그저 오늘부터 지금의 나를 사랑하겠다고 결심하면 된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나의 성격과 행동, 사소한 버릇 하나하나를 다 사랑하기로 한다. 그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pp.274-5) 


자존감 수업의 목표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 뭘까? 간단하다. 자신을 사랑하면 된다. 조건을 달지 말고, 맹목적으로. 우리는 부모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원한다. 연인과 배우자가 조건 없이 나를 사랑해주길 바란다. 남들에게는 그런 사랑을 원하면서 정작 우리 자신에게는 어떤가. 이런저런 조건을 들어 미워하고 폄하한다. 


자신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나르시시즘'에 빠질까 걱정할 필요 없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건 마치 근육도 없고 체력도 약한 남자가 '너무 근육이 많아 몸이 울퉁불퉁해지면 징그럽잖아. 그게 더 건강엔 해로울 수도 있어'라며 운동을 기피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랑은 나를 망치지 않는다. 사랑은 나를 성장시키고 성숙하게 하며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원동력이 된다. 자존감으로 시작해 사랑으로 끝나는 수업이라니! 이런 로맨틱한 수업이 또 있을까? 수많은 독자들이 이 책에 열광한 이유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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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기쁨을 길들이다 - 존재의 가장 강력한 경험, 기쁨으로 성장하는 지혜
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 이세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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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기쁨을 열망한다. 인생에 기쁜 순간이 많기를 바라고, 기쁨이 오랫동안 지속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기쁨은 바란다고 찾아오지 않는다. 사람은 기쁨이 찾아오는 순간을 예측할 수도 없고 계획할 수도 없다. 어쩌다 찾아온 기쁨을 붙잡아둘 수도 없다. 


여기, 기쁨을 길들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사람이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종교사학자 프레데릭 르누아르다. 프랑스 국무장관을 지낸 아버지를 둔 그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에 시달렸다. 자신이 지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철학과 영성에 관심이 기울어졌고, 더 나은 철학, 더 나은 사상을 찾다 보니 동서양의 철학과 종교를 두루 섭렵하게 되었다. 


저자는 기쁨을 쾌락 또는 행복과 구분한다. 쾌락이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마사지를 받을 때 느끼는 감정이고, 행복이 삶의 의미를 추구하거나 발견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면, 기쁨은 고대하던 시험에 합격하거나 응원하던 축구팀이 승리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쾌락과 행복은 개인이 스스로 계획하고 건설할 수 있지만 기쁨은 예측할 수도 없고 기대할 수도 없다. 


저자는 기쁨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한 스피노자와 니체, 앙리 베르그송을 공부하면서 기쁨으로 나아가는 세 가지 길을 찾았다. 첫째는 집중, 현존, 명상, 신뢰, 마음 열기, 자비, 대가를 바라지 않음, 감사, 끈기, 놓아버림과 동의, 육체적 희열 등이다. 


이 중에서 현존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와 닿았다. 현존은 존재 전부를 끌어들이는 고도의 집중을 일컫는다. 최대한 많은 나라, 최대한 많은 도시를 '찍는' 여행보다 한 곳에 오래 머무르며 음미하는 여행의 질이 더 높은 것처럼, 인생의 가치도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루었느냐가 아니라 행위 하나하나에 얼마나 집중했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둘째는 인연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고, 셋째는 인연을 맺고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인연을 맺기 전에 인연에서 벗어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스피노자는 말했다. '자기 정념을 극복하고 능동적 기쁨으로 변화시킨 인간은 결코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 그는 이미 자기 내면의 이기심, 질투, 시기, 지배욕, 상실의 공포, 자존감의 결여 혹은 과잉을 이겨낸 사람이기 때문이다.' 


가족, 친구, 연인 등 주변을 둘러싼 온갖 인연으로부터 떨어져 철저하게 혼자였던 적이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고 보상을 기대하는 마음 없이 사랑할 수 있다. 그래서 싯다르타 같은 현자들은 세속을 떠나 혼자 여행하고 수행하는 삶을 택했던 것일까. 인연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벗어나는 마음이야말로 성숙이고 더 큰 사랑일까. 그렇게 얻어지는 기쁨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경험해본 적도 없고 짐작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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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이렇게 어려웠던가 - 관계 맺기 심리학
옌스 코르센.크리스티아네 트라미츠 지음, 이지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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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 때만 해도 한 동네에 살거나 같은 학교에 다니면 누구와도 금방 친해졌지만, 이십 대를 지나 삼십 대가 된 지금은 그런 이유로 친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알고 지내는 사람의 수는 전보다 비약적으로 늘었지만 '친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이는 한 줌도 안 된다. 어릴 때는 사람 사귀기가 어렵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어려워지는 이유는 뭘까.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말한다. '인간은 원래 서로를 어떤 태도로 대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관계를 위한 지침서나 규정, 심지어 십계명도 사실을 필요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관계 맺는 법을 본능적으로 아는데도 관계 맺기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은밀한 동반자' 탓이다. 은밀한 동반자란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의인화한 표현이다. 


은밀한 동반자는 시각, 청각, 촉각, 미각 등의 감각으로 존재하기도 하고, 직관, 감정, 사고, 뉴런의 그물망으로 존재하기도 하며, 엔도르핀, 세로토닌, 도파민, 아드레날린 등 다양한 체내 물질로 존재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은밀한 동반자를 각각 평가자, 경고자, 신호전달자, 연결자, 공감자, 비교자, 보호자, 자극자, 의지관철자, 권력자, 통제자 등으로 구분해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면 은밀한 동반자 중에서도 경고자의 힘이 센 것이다. 경고자는 우리가 창피를 당할지도 모른다고 여겨질 때 경고음을 울린다. 문제는 파티에 참석한 경우처럼 낯선 사람에게 꼭 다가가야 할 때에도 경고음을 울린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경고음을 억지로 통제하려 들지 말고 인정한다. '나는 왜 이리 수줍음을 많이 탈까?' 같은 생각을 하기보다는 차라리 '나는 당분간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을 것이다.' 라고 결심함으로써 내면을 다스린다. 단, 침묵하는 대신 주위 사람들을 면밀히 관찰한다. 때로는 말보다 눈빛이 사람을 움직이는 법. 사람들을 관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누군가가 말을 걸 것이다.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기가 힘들고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면 독서를 추천한다. 전문서적보다는 소설 읽기가 감정이입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소설을 읽으면 모든 사람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나름의 정당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사람 사귀기가 어렵고 힘에 부칠 때마다 책을 찾고 소설을 읽게 되는 건 다 이유가 있었나 보다. 소설을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계속 읽는 수밖에 없는 걸까. 저자의 답변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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