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의 하극상 제1부 책이 없으면 만들면 돼! 6
카즈키 미야 원작, 시이나 유우 외 그림, 강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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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매우 좋아하는 현대의 여대생이 우연한 사고로 이세계에서 환생해 어린 여자아이 '마인'의 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만화 <책벌레의 하극상> 제1부 '책이 없으면 만들면 돼!' 제6권이 출간되었다.


마인은 이따금 몸이 극도로 뜨거워지며 정신을 잃는 '신식'이라는 증상을 겪는데, 이번에는 하필 프리다 앞에서 신식을 느끼고 쓰러져 버린다. 정신을 차린 마인은 자신이 프리다의 집에 있으며, 프리다가 자신의 마술 도구를 사용해 마인을 구해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울러 신식을 제어할 마술 도구를 구입하지 않으면 앞으로 1년 정도밖에 못 버틸 거라는 말을 듣는다. 평민 신분인 마인이 마술 도구를 구입하려면 마술 도구를 가진 귀족을 위해 평생 일하기로 계약을 맺거나 아니면 이대로 버티다 죽는 수밖에 없다는 말에 마인은 절망한다(자본주의 사회의 노동자와 다르지 않은 운명 ㅠㅠ).


마음을 정한 마인은 한동안 못했던 종이 만들기를 재개한다. 루츠와 함께 열심히 종이를 만들어 납품하던 마인은 벤노로부터 할 말이 있다는 전갈을 받는다. 기존에 종이를 만들던 사람들이 마인이 종이를 만들면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떨어질 것을 염려해 마인을 경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아직 마인의 정체를 모른다는데, 아마 마인이 걸핏하면 쓰러지는 허약한 여자아이라는 사실을 알면 깜짝 놀라겠지? 마인이 현대의 기술을 응용해 만든 간이 린샴, 옷, 머리 장식, 디저트 등등을 선보일 때마다 눈을 동그랗게 뜨며 신기해 하는 사람들 - 그리고 점점 부자가 되는 마인 - 의 모습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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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풍당의 사계절 6
시미즈 유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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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훈남들이 꾸려가는 전통찻집 녹풍당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 <녹풍당의 사계절> 제6권이 출간되었다. 애니메이션 종료 이후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이렇게 신간이 나오니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어째서인지 완결됐다고 생각했다 ㅎㅎㅎ)


이번 6권은 녹풍당의 라이벌 가게가 등장하면서 모처럼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펼쳐진다. 녹풍당의 주인이자 리더 격인 스이는 지난달에 비해 런치 매상이 떨어졌다고 모두에게 알린다. 다들 놀라기는 했지만, 이때만 해도 날씨 때문일 거라며 런치 메뉴 구성을 바꿔보자는 정도로 이야기를 끝냈다. 그런데 며칠 후 수상한 복장을 한 사내가 녹풍당에 찾아와 나폴리탄을 소스까지 깨끗이 먹어치우고 달아난다. 그 뒤로 다시 나타나지 않은 사내의 정체가, 스이는 늘 궁금하고 신경 쓰인다. 대체 그 사내는 누구일까.


녹풍당의 디저트 담당인 츠바키의 과거를 짐작하게 해주는 에피소드도 나온다. 디저트라면 먹는 것도 좋아하고 만드는 것도 좋아하는 뼛속까지 디저트 마니아인 츠바키. 그런 츠바키가 오랫동안 먹지 않은 디저트가 바로 슈톨렌인데, 여기에는 오랫동안 누구에게도 말 못 했던 사연이 있다. 녹풍당의 단골손님인 하나코가 대입 시험을 앞두고 있는 남동생에게 녹풍당을 소개하는 에피소드도 실려 있다. 덕분에 녹풍당 식구들이 다 함께 다코야키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ㅎㅎㅎ (애니화 원츄!!) 번외 편으로 실린 '극락카페 녹풍당'은 애니화된 에피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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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8
오쿠보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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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여성은 화가가 될 수 없다는 편견에 도전하는 귀족 출신 소녀 아르테의 모험과 성장을 그린 만화 <아르테> 8권이 출간되었다.


베네치아의 귀족 유리의 제안으로 고향인 피렌체를 떠나 베네치아에서 카타리나의 가정교사로 일한 아르테는 이제 가정교사 일을 마치고 피렌체로 돌아온다. 그 사이 아르테가 베네치아에서 팔리에로 가문의 초상화를 그렸다는 소문이 피렌체에 쫙 퍼지는 바람에, 아르테는 피렌체에 돌아오자마자 공방 일을 돕는 한편 개인적으로 초상화 주문을 처리하며 바쁜 나날을 보낸다. 아르테의 사부인 레오는 그런 아르테를 보는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한편 아르테는 초상화 납품을 마치고 공방으로 들어오는 길에 우연히 이런 말을 듣게 된다. "그 아가씨... 종교화 같은 의뢰는 받은 적 없다고 했던가. 여성 화가니 그럴 법도 하지. 종교화처럼 고상한 걸 남자보다 머리고 나쁘고 지식도 모자란 여자가 어떻게 그리겠어. 돈을 시궁창에나 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이지." 이 말을 들은 아르테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워진다. 이제 겨우 여자는 화가가 될 수 없다는 편견을 깼다고 생각했는데, 남자는 그릴 수 있는 종교화를 여자는 그릴 수 없다는 또 다른 편견, 새로운 유리천장을 맞닥뜨린 것이다.


남자들이 그렇게 편견에 편견을 더하며 자신들의 결탁을 공고히 하는 동안에, 여자들은 여자들대로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며 남자들이 만드는 편견을 깰 준비를 한다. 베로니카는 아르테에게 에라스무스의 책을 빌려주고, 아르테는 다차에게 산수를 가르친다. 아마도 베네치아에선 카타리나가 아르테를 그리워하며 공부에 매진하고 있겠지. 그렇게 조금씩 - 그러나 부단히 -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여성들의 미래가 너무나 궁금하고 기대된다. 이런 이야기가 더 많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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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마리코 5
오자와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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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있지만 작품을 발표할 자릴 찾고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많을 겁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장소를 만들고 싶어요."


80세에 가족의 품을 떠나 홀로서기를 시작한 마리코 할머니의 도전을 그린 만화 <80세 마리코> 제5권은 이렇게 시작한다. 오랫동안 집필해온 잡지 <군세이>로부터 연재 중단 선고를 받은 마리코는 자신처럼 나이는 있지만 작품을 발표할 자리를 찾고 있는 작가들을 위해 인터넷 문예지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문제는 마리코가 인터넷의 인 자도 모른다는 것.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75세의 치에조와 대학생 게이머 가리오가 마리코를 돕겠다고 나서지만 큰 힘이 될 것 같진 않다.


마리코는 가리오로부터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웹 매거진 편집자인 쿠라하라 테츠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를 섭외하러 간다. 쿠라하라 테츠로는 "늙은이를 구제하기 위한 인터넷 잡지는 아무런 매력도 없어.", "인간은 점점 뒤떨어져 가는구나."라며 대놓고 면박을 주지만, 마리코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동감이라는 듯이 웃으며 의견을 더 들려달라고 매달린다(나도 이렇게 여유있고 능청스러운 어른이 되고 싶다!). 결국 쿠라하라 테츠로는 마리코의 간청에 넘어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철학이나 노하우를 하나둘 알려준다. 마리코는 쿠라하라 테츠로의 조언에 따라 이런저런 과제를 수행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남자는 여든이 넘어도 현역에서 활발하게 일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다. 여자는 여든 아니라 '서른'만 넘어도 '계란 한 판' 소리를 들으며 일을 그만두고 집 안으로 물러나길 강요받는 풍조가 한국에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든까지 현역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출판사로부터 연재 중단 선고를 받은 후에도 좌절하지 않고 직접 연재할 공간을 만들겠다고 나선 마리코 할머니가 눈부시게 멋지다. 연령과 직업을 불문하고 모든 여성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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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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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도쿄타워>인 일본 소설이 둘 있다. 하나는 중년 여성이 스무 살 연하의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의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 작사 작곡가, 방송인, 배우 등으로 활약하는 릴리 프랭키의 자전적인 소설이다. 공교롭게도 두 소설 모두 큰 인기에 힘입어 영화화 또는 드라마화되었고,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에 내가 읽은 <도쿄타워>는 후자다(전자는 고등학교 때 읽었다. 그때 내가 오카다 준이치를 많이 좋아했다... ). 2005년에 발표되어 230만 부 이상 팔리고, 서점인들의 열렬한 지지에 힘입어 제3회 서점대상까지 수상한 이 작품을 왜 이제야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알겠다. <도쿄타워>가 왜 출간 당시 수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는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베스트셀러인지 직접 읽어보니 잘 알겠다.


이야기는 릴리 프랭키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 청년기로 이어진다. 릴리 프랭키의 본명은 나카가와 마사야. 1963년 후쿠오카에서 태어났다. 변변한 직업이 없는 아버지 때문에 '엄니(저자는 어머니를 '엄니'라고 부른다)'는 일찍부터 온갖 일을 전전했다. 행실이 좋지 않고, 이따금 술을 마시면 가족들에게 행패를 부리기 일쑤였던 아버지는 얼마 후 집을 나갔고, 그때부터 몇 년에 한 번씩 큰일이 있을 때만 가족들을 찾았다.


결코 유복한 환경이 아닌데도 저자는 나름 즐겁고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집이 없어서 친가와 외가를 전전하는 생활도 나쁘지 않았고, 탄광촌의 아이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기억은 지금 떠올리면 흐뭇하기만 하다. 없는 살림에도 하나뿐인 아들의 부탁이라면 엄니는 뭐든 들어줬다. 아들이 음악을 좋아하면 외출할 때마다 레코드판을 사다 주고, 아들이 미술학교에 보내달라고 하면 군말 없이 보내줬다. 입학이나 취업 같은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같이 살지 않는 아버지까지 나타나 아들을 챙겼다. 저자가 아버지를 원망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이 소설의 백미는, 언제까지나 엄니 품 안의 자식일 줄 알았던 저자가 어느새 어른이 되고 철이 들면서 엄니를 한 여자로, 한 인간으로 보기 시작하는 대목이다. 기모노 장사를 하는 집에서 비교적 유복하게 자란 엄니는, 당시로서는 늦은 서른한 살에 네 살 어린 남자와 결혼했다. 당시 의사인 남자친구도 있었는데 변변한 직업이 없는 남자를 택했다. 그 후 인생이 크게 꼬였다. 남편은 돈을 못 벌고 집에도 안 들어왔다. 하나뿐인 아들을 혼자서 길러야 했다. 아직 삼십 대니 다른 남자를 택할 수도 있었다. 아들을 친가에 맡기고 새 삶을 시작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엄니는 그러지 않았다.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아들을 지켰다.


"어머니란 욕심 없는 것입니다. / 내 자식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 / 내 자식이 큰 부자가 되는 것보다 / 하루하루 건강하게 지내주기만을 /진심으로 바라고 기원합니다. / 아무리 값비싼 선물보다 / 내 자식의 다정한 말 한마디에 / 넘칠 만큼 행복해집니다. / 어머니란 / 실로 욕심 없는 것입니다. / 그러므로 어머니를 울리는 것은 / 이 세상에서 가장 몹쓸 일입니다." (495~6쪽)


방송이나 영화, 잡지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릴리 프랭키의 모습에만 익숙했기에, 이토록 서글픈 사연을 간직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새삼 놀랐다. 릴리 프랭키가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는 건, 역시 하늘에서 그를 지켜주는 엄니 덕분일까. 언제 다시 도쿄에서 도쿄타워를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이 소설이 준 가슴 벅찬 감동을 떠올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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