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팔리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 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20개 트렌드를 포착하다
김나연 외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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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트렌드를 발 빠르게 포착해야 하는 업종으로 광고업을 빼놓을 수 없다. <2020 팔리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광고대행사 이노션의 인사이트전략팀이 집필한 책이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의 트렌드 변화를 예리하게 추적한 결과물이라서 여느 트렌드 분석서와 비교해도 분석의 깊이가 뛰어나고 내용에 믿음이 간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장은 개인, 관계, 사회, 비즈니스, 마케팅 트렌드를 다룬다. 제1장에선 최근의 젊은이들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생활 양식을 소개한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과도한 경쟁에 휩쓸려 가며 살기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여유롭게 살기를 추구한다. '소확행', '휘게', '놈코어' 같은 키워드가 주목받는 것이 그 예다. 기성세대가 새로운 물건을 사고 채우는 데 몰두했다면 요즘의 젊은이들은 있는 물건을 버리고 비우는 데 열중한다. '곤마리 열풍', '미니멀리즘' 같은 키워드가 유행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의 반영이다.


제2장에선 최근의 젊은이들이 추구하는 인간관계의 특징을 소개한다. 예전에는 혼자서 먹고 마시고 노는 사람을 이상하게 보는 시선이 있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1인 가구가 일반화되면서 나 홀로 하는 활동을 이상하게 보는 시선이 줄어들었고,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각 기업에서도 '나홀로족'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발 빠르게 출시하고 있다. 제3장에선 이러한 젊은 세대를 일컫는 용어인 Z세대와 기성세대인 베이비부머 세대의 차이를 전격 비교한다. 세대 차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지만 기술의 혁신과 트렌드의 변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지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세대 차이를 극복하는 일이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름을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제4장에선 최신 비즈니스 트렌드를 소개한다. 이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키워드는 읽지 않고 관람하는 모습을 일컫는 '낫독벗뷰이다. 요즘 젊은이 중에는 긴 글을 읽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이들을 위해 긴 분량의 글이나 책을 요약정리해주는 서비스가 늘고 있다. 네이버 요약봇, 카드 뉴스, 북튜버 등이 그 예다. 긴 글에 익숙한 기성세대의 눈에는 낯설고 어색한 풍경이지만, VR이나 4DX 같은 신기술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눈에는 어렵고 복잡한 긴 글을 읽으라고 강요하는 기성세대가 더욱 이상해 보일 것이다. 차이를 지우려 하기보다는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제5장에선 최신 마케팅 트렌드를 소개한다. 최근 들어 광고, 마케팅 업계에서 화두로 떠오른 키워드는 바로 '감수성'이다. 모 명품 브랜드는 중국의 문화를 비하하는 뉘앙스의 광고를 제작해 물의를 빚었고, 또 다른 모 명품 브랜드는 인종 차별적인 느낌의 의상과 특정 종교의 복장을 상품화한 듯한 느낌의 의상을 선보여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이와는 반대로 높은 인권 감수성으로 주목을 받은 사례도 있다. 책에는 국내외의 주목할 만한 광고, 마케팅 사례가 다수 나온다. 오늘의 트렌드를 읽고 내일을 미리 준비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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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천 반의 아이들
솽쉐타오 지음, 유소영 옮김 / 민음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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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벌새>는 9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당시 중학생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면 90년대 중국의 중학생들은 어떤 생활을 했을까. 중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작가 솽쉐타오의 소설집 <9천 반의 아이들>에 그 힌트가 나온다.


표제작 <9천 반의 아이들>의 주인공 '리모'는 1997년 중국 둥베이 지역의 한 중학교에 진학한다. 당시 중학교 배정 방식은 이랬다. 명목상으로는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학교를 선택하면 자동적으로 진학할 학교가 결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 중학교에는 일반 학급과 구별되는 갑, 을, 병, 정 반이 따로 있었다. 갑, 을, 병, 정 반에 들어가려면 시험을 보고 별도로 9천 위안의 입학금을 내야 했다. 돈 있고 교육열 높은 부모라면 당연히 자식을 일반 학급이 아닌 갑, 을, 병, 정 반에 넣고 싶어 했다. 리모의 부모도 그랬다. 그 결과 리모는 시험을 보고 입학금을 치른 뒤 '정'반에 들어갔다. 사람들은 리모와 같은 아이들을 '9천 반의 아이들'이라고 불렀다.


'정'반에 배치된 아이들은 대체로 부모가 부유하고 공부도 곧잘 했다. '안더례'라는 아이만 예외였다. 안더례는 옷차림도 후줄근하고 학업 성적도 나빴다. 어떻게 안더례 같은 아이가 9천 위안을 내고 9천 반에 들어온 건지 다들 의아해했다. 안더례는 비록 성적은 나빠도 머리는 좋고 말싸움도 잘했다. 그런 안더례를 담임 교사는 대놓고 미워했다. 복도에 면해 한기가 들어오는 교실 뒷문 옆자리에 3년 내내 안더례를 앉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반에서 사고를 친 아이는 안더례의 옆자리에 앉혔다. 리모도 안더례의 옆자리에 앉은 적이 있다. 학교에 가져오면 안 되는 <신조협려>, <슬램덩크>, <제3군단> 같은 책들을 학교에 가져왔다는 누명을 썼을 때의 일이다.


이어지는 <평원의 모세>라는 단편 역시 90년대 중국의 실상을 보여준다. 리페이는 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단둘이 산다. 아버지가 집을 비울 때마다 옆집에 사는 좡수의 어머니 푸둥신이 리페이의 집으로 찾아와 함께 성경 공부를 한다. 푸둥신은 리페이가 머리도 좋고 글도 잘 쓴다고 칭찬하면서, 리페이가 열심히 공부해 시험에 합격해도 9천 위안이 있어야 좋은 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리페이의 아버지는 지금 임시 해직된 상태라 돈을 낼 여유가 없으니 자신이 돈을 내주겠다는 말도 덧붙인다. 이때만 해도 푸둥신이 전직 대학교수의 딸이라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어서 그러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자신의 아버지와 남편이 얽힌 비극적인 과거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이 밖에도 90년대 중국의 실상을 짐작하게 해주는 총 열 편의 중단편이 실려 있다. 같은 시기 한국의 상황과 비교하며 읽어도 좋고, 현재의 중국 상황과 대조하며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자신을 작가의 길로 이끈 스승들에 관해 쓴 작가 후기도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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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별하는 법을 모르는데 이별하고 있다
김정한 지음 / 미래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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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모든 것은 불현듯이었다. 사랑이 찾아오는 것도, 사랑이 떠나가는 것도." 교사에서 전업 작가로 변신한 김정한의 에세이집 <나는 이별하는 법을 모르는데 이별하고 있다>에서 발견한 문장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일상을 스쳐가는 다양한 사건들과 그것들에 대한 감정과 단상을 소개한다.


가장 좋았던 글은 <가난이 울던 날>이라는 글이다. "2008년, 서울 하늘은 넓은데 내 하늘은 자꾸만 작아진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글은, 가난해서 하루 두 끼를 굶고 서랍에 고이 간직해 두었던 금붙이를 팔고 그 돈으로 밀린 공과금을 내고 포장마차에서 파는 값싼 음식으로 끼니를 때운 어느 날의 이야기를 그린다. 당선 연락을 받고 기뻐해도 그뿐, 글을 써도 누구 하나 알아주는 이 없고, 책을 내도 마땅한 금전적 보상을 받기 힘든 것이 오늘날 한국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현실이다. 그런 작가가 예전 일을 회상해 쓴 글이기에 더욱 애달프게 다가왔다.


아버지, 어머니에 관한 글도 좋았다.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는 평소 말이 없었고, 일주일에 한두 번 마시는 술이 삶의 낙이었다. 어릴 때는 아버지란 으레 그런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보니 아버지가 참 많이 외롭고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라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은데 아버지가 세상을 돌아가신 지 벌써 19년. 이제야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늦된 자신이 야속하다. 오랜만에 본가를 방문할 때면 혼자 계시는 어머니가 잘 걷지도 못하면서 자식 왔다고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게 고마우면서도 죄송스럽다.


책 제목에 '이별'이라는 단어가 있어서 연애나 사랑에 관한 글이 많을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연애나 사랑에 관한 글보다는 저자 개인의 삶과 인생에 관한 글이 많았다. 여리고 섬세한 저자의 마음은 햇볕이 좋아서 빨래를 널다가도, 오랜만에 바다를 찾아 해변을 걷다가도 다양한 일들에 반응하고 다양한 감정을 일으킨다. 나라면 미처 문장으로 담지 못했을 감정까지 포착해 꼼꼼하게 적어내린 저자의 글을 읽으며, 역시 27권의 시집과 산문집을 낸 작가는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앞서 소개한 글 외에도 소중함을 알기 전에 떠나보낸 것들, 감사함을 전하기도 전에 이별한 것들에 대한 글이 실려 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한 해 동안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고 주변을 정리하며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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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 1 - 만화로 떠나는 벨에포크 시대 세계 근대사 여행 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 1
신일용 지음 / 밥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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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나 그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겠지만, 역사적으로 '아름다운 시대'라고 불리는 시대가 따로 있다. 바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정확히는 프러시아와 프랑스 간의 전쟁이 끝난 1871년부터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인 1914년까지의 약 40년 동안이다. 적어도 유럽에서는 아무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던 이 시기를 가리켜 후대 사람들은 '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La belle epoque)'라고 부른다. <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는 작가 신일용이 특별히 애정하는 이 시대의 일들을 만화로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은 '라 벨르 에뽀끄' 직전의 유럽 정세를 총 6장에 걸쳐 소개한다. 제1장에선 나폴레옹의 조카인 나폴레옹 3세의 이야기를 그린다. 18-19세기의 프랑스는 혼돈 그 자체였다. 나폴레옹 혁명으로 왕정이 무너졌다가 바로 그 나폴레옹이 황제로 등극하면서 다시 왕정이 부활했고,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7월 혁명을 일으켰다가 다시 왕정이 부활하고 2월 혁명으로 왕정이 무너졌다. 나폴레옹 3세는 나폴레옹 1세의 동생의 아들로 2월 혁명으로 제2공화정이 들어섰을 때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나폴레옹 3세의 치적은 화려한데, 그중에는 조선으로 함대를 보내 강화도에 있는 외규장각에서 도서를 훔쳐 간 것도 있다(병인양요).


제2장에선 나폴레옹 3세가 활약하던 시대에 독일을 통치했던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의 이야기를 그린다. 비스마르크의 젊은 시절까지만 해도 프러시아는 독일 연방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지 못했다. 정치 신인이었던 비스마르크는 독일 연방 내에서 프러시아의 입지를 강화했고,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스타급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비스마르크의 최대 공적은 독일 연방 내에서 프러시아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오스트리아와 전쟁을 벌여 승리한 것이다. 이때부터 오스트리아는 유럽의 강대국 중 하나에서 독일 연방의 일원 정도로 격이 낮아졌고, 독일 연방의 주도권을 잡은 프러시아는 군국주의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제3장에선 프러시아와 프랑스가 맞붙은 프러시아-프랑스 전쟁을 그린다. 전쟁의 결과 프러시아가 승리했고, 전쟁에 패한 프랑스는 영토 일부를 프러시아에 빼앗기고 막대한 액수의 전쟁배상금을 물어야 했다. 전쟁을 승리로 이끈 비스마르크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제4장에선 파리 코뮌의 구체적인 경과를, 제5장에선 파리 코뮌 붕괴 이후 비참했던 프랑스의 상황을 보여준다. 이 시기의 역사는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서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프러시아와의 전쟁에 진 프랑스 국민들이 얼마나 비참한 생활을 했는지를 저자의 생생한 그림으로 알 수 있었다.


제6장에선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서 일어난 메이지 유신을 통해 아시아의 정세를 보여준다. 이는 비록 이 시대가 '아름다운 시대'라고 불리지만 그것은 일부 유럽 제국주의 국가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일 뿐, 제국주의 국가들로부터 식민 통치를 받았던 국가들한테는 고통스럽고 험난한 시대였음을 상기시켜 준다. 지금도 이름이 전해지는 위대한 작가, 예술가들이 활약했던 '아름다운 시대'의 이야기는 아마도 2권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듯하다. 2권에선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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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모노노케 1
쿠루마타니 하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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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고등학생 츠바키의 장래희망은 입에 풀칠 걱정할 일 없는 직장에 취직해서 안정적인 삶을 꾸려가는 것이다. 그런 츠바키의 열여섯 번째 생일날. 생전 처음 보는 꽃미남이 눈앞에 나타나 "앞으로는 제가 당신을 행복하게 해드리죠."라고 말하며 신부가 되어달라고 말한다. 혹할 만한 상황이지만 자기 신념이 확고한 츠바키는 단호하게 거절한다.


꽃미남은 츠바키의 거절을 무시하고 츠바키를 도쿄에서 오사카로 끌고 간다. 알고 보니 꽃미남의 정체는 인간과 요괴가 해후하는 여관 '오우사카테이'를 운영하는 요괴 오우사카 키리야. 키리야가 자신의 신부가 되지 않으면 재앙이 내릴 거라고 협박 섞인(!) 경고를 할 때도 츠바키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하지만 키리야의 예언대로 츠바키의 주변에 크고 작은 재앙이 일어나자 츠바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키리야의 신부가 되기로 한다. 과연 츠바키는 괜찮을까.


여기까지가 쿠루마타니 하루코의 신작 <몽몽 모노노케>의 도입부 줄거리다. 알고 보니 츠바키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요괴와 혼인해 요괴의 아이를 낳을 운명이 예정되어 있었다. 운명을 따르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엄청난 재앙이 내릴 거라는 말에 책임감을 느끼고 운명을 받아들이는 츠바키의 모습이 멋지면서도 짠했다. 그에 반해 츠바키의 남편이 되는 키리야는 츠바키가 철권을 휘둘러도 실실 웃는 도M... 당차고 씩씩한 여자 주인공과 쿨하면서도 허당인 남자 주인공의 조화가 코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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