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사람은 알기 쉽게 말한다 - 쉽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7가지 법칙
이누쓰카 마사시 지음, 장은주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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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내용의 말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해도 안 되고 재미도 없게 전달하는 사람이 있다. <일 잘하는 사람은 알기 쉽게 말한다>의 저자 이누쓰카 마사시는 원래 후자였다. 대학 시절 입시학원에서 강사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수업이 재미없기로 유명했다.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한테는 묻지도 않은 과학 지식을 떠벌여 결국 실연을 맞기도 했다. 그랬던 저자가 설명의 달인으로 거듭난 비결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저자가 설명의 달인이 된 건, 대학 졸업 후 본격적으로 입시학원 강사 일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수업이 재미없다는 소리를 하도 많이 들었던 저자는 어느 날 큰맘 먹고 강의 스타일을 바꿨다. 전문용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초등학생도 알아들을 만큼 쉽게 풀어서 설명했다. 그랬더니 수업 후 한 학생이 찾아와 오늘 수업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저자는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 방법을 연구해 수업에 적용했다. 그 결과 경쟁이 심한 입시학원계에서 인기 강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저자는 직접 개발한 교수법으로 논문도 썼다.


저자가 개발한 교수법의 이름은 'IKPOLET법'이다. 1단계는 '흥미를 끈다', 2단계는 '상대방의 수준을 파악한다', 3단계는 '목적을 제시한다', 4단계는 '큰 틀을 제시한다', 5단계는 '연결한다', 6단계는 '구체적인 사례와 증거를 제시한다', 7단계는 '전이한다'이다. 저자의 교수법은 설명력을 높이고 싶은 사회인은 물론 학생, 취업 준비생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전직 입시학원 강사로서 효과적인 시험공부법, 단기간에 성적 올리는 법 등도 알려준다.


수업에 관심 없는 학생들을 주목하게 하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저자의 오랜 경험과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비밀이나 모순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 친구가 "있잖아... 아니야, 역시 안 되겠어."라고 말했을 때 친구가 무슨 말을 하려다 만 건지 궁금증과 호기심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없다. 가난뱅이의 성공, 부자의 파산, 유명인의 비극 같은 극적인 이야기에 끌리는 것도 모순을 좋아하는 인간 심리에 기인한다. 저자는 수업을 시작할 때 수업 내용과 관련된 흥미롭고 자극적인 이야기를 준비하거나 직접 구성해 들려준다. 그러면 수업에 관심 없던 학생들도 즐겁게 이야기를 듣고 수업 내용에 집중한다.


수업도 일종의 대화다. 대화를 하려면 상대방의 관심사나 지식수준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수업 초반에 학생들이 무엇을 얼마나 아는지 확인하기 위한 방법으로 질문을 자주 한다. 질문을 하다가 기대한 답이 나오지 않으면 그 부분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질문을 하면 학생들이 무엇을 모르는지 확인할 수 있는 효과도 있지만, 학생들 스스로 배운 내용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경험상 수동적으로 강의를 듣기만 하는 학생들보다 서로 모르는 내용을 가르쳐주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았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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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자의 춤 1
코다 아부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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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작화도 내용도 취향 저격인 만화를 발견했다. 고다 아부쿠의 <유랑자의 춤>이다. 이야기의 배경은 일본의 전국 시대. 한 남자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절간에 버려진다. 버려진 아이는 사람들의 구박과 놀림을 당하며 자라난다. 근데 그 속도가 이상하다. 세상의 시간이 40년 흐르는 동안 아이의 육체는 열 살 먹은 아이만큼만 자란다. 아이의 정체는 보통의 인간보다 천천히 삶을 사는 '영명족'.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이유도 보통의 인간이 아니라 영명족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이름은 케이다. 케이에게는 어릴 때부터 절간에서 함께 자란 고케이, 진케이라는 두 형이 있다. 고케이와 진케이는 마치 부모처럼 케이를 거두고 입힌다. 그러던 어느 날 진케이가 세상을 떠나고, 세상에 단둘만 남은 케이와 고케이는 절에서 빠져나와 혼란스러운 세상 속으로 뛰어든다. 돈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는 케이와 고케이는 구걸과 도둑질, 막일 등을 하며 떠돌다가 우연히 '여성 가부키 극단'에 들어가게 된다.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극단에 여장을 하고 들어간 케이와 케이의 정혼자 신분으로 들어간 고케이. 과연 둘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오랜 시간을 사는 남자의 이야기라는 점이 <바카노!>를 연상케 하는데, 공간적 배경이 서양이 아니라 일본이고 시간적 배경이 근현대가 아니라 전국 시대, 에도 시대라서 더욱 흥미롭다. 케이 말고 다른 영명족이 있는지도 궁금하고, 케이가 다른 영명족과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궁금하다. 전통과 판타지가 결합된 새로운 감성의 만화를 보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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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애가 안경을 깜빡했다 1
후지치카 코우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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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무라는 학교에서 같은 교실 옆자리에 앉는 미에를 남몰래 짝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미에는 항상 멍해 있고 말수도 적어서 친해지기가 힘들다. 그러던 어느 날 코무라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다. 항상 두꺼운 안경을 끼고 다니는 미에가 그날따라 안경을 깜빡하고 학교에 온 것이다. 극도로 시력이 안 좋은 미에는 눈앞에 뭐가 있는지도 몰라서 실수 연발. 그런데 코무라는 그 모습이 평소의 미에보다 훨씬 귀엽게 보여서 좋다. 평소에는 말도 잘 안 하는데 이것저것 도와달라고 말을 거니 좋다. 이런 두 사람, 잘 될 수 있을까...?


후지치카 코우메의 <좋아하는 애가 안경을 깜빡했다>는 여자도 남자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사랑스러운 만화다. 짝사랑하는 여자애한테 해줄 수 있는 거라고는 안경을 깜빡하고 왔을 때 도와주는 것뿐인 코무라와, 그런 코무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걸핏하면 안경을 깜빡하고 학교에 와서 코무라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덜렁이 미에의 조화가 귀엽다. 부록으로 코무라와 미에의 어린 시절 모습이 담긴 단편이 실려 있다. 무심한 듯 보여도 솔직하고 박력 있는 여자 주인공과 소심한 듯 보여도 배려심 넘치고 일관성 있는 남자 주인공의 순수한 모습이 보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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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의 목소리 4
나츠 미도리 지음, 치쿠야마 키요시 그림, 문기업 옮김, 스기모토 아야 협력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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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인간처럼 말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들려줄까. 인간을 욕하고 저주하는 말부터 하지 않을까. 나츠 미도리, 치쿠야마 키요시의 만화 <꼬리의 목소리>를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이제까지 주로 개와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가 다뤄졌다면, 4권에서는 드디어 새로운 동물이 등장한다. 바로 토끼다.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운동장 한쪽 구석에 토끼집을 만들어놓고 토끼를 사육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아이들로 하여금 토끼를 키우면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도 가지고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기르라는 뜻일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비좁은 토끼집에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토끼들. 불쾌지수가 높아진 토끼들이 서로 죽고 죽이면서 그 모습을 본 아이들이 충격을 받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제까지 토끼, 토끼집 하면 귀엽다는 생각부터 들었는데 잘못 키우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니 놀라웠다.


한국에서도 종종 문제가 되는 동물 분양 사기 문제도 나온다. 호사카라는 여성이 인터넷에서 입양자 모집 글을 보고 보호묘를 맡아 기르게 된다. 얼마 후 보호묘의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병원에 데려가려 했지만 직장에 가야 하고 따로 부탁할 사람도 없어서 고민 끝에 원래 분양자에게 보호묘를 맡긴다. 병원에 다녀온 분양자는 호사카에게 수백만 원의 치료비를 청구하고 돈을 받자마자 종적을 감춘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의 마음을 악용하는 이런 범죄는 가장 악질이다. 이런 경우 법적으로 어떻게 구제를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한국은 법으로 동물권을 보호하지 않아 구제가 어렵다고 한다. 한숨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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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의 목소리 3
나츠 미도리 지음, 치쿠야마 키요시 그림, 문기업 옮김, 스기모토 아야 협력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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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귀여움이나 사랑스러움을 예찬하는 만화는 많아도,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반성하는 만화는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나츠 미도리, 치쿠야마 키요시의 만화 <꼬리의 목소리>는 참으로 귀한 만화다. 동물에 대한 만화로서는 드물게 동물을 대상화하여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 그렇고, 동물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직시해야 할 문제들을 과감히 언급한다는 점이 그렇다.


<꼬리의 목소리> 3권에선 1권과 2권에 이어 살처분 문제를 다룬다. 버려지거나 돌보는 사람이 없는 동물은 어떻게 될까. 일단은 동물 보호 단체에서 데려가 중성화 수술을 하고 분양할 사람을 찾지만, 분양할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개체수 조절을 위해 살처분하게 된다. 만화에 나오는 시로미치 시립대학의 동물 보호 서클 '애니멀링걸'은 '살처분 제로'를 목표로 버려진 동물을 데려다가 중성화 수술을 시키고 분양할 사람을 찾아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상주의자인 시시가미는 그들의 활동에 공감하고 돕지만, 현실주의자인 야마하라는 그들의 활동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시가미와 야마하라는 '살처분 제로'라는 이상에 숨겨진 현실을 보게 된다. 인간이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되니 동물이 스스로 죽을 때까지 방치하는 것이다. 동물이 아파도 제대로 치료받게 하지 않고 방치하는 의료 포기, 동물을 비좁은 우리 안에 가두고 먹이도 안 주고 산책도 안 시켜서 스스로 죽게 하는 사육 포기... 이런 행태를 보며 절망하고 분노하는 시시가미와 야마하라의 모습처럼 나 역시 절망하고 분노했다. 대체 이 문제를 해결할 최선의 방책은 뭘까. 인간과 동물이 함께 행복해지는 길이 있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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