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와 구글에서 내가 배운 것
이시즈미 토모에 지음, 이부형 옮김 / 인사이트앤뷰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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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활발하게 블로그를 운영하는 고등학생, 대학생 블로거들을 볼 때마다 나도 학교 수업이나 대외활동 경험, 아르바이트 정보 등을 기록으로 남겨둘 걸 그랬다 싶다. 어떤 수업이 좋았는지, 어떤 대외활동에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어떤 요령이 필요한지 등을 기록해두었다면 나도 나중에 그걸 보고 과거를 회상할 수 있어서 좋고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줄 수 있어서 좋았을텐데, 그 기회를 놓친 게 너무나도 아쉽다.


이런 생각은 <하버드와 구글에서 내가 배운 것>을 읽으며 더욱 강해졌다. 저자 이시즈미 토모에는 고등학생이던 열여섯살 때 혼자 미국으로 유학, 오바마 대통령의 모교인 옥시텐탈 칼리지 졸업 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MBA를 취득했다. 그 후에는 구글 본사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실리콘밸리에 미국 고용시장의 문제 해결을 위한 사이트 JobArrive를 창업하여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 책은 저자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과 구글에서 배운 것을 담은 일종의 '졸업 후기', '퇴사 후기'다. 재학 당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교육 환경과 수업 분위기 등은 어땠는지, 재직 당시 구글의 업무 환경과 회사 분위기 등은 어땠는지 등이 진솔하게 쓰여 있어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진학과 구글 취업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이곳은 진지한 사람들을 위한 진지한 장소다" (p.17)


먼저 저자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대해 "'인생을 좋으면서도 행복한 것'으로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을 가르쳐 준" 곳이라고 회상한다. (p.9)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수업 방식부터 한국, 일본과는 다르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교수가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수업이 대부분인데 반해,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 학생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토론식 수업이 전부다. '교수는 거들 뿐'이라고나 할까? 이런 방식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정해진 답'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자기만의 정답을 찾아 인생을 움직여가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뿐만 아니라 타인을 이기는 공부가 아닌, 타인에게 맡기는 능력을 배우는 공부를 한다. 우리나라 대학에서도 이제는 소위 '팀플'이라고 불리는 팀 과제가 많지만,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수업과 과제 모두 개인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타인과 협력해서 해야 하는 것이 많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남에게 맡기는 방법, 여러 사람과 조화롭게 일하는 방법을 배운다. 등수, 서열, 경쟁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교육과는 사뭇 먼 모습이다.


학생들의 성향과 분위기 또한 다르다. 세계 최고의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인 만큼 경쟁심이 강하고 남을 이기고 지배하는 것을 좋아할 줄 알았는데, '자신이 상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취지향형 인간이 더 많다고 한다. 실패를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내면의 소리를 따르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하버드 출신 중에 남의 밑에서 일하는 직장인, 회사원보다 사업가, 경영자가 많은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일을 즐기지 않으면 평가받지 못한다" (p.217)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졸업 후 100여 개 회사에 구직활동을 한 끝에 구글 본사 취업에 성공한 저자에게 구글에서의 생활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먼저 구글에서 저자는 "몰라요!"라고 말해도 부끄럽거나 창피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다. 구글은 '사용자의 편의성'을 무엇보다도 중시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직원 모두가 사용자의 마음이 되어 사용자가 뭘 필요로 하는지, 뭘 모르는지, 뭘 어려워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있으면 숨기거나 아는 척 하지 말고 당당하게 밝히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서도, 회사를 위해서도 좋다.
  

공과 사를 구별할 필요 또한 없었다. 한국과 일본에서 직원은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하는 것은 물론, 공을 위해서는 사를 버리는 것도 개의치 말 것을 강요받는다. 구글에서는 다르다. 자신의 사적인 모습과 생활을 가감없이 밝혀도 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오히려 장려된다. 회사에서 여직원들끼리 집안일 이야기를 해도 안좋게 보는 사람 하나 없다. 이 점은 참 미국적이다.


올바른 선택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일단 한 번 해볼 것을 권유하는 분위기도 좋았다. 해 본 적 없다, 전공이 아니다, 잘 모른다는 이유로 거절하거나 기피하면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저자는 구글에서 낯선 분야에 도전해 보기도 하고, 스스로 스터디를 조직하기도 하면서 새롭게 시도하는 재미를 배웠다. 도전을 장려하는 분위기야말로 구글이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된 비결이 아닐까 싶다.
 

"자기가 성취하지 않으면 자신의 파이도 사회의 파이도 커지지 않습니다." (p.157)


저자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했다고 해서, 구글 출신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이런 가르침과 배움을 실천하면서 사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와 능력이며, 그것을 갖춘 사람이 하버드에서 교육을 받고 구글에서 일하는 기회를 얻었을 때 비로소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충고한다. 만약 나라면 하버드의 토론식 수업과 구글의 자유로운 업무 환경을 견뎌낼 수 있을까? 대답이 No라면 명문대라고, 유명 기업이라고 우러러보기 전에 자기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어떻게 공부하고 일하며, 어떻게 자기계발을 하는지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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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호 교수의 동양 고전 강의 : 논어 세트 - 전3권 - 옛글을 읽으며 새로이 태어난다 심경호 교수의 동양 고전 강의
심경호 지음 / 민음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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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이 명관이다'라는 옛말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옛 것이 새로운 것보다 나은 예는 수없이 많다. 3D, 4D 등 영화 기술이 날이 갈수록 발전해도 <로마의 휴일>, <티파니에서의 아침을> 등 흑백 영화의 감동을 이기기 어렵고, 힙합, 테크노, 일렉트로닉 등 새로운 음악 장르가 연이어 출현해도 클래식이나 판소리 같은 옛 음악의 오리지널리티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책도 마찬가지다. 새로 나오는 책을 읽기에도 시간이 빠듯한데 고전을 읽을 정신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고전의 명성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동양사상의 정수인 <논어>다. <논어>가 만들어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2500년 전인 기원전 500년 경. 유학의 사대 경전 중 하나로 손꼽히며 중국, 한국 등 동양 문화권 지식인의 필독서로 읽혔다. 심지어는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 미국의 3대 대통령 제퍼슨, 독일의 문호 헤르만 헤세 등도 즐겨 읽었다고 하니 <논어>야말로 동서고금 사랑받은 최고의 책이 아닌가 싶다.

 
<논어>를 읽지 않았거나 이미 읽었으나 다시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바로 <심경호 교수의 동양고전 강의 : 논어>다. 저자 심경호는 서울대학교와 일본 교토대학에서 수학했으며 현재는 고려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문학연구회 논문상, 성산학술상, 동양문자문화상 등을 비롯해 한국학술진흥재단 제 1회 인문사회과학분야 우수학자로도 뽑힌 바 있는 분이다. 이 책은 저자가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한자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며, <논어>의 한 장(章)마다 한 강의를 할당, 459강으로 되어 있다. 다소 벅찬 분량이지만 각 강의 길이는 짤막하니 틈틈이 읽으면 좋겠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위정 제5장 학이불사즉망, 1권 p.78)


나는 논어를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고 고등학교 한문 시간에 한문 쓰기 교재로 배운 적이 있다. 그 때는 한문 쓰는 것도 지겹고 귀찮거니와 입시 공부에 치여 문장의 의미가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 기억나는 구절이 몇 개 있고 마음에 와닿는 구절은 더 많다. <논어>에는 정치와 학문, 효도 등 스케일이 큰 이야기들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벌써 이루어진 일은 말하지 않고, 다 된 일은 간하지 않으며, 이미 지나간 일은 탓하지 않는다.'(팔일 제21장 성사불설, 1권 p.112), '오직 어진 사람이어야 남을 제대로 좋아하고 남을 제대로 미워할 수 있다'(이인 제3장 유인자능호인, 1권 p.124), '싹이 났으나 꽃이 피지 못하는 것도 있고, 꽃이 피었으나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도 있구나!'(자한 제21장 묘이불수, 2권 p.46) 처럼 요즘 사람들이 읽는 자기계발서나 에세이에 나올 법한 문구들도 제법 보였다. 사람 사는 일이 예나 지금이나 비슷했고, 학문과 인간사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은 모양이다.


'내가 일찍이 종일토록 밥을 먹지 않고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고서 생각한 적이 있으나 유익함이 없었다. 배우는 것만 못했다.'(위령공 제30장 오상종일불식, 3권 p.80) 라는 문장도 재미있다. 공자가 학문을 워낙 강조하여 사색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예상과 달리 사색은 '유익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생각이 많아서 고민인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이다. 그런데 주희는 '공자는 사색만 하고 배우지 않는 자를 경계하기 위해' 이런 말을 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정약용도 '공자가 학문을 더욱 중시하는 것처럼 말한 이유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문면에 드러나지 않는 모종의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문장만 읽었더라면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였을 것을, 주희와 정약용의 주석을 함께 읽으니 다각도로 생각해보게 되고, 심오한 의미까지 알게 되어 좋다.


동양철학, 그 중에서도 동양고전의 정수인 <논어>를 읽게 되어 처음에는 너무 어렵지는 않을지 겁도 나고 두려웠다. 막상 읽기 시작하니 알던 문장은 다시 보는 재미가 있고, 몰랐던 문장은 새롭게 아는 즐거움이 있다. 무려 2500년을 견뎌낸 철학과 진리를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니, 참 좋은 세상이다. 공자님이 보시면 뭐라고 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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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A517706125 <뭐라도 되겠지> 이후 오랫동안 기다린 소설가 김중혁의 에세이. 그동안 신문 칼럼을 통해, 소설을 통해, 방송을 통해 간간히 들으며 어렴풋이 느꼈던 그의 음악 사랑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계절별로 추천 음악을 제시한 점도 좋고, 제목을 따라서 노란 색을 포인트로 쓴 점도 기발하고요. 내년에는 소설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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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컴퍼니 - 두 개의 월급을 만드는 퇴근 후 회사
박병주.김주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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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 따르면 '당신이 직장에서 느끼는 체감정년은 몇 살인가?' 라는 질문에 직장인의 52퍼센트가 '37~40세'라고 답했으며 '46세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은 8퍼센트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이십대 초중반에 처음 입사하고, 최근에는 이십대 후반 또는 삼십대 초반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작 십여 년 후인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을 정년으로 예상한다는 사실은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일까? 오랫동안 직장인의 투잡(two-job)은 사회적으로 (회사에 따라서는 법적으로도) 금기시되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자랑스럽게 부업을 공개하는 모습을 적잖이 보고, 사회적으로도 장려되는 분위기다. 막연한 일 같지만 둘러보면 남의 일만도 아니며 먼 일도 아니다. 당장 내 주변만 보더라도 직장 생활에 환멸을 느끼거나 인간관계에 지쳐 '딴주머니'를 차다가 급기야 자기 사업을 시작한 친구가 있고, 급기야는 비슷한 친구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 내가 너무 나태하고 대책없는 건가 싶은 마음이 든다.


<애프터 컴퍼니>의 저자 박병주는 연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인터넷에서 베이비시터를 중개하는 '이모넷' 사이트 창업에 성공, 두 개의 직업과 직함을 가진 투잡족의 대표적인 사례다. 많은 사람들이 입사를 하면 그 때부터는 회사에서 출세할 생각만 하며 다른 걱정은 하지 않는데, 저자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붕괴되었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닫고, 당장 회사를 그만둬 월급을 받지 못하게 되더라도 하루 5만원을 벌 수 있는 현금흐름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이름하야 '애프터 컴퍼니'. 한 달에 월급을 두 번 받는 그의 비결은 무엇일까?


전통적으로 월급쟁이가 '딴 주머니를 차는' 방법으로는 크게 특허, 부동산, 주식, 인세 - 이렇게 네 가지가 있다. 하지만 고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 특허를 출원하기란 어렵고, 부동산과 주식은 경기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비교적 쉬운 게 책을 써서 인세를 받는 방법이지만, 이 또한 모든 사람이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기 힘들다. 


애프터 컴퍼니는 '두 개의 월급을 만드는 퇴근 후 회사'라는 의미이다. 일단 회사에 다니면서 월급 대체 현금흐름을 만드는 법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면 된다. ... 개념이 너무 추상적이라 낯설다면, 두 번째 월급을 편의상 월세 수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 설령 몸이 아프거나 부득이한 사유로 첫 번째 월급이 끊기더라도, 월세를 받으며 버틸 수 있는 경제적 상태가 된다. 늘 쪼들리는 월급쟁이 생활에 이런 상황이 펼쳐진다면 신나지 않겠는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뛰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pp.76-7)


저자는 대신 '애프터 컴퍼니'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구체적인 지침은 다음과 같다. 첫째, 월급쟁이 신분을 유지하라.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무작정 뛰어들어선 안 된다. 직장생활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도 적지 않고, 애프터 컴퍼니를 운영하면서 얻은 지식이나 기술을 업무에 적용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사업이 불안정한 초기에 경제적 안정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둘째, 법인을 세우고 부자들의 방식으로 게임을 하라. 법인을 세우기 위해서는 법인 설립의 절차와 실무를 알아야 하고 자본금도 필요하다. 법률, 회계, 세무, 노무 등 사업에 필요한 공부도 해야 하며,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사업 계획서도 써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발판이며 자기 계발에게도 도움이 된다. 어려워 보인다고 지레 겁먹지 말고 공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라.


셋째, 우리 사회의 가장 값싸고 유용한 자원, IT를 적극 활용하라. 저자 역시 인터넷 사이트를 창업하여 지금의 성공을 거두었다. 책에는 이밖에도 유아교육 관련 정보와 회원 간 정보교류의 장을 제공하는 유아교육 커뮤니티 G사이트, 유명 S기업 출신 직원이 만들어 현재 온라인 회원 2만여 명을 확보하고 있는 영어 스터디 E카페, 시험 기출문제를 제공하다가 교육출판 기업으로 변한 Z사이트 등 IT를 활용한 성공 창업 사례가 다수 소개되어 있다. 컴맹이라고 걱정할 필요 없다. 인터넷 상에 무수히 많은 유료 사이트와 쇼핑몰이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초보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가 이미 마련되어 있다. 용감하게 시도하라.


넷째, 사업에 자신만의 가치를 담아내라. 과학자를 꿈꾸는 공대생이던 저자는 지금의 아내인 당시 여자친구가 육아 부담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것을 보고 과학자답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던 중 어린 시절 이모가 세 자녀와 저자를 포함한 두 조카, 모두 다섯 아이를 키워낸 기억을 떠올렸고, 직장 때문에 직접 육아를 하기 힘든 엄마들에게 인근의 아주머니나 할머니 등 '이모'가 육아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마침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고령화 현상이 심각해져 육아의 수요와 공급은 있는데 서로가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학)과 하고 싶은 일(육아 문제 해결), 사회의 요구(육아 부담 증가)의 접점에서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지금의 '이모넷'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개인적인 열망과 필요에서 시작된 사업이 성공하지 않을 리 없다.


비슷한 주제의 책들 중에 실제 창업 경험이나 노하우 없이 뜬구름만 잡는 이야기만 하는 책도 적지 않은데, 이 책은 월급쟁이 생활을 십수년 동안 한 직장인이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믿음이 간다. 뿐만 아니라 창업 절차와 실무, 성공 사례 등 실용적인 내용 위주이고 구체적인 팁도 많아서 현재 투잡,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고, 당장 그럴 계획이 없더라도 미래를 준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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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식탁 위의 책들 -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종이 위의 음식들
정은지 지음 / 앨리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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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들은 줄거리보다 음식으로 더 강렬하게 기억되곤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 하면 바삭바삭하게 튀겨진 굴튀김과 시원하고 알싸한 맛의 생맥주가 떠오르고,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 하면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하여 쉴틈 없이 구워지는 케이크와 빵이, 에쿠니 가오리의 <부드러운 양상추> 하면 추운 겨울 외국에서 혼자 먹는 도넛과 뜨거운 커피의 맛이 연상되는 것처럼 말이다.

 

 

내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 <내 식탁 위의 책들>이 무척 마음에 들 것이다. 어릴 때부터 먹는 이야기에 유난히 집착했다는 저자 정은지는 이 책에서 그 이력을 살려 <빨간 머리 앤>, <작은 아씨들> 등 어린이, 청소년 대상의 동화부터 <수레바퀴 아래서>, <장미의 이름> 등 성인 대상의 소설, <먼 북소리>, <토토의 창가>등 에세이까지 전세계의 수많은 책에 등장한 음식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에이미네 학굥에서 라임은 단순한 주전부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일종의 화폐고 신분의 상징이었다. 아이들은 소금에 절인 라임을 연필, 구슬 반지, 종이인형과 교환했다. 좋아하는 아이와는 나눠먹고, 싫어하는 아이 앞에서는 약을 올렸다. ... 라임을 가져온 아침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에이미의 위신은, 라임을 창가에 내버리며 덩달아 곤두박질쳤다. (p.77)

 

 

이 책에서 어렸을 때 재미있게 읽은 <작은 아씨들>의 한 장면을 발견하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하도 옛날에 읽어서 전체적인 줄거리만 기억날 뿐 세부적인 에피소드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에이미의 '라임피클 사건'만큼은 기억이 난다. 제대로 본 적도 없거니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과일, 라임. 새콤달콤하다는 것으로 봤을 때 귤이나 오렌지, 레몬과 비슷한 맛이 아닐까 짐작할 뿐, 어린 나에게는 라임을 먹어볼 방법도, 어떻게 생긴 과일인지 찾아볼 방법도 없었다. 저자도 그게 궁금했다니, 반갑기 그지없다.

 

 

수도원장은 양측을 화합으로 이끌고 싶은 마음으로 피에몬테뿐 아니라 이탈리아 전역의 요리를 준비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게 블러드푸딩이다. 블러드푸딩은 돼지 피에 비계, 빵, 고구마, 양파, 보리, 귀리 등을 섞어 굳힌 것이다. 그냥 차갑게도 먹고, 튀기거나 굽거나 데워서 내기도 한다. 원장이 이탈리아식 블러드푸딩 산구이나초로 유명한 프리울리 지방을 젖혀 두고 몬테카시노풍 블러드푸딩을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몬테카시노야말로 529년 성 베네딕트가 첫 번째 수도원을 세운 곳이기 때문이다. (p.132)


 

그런가 하면 재미있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에 이런 음식이 나왔던가 싶은 대목도 있었다. 바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줄거리는 기억이 나는데 블러드푸딩이라는 음식이 나왔는지는커녕 수도원장이 성찬을 대접하는 장면이 있었는지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젤리처럼 부드러운 식감의 디저트로 유명한 푸딩이 원래는 소시지를 뜻하는 말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지금처럼 달콤한 부딩이 등장한 것은 불과 19세기. 당시로 봤을 때 블러드푸딩은 (이름은 무섭지만) 결코 해괴망측하거나 엽기적인 음식이 아니다.

 

 

내용도 좋지만 책의 만듦새가 좋아서 출판사를 봤더니 앨리스(아트북스)다. 같은 출판사에서 만든 밥장의 <밤의 인문학>도 책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이 책도 좋다. 앞으로 아트북스와 정은지 작가의 책을 눈여겨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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