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자키에게 바친다 2
야마모토 사호 지음, 정은서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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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뒷전이고 노는 것만 좋아하는 야마모토와 절친 오카자키. 두 사람은 파란만장했던 초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중학교에 진학한다. 오카자키가 교칙에 따라 머리를 자르고 안경 대신 렌즈를 착용하게 된 것을 빼면, 중학생이 된 두 사람의 생활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 사귄 친구들과 엉뚱한 놀이를 하고, 동아리방에서 교사들의 눈을 피해 게임을 하는 등 더욱 파란만장한 생활을 즐긴다. 


놀기만 좋아하던 이들의 일상에 조금씩 변화가 찾아온다. 여느 때처럼 오카자키의 집에서 게임을 하던 야마모토는 집안일 일체를 하지 않는 어머니 대신 살림을 돌보는 오카자키를 보며 새삼 자신의 어머니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면서 오카자키가 자기한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기도 하고, 오카자키와 언제까지나 붙어지낼 수만은 없는 현실을 자각하기도 한다. 철부지 야마모토의 마음속에서 사랑이나 우정 같은 감정이 자라나는 것을 보니 내 마음도 간질간질했다. 


선생님들에 관한 일화도 재미있다. 불량학생들이 사고를 치자 그들을 바른길로 인도하기는커녕 그들의 사죄를 받아주지 않아 결과적으로 그들이 더 나쁜 길로 빠지게 만든 선생님이 있었는가 하면, 야마모토가 학급 게시판에 연재하는 만화의 내용이 불건전하다고 비난받자 야마모토가 끝까지 만화를 그릴 수 있도록 막아준 선생님들도 있었다. 그중 한 선생님은 전근을 가기 전 야마모토에게만 크로키 북을 선물하며 '언제까지나 즐겁게 그림을 그리길 바란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 선생님이 이 만화를 본다면 얼마나 뿌듯하고 대견할까. 부디 이 소식이 전해졌으면... 


이 만화는 작가 야마모토 사호가 절친 오카자키를 위해 실화를 바탕으로 그렸다. 작가는 오카자키 몰래 이 만화를 일본의 SNS '노트(note)'에 연재했는데 예상외로 좋은 반응을 얻더니 급기야 최단기간 천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초 화제작이 되었다. 자랄수록 점점 더 깊어지는 야마모토와 오카자키의 사이는 앞으로 어떤 일들을 겪을까. 어서 3권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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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 오리지널 박스판 6~11 세트 - 전6권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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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것을 보면 마음이 애잔해지는 이유는 뭘까. 얼마 전 아다치 미츠루의 대표작 <H2>를 읽고 한동안 마음이 애잔했다. 틈만 나면 히로와 히카리를 떠올렸고, 네 사람의 엇갈린 사랑을 생각했다. 겨우 1권부터 5권까지 읽었을 뿐인데도. 


며칠 동안 잠을 쫓아가며 11권까지 읽었다. 중학교 시절 같은 야구부에서 활약한 히로와 히데오. 히데오는 중학교 졸업과 동시에 야구 명문 메이와에 입학해 단숨에 4번 타자가 되지만, 팔꿈치 부상을 입어 선수 생활이 힘들다는 말을 들은 히데오는 야구부가 없는 센카와 고교에 진학한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게 된 히로는 센카와 고교에 야구부를 만든다. 이제 막 야구부를 만들어 실력을 쌓기 시작한 히로와 명문 야구부의 강타자로서 탄탄대로를 밟는 히데오. 두 사람은 과연 염원하던 고시엔에서 맞대결을 할 수 있을까. 


히로와 히데오의 맞대결이 가까워지는 만큼 히로와 히데오, 히카리와 하루카, 네 사람의 관계도 복잡해진다. 네 사람의 관계에서 중심은 히로와 히카리다. 어린 시절부터 남매처럼 가깝게 지낸 히로와 히카리. 히로는 중학생이 되자마자 히카리를 야구부 친구인 히데오에게 소개하고, 미남미녀인 히데오와 히카리는 바로 연인 사이가 된다. 뒤늦게 키가 크고 성에 눈을 뜬 히로는 그제야 히카리를 여자로 느끼고 좋아하게 되지만, 그동안 남매처럼 지낸 히카리와의 관계를 바꿀 자신도, 절친인 히데오의 애인을 빼앗을 용기도 없다. 그렇다고 애써 품은 연정을 버릴 수도 없는 상황. 히로와 히카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히로와 히카리가 어떻게 되는지 결말을 알기 때문일까, 아니면 여자로서 히로보다 히데오에게 더 매력을 느꼈기 때문일까. 나는 히로와 히카리, 히데오의 삼각관계가 흔한 남녀 관계로 보이지 않았다. 성장이 유난히 느렸던 히로에게 히데오와 히카리는 유사 부모와 같은 존재다.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을 빌리자면, 히데오는 닮고 싶고 뛰어넘고 싶은 아버지, 히카리는 아버지를 제치고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은 어머니 같은 존재인 것이다(친한 친구의 애인을 빼앗는 사람의 심리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발현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히카리가 히로와 히데오 사이에서 헷갈리는 것도, 히데오는 처음부터 여자 대 남자로서 만났지만, 히로는 여자 대 남자로 만나지 않고 남매처럼 대하다가 나중에야 여자 대 남자의 관계가 되었기 때문이다. 즉, 성장에 따라 히로와 히카리의 관계가 바뀌었을 뿐, 히카리에게 있어 히데오와 히로의 지위가 달라질 일은 아니었다. 히카리가 히로와 다 자란 상태에서 만났더라도 히로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아니, 애초에 히카리는 히로를 남자로서 좋아한 적이 있긴 했을까. 


이야기가 더 진행되어야 알겠지만, 히데오가 없었다면, 히데오를 이기면 히카리가 자신을 좋아할 수도 있다는 히로의 믿음은 지나친 것 같다. 흘러간 유행가의 제목을 빌리자면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히로는 몰랐다. 결과적으로 지나친 믿음이 히로를 성장시키고 훌륭한 야구인으로 만들었지만 '사랑 아닌' 사랑의 상처가 과연 잘 아물는지. 오래전에 나온 이 만화가 내 마음을 계속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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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루 오페라 1
사쿠라코우지 카노코 지음, 이지혜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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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도쿄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유명한 아사쿠사에는 오래전 '요시와라'라는 대형 유곽이 있었다. 요시와라는 막부의 허가를 얻은 에도 유일의 사창가로, 이곳에 속한 유녀만 3~5천 명, 많을 때는 7천 명에 달했다. 


요시와라에 열다섯 살 소녀 아카네가 제 발로 걸어들어 간다. 무사가문 출신으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아카네는 하룻밤 사이에 부모를 잃었다. 혈혈단신이 된 아카네는 요시와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가게인 아케보노 기루에서 타유(최상급 유녀)가 되겠다는 꿈을 품는다. 그런 아카네에게 현재 아케보노 기루의 간판인 아사케노 오이란이 지금 당장 밖에 나가서 손님을 끌어오라는 명을 내리고, 손님을 찾으러 나선 아카네는 우연히 젊은 고리대금업자이자 바람둥이로 유명한 소스케를 만난다. 


요시와라가 배경인 작품으로 일본 영화 <사쿠란>과 일본 드라마 <진>이 있다. <청루 오페라>는 여자아이가 요시와라에 팔려가 상급 유녀가 되기 위한 수련을 받고 그 과정에서 금지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사쿠란>과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아카네는 무사가문의 여식답게 교양도 있고 기개도 높으며 정혼자까지 있을 만큼 몸도 마음도 성숙한 상태라는 것. 자기만의 목적을 가지고 요시와라에 들어간 아카네가 과연 그 목적을 이룰 수 있을지. 지옥인지 극락인지 모를 요시와라에서 무사히 지낼 수 있을지. 어서 2권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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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씨는 그저 조용히 살고 싶다 2
사토 히로히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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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조용하게 살고 싶은 킬러 스즈키 씨는 옆집에 살던 소년 진스케를 데리고 도주 중이다. 아빠가 죽은 후 엄마와 단둘이 살던 진스케는 자신의 생일날 눈앞에서 엄마가 죽임을 당하는 끔찍한 변을 당했다. 아빠를 죽인 일당이 엄마와 진스케를 죽이러 왔다가 엄마만 죽인 것이다. 일당에게 쫓기는 진스케를 옆집에 살던 처녀 스즈키 씨가 발견했고, 두 사람은 도주 길에 오른다. 과연 이들은 도주에 성공할 수 있을까. 

1권이 범죄 영화의 전반부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했기 때문에 2권도 무척 기대가 되었다. 2권을 읽어보니 역시 재미있다. 옆집에서 나는 자잘한 소음에도 신경을 곤두세울 만큼 성질이 곱지 않았던 스즈키 씨가 어린 진스케를 가엾이 여겨 함께 도주하게 되는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진스케의 부모를 죽음에 이르게 한 '5억엔 사건'의 전모가 조금씩 밝혀져 한 장면 한 장면을 주의 깊게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스즈키 씨가 죽은 아빠와 엄마의 원수를 갚게 위해서라도 킬러가 되고 싶어 하는 진스케를 보며 안타까워하는 장면이 특히 짠했다. 스즈키 씨 또한 어린 나이에 킬러가 되었기에 진스케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진스케의 선택을 말리고 싶었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당의 손길이 어린 진스케에게 뻗쳐, 진스케의 인생이 스즈키 씨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니 어찌할까. 어서 다음 3권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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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 과감히 덜어내는 힘
마이클 바스카 지음, 최윤영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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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하면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일하는 큐레이터를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큐레이터는 16세기와 17세기에 아주 부유한 수집가들을 위해 수집품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쓰였다. 최근에는 큐레이션의 영역이 예술 분야로 한정되지 않는다. 패션, 인터넷, 금융, 유통, 여행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큐레이션 기술이 활용되고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영국의 경제학 연구자 마이클 바스카가 쓴 <큐레이션>에는 큐레이션의 개념과 역사, 사례와 전망이 총정리되어 있다. 큐레이션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게 된 건 현대 사회가 '과잉 사회'이기 때문이다. 기술과 산업이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수많은 제품이 생산되었고, 정보 통신 사용이 확대되면서 사용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사람들은 너무 많은 제품과 정보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골라내는 일을 스트레스로 느끼게 되었다. 큐레이션은 소비자들이 너무 많은 선택에 지치지 않도록 대신 선택지를 선별하고 판단해주는 역할을 한다. 고도의 전문성과 판단력을 활용해 소비자 개개인에게 맞는 양질의 콘텐츠를 선정하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가치를 재창출한다. 


책에는 큐레이션을 활용해 성공을 거둔 여러 기업들의 사례가 나온다. 사용자가 자신의 관심사를 직접 큐레이션 할 수 있도록 한 구글과 페이스북, 이용자 맞춤형 컬렉션이나 카테고리 페이지를 제공하는 애플, 소비자 선호도를 파악하는 '시네매치'라는 이름의 알고리즘을 개발한 넷플릭스, 기존 데이터에 기초해 고객에게 자동으로 제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마련한 아마존 등 유명 기업들의 사례가 잘 정리되어 있다. 소비자 개개인에 맞춰 추천 도서를 제공할 뿐 아니라 아예 책의 내용을 정리해서 요약해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갯애브스트랙트(GetAbstract)나 블링키스트(Blinkist)가 그 예다. 블링키스트는 700쪽에 달하는 베스트셀러 <21세기 자본>을 단 15분 만에 읽을 수 있는 요약본으로 만들어 독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큐레이션, 즉 '덜어내는 것'은 오늘날 아주 효과적인 수단이다. 경제의 주요 트렌드와도 일치하기 때문에 시장의 힘에 의해 계속해서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백 년 동안 우리는 계속해서 더 많은 생산을 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더 '많이' 만들어 내고자 했던 기업은 이제 더 '좋게'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많은 생산이 우리의 목표였다면 이제는 그것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돼버렸다. (p.15) 


큐레이션은 요즘 한창 열풍인 '미니멀리즘'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일본의 정리 컨설턴트이자 베스트셀러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의 저자인 곤도 마리에는 '갖고 있는 소유물의 대부분을 과감하게 버리라', '기쁨을 주지 않는 모든 것은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 미국을 비롯한 여러 서구 국가에서도 정리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과감히 덜어내고 중요한 것만 취하는 기술은 집안을 정리할 때도 필요하고 직장에서 업무를 처리할 때도 필요하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나 쓰이는 줄 알았던 큐레이션 개념이 나의 생활과 커리어에도 꼭 필요한 개념이라니. 책의 내용을 더욱 철저히 익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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