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걷는 고양이 2
후카야 카호루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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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고양이>는 밤거리를 순찰하는 고양이 엔도 헤이조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트위터에서 이 만화를 알게 되어 2권부터 읽었는데, 2권이 마음에 쏙 들어서 1권을 구입해 읽고 나서 2권을 다시 읽으니 이해가 훨씬 잘 되었다. 헤이조와 함께 다니는 고양이 쥬로의 사연도 알게 되었고, 1권에 나왔던 인물이 2권에 다시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반가웠다. 


<밤을 걷는 고양이>는 크게 사람들의 이야기와 고양이들의 이야기로 나뉜다. 사람들의 이야기는 엔도 헤이조가 밤마다 눈물 냄새가 나는 곳을 찾아가 우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 사람을 위로해주는 이야기이다. 울고 있던 사람들은 엔도 헤이조가 그저 곁에서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고 손을 잡아주고 어깨를 토닥여줄 뿐인데도 그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얻고 미소를 되찾는다. 





어떤 남자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지만 여동생을 부양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회사를 그만둘 수 없어 운다. 어떤 여자는 외국에서 실패하고 고국에 돌아와 다시 시작하는 일이 두려워 운다. 어떤 소년은 친구의 어머니가 자신에 대해 험담하는 것을 듣고 운다. 어떤 여자는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고함을 지르고 날뛰고 육아를 전혀 돕지 않아서 운다. 


하나같이 현실에 있을 법한 상황이라서, 나 또한 겪은 적이 있거나 겪고 있는 상황이라서,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을 들킨 것 같아서 뜨끔하기도 하고, 내심 나만 그런 게 아니라고 위로를 받고 싶기도 해서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내가 울 때에도 엔도 헤이조 같은 고양이가 곁에 다가와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나만 고양이 없어 ㅠㅠ). 





고양이들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엔도 헤이조와 그 주변의 고양이들의 이야기이다. 1권에서는 엔도 헤이조와 함께 다니는 새끼 고양이 쥬로의 사연이 나왔는데, 2권에서는 집회 고양이, 치질 고양이, 사랑에 빠진 고양이(멜로디), 먹보 고양이(컬러) 등 다양한 캐릭터를 지닌 고양이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고양이는 먹보 고양이 컬러다. 컬러는 멜로디의 언니인데, 멜로디는 사랑에 빠져서 날이 갈수록 살이 빠지고 예뻐지는 데 반해, 컬러는 멜로디가 안 먹은 먹이까지 먹어서 날이 갈수록 살이 찌고 게을러진다. 상사병을 앓는 동생 멜로디에게 컬러 왈, "행복이란 잼 버터 샌드위치. 기억해둬." 이렇게 쿨하고 지조 있는(!) 언니가 있으면 참 든든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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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고양이 1
후카야 카호루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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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추천받은 책이다. 알고 보니 이 책이 만들어진 것도 트위터를 통해서였다. 저자 후카야 카호루가 2015년 10월부터 트위터에 연재한 만화를 엮어서 이 책을 제작했다고. 


주인공은 밤거리를 순찰하는 '밤을 걷는 고양이' 엔도 헤이조. "우는 아이는 없느냐~"라고 외치며 밤거리를 걷다가 눈물 냄새를 맡으면 부리나케 그곳으로 달려가 우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우는 사람을 위로해주고 약간의 먹이를 얻는 것이 엔도 헤이조가 하는 일이다. 





사람들이 우는 사연은 다양하다. 어떤 청년은 백수에 자격도 기술도 없고 애인도 친구도 없는 처지를 한탄하며 운다. 어떤 부인은 맛있는 방어 무 조림을 만들어도 식구 중 누구 하나 맛있다고 칭찬해주지 않아서 운다. 어떤 사내는 내부 고발을 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쫓겨나고 하나뿐인 딸이 병까지 걸려서 운다. 어떤 소녀는 학교에서 심한 왕따를 당하고 보복을 결심하며 운다. 


사람들이 울 때 엔도 헤이조는 그만 울라고 달래지 않는다. 그깟 일로 울지 말라고 타이르지 않는다. 너보다 내가 더 불쌍하다며 '누가 누가 더 불쌍한가' 시합을 벌이지도 않는다. 그저 우는 사람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어주고 손을 꼭 잡아주거나 어깨를 토닥여줄 뿐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슬프거나 힘들 때 필요로 하는 위로는 엔도 헤이조처럼 그저 내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고 손을 잡아주거나 안아주는 것인데, 나를 위로(한답시고) 하는 사람들은 나를 보고 그만 투덜대라고 타이르거나 너보다 불쌍한 사람을 생각하라는 충고를 늘어놓을 뿐이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표현할 줄을 몰라서, 방법이 서툴러서 그런 것이겠지만, 내가 받고 싶었던 위로는 엔도 헤이조처럼 그저 곁에 가만히 있어주는 것이었다. 


'신이 모든 곳에 갈 수가 없어서 어머니를 대신 보냈다'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들이 모두를 제대로 위로할 수 없어서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이 존재하는 건 아닐까. 





1권에서 엔도 헤이조는 죽을 위기에 처한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구하고, 새끼 고양이는 얼마 후 '쥬로'라는 이름을 얻는다. 엔도 헤이조와 쥬로는 이때부터 때로는 부자처럼, 때로는 형제처럼 밤거리 순찰을 함께 하고 기쁜 순간, 슬픈 순간, 위험한 순간을 함께 하게 된다. 그 과정도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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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와 마녀의 꽃
메리 스튜어트 지음, 김영선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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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는 하루가 지금보다 훨씬 길었다.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공원에서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집에서 책을 읽고 그림을 그려도 시간이 남아돌았다. 친구도 없고 장난감도 없다면 하루가 얼마나 더 길게 느껴졌을까. <메리와 마녀의 꽃>의 주인공 메리 스미스가 모험에 휘말린 건, 어쩌면 순전히 지루함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여름방학을 맞아 샬롯 이모할머니가 사는 시골집에 온 메리는 마을에 같이 놀 또래 친구 하나 없고 마땅한 놀 거리도 없어서 한숨을 푹푹 쉬고 있었다. 그때 메리 앞에 초록빛 눈을 지닌 까만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메리는 얼른 그 고양이를 거두어 팁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마치 제 고양이인 양 정성껏 보살펴줬다. 얼마 후 메리는 팁을 쫓아 들어선 숲속에서 신비한 마녀의 꽃을 발견하게 되고 그로 인해 상상도 못했던 모험에 휘말린다. 


선의로 한 일이 모험으로 이어지고 모험이 재앙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자세히 밝히지는 않겠다. 다만 메리를 순식간에 매혹한 마법 세계와 메리를 환대해 주었던 마법 대학 교수들이 겉보기처럼 좋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은 밝혀두겠다. 마법 대학 교수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메리는 차라리 지루했던 그때가 좋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때마침 가족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마을 소년 피터를 만나 위기에서 벗어난다. 


샬롯 이모할머니 집에 돌아온 메리. 함께 놀 친구 피터가 있어서 이제 더는 지루하지 않다. 초록빛 눈을 지닌 까만 고양이 팁과, 팁에게 이끌려 들어간 마법 세계의 추억 또한 빠른 속도로 사라진다. 혼자인 시간이 메리에게 가져다준 것은 정녕 지루함뿐이었을까. 메리로부터 지루함과 함께 사라진 것은 무엇일까. 나에게도 이런 '마법'이 있었던 건 아닐까. 결말이 쌉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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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생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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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책은 늘 비슷비슷해,라고 생각했던 것은 오만이었다. 


마스다 미리의 신간 <오늘의 인생>을 읽으며, 일상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과 그때마다 머릿속을 섬광처럼 스쳐가는 생각이나 느낌을 단순한 글과 그림으로 엮어내는 일을 마스다 미리만큼 잘 해내는 작가가 없음을 새삼 깨달았다. 이토록 영리하고 다정한 작가를 왜 한동안 멀리했을까.


<오늘의 인생>에는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오늘'의 풍경이 담겨 있다. 부모님 댁에 갔다가 아빠와 대판 싸우고 화해도 하지 않은 채 돌아온 '오늘', 빵 하나만 사려고 빵집에 들어갔다가 나도 모르게 빵을 한 봉지 가득 사버린 '오늘', 치과에 갔다가 치료를 마치고 나온 여자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 훌쩍훌쩍 우는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온 '오늘',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나름 신경 써서 던진 유머가 전혀 먹히지 않아 좌절한 '오늘'... 


그런 '오늘'이 모여 한 사람의 삶이 된다. 미운 사람도 있고 때로는 신경질도 부리고 싶지만 매번 좋은 사람을 연기하고 마는 삶, 치과에 가는 걸 죽도록 싫어하면서도 단 음식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삶, 귀여운 아이를 보는 건 좋지만 자신의 아이를 가지지는 못하는 삶, 아빠를 그 누구보다 사랑했지만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사랑한다는 말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걸 후회하는 삶... 


마스다 미리는 단 한 번도 독자에게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지만, 독자인 나는 마스다 미리가 보여주는 '오늘'의 풍경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고 마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더욱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을 더욱 좋아하는 '오늘'을 보내야겠다고. 


<오늘의 인생>에는 마스다 미리가 직접 찍은 '오늘의 식탁' 사진 6장도 실려 있다. 본문이 하늘색, 분홍색, 연두색 종이에 인쇄된 것도 독특하다. 각 만화의 제목을 독자들이 직접 손글씨로 쓴 것도 신선하다. 비슷비슷한, 진흙 같은 일상에서 진주와도 같은 통찰을 건져내는 마스다 미리의 책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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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 슈트 건담 디 오리진 박스판 1 (애장판)
야스히코 요시카즈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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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를 논함에 있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작품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건담>이다. 아쉽게도 나는 토미노 감독 원작의 <기동전사 건담>만 봤고 그나마도 보다가 중간에 그만두었기 때문에 건담 이야기가 나오면 움츠러들기 일쑤였다. 


그러다 최근 기동전사 건담의 캐릭터 디자이너겸 작화 감독인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작업한 코믹스판 <모빌슈트 건담 디 오리진>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기동전사 건담>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면 <모빌슈트 건담 디 오리진>으로 입문해도 괜찮다는 말에 귀가 쫑긋. 때마침 <모빌 슈트 건담 디 오리진> 박스판 1과 2가 국내에 전격 출시되었다는 소식을 접했고, 그중 1권 '태동 편'을 읽어 봤다.





<모빌 슈트 건담 디 오리진> 박스판 1과 2는 기존에 발행된 <모빌 슈트 건담 디 오리진> 전 23권에 사이드 스토리 격인 24권(국내 미발행)을 더해 2권씩 합쳐 두툼한 하드커버로 엮은 총 1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덮개+인박스+아웃박스 3단으로 구성된 수납용 박스로 포장해 운반과 보관의 용이성과 안전성을 더했다.


<모빌 슈트 건담 디 오리진> 표지는 미국판 표지 디자인을 적용했고, 판형은 일반 만화 판형(B6)에서 국판(A5)로 커졌다. 기존 일반판에서 단색 처리된 페이지도 전부 컬러 페이지로 바꿨다. 한정판 부록으로 캐릭터 아크릴 스탠드, A2 사이즈 대형 브로마이드 2매, 그리고 차 유리에도 부착 가능한 다목적 스티커도 추가되었다. 권말부록으로 안노 히데아키, CLAMP, 키오 시모쿠, 신카이 마코토 등이 남긴 특전 메시지도 실렸다.





<모빌 슈트 건담 디 오리진> 1권 '태동 편'의 시작은 <기동전사 건담>의 시작과 유사하다. 인구가 지나치게 늘어나자 인류는 인구를 우주에 이민시키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반세기 이상이 지났을 때 지구 주변에는 수백 기의 거대한 스페이스 콜로니가 존재하게 되었다.


우주세기 0079. 지구에서 가장 먼 우주도시 사이드3는 스스로를 지온공국이라 칭하며 지구 연방정부에 독립전쟁을 선포했다. 당초 지온은 열세로 여겨졌지만, 신형병기 MS(모빌슈트)를 투입해 전세를 역전시켰고 1개월 남짓한 싸움에서 지온공국과 연방은 총인구의 약 절반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기세가 등등해진 지온공국과 연방의 대결은 교착 상태에 빠진 채로 8개월이 지났다.





이 무렵 중립지대인 사이드7이 '붉은 혜성' 샤아 아즈나블이 이끄는 지온군 MS 부대의 기습을 받고 전투에 휘말린다. 옆집 소녀 프라우 보우와 함께 방공호로 대피하던 열다섯 살 소년 아무로 레이는 우연히 연방군이 극비리에 개발하고 있던 신형 MS '건담'에 탑승하고 첫 전투에서 지온군을 격파한다. 그 공을 인정받아 민간인 신분이었던 아무로 레이는 정식 건담 파일럿이 된다.





건담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아무로 레이의 '숙명의 라이벌' 샤아 아즈나블이다. 지온공국의 사관학교를 차석으로 졸업한 후 도즐 자비 휘하의 우주공격군에 배속된 샤아는 지온의 에이스 파일럿으로서 활약한다. 사이드 7의 연방군 극비 작전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고 정찰 작전을 지휘한 샤아는 정찰 나간 부하가 건담에게 격파당하자 직접 MS를 몰고 전투에 임한다. 


지온공국의 에이스 파일럿 샤아 아즈나블이 한동안 승리만 거듭하다가 열다섯 살 풋내기 아무로 레이에게 예기치 않은 패배를 당했을 때 한 말이 "재미있군. 이렇게까지 방심 못 할 적이 있었다니!!". 이후에도 숱한 명대사를 남기는 샤아이지만, 1권에서는 이 대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모빌 슈트 건담 디 오리진>은 종이 품질이 일반적인 만화책의 종이 품질과 전혀 다르다. 덕분에 원화의 색채가 아름답게 구현되었고, 만화 속 인물과 로봇들이 실제로 움직이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책의 판형도 일반적인 만화책의 판형보다 크고 넓어서 그림을 보기 편하고 이야기가 눈에 더욱 잘 들어온다. 이야기가 재미있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을 듯. 


1권을 예상외로 순식간에 읽어서 이 기세라면 12권 전권 완독도 문제없을 것 같다. 권말 부록으로 실린 CLAMP. 신카이 마코토 등의 인터뷰도 궁금하다(1권에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만든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모빌 슈트 건담 디 오리진> 박스판 1과 2. 지를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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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슈 2018-01-02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정말좋아합니다 건담대체라기보단 오히려 원본보다 전쟁의실상보여주기 샤아의 어릴적이야기등 여러면에서 더 충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