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책방기
최혜진 외 지음 / 글자와기록사이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그대로 도쿄에 있는 책방 또는 책방을 방불케하는 북카페, 문구점 등을 정리해 기록한 책이다. 여행 에세이라기보다는 책방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둔 가이드북에 가깝다. 저자들이 방문한 책방은 무사시노, 스기나미, 시부야, 미나토, 메구로, 분쿄/타이토. 세타가야, 신주쿠/도시마, 주오, 지요다 등 지역별로 분류되어 있다. 


카우 북스, 트래블러스 팩토리, 잇세이도 서점 등 한국에서도 유명한 책방부터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은 책방까지 다양한 책방 정보를 담고 있다. 작은 규모의 동네 책방 위주이지만, 마루젠&준쿠도 서점, 마루노우치 리딩 스타일, 기노쿠니야 서점, 쇼센 북타워, 아오야마 북센터 등 대형 서점 정보도 실려 있다. 책방 외에 미술관, 갤러리, 저자들이 취재하는 도중에 방문한 도쿄의 음식점, 맛집 정보까지 실은 건 보너스인 듯. 책등이 훤히 보이는 제책 방식도 신선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가 X에게 - 편지로 씌어진 소설
존 버거 지음, 김현우 옮김 / 열화당 / 200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7년에 작고한 영국의 미술비평가이자 사회비평가, 작가인 존 버거가 2008년에 발표한 서간체 소설이다. 작가는 서문에서 소설에 등장하는 편지와 인용, 메모 등을 자신이 직접 어느 폐쇄된 교도소에서 발견했다고 적었는데, 이것이 사실인지 허구인지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소설은 약제사로 일하는 아이다(A)가 반정부 테러 조직 결성 혐의로 이중 종신형을 선고받고 독방에 갇혀 있는 연인 사비에르(X)에게 보낸 편지와 그 뒤에 적힌 사비에르의 메모로 이뤄져 있다. 아이다는 독방에 갇혀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연인을 위해, 자신의 눈과 귀를 통해 들어오는 모든 감각들을 편지에 썼다. 설탕 한 덩어리가 없어서 사경을 헤맨 당뇨병 환자, 야간 통행금지 시간에 외출했다는 이유로 총에 맞은 소년, 아들을 감옥에 보내고 혼자 지내는 사비에르의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아이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전쟁과 독재와 권력과 이념 앞에서 개인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 일상이 어떻게 무너지고 파괴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찾아본 이야기에 따르면, 작가는 이 소설을 팔레스타인 작가 가산 카나파니(Ghassan Kanafani)에게 바쳤다고 한다.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의 창립 멤버이자 난민 캠프의 교사였던 가산 카나파니는 1972년 타고 있던 차가 폭파되는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진짜 사망 원인은 이스라엘 정보 기구 모사드에 의한 암살이라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녹풍당의 사계절 5
시미즈 유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8년 일본 2분기 애니메이션 방영작 중 하나인 <녹풍당의 사계절>의 원작 만화 제5권이 국내에 정식 출간되었다. 안 그래도 애니메이션이 끝나고 아쉬움을 넘어 허탈하기까지 했는데 마침 이렇게 신간이 나오니 어찌나 반갑던지 ㅎㅎㅎ 책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꺅' 하고 소리를 질렀다 ㅎㅎㅎ 





<녹풍당의 사계절> 제5권에는 다섯 편의 에피소드가 실려 있다. 터프한 외모와는 다르게 여성지에서 음식 담당 기자로 일하는 이사고 씨가 짝사랑 중인 편집장을 녹풍당에 데려오는 과정을 그린 '서툰 두 사람', 등교 거부 중인 소년과 구레의 만남을 그린 '이어지는 마음', 각각 의류 회사 직원과 만화가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자매의 추억이 담긴 요리를 재현한 '카페의 나폴리탄', 아들 부부와 함께 살기로 하면서 그동안 취미로 직접 구운 그릇을 모두 버리기로 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인생의 즐거움 등은 애니메이션에도 나오는 에피소드이다. 





'어느 맑은 날의 오후'만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지 않은, 원작 만화에만 있는 에피소드이다. 녹풍당에서 디저트를 담당하고 있는 츠바키는 어느 맑은 날 오후 2층 창고를 정리하다가 가을에 먹고 남은 홍옥 2개를 발견한다. 마침 집 안에 남아 있는 사람은 츠바키와 토키타카 두 사람뿐. 둘은 잘 씻은 사과의 심지를 파내고, 파낸 자리에 설탕과 계피, 버터를 채운 다음 렌지에 돌려서 익힌다. 따끈따끈하게 구워진 사과위에 '마침' 냉동실 안에 있던 하겐다즈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어서 먹으면 그 맛이 기가 막히다고 ㅎ ㅎㅎ 상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ㅎㅎㅎ 





이 밖에도 애니메이션에 반영되지 않은 깨알 같은 장면들이 원작 만화에는 많이 있다. 개인적으로 빵 터졌던 장면은, 햄버그 소스 회의를 하다가 스이와 구레, 츠바키의 의견이 갈리자 토키타카가 조용히 스이의 편을 들어준 것 ㅎㅎㅎ (개인적으로 이 만화에선 스이X토키타카, 구레X츠바키 커플을 밉니다 ㅎㅎㅎ 너무 공식인가요 ㅎㅎㅎ) 스이와 토키타카의 오랫동안 같이 산 부부 느낌 좋다 ㅎ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녀체력 - 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
이영미 지음 / 남해의봄날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십 대, 이십 대 시절에도 체력이 썩 좋진 않았는데 삼십 대 중반이 되고 보니 하루가 다르게 체력이 떨어진다. 나름 운동이랍시고 주말마다 집 근처 공원에서 파워워킹도 하고, 집에서 틈틈이 요가와 스트레칭도 하고, 영양제도 꾸준히 챙겨 먹는데 이 정도로는 안 되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이영희의 <마녀 체력>을 만났다. 저자 이영미는 25년 넘게 170여 권이 넘는 책을 만든 대편집자로, 하루 종일 책상 앞에서 씨름하는 전형적인 저질체력 사무직 노동자로 살아왔다. 30대에 고혈압 진단을 받았을 때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저자는, 마찬가지로 저질체력이었던 남편이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눈에 띄게 몸매와 체력이 달라지는 걸 목격하고 자기도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엔 매일 아침 집에서 10분 거리인 구민회관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것도 벅찼는데, 점차 달리기, 자전거로 범위를 넓히더니, 이제는 마라톤 대회로 모자라 운동선수들도 감히 도전을 못한다는 철인 3종 경기에 나간다. 


저자가 운동을 통해 얻은 것은 체력만이 아니다. 운동을 하면서 넘어지고 깨지고 다시 일어나는 연습을 하지 않았다면, 회사에서 좋지 않은 일을 겪었을 때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날 용기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아들이 재수를 하는 동안 더욱 마음 졸였을 것이다. 부부 관계도 소원해졌을 것이다. 운동은 저자를 아무리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강철 같은 사람으로 바꿨고, 아무리 마음이 불안해도 내색하지 않는 돌부처로 바꿨다. 자칫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살 뻔했던 부부는 운동이라는 취미를 공유하며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되었다. 마흔 넘어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 나이가 들어도 배울 것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게 해 준 것도 운동이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운동을 시작한 계기부터 운동을 하면서 겪은 시행착오, 운동을 통해 얻은 효과와 교훈 등이 빼곡히 실려 있다. 25년 경력의 대편집자가 쓴 글답게 문장이 잘 읽히고 재미있다. 이제라도 몸치 신세에서 벗어나 달리기, 수영, 자전거 고수가 되고 싶다 하는 '예비 마녀'들을 위한 깨알 팁도 실려 있다. 나도 저자처럼 운동하고 싶은데 뭐부터 시작할까. 달리기? 수영? 자전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1문자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1문자 살인사건>은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1987년에 발표한 다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제까지 추리 소설 말고도 연애, 드라마, 코믹 등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쓴 바 있고, 정통파 추리소설뿐 아니라 사회파 추리소설을 쓰기도 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에 속하는 이 소설은 다른 장르나 사회파 추리소설의 그림자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 개인적으로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모 소설이 연상된 - 철저한 정통파 추리소설이다. 


"누군가 나를 노리고 있어." 추리소설 작가인 '나'는 어느 날 애인 가와즈 마사유키에게 이런 말을 듣는다. 짐작 가는 데라도 있느냐고 '나'가 묻자 가와즈는 어물쩍 답을 피한다. 얼마 후 '나'는 가와즈의 시체가 바다에서 떠올랐다는 연락을 받는다. 가와즈의 죽음에 석연찮은 부분이 있음을 직감한 '나'는 친구이자 편집자인 후유코의 도움을 받아 추리소설 작가의 자격으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나'는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이 모두 특정 시기 특정 장소에서 특정한 일을 함께 한 사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이들 중 몇몇이 차례로 살해된 채 발견된다. 


가와즈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만 해도 사건의 전모는커녕 살인 사건인 줄도 몰랐던 '나'가 용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 일종의 취조를 하면서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그에 비하면 사건의 전모라는 게 허무할 정도로 식상한데, 1987년에 출간된(그때만 해도 지금만큼 추리소설이 많지도 않고 널리 읽히지도 않았겠지?) 작가의 초기작임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사건의 전모를 통해 다수의 정의와 소수의 정의가 충돌할 때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 소수의 정의가 희생되는 경우 이는 폭력이 아닌지-를 묻는 점은 사회파 추리소설의 면모가 살짝 보인 것으로도 볼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