냐이트 오브 더 리빙 캣 1
호크만 지음, 메카루츠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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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종 개량으로 태어난 고양이 가운데 특이한 개체가 출현하고 그 고양이로 인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에 팬데믹, 아니 '냥데믹'이 발생한다. 이 바이러스의 특징은 인간이 고양이에게 조금만 닿아도 고양이로 바뀐다는 것. 문제는 고양이를 너무 좋아하고 고양이를 보면 자동적으로 만지고 싶어지는 인간들에게 이 상황은 너무나 괴롭다는 것이다. 고양이를 만지고 고양이가 될 것인가, 아니면 충동을 억제하고 고양이를 피해 도망 다닐 것인가. 과연 고양이 LOVER들의 선택은...?


호크맨과 메카루츠의 만화 <냐이트 오브 더 리빙 캣>을 설정도 기발하지만 작화도 대단하다. 다양한 고양이의 생김새나 움직임을 사실적으로, 심지어 대량으로 그려서 보고만 있어도 '냥포칼립스'의 충격이 생생히 전해진다. 대표적인 좀비 영화 중 하나인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을 패러디한 제목도 재미있다. 이 작품은 2025년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방영되었는데 총감독이 무려 미이케 다카시이다. 웨이브(wavve)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하니 언젠가 한 번 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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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울어라, 펜 1
시마모토 카즈히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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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합이 진행 중인 야구 경기장. 투수와 타자의 기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한 남자가 그들에게로 다가간다. 선수도 아니고 감독도 아니고 심판도 아닌 남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원작 만화가. 알고 보니 이곳에선 진짜 시합이 아닌 영화 촬영이 진행 중이었고, 영화의 원작을 그린 만화가 '호노오 모유루'가 원작자로서 촬영 현장에 등장해 주연 배우의 연기에 훈수를 두려고 하는 것이다. 원작을 그린 만화가라고 해도 영화에는 초짜이기 때문에 함부로 간섭해선 안 된다는 것이 불문율이지만, 의성어, 의태어 한 줄도 영혼을 다 바쳐 쓰는 그로서는 자신의 눈앞에서 작품이 훼손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는데...


시마모토 카즈히코의 만화 <신(新) 울어라, 펜>은 여러 의미로 강렬한 만화다. 일단 작화가 강렬하다. 제목도 <'신(新)' 울어라, 펜>인 데다가 작화가 옛날 느낌이 많이 나서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같은 작가가 1990년부터 1992년까지 연재한 만화 <타올라라, 펜>과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연재한 만화 <울어라, 펜>의 후속작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작화가 90년대 만화 풍이라서 그립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작품이 담고 있는 강하고 뜨거운 에너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한다고 느꼈다.


내용도 강렬하다. 1권의 주요 에피소드는 주인공인 만화가 호노오 모유루가 원작자로서 실사 영화 촬영 현장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소동을 그린다. 호노오는 영화 촬영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짧은 내적 갈등 끝에) 간섭을 하고야 만다. 작가 자신이 만화가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직접 겪어봤거나 주변에서 보고 잘 알 것 같아서, 비록 책 띠지에는 '이 작품은 픽션입니다. 실존하는 인물, 단체, 사건과는 일절 관계없습니다?'라고 적혀 있지만, 묘하게 리얼리티가 느껴졌다. 이렇게 사실적인 업계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를 어찌 뜨겁지 않다고 할 수 있을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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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 영애들은 흔들리지 않는다 1
야츠키 와카츠 원작, 아카바네 니나 지음, 하루노 타쿠 캐릭터 원안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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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니 미콜라는 시골 남작의 서녀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뒤늦게 마법 능력이 발휘되면서 왕립학원에 성녀 견습생으로 입학한다. 귀족 자제의 남학생들은 처음 보는 여학생인 데다가 미모와 마법 능력도 상당한 아이니에게 깊은 관심을 보이는 반면, 여학생들은 자신이 마음에 둔 남학생이 갑자기 나타난 아이니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다. 이런 가운데 왕태자의 약혼녀로 여학생 무리의 탑(top) 같은 존재인 후작 영애 세라피나에게 어떤 소식이 전해진다. 최근 들어 왕태자와 아이니가 부쩍 가까워진 것으로 보아 둘 사이에 연애 감정이 싹튼 것 같다는 소식인데... 

아카바네 나나의 <악역 영애들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야츠키 와카츠, 하루노 타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 소설의 재미있는 점은 주인공과 악역 영애가 일종의 대결 구도를 형성하기는 하지만,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나쁘게 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같은 장르의 다른 작품에서는 일종의 빌런 역할을 수행할 법한 악역 영애가 가진 특징들을 좋은 덕목으로 묘사한다. 이를테면 자신이 마음에 둔 남자가 다른 여자와 친하게 지내는 것 같다는 소식을 접해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담담하게 대하며 정치적으로 행동한다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히로인과 악역 영애의 대결 구도가 형성된 상황에서 남자만 이득을 보는 전개가 연출될 법도 한데, 이 작품은 두 여자 사이에서 남자가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서도 보여준다. 이를테면 왕태자처럼 잠깐의 관심은 인정하되 자신의 지위를 감안해 현명한 판단을 내린다든가, 그렇지 않은 남자에 대해서는 가혹한 처벌을 내린다든가... 설정이나 전개가 신선해 계속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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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기둥서방 하나 군은 죽고 싶어 해 2
아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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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 2년차 요시노 카에데는 블랙 기업에 다니며 동료들에게 호구로 이용되고 있다. 그런 카에데가 마음 둘 곳은 하나라는 이름의 반려묘뿐이었는데, 하나마저도 얼마 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슬픔에 빠져 있던 카에데는 어느 날 밤길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돌아갈 곳이 없다며 일주일만 머무르게 해달라는 그의 말에 문득 '하나'가 생각나 겁도 없이 그를 집에 들인 카에데. 그런데 이 남자와의 동거가 생각보다 괜찮았다. 살림도 잘하고 성격도 좋아서 외로운 카에데에게 위로가 된다. 그러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그와의 동거를 계속 이어가도 괜찮을까. 

아메코의 만화 <쓰레기 기둥서방 하나 군은 죽고 싶어 해>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위기에 몰린 여자 회사원이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면서 벌어지게 되는 일을 그린 묘한 분위기의 로맨스 만화다. 만화 속 '쓰레기 기둥서방' 하나 군은 '쓰레기'라기에는 너무나 스윗하고 유능하다. 하지만 이따금 보이는 표정이나 발언, 행동이 카에데를 불안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것이 카에데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카에데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주로 남자) 또는 카에데가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 향하기 때문에 위협적으로만은 느껴지지 않는다.

2권에서 카에데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짧은 여행을 간다. 여행이라고는 하지만, 동료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 카에데로서는 즐거운 여행이 아니다. 그런 카에데의 마음을 읽은 것인지, 하나 군이 카에데를 따라와 예상치 못한 즐거운 시간을 선사한다. "너무 좋아"를 연발하는 카에데의 마음에 나도 깊이 공감... 위험해 보이는 남자에게 빠지면 위험한데, 이 사랑은 괜찮을지도? 부디 그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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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
제인 오스틴 지음, 김선형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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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읽는 번역가 중에 김선형 번역가가 있다. 번역에 대해서 잘 알아서 그런 건 아니고, 토니 모리슨, 마거릿 애트우드, 조앤 디디온 등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을 번역한 이의 이름이 거의 항상 김선형이었기에 그대로 믿고 읽게 되었다. 그런 김선형 번역가가 뉴스레터를 발행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에도 망설이지 않고 구독했다. 매주 수요일 발송된 레터의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다. 분량도 상당했지만 내용이 원고 수준으로 많은 정보와 깊은 지식을 담고 있어 조만간 책으로 나올 것 같았다. 역시나 지난 12월 16일(제인 오스틴의 생일이다) <디어 제인 오스틴 - 젊은 소설가의 초상>이라는 제목으로 출간이 되었고, 김선형 번역가가 우리말로 옮긴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의 새 번역본도 출간이 되었다. 세 권 모두 읽어보지 않을 수가.


<오만과 편견>은 영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인 제인 오스틴의 작품 중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소설이다. 영화, 드라마로도 여러 차례 리메이크 되었다. 내용은 가난하지만 화목한 베넷 가의 다섯 자매 중에서도 둘째딸 엘리자베스(리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선량하고 온순한 언니 제인과 달리 독립적이고 바른 말도 잘하는 엘리자베스는 어느 날 언니와 연애 감정을 품고 있는 빙리 씨의 친구 다아시 씨와 만나게 된다. 엘리자베스는 첫만남에서 오만하고 무례한 인상을 준 다아시 씨에게 마음의 문을 닫지만, 다아시 씨는 여느 여자들과 다르게 말하고 행동하는 엘리자베스의 매력에 점점 더 빠져든다('나한테 이러는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의 원조랄까?).


어릴 때는 엘리자베스와 다아시 씨의 로맨스에만 주목했는데 나이가 들어 이 소설을 다시 읽으니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인다. 이를테면 자식이 다섯이나 있지만 전부 딸이라는 이유로 저택과 재산을 먼 친척에게 빼앗길 위기에 놓인 베넷 부부의 상황이라든가, 그런 집안의 상황을 감안해서라도 빨리 좋은 혼처를 구하고 싶은 제인의 상황이라든가. 소설의 유명한 첫 문장 "온 세상이 인정하는 진리 하나는 재산이 많은 독신 남자라면 반드시 아내가 필요하다는 것이에요."(9쪽)도 다르게 읽힌다. 베넷 가의 딸들의 처지를 감안할 때 "(지금 영국에서는) (물려받을) 재산이 없는 독신 여자라면 반드시 남편이 필요하다"라고 쓰는 편이 작가의 의도를 더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원래 문장은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블랙 유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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