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 카멜레온 6
이시야마 료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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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만화가 하나가미 가료는 사고로 자신의 어시스턴트와 몸이 바뀐다. 인기도 지명도도 모두 잃은 상태에서 원래의 지위를 회복하고 싶은 하나가미는 업계 2인자인 괴물 만화가 후가쿠 잇키와 새 연재 앙케트 득표수를 두고 대결을 벌인다. 대결 방식은 총 3회에 걸쳐 득표수가 상대방보다 두 번 앞선 쪽이 이기는 것으로 한다. 그 결과 첫 번째 앙케트에서 하나가미의 신작 <푸른 공정단>이 후가쿠의 신작 <바쥬라>를 이긴다. 하지만 두 번째 앙케트의 결과는 <바쥬라>의 승리로 돌아간다.


하나가미와 후가쿠의 새 연재 대결 마지막 앙케트를 앞두고 하나가미에게 위기가 발생한다. 주간 연재인데 하나가미가 거의 다 완성한 원고를 버리고 새 원고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당황해 하는 어시스턴트들은 체력 보충을 위해 쉬게 하고 혼자서 콘티 작성에 몰두하는 하나가미. 아무리 만화가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함께 완성하는 공동 작업이라고 해도, 만화의 초안인 콘티만은 만화가 자신이 만들어야 하는 법. 더욱이 중요한 대결의 결과가 걸려 있는 상황이라서 하나가미의 어깨가 무겁다.


하나가미가 영혼까지 끌어모아 콘티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 후가쿠도 온 정신을 다해 원고 작업 중이다. 결국 원고를 완성해 잡지에 인쇄된 만화를 보면서 두 사람 다 서로의 작품에 감탄한다. 지금은 경쟁 상대이지만 넓게 보면 같은 분야에서 같은 목적을 위해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라는 의식 때문일까. 아무튼 6권으로 후가쿠와의 대결은 끝이 나고, 7권부터는 더 큰 스케일의 대결이 펼쳐질 것 같다. 5권에 나온 작가님 말씀대로 "만화가 만화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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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카멜레온 5
이시야마 료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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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절정의 천재 만화가 하나가미 가료는 사고로 자신의 어시스턴트인 미야마 시노부와 몸이 바뀐다. 이 일로 미야마는 하나가미의 몸도 얻고 인기와 명성도 얻었지만, 하나가미는 미야마의 몸 외에는 얻은 게 하나도 없다. 그러나 몸이 바뀌었다고 해서 오랫동안 갈고 닦은 실력과 타고난 천재성까지 빼앗긴 것은 아닐 터. 하나가미는 다시 한번 정상의 자리를 노리며 온갖 도전에 임한다. 


<용과 카멜레온> 5권에서 하나가미는 자신의 뒤를 이어 업계 2위로 인정받는 괴물 작가 후가쿠 잇키와 대결을 벌인다. 때마침 같은 잡지 같은 호에서 동시에 새 작품을 연재하기로 되어 있으니, 제1화, 제3화, 제7화 앙케트 결과 득표수가 상대방보다 두 번 앞선 쪽이 이기는 것으로 한다. 미야마와 몸이 바뀌기 전이었다면 연재도 바쁜데 대결까지 할 필요를 못 느꼈겠지만, 미야마와 몸이 바뀌고 지명도도 무엇도 없게 된 하나가미로서는 이번이야말로 자신의 지명도를 높일 기회다.


중요한 대결인 만큼 하나가미는 단독주택 한 채를 작업실로 빌려서 어시스턴트들과 합숙을 시작한다. 덕분에 일본의 주간 연재 만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작가와 어시스턴트의 하루 루틴은 물론이고 작업 배분 방식, 좋은 어시스턴트의 덕목 등등. 소년 시절에는 만화를 매우 좋아했지만 성인이 되고 직장인이 되면서 만화를 계속 볼지 말지 고민하는 남자의 에피소드도 인상적이었다. '좋아하는 것'에 나이가 있나. 좋아할 수 있을 때 좋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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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온 아이스 2
이츠모 엘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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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의 소년 미네코시 하유마는 발령 중인 아빠를 만나러 도쿄에 왔다가 피겨 스케이팅계의 '천재 소녀'로 불리는 사오토메 키사라의 연기를 보고 반한다. 이후 독학으로 피겨 스케이팅 기술을 연마한 하유마는 중학교 3학년 때 도쿄로 이사하고 운명처럼 키사라와 재회한다. 그 사이 여자 싱글에서 페어로 종목을 바꾼 키사라에게 잠재력을 인정 받은 하유마는 그토록 동경했던 키사라와 페어를 이뤄 대회에 나가기로 한다. 대회를 앞두고 열심히 연습하는 하유마를 보면서 키사라는 그의 남다른 성장 속도와 열정에 감탄하지만, 한편으로는 과거에 겪은 어떤 일을 떠올리며 씁쓸해 한다.


이츠모 엘크의 만화 <투 온 아이스>는 피겨 스케이팅 중에서도 남자와 여자가 짝을 이뤄서 기술과 연기를 선보이는 페어 스케이팅의 세계를 그린다. 키사라는 어릴 때는 천재로 불릴 만큼 기량이 남달랐지만 순식간에 남자 선수들에게 추월당한 과거가 있다. 여자 싱글이 아닌 페어를 한다는 이유로 코치에게 찍혀서 짝을 이룰 남자 선수를 구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던 차에 자신을 동경해서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했다는 하유마가 나타나 반갑기는 했지만, 하유마 또한 남자라서 자신은 할 수 없는 것들을 그는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부러움 또는 열등감을 느낀다. 


한편 하유마는 키사라와 함께 하는 페어 부문도, 혼자서 도전하는 남자 싱글 부문도, 모두 잘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훈련 중이다. 코치를 자처하는 '나츠야', '나츠비' 남매에 페어 스케이팅 선배인 '유니코타'까지 두 사람에게 협력하는 가운데, 키사라와는 애증 또는 악연의 관계라고 할 수 있는 남자 싱글 부문의 톱스타 소라 타카유키('탓군')가 등장한다. 하유마가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한 이후로 만난 사람들과 전혀 다른 캐릭터인 타카유키 때문에 당황해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고, 키사라가 타카유키를 싫어하는 건 이해가 되는데 타카유키가 키사라를 싫어하는 건 이해가 잘 안 된다. 좀 더 읽어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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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온 아이스 1
이츠모 엘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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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에 사는 초등학교 3학년인 소년 미네코시 하유마는 발령 중인 아빠를 만나러 도쿄에 갔다가 운명의 소녀와 만난다. 빙판 위에서 달릴 수 있는 것만 해도 대단한데 그 누구보다 가볍게 3회전 점프를 해내는 소녀의 이름은 사오토메 키사라. 홋카이도로 돌아간 하유마는 키사라의 영상을 수없이 반복해 보면서 혼자서 피겨 스케이팅 기술을 익힌다. 그러나 그 사이 천재로 불렸던 소녀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는데... 그러다 하유마가 중학교 3학년이 되어 도쿄로 이사를 오면서 두 사람의 운명이 다시 한번 교차한다.


이츠모 엘크의 <투 온 아이스>는 피겨 스케이팅을 소재로 한 스포츠 만화다. 피겨 스케이팅을 소재로 한 만화 또는 애니메이션 하면 <유리!!! on ICE>(유리 온 아이스)가 유명한데, 남자 싱글 피겨 스케이팅을 다룬 <유리!!! on ICE>와 달리 <투 온 아이스>는 남자와 여자가 한 쌍을 이뤄 연기와 기술을 선보이는 '페어 스케이팅'의 세계를 그린다.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독학으로 연마한 기술과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갖춘 주인공과 어릴 때부터 천재 소리를 들었지만 독불장군 같은 성격 때문에 장벽에 가로막힌 서브 주인공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하이큐!!>의 히나타와 카게야마 페어가 떠오르기도 했다. (소라=오이카와?)


1권에서 하유마는 그토록 동경했던 키사라와 우연히 재회해 그동안 독학으로 갈고 닦은 피겨 스케이팅 기술을 선보인다. 그 결과 하유마는 키사라와 짝을 이뤄 페어 스케이팅을 할 수 있게 되는데, 막상 연습을 시작해 보니 하유마의 잠재력이 보통이 아니다. 하유마 자신은 기초적인 동작도 어려워서 헤매고 있는데, 키사라는 하유마가 자신을 능가하는 건 시간문제이고 남자 싱글 부문에 출전해도 승산이 있다고 느낀다. 과연 하유마는 지금보다 실력이 향상되어도 키사라와 페어 스케이팅을 계속할까, 아니면 남자 싱글을 택할까. 앞으로의 전개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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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해로외전
박민정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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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 대 여성인 주현은 대학에서 전임 강사로 일하며 학생들에게 소설을 가르친다. 남들 보기에 좋은 직장이고 주현 자신도 어렵게 얻은 자리라서 가능한 한 오래 일하고 싶다. 하지만 비슷한 경력을 지닌 남자 교수와 갈등을 빚고 학생들에게도 부정적인 강의 평가를 받으면서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간다. 설상가상으로 주현이 애써 외면해 왔던 집안 일에도 휘말린다. 주현은 몇 년 전 발표한 소설에 자신의 큰아버지가 재혼을 하면서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두 딸을 프랑스로 입양 보내고 막내인 아들만 남겼다는 가족사를 폭로해 집안 내에서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그 후로 주현은 큰아버지 가족과 연락을 끊었는데, 어느 날 큰아버지의 아들 장훈의 아내와 연락이 닿으면서 졸지에 그들의 딸인 수아를 며칠 동안 맡게 된다. 주현은 요즘 아이답게 발랄하고 적극적인 수아의 모습을 기특하고 예쁘게 여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을 괴롭힌 학생들의 모습을 겹쳐 보며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다 우연히 수아가 '프랑스 고모'와 연락을 한 적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그 '프랑스 고모'가 자신이 오랫동안 관심 있어 한, 프랑스로 입양된 사촌 언니임을 직감한 주현은 애써 잊으려고 했던 과거의 기억 속으로 빠져든다.


박민정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백년해로외전>은 박민정 작가의 소설집 <바비의 분위기>에 실린 단편 <신세이다이 가옥>을 장편으로 확장한 듯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신세이다이 가옥>은 한 여성이 외국으로 입양된 사촌 자매들의 방문을 통해 아들 딸 차별이 심했던 할머니와 한 집에 살았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이야기로, <백년해로외전>의 프리퀄 같은 내용이다. 가부장제, 성차별이 공기처럼 존재하던 80년대에 태어나 물질만능주의와 경쟁이 만연해 있던 90년대와 2000년대에 학창 시절과 청춘을 보낸 여성이 가정 내, 직장 내 성차별에 부딪혀 산화하거나 그 직전에 다다른 이야기라는 점에서 작가의 전작인 <미스플라이트>와도 맞닿아 있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주현이 자신의 집안 일이기는 해도 직계 가족의 일은 아닌 큰아버지의 가족사에 그토록 연연하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는 부분이다. 요즘은 아들보다 딸을 선호하는 풍조라고 하지만, 1980년대생인 나 때는 남아선호사상이 극심해서 뱃속의 아이가 딸이라고 하면 낙태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 집은 딸만 둘이라서 엄마가 아들 낳으라는 소리를 엄청 들었고, 첫째에 이어 둘째도 딸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지우려고 했다고 한다. 나와 내 동생이 자라는 동안에도 아들 없다는 소리를 지겹게 들었다. 그러니 실제로는 사랑 받는 외동딸인데도 유사시에는 여자라서 버려질 수 있다는 공포를 느끼는 수현의 심정에 공감할 밖에. 아무튼 그렇게 국민의 절반(인 여성)을 등한시한 죄로 한국은 현재 출생률 세계 최저 수준. 초고령화 사회를 향해 가고 있으니 자업자득이라고 할지.  


오랫동안 나는 야엘의 이야기가 내가 간접적으로 겪은 슬픈 가족사를 넘어서길 바랐다. 결코 가족 이야기가 왜소한 소재라서가 아니었다. 나를 고통스럽게 만든 이미지는 비단 1983년의 장선의 이미지가 아니었다. 언젠가 나도 버려지지 않을까 싶었던 두려움, 갓난아기인 수진 언니를 그런 식으로 버릴까봐 전전긍긍했던 엄마의 두려움은 그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던 시대 때문에 생겨난 것이기도 했다. (304-5쪽)


문제의 원흉은 이 집안의 절대 권력자인 큰아버지인데, 힘도 없고 발언권도 없는 여자들끼리 지지고 볶고 싸우는 모습도 너무 친숙하다(이 집안에서 발언권이 있는 남자는 큰아버지와 주현의 아버지, 큰아버지 아들인 장훈 정도인데, 주현의 아버지는 형 앞에서 비굴하고 장훈은 적극적인 역할을 안 한다). 야엘이 미국에 있는 대학에 다닐 때 친구들이 "한국인들은 정말로 그렇게 애들을 학대해?"라고 질문하면 차마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었지만 자신의 생부와 할머니는 그런 사람이었다고 생각하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가해자를 변호할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지만 자신도 그들과 같은 한국인이라서 그들을 비난하면 한국인을 비난하는 게 되고 그러면 자신도 비난 당하게 되는 모순. 왜 이런 모순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몫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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