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로드 용사 1
오오사키 타카히 지음, 이쿠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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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세계에서 '유튜브 붐'이 일어난다면 어떨까. 오오사키 타카히토의 인기 소설이 원작인 <업로드 용사>는 판타지 세계의 용사 '제인'과 정령 '쿠쿠'가 엄청난 돈과 명예를 얻기 위해 '유튜브 붐'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믹 판타지 만화다.


날마다 수없이 많은 동영상에 제작되고 투고되는 유튜브 세상. 제인은 유명한 유튜버들처럼 유튜브로 돈도 벌고 후원도 받아 화려하게 사는 삶을 꿈꾸며 유튜브를 시작했지만, 제인이 만든 동영상은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하고 구독자도 전혀 늘지 않는다. 죽을 각오를 하고 마왕군 사천왕 중 한 명과 싸우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올리지만 조회 수는 고작 28회. 이대로는 바라는 주목 한 번 받지 못하고 가난뱅이로 살다 죽을 거라는 생각에 제인의 마음은 점점 더 불안해진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던가. 제인은 조회 수가 높은 동영상들을 보면서 인기 요인을 분석하기로 한다. 조회 수가 높은 동영상들의 공통점은 하나였다. 영상이 화려해 '보는 맛'이 있다는 것. 이 날 이후로 제인은 마왕을 무찌르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가 아니라 유튜브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 마왕 일당과 싸우되 전보다 훨씬 멋있게, 화려하게, 구독자들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싸우기 시작한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용사인데도 조회 수와 구독자 수에 연연해야 하는 상황이 어쩐지 웃프기도 했다. 유튜브를 비롯한 동영상 사이트의 언어나 문화에 친숙한 독자라면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만화다. 기발한 발상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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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선잠 1
토리우 치노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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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고등학생 키이는 어려서부터 친남매처럼 지낸 사촌누나 하나와 한 집에 살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키이를 남동생 이상으로 보지 않는 하나는 키이 앞에서 아무 행동이나 거리낌 없이 한다. 키이는 그런 하나에게 조심 좀 하라고 타박하면서도 싫어하지는 않는 눈치다. 언제부터인가 하나를 사촌누나 이상으로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리우 치노리의 만화 <사랑과 선잠>은 사촌 남매인 하나와 키이가 한 집에서 함께 사는 이야기를 그린다. 남자 고등학생이 사촌누나와 동거하는 이야기라고 해서 처음엔 뜨악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집에선 사촌남매이고 학교에선 선생과 학생 사이이다 보니 서로 지켜야 할 선을 넘지는 않는다. 선을 넘을락 말락 할 때의 긴장감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작품이 마음에 들 듯.


<사랑과 선잠>이라는 제목답게 에피소드마다 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잠자는 걸 매우 좋아하고 중요시하는 하나가 자칭 '오랜 세월 동안 연구한 최적의 수면법'을 조금씩 알려준다. 재미도 있고 정보도 있는 일석이조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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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야 경위는 용서하지 않아 1
요이다 요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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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선량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람을 잡는 일을 한다. 그런데 그 경찰이 도리어 선량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 어떨까. 궁금하다면 나쁜 경찰을 처벌하는 '경찰의 경찰'이 주인공인 만화 <노미야 경위는 용서하지 않아>를 읽어보길 바란다.


이야기는 여성 경찰 하시모토 레미가 동경하던 경무부로 전근하면서 시작된다. 경찰청 경무부는 경찰청 내에서도 엘리트 중에 엘리트만 모이는 곳. 출근 첫날 자신이 배치된 '특별대응실'을 찾아 복도를 걷던 레미는 실수로 한 남자와 부딪친다. 죄송하다며 사과하는 레미에게 저야말로 죄송하다며 사과하는 남자. 성격도 착해 보이고 외모까지 준수해 레미는 '역시 경무부 엘리트!'라며 기뻐한다. 하지만 자신이 특별대응실에 새로 배치된 직원이라고 알리자 남자의 표정과 태도가 급변하는데... 알고 보니 남자의 정체는 특별대응실 소속의 노미야 경위. 심지어 레미의 직속 상사였다.


레미가 배치된 특별대응실은 경찰이 일으킨 불상사가 외부에 알려지기 전에 해결하는 일을 한다. 이제까지 만난 경찰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다는 레미의 말에 노미야 경위는 "경찰이 모두 좋은 사람만 있는 건 아니야."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이때만 해도 레미는 노미야 경위의 말을 믿지 않지만, 이후 노미야 경위가 부하 직원에게 육체관계를 강요하고 응하지 않으면 평가를 낮게 주겠다고 협박한 경찰을 시작으로, 집안 배경을 믿고 상습적으로 여자를 유혹해 감금하고 괴롭힌 경찰, 훈련과 단합을 핑계로 부당한 명령과 폭력을 일삼은 경찰, 수 년에 걸쳐 SNS에 다른 직원에 대한 험담과 불법 촬영 사진을 투고한 경찰, 같은 부서의 직원을 따돌리고 험담한 경찰 등을 줄줄이 잡아들이는 모습을 보고 나쁜 경찰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남들은 노미야 경위가 '사심 없이' 일하는 유능한 경찰이라고 생각하지만 특별대응실 직원들은 알고 있다. 노미야 경위가 '사심 없이는' 일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경찰이 아니라 일반 시민인 나로서는 노미야 경위처럼 사심 때문에라도 나쁜 경찰을 단호하게 처벌하는 경찰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하나사키 마이가 잠자코 있지 않아> 같은 권선징악 코미디나 경찰 비리 수사물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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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이유 없이 거절해도 괜찮습니다 - 양보만 하는 사람들을 위한 관계의 기술
다카미 아야 지음, 신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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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살고 싶어도 내 마음대로만 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밥 한 끼를 먹더라도 내가 먹고 싶은 음식만 고집하면 '눈치 없다', '이기적이다', '사회성이 부족하다' 같은 비난이 따라온다. 그렇다고 매번 남의 눈치만 보고 남들이 하자는 대로만 할 수는 없는 법. 다카미 아야의 <때론 이유 없이 거절해도 괜찮습니다>는 매번 남에게 양보만 하고 자기 실속은 챙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양보하지 않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다.


매번 다른 사람 눈치만 살피고 자기표현은 못 하는 사람은 대체로 착하고 배려심 많은 사람이지만, 어쩌면 그저 남에게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일 수도 있다. 내가 먼저 잘해야 남도 나에게 잘 할 거라는 계산하에 행동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저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게 힘들거나 귀찮아서 남에게 맞추는 것일 수도 있다. 괜히 내가 하자는 대로 했다가 결과가 안 좋으면 내 책임이 되는 게 싫은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남의 눈치를 살피고 남에게 많이 의존하는 사람은 자기 탓보다 남 탓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저자는 '거절하는 힘'을 기르기 위한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건전한 영역 의식 갖기'이다. 건전한 영역 의식 갖기란 자신의 영역과 타인의 영역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금이 있다. 나도 그 금을 넘으면 안 되지만 상대방도 그 금을 넘어오면 안 된다. 상대방이 그 금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거절하거나 경고 신호를 보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금을 넘어도 괜찮은 줄 알고 계속 그 금을 넘어올 것이다.


두 번째는 '자기신뢰감 쌓기'이다. 남들의 눈치를 많이 본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감이 낮다는 증거다.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이 확고한 사람은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그렇다고 남들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 독불장군으로 살아도 괜찮다는 것이 아니다. 남들의 시선이나 의견을 감안하되, 전적으로 남들의 시선이나 의견에만 좌우되는 삶을 살지는 말라는 뜻이다.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렇다. 남들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들어도 나는 괜찮다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부담 없이 거절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무의식 속 죄책감 없애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노력하면서 생긴 버릇 내지는 습관이다. 어릴 때는 몰라도 성인이 된 후에는 이러한 습관을 버리는 것이 좋다. 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도 내가 만족하면 그만이다. '남이 인정하는 나'가 아니라 '내가 인정하는 나'가 되고 싶다는 사고방식을 가지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


마지막 네 번째는 '자신의 힘은 자신을 위해 사용하기'이다. 어떤 사람들은 남들에게만 봉사하고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봉사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몰라서 남들에게 봉사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일기를 쓰는 것이 좋다. 그날 하루 동안 잘한 일, 좋았던 일, 기뻤던 일 등을 꾸준히 적다 보면 내가 뭘 잘하고 좋아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이 밖에도 거절하는 힘, 양보하지 않는 힘을 기르기 위한 구체적인 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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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그리 빈테르의 아주 멋진 불행
얀네 S. 드랑스홀트 지음, 손화수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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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소설 하면 차갑고 어두운 분위기라는 인식이 있다. 그런 인식을 깬 작품이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 <오베라는 남자>다. 항상 심통 맞은 표정으로 이웃에게 독설을 뿜어대는 노년의 남성 오베가 어떤 만남을 계기로 180도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이 웃고 울었다. <오베라는 남자>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노르웨이 작가 안네 S. 드랑스홀트의 장편소설 <잉그리 빈테르의 아주 멋진 불행>이 반가울 것이다.


소설의 주인공 잉그리 빈테르는 마흔을 앞둔 여성이다. 노르웨이의 한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일하며, 변호사인 남편과 천방지축인 세 딸을 키우고 있다. 잉그리가 사는 모습은 한국의 워킹맘이 사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면 자기보다 남편과 세 딸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다. 지각을 겨우 면해 출근하면 이번엔 직장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갈등을 상대하느라 바쁘다. 일찍 퇴근하면 애 엄마는 어쩔 수 없다는 소리나 듣고, 늦게 퇴근하면 애 엄마가 되어서 가정은 뒷전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추란 말인지.


이 소설의 묘미는 평범한 워킹맘인 잉그리 빈테르의 일상을 그리는 가운데 쉴 새 없이 터지는 유머다. 이를테면 잉그리는 딸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길에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다가 와인병을 깨트리는 실수를 저지른다. 그 바람에 와인이 외투 소매에 묻어서 찝찝한 기분이 들었지만 시간이 급해 옷을 갈아입지 못한 채 출발한다. 다행히 딸들을 제시간에 데려다주는 데 성공하지만, 어느 후각 신경 예민한 아이가 귀신같이 냄새를 맡고 이렇게 말한다. "알바(잉그리의 딸 이름) 엄마에게서 술 냄새가 나요." 그리고 잉그리는 딸들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술 냄새나는 엄마'로 소문이 난다.


이것은 잉그리가 얼마 후 저지를 실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딸 셋을 키우기에는 집이 좁다고 느낀 잉그리는 그럴 형편이 안 된다는 남편을 졸라 이사를 하기로 한다. 때마침 잉그리가 어릴 때부터 꿈꿔온 스타일의 집이 나타나 잉그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집을 사겠다고 결심한다. 남편은 오래된 집이라서 공사비가 더 들 거라고 말리지만, '드림 하우스'에 살 생각에 푹 빠진 잉그리는 남편의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 설상가상으로 팔려고 내놓은 집이 팔리지 않아서 남편의 분노 게이지가 점점 높아진다.


자기가 저지른 실수는 그래도 낫다. 이다음에 벌어지는 일들은 잉그리가 자처한 것도 아니다. 얼마 후 잉그리는 대학 사절단의 일원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엉뚱한 사건에 휘말려 시베리아의 강제 수용소로 끌려갈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게 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평화롭게(?) 세 딸을 키우던 평범한 워킹맘이었는데...! 이 밖에도 사고뭉치 잉그리 빈테르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가벼운 마음으로 웃으며 볼 수 있는 소설을 찾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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