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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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을 쭉 따라 읽어온 독자라면 이 소설을 읽고 '작가가 장기를 잘 살렸네'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도 그럴 게 소설에 등장하는 AF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로봇 클라라가 자신의 주인 조시를 섬기는 모습은 <남아 있는 나날>의 하인을 연상케 하고, 조시의 건강이 나빠질 경우 클라라로 하여금 조시를 대체하게 할 거라는 조시 엄마의 발상은 장기 이식을 목적으로 복제 인간을 만들어내는 <나를 보내지 마> 속 어른들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가즈오 이시구로의 다른 소설들과 비교해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진 건 태양의 공이 크다. 인간과 흡사한 외모를 지닌 것은 물론이고 높은 수준의 지능과 관찰력, 이해력, 공감 능력까지 갖춘 클라라는,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지만 인간이 어떻게 자신(인공지능 로봇)과 다른지는 잘 모른다. 그리하여 클라라는 인간도 자신처럼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다양한 일을 벌이는데, 과연 클라라의 오해는 '오해(誤解)'가 맞을까. 인간이 태양만으로 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태양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라면, 인간과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인공지능 로봇은 어떻게, 얼마나 다를까. 두껍지만 금방 읽을 수 있는데, 금방 잊히지는 않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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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도스도 전기 서약의 보관 1
스즈미 아츠시 지음, 히다리 그림, 미즈노 료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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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는 이름만 들어본 대작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경험을 여러 번 했는데, 그중 하나가 <듄>이고 이번에 읽은 <로도스도 전기>이다. <로도스도 전기>는 일본에서는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미즈노 료의 명작 판타지 소설 시리즈인데, 이번에 오리지널 시리즈로부터 100년 후의 이야기를 그린 <로도스도 전기 - 서약의 보관>이 만화판으로 출간되었다. 읽어보니 나처럼 오리지널 시리즈를 읽지 않은 초심자라도 이해하기 쉬운 설정과 줄거리라서 흥미가 동하고, 만화 자체의 완성도와 작화의 퀄리티가 뛰어나 혹시라도 소설을 못 구하면 만화판으로라도 계속 읽고 싶어진다. 


이야기의 무대는 로도스 섬. 마인전쟁, 영웅전쟁, 사신전쟁이라는 3대 전쟁이 끝난 후 6개국 왕이 불가침 조약을 맺어 영구적인 평화를 약속한 때로부터 100년이 흐른 상태다. 이 상태로 오래오래 평화롭게 살 수 있을 줄 알았건만, 6개국 중 하나인 플레임의 새로운 왕 디아스가 평화를 약속하는 '서약의 보관(寶冠)'을 쓰지 않겠다고 해서 문제가 발생한다. 디아스의 거절을 로도스를 무력으로 통치할 의사로 간주한 5개국은 전시 상태에 돌입하고, 5개국 중 하나인 마모 왕국의 왕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선다. 이런 가운데 로도스 섬에 평화를 가져다준 기사 판을 존경하는 넷째 왕자 라일은 전란의 시대가 찾아오면 반드시 나타난다는 로도스의 기사의 짝이자 영원의 소녀 디트리트를 찾아 나서는데... 


라일이 디트리트를 찾아가는 여정이 만화의 전체 줄거리가 아닐까 짐작했는데, 짐작과 달리 1권에서 라일은 디트리트와 만나고 자신의 모험에 동참하도록 디트리트를 설득한다. 라일과 디트리트의 대화에 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아무래도 오리지널 시리즈를 읽어야 할 듯...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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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스위퍼 16 - GS 미카미 극락대작전!!
시이나 타카시 지음, 허윤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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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을 퇴치하는 현대판 엑소시스트 '고스트 스위퍼(GS)'들의 모험과 활약을 그린 만화. 일본 만화답게(?) 계절감이 돋보이는 에피소드가 자주 나오는데, 16권에는 요즘 읽기에 딱 좋은 겨울 관련 에피소드가 많이 나온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클로스와 대결한다거나, 새해를 맞아 칠복신과 만난다거나, 연휴 동안 찐 살을 빼느라(알고 보니 그게 어떤 악령의 소행이라) 고생한다거나... 


16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는 <천국보다 낯선>이다. 어느 날 요코시마가 사는 아파트에 엄청 잘생기고 유능한데 왠지 모르게 익숙한 분위기의 남자가 나타난다. 그의 정체는 바로 미래에서 온 요코시마! 그는 아내가 될 사람의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미래에서 왔다고 하는데, 과연 그의 아내는 누구일까. 아내도 아내지만, 아내 될 '그 사람'이 <도라에몽>의 진구와 이슬이 이야기를 꺼내는 게 너무 웃겼다("이슬이 입장에선 그게(진구와 결혼하는 게) 행복일까? 최악 아니야?!) ㅋㅋ 이렇게까지 솔직하다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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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전장 2
유미사키 미사킥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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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묘표 살인' 사건으로 전국이 공포에 떠는 가운데,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요괴 마을에 끌려가 실제로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싸움을 하게 된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 주인공 마소라는 약하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남학생인데, 1권에서 영문도 모른 채 요괴 마을에 끌려갔다가 극적으로 살아남아 현실로 돌아왔다. 2권에서는 그 후의 일이 펼쳐진다. 


집으로 돌아온 마소라는 자신 외에도 요괴 마을에서 살아 돌아온 '성공자'가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용기를 짜내서 그들을 만나러 가보지만 아무런 접점이 발견되지 않고 오히려 공포심만 더 커진다. 이런 와중에 또다시 마소라는 요괴 마을로 소환되고 그곳에서 죽은 이와이즈미 마리에의 여동생 이와이즈미 유즈키를 만난다. 이번 미션은 인간의 '시리코다마'를 매우 좋아하는 요괴 '갓파'와 싸워 이기는 것이라는데, 과연 마소라는 이번에도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까. 


이야기의 전개 방식은 1권과 동일한데, 마소라와 비슷한 경험을 하는 동지들이 나타났다는 점이 다르다. 마지막 장에서 이들은 요괴 마을이 환상의 공간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일 수 있다는 단서를 얻게 되는데, 실재하는 공간이라고 해도 갑자기 인간이 그곳으로 소환되는 힘은 무엇에 의해 발생하는 걸까. 오컬트와 일본의 전통 설화, 현대의 연쇄 살인, 학교 폭력, 사이버 범죄 등등 다양한 소재가 결합되어 있어 흥미진진하다. 어서 3권이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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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발키리 5
우메무라 신야 지음, 아지치카 그림, 후쿠이 타쿠미 감수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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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표와 인간 대표가 인류 종말을 걸고 일대일로 대결을 벌인다는 설정의 만화. 3회전의 인간 대표가 일본에서는 유명할지 몰라도 세계적으로는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사사키 코지로라서 살짝 아쉬웠는데, 4회전에서는 드디어 전 세계인이 알 법한 자가 인간 대표로 나선다. 바로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살인마 잭 더 리퍼! 그에 맞서는 신 대표는 불굴의 투신 헤라클레스! 


헤라클레스는 정의의 사자, 잭 더 리퍼는 악의의 범죄자로서 '정의 vs 악의'의 대결을 벌인다는 점이 4회전의 관전 포인트인 듯하다. 이 둘의 싸움도 싸움이지만, 관전하는 자들의 면면이 나는 더 흥미로웠다. 그도 그럴 게 아서 코난 도일과 로키가 나왔기 때문 ㅋㅋ (둘 다 나의 최애) 작화가 멋있고 전개가 스피디해서 지루함 없이 보게 된다. 6권도 빨리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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