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무리씨의 시계공방 4
히와타리 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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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시계공방을 운영하는 칸무리 씨의 온화한 일상을 그린 만화다. 4권에는 가족에 관한 에피소드가 많이 나온다. 칸무리 씨에게 시계공방을 물려주고 (아마도) 이제는 은퇴한 칸무리 씨의 아버지가 딸을 걱정하고 아끼는 마음이 잘 드러나는 에피소드가 있고, 시계공방의 단골손님인 토코 씨 모녀의 추억이 담긴 시계에 관한 에피소드도 있다. 


생각해 보니 나에게도 추억이 담긴 시계가 있다. 중학교 졸업을 기념해서 어머니가 사주신 시계인데, 이제는 유행도 지났고 손목시계를 잘 사용하지 않아서 몇 년째 서랍 안에만 있지만. 어머니와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라 평생 소장할 것 같다. 어머니도 외할아버지에게 중학교 졸업 기념 선물로 시계를 받은 적이 있어서 나에게 시계를 선물한다고 하셨던 기억이 있다. 이 만화의 대사처럼, 시계는 멋진 만남과 소중한 날을 추억하기 위한 최적의 선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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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다는 게, 정말인가요 3
와카키 타미키 지음, 이은주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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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자는 해외 전근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말에 혹해서 '계약 결혼'을 하게 된 여행사 직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계약 결혼이라는 설정이 나오면 으레 그렇듯이 결국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하게 되는 전개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그랬다. (근데 아무리 '계약 결혼'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는 마음에 드는 사람이랑 하지 않을까,라는 점에서 애초부터 커플 성립 가능성이 높았다고 생각한다.) 


타쿠야의 아버지가 두 사람이 결혼한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고(당연히 아버지는 두 사람이 결혼하기 척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이 소식이 타쿠야의 고향 마을 전체에 퍼진다. 사태 수습을 위해 타쿠야는 리카를 데리고 고향으로 가는데, 두 사람이 진짜로 결혼하는 줄 아는 가족들과 동네 사람들은 '타쿠야가 색시를 데려왔다'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때마다 점점 더 굳어지는 리카의 표정. 그런 리카를 보면서 점점 더 당황하는 타쿠야... 


어찌어찌하여 사태가 수습이 되기는 하는데, 이런 일 저런 일을 겪는 동안 타쿠야와 리카는 서로의 장점을 보게 되고, 둘 다 이제까지는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이 사람과 함께라면 괜찮을지도?'라는 생각을 품게 된다. 이때 둘 사이를 위협하는 방해꾼이 나타나는데, 아무리 봐도 나는 이 방해꾼이 '방해'꾼 같지가 않다. 오히려 타쿠야와 리카를 도와주러 온 듯한 느낌적인 느낌? 타쿠야도 괜찮지만, 새로운 캐릭터는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멋있다. 타쿠야x리카보다 이쪽 서사가 더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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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혼잣말 9 - 카니발 플러스
휴우가 나츠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김예진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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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었는데 역시 재미있다. 너무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지 앞의 내용이 가물가물했지만(대체 왜 진시가 화상을 입었더라... 아무래도 8권을 다시 읽어야 할 것 같다.), 다행히 9권이 지난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부분이라서 큰 무리 없이 읽었다. 


8권의 끝에서 화상을 입은 진시를 치료하기 위해, 마오마오는 비밀리에 진시의 처소를 드나들며 상처를 치료하게 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정식 의관이 아니라 의관 보조 관녀 신분인 마오마오로서는 화상 치료를 완벽하게 해내기가 불가능하다고 느낀다. 그러자 진시는 조만간 함께 서도에 가게 될 테니 그때를 위해 마오마오가 의관 수업을 받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한다. 마오마오는 다시 한번 리국을 떠나 외국으로 가는 게 탐탁지 않았지만, 진시의 상처를 봐줄 사람은 자신뿐이기도 하고, 여자가 의관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수락한다. 


이때부터 시작되는 마오마오의 의관 수업과 서도 행(行) 준비, 그리고 서도 행. 지난번과 다르게 육로가 아닌 해로를 통해 이동하는 거라서, 장면을 묘사하는 방식도 다르고 이동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도 조금씩 다르다. 로맨스가 두드러지는 작품은 아니지만 로맨스 장면이 없지는 않은데, 아무리 봐도 진시보다 마오마오가 우위인 것 같은 건 나만의 착각일까(이게 바로 여공남수?). 10권은 이미 나왔으니 얼른 읽어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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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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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오랫동안 좋아해왔고 꾸준히 읽어왔지만, 북클럽에 가입해 읽어본 경험은 없다. 대학 시절 생활도서관이라는 일종의 독서 모임에 속해 있었지만, 다 같이 일정 기간에 걸쳐 한 권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라기보다는 생활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운영하고 책에 관한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동아리 활동에 가까웠다. 그래서 북클럽이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늘 낯설고 궁금하다. 대체 북클럽에 가입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그곳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까. 


미국 작가 그래디 헨드릭스의 소설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을 읽은 것도, 어쩌면 북클럽이라는 단어에 이끌려서였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그냥 북클럽이 아니라 '호러' 북클럽이다. 이 북클럽의 멤버들은 왜 하필 호러 소설을 읽는 북클럽을 하게 된 걸까. 이들이 읽는 호러 소설은 어떤 작품들일까. 





시작은 이렇다. 1990년대 미국 남부 찰스턴의 올드 빌리지. 주민의 대다수가 백인 중산층인 이곳에 39세 주부 퍼트리샤가 살고 있다. 퍼트리샤는 의사인 남편 카터와 운동을 잘하는 딸 코리, 역사에 관심 많은 아들 블루를 두었다. 남부러울 것 하나 없어 보이지만, 사실 퍼트리샤는 마음 편히 책 한 권 읽지 못하는 일상에 갑갑함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퍼트리샤는 고민 끝에 이웃에 사는 주부들과 북클럽을 결성한다. 베스트셀러나 고전을 읽는 평범한 북클럽이 아닌, 잔혹한 연쇄살인마가 나오는 호러 소설 또는 실화에 기반한 범죄소설만을 읽는 북클럽을 말이다. 


그 후 퍼트리샤는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북클럽에서 정한 호러소설을 읽으며 지루한 일상을 잊고, 북클럽에서 만난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우정을 쌓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느 날 저녁, 퍼트리샤는 이웃에 사는 노부인에게 알 수 없는 이유로 공격을 당하고, 이를 계기로 노부인의 조카 제임스와 교류하게 된다. 퍼트리샤는 첫인상은 안 좋았지만 외모가 준수하고 매너도 좋은 제임스에게 매력을 느끼지만, 제임스에 대해 알아갈수록 불신과 의혹이 커진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남편마저도) 제임스를 이상하게 보는 퍼트리샤가 더 이상하다며 퍼트리샤를 비난하는데... 





초반에 퍼트리샤가 호러북클럽을 결성해 멤버들과 함께 책을 읽고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이 좋았다. 그랬던 퍼트리샤가 제임스 때문에 위험한 상황에 놓이고, 심지어 남편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미친 여자 취급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는 너무도 화가 났다. 이 과정에서 북클럽 멤버들 사이에서도 내분이 일어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끈끈한 우정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쉬웠지만, 이게 현실의 여자들의 우정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 보면 견해의 차이에 따라 싸울 수도 있고 헤어질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여자 마음 여자밖에 모르고, 여자 편은 결국 여자니까. (실제로도 이런 결말이다) 





호러북클럽과 뱀파이어를 소재로 사회 곳곳에 만연한 여성 혐오를 드러내는 작품인 동시에 인종 차별(유색 인종 혐오) 문제를 지적하는 작품이라는 점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퍼트리샤가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철저히 혼자가 되었을 때, 가장 먼저 손을 잡아준 사람이 백인인 남편도 자식들도 친구들도 이웃들도 아닌, 흑인인 그린 부인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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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4-26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샀는데,,, 읽어야 하는데 무섭다고 해서,,, 그런데 이렇게 요약해 주신 것을 읽으니 용기가 나요.^^;;

키치 2022-04-27 07:48   좋아요 0 | URL
저는 두께 보고 겁먹었는데 의외로 잘 읽혀서 금방 읽었습니다. 즐거운 독서 되시길 바랍니다 ^^!!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은 아닌 - 서울과 파리를 걸으며 생각한 것들
정지돈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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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k 님이 강추하셔서 읽게 된, 정지돈 작가의 산문집이다. 그전에 정지돈 작가의 단편 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어렵다는 생각만 들고 줄거리도 무엇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다 편집자k 님의 채널에서 정지돈 작가님의 글이 얼마나 어떻게 좋은지 설명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고, 그렇다면 다시 읽어볼까? 하는 생각에 아무래도 소설보다 만만한 에세이부터 읽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읽은 게 <영화와 시>였는데 재밌었고, 곧이어 읽기 시작한 이 책도 소재는 다르지만 분위기나 내용은 엇비슷해서(응?) 즐겁게 읽었다. 곧 정지돈 작가의 소설도 각잡고 읽어볼 예정이다. 


이 책의 부제는 '서울과 파리를 걸으며 생각한 것들'이고, 실제로 저자가 서울과 파리를 걸으며 생각한 것들에 관한 글이 실려 있다. 산책이라는 행위에 대해 인문학 또는 사회학적으로 고찰한 내용을 담은 글이 대부분인데, 내용이 어렵거나 지루하게 느껴질 때쯤 저자와 저자의 문인 친구들(금정연, 오한기, 이상우, 박솔뫼 등)이 어디를 어떤 식으로 산책하며 노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그때마다 어김없이 웃었다. 지적이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이 책을 이미 한 번 읽었지만 여러 번 다시 읽게 될 것 같다. (이 책도 다시 읽고, 정지돈 작가의 소설도 읽고,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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