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 칸타빌레 신장판 2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미 다 아는 내용이고, 신장판답게 두께가 상당한데도(일반 단행본의 2배 정도)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다 읽고 다음 권을 기다리는 나... 그만큼 재미있고(어떻게 11년 전에 나온 만화인데 유머가 지금도 웃길 수 있을까), 캐릭터들이 너무나 기발하고 강렬하고(노다메짱만큼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는 전무후무할 듯),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남는 만화는 <노다메 칸타빌레> 외에는 그 시절에도 지금도 많이 없는 것 같다. 


신장판 2권에선 치아키가 본격적으로 지휘자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슈트레제만이 편성한 S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가 된 치아키. 하지만 치아키의 인기를 질투한 슈트레제만이 S오케스트라를 갑자기 탈퇴하는 바람에 치아키가 지휘자를 맡게 되고, 슈트레제만이 지휘하는 A오케스트라와의 대결에서 '가볍게' 승리를 거둔다. ('가볍게'라고 썼지만 이건 연주 당일의 결과가 그랬다는 것이고, 개성 강한 인물들로 이루어진 S오케스트라 멤버들을 연습시키는 과정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신장판과 기존 단행본의 차이점은 판형이 커지고 분량이 늘어났다는 것 외에도, 신장판 전용 새로운 표지로 교체되었다는 것과 신장판 독점 보너스 만화가 추가되었다는 것이 있다. 신장판 2권에 추가된 보너스 만화는 모모가오카 음대 학교 식당에 관한 에피소드와 학교 뒤편 중국집 '우라켄'의 특별 메뉴에 관한 에피소드인데, 두 에피소드 모두 <노다메 칸타빌레> 특유의 유머가 잘 살아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캉탕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7
이승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떠난다는 건 한때는 머물렀다는 뜻이다. 더 이상 머무를 수 없을 때 우리는 떠나고, 더 이상 떠날 수 없을 때 우리는 머무른다. 이승우의 소설 <캉탕>의 배경인 대서양 인근의 작은 항구 도시 캉탕은 더 이상 머무를 수 없어서 떠나온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주인공 한중수도 그렇다.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이룬 한중수는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이명 때문에 몸도 마음도 피폐한 상태가 된다. 보다 못한 정신과 의사인 친구 J가 휴양 차 캉탕에 가보라고 조언한다. 그곳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자신의 외삼촌을 만나보면 도움이 될 거라면서 말이다. 


한중수가 캉탕에 도착해 보니 듣던 대로 캉탕은 어업을 주로 하는 작은 도시인데, 식당을 한다던 J의 외삼촌 핍은 오래전 식당을 접고 병원에 입원한 아내를 돌보느라 정신없는 모습이다. 한중수는 핍에게 말 한 번 붙이기도 힘든 상황에 실망하지만, 이내 기운을 되찾고 자신의 방식으로 도시 이곳저곳을 여행한다. 핍이 예전에 운영하던 식당에 가보기도 하고, 과거의 핍을 알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핍의 사연을 듣기도 한다. 또한 한중수는 핍이 운영했던 식당에서 전직 선교사 타나엘을 알게 되고 오래지 않아 그의 사연을 듣게 된다. 


한중수와 핍, 타나엘은 어떤 이유로 원래 살던 곳에서 더 이상 머무를 수 없게 되어 캉탕으로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을 캉탕으로 오게 한 '세이렌(사이렌)'은 각각 형태도 내용도 다른데, 이들을 예정된 (것으로 여겨진) 삶으로부터 벗어나 다른 길로 돌아가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러나 그 돌아감이 정말 예정되지 않은 일이었을까. 의도하지 않은 일탈이나 방황처럼 여겨진 우회가, 실은 각자의 삶에서 반드시 달성해야 할 사명이자 의무였던 건 아닐까.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에 대한 인용이 많이 나와서, 언젠가 <모비딕>을 읽은 후 다시 이 소설을 읽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분명히 알게 된 것은, 다른 사람들이 건강해야 내가 건강하고 내가 건강해야 다른 사람들도 건강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같은 공간에서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나누거나 숨을 쉰 것만으로도 전염이 되고 확진 판정이 나고 격리가 되는 사람들을 보면서(혹은 그러한 일의 당사자가 되면서), 나는 마스크를 하지 않아도 손을 씻지 않아도 백신 주사를 맞지 않아도 괜찮을 거라고 믿는 사람은 대단히 이기적이거나 무지하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율라 비스의 산문집 <면역에 관하여>는 팬데믹 이전에 출간된 책이지만 팬데믹 이후에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저자는 자신의 건강 문제 때문에 오래 전부터 의학 이슈에 관심이 많았지만,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보다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특히 출산 후 아기들이 의무적으로 접종해야 하는 각종 백신에 대해 알아보고 그러한 백신에 대한 다른 양육자들의 의견을 접하면서, 저자는 백신의 원리를 비롯해 백신을 둘러싼 찬반 양론과 그 역사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하기 시작했다. 


백신의 역사는 사실 '백신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의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종두법을 발견하기 훨씬 이전에 시작되었다. 책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종두법과 유사한 민간 요법이 시행되고 있었다. 이렇듯 백신은 유서가 깊을 뿐 아니라 효과가 입증되었는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백신의 효과를 믿지 않고, 백신 접종을 하느니 차라리 진짜로 병에 걸리는 편을 택하겠다고 우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그 이유를 아킬레우스 신화를 비롯한 전설과 <드라큘라>를 비롯한 문학 작품 속에서 찾는다. 


저자에 따르면 결국 백신을 비롯한 공중 보건 문제는 힘, 권력의 문제다. 어느 나라 또는 문화권이나 여성, 빈민, 장애인, 외국인, 이민자, 성소수자들을 차별하는 근거로 '더럽고' '냄새나고' '병을 옮긴다'는 식의 수사를 사용한다. 이러한 수사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의학 또는 과학적 시도에 대한 탄압 역시 오래 되었다. 불과 몇 세기 전까지 유럽에서 병을 치료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마법사, 마녀로 매도하여 처벌했다. 백신에 대한 불신 역시 백신의 효과 자체에 대한 불신이라기 보다는 백신으로 얻게 되는 집단 면역, 사회 안정에 대한 불신이다. 


팬데믹 이후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백신을 둘러싼 논쟁을 보면서, 나는 백신 비접종자들이 백신 접종자들에 의해 형성된 집단 면역의 수혜를 입는 것이 참 모순적이면서도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 (원치 않은) 이로운 결과를 얻는 것는 것은 백신뿐만이 아니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과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에서 비롯될까. 본능일까 환경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끄러움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아니 에르노 지음, 이재룡 옮김 / 비채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7년 전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을 읽었을 때는 작품의 소재(유부남과의 연애)에 대한 생각이 작품 전체에 대한 인상을 덮었다. 그러다 그가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되고, 인터뷰나 서평 등을 통해 그에게 문학은 단순한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비(非) 남성, 비(非) 상류 계급 출신으로서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을 기록한 일종의 증언이자 저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의 작품을 작품 자체의 줄거리나 작품이 담고 있는 주제 의식에만 천착해 읽는 것은 일차원적이고 표면적인 독서에 불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읽은 첫 번째 책이 <부끄러움>이다. 


이 책은 아니 에르노가 열두 살 때 집에서 겪은 일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소도시에서 식당 겸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부부의 외동딸로 태어난 그는, 노동 계급 아이들은 잘 가지 않는 기독교계 사립 학교에 진학하면서 처음으로 자신과 가족의 경제적, 사회적 위치를 인식했다고 회고한다. 학교에서 아무리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모범생처럼 행동해도, 자신의 가족과 동네 사람들과 공유하는 특질 - 사투리를 비롯한 언어라든가, 낮은 수준의 취향 또는 취미 - 들이 끊임없이 그를 학교 아이들과 구분 지었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낮, 아니 에르노는 어머니의 잔소리를 견디다 못한 아버지가 낫을 휘두르며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모습을 보았고, 그 순간 평생 동안 지속될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그날 그가 목격한 부모의 모습에선 그가 상류층을 위한 학교에서 배우는 모범적이고 우아한 관습이나 예절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고, 그때 그는 자신이 이상으로 삼는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그동안 속해 있었던 세계로부터 배운 것들을 철저히 부정하고 배반해야 하는 잔인한 현실을 깨달은 것이다. 


내가 나로서 살기 위해서는 내가 나임을 부정해야 하는 삶이라니. 아니 에르노가 겪은 일과 정확히 똑같은 체험을 한 적은 없지만, 나에게도 나와 내 가족의 경제적, 사회적 위치를 인식하게 된 순간들이 있고, 그 때문에 이 책에서 그가 술회하는 과거의 기억들과 감정들이 그저 남의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식 이전과 이후의 경계가 된 사건을 특정할 수 있는 기억력과, 문제의 사건을 다양한 각도로 생각해 보면서 자신의 가치관과 사유를 다듬어간 노력과 집념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민석의 그리스 로마 신화 대모험 2 - 열두 신의 귀환 설민석의 그리스 로마 신화 대모험 2
설민석.남이담 지음, 이미나 그림, 김헌 감수 / 단꿈아이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식과 교양의 기초가 되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재밌게 배울 수 있어서 유익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