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혼의 소녀와 장례여행 7
로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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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의 장례를 치르는 일을 하는 송혼사 소녀 알피의 모험을 그린 판타지 만화다. 알피는 그동안 송혼사로서 상장하기 위한 장례여행을 해왔는데, 동시에 자신보다 먼저 장례여행을 떠난 부모의 흔적을 찾아왔고, 7권에서 마침내 그들을 만나게 되지만 그 광경은 내가 상상한 것처럼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송혼사의 발상지로 여겨지는 '아라탐아나 중앙 사원'으로 불려간 알피는 그곳에서 만난 송혼사장 타그나트람으로부터 자신의 부모가 장례여행 도중 파문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부모가 절대적인 선이자 정의의 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알피는, 타그나트람에게 자신의 부모가 저지른 악행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도 믿기지가 않고 점점 더 어안이 벙벙해질 뿐이다. 마침내 알피 앞에 모습을 드러낸 알피의 아버지 포가. 하지만 포가의 말은 알피의 귀에 공허하게만 들리고, 어째서인지 어머니 아리카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는다. 


부모의 신념과 자신의 신념이 충돌할 때, 부모의 신념을 따르는 대신 자신의 신념을 따르는 것은 불효나 배신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성장이 아닐까(물론 알피의 경우처럼 자신의 신념이 객관적으로도 옳다는 전제 하에). 그런 의미에서 알피의 장례여행은 송혼사로서만이 아니라 알피 자신으로서도 크게 성장하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성장한 알피의 활약도 보고 싶은데 완결이라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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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카 스미레 10
타카나시 미츠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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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부모 간병하고 집안 살림하느라 젊은 시절을 다 보내고 할머니가 된 '스미'가 기이한 능력을 가진 검은 고양이 레이의 도움으로 회춘해 '스미레'로서 인생을 다시 산다는 설정의 만화다. 아직 할머니로 불릴 나이는 아니지만, 젊은 시절을 충분히 만끽하지 못하고 지나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보니(물론 지금도 충분히 젊고, 아직 많은 기회가 있지만), 만화 속 스미(혹은 스미레)의 심정에 깊이 공감하면서 읽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영화사에 취직한 스미레는 우연히 영화감독 쿠레바야시의 눈에 띄어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 연기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지만 (젊어 보여도) 인생 경험이 워낙 많다 보니 초보답지 않게 노련한 연기를 선보이는 스미레. 사람들은 타고났다며 칭찬하지만, 정작 쿠레바야시 감독은 뭔가 탐탁지 않아 하는 모습인데... 알고 보니 쿠레바야시 감독은 스미레가 평범한 영화사 직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전부터 알고 있었고, 심지어 레이와도 아는 사이였다. 


전 남자친구였던 마시로와 헤어진 후 레이한테 정착하는가 싶었는데, 레이와의 관계도 불안해져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상이 안 된다(그냥 남자 없이 스미레 혼자 잘 살면 안 되는지...). 작가 후기에 다음 권이 완결이라고 쓰여 있는 걸 보면 갑자기 엄청난 반전이 있을 것 같지는 않을 것 같고, 돌아온 레이와 스미레가 다시 잘 되는 엔딩이 아닐까. 어서 최종화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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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빡임보다 빠르게!! 6
후나츠 카즈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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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를 1권부터 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시합의 결과나 훈련의 성과보다도 쌍둥이 자매이면서 견원지간인 아마부키 유코, 마코 자매의 사연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6권에서 그 사연이 나오는데, 그 사연이 별것 아니면 어쩌나 하고 내심 걱정했던 걸 기우로 만드는 좋은 사연이었다. 어떤 것이 나를 죽일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어떤 사람은 그것과 바로 거리를 두는 반면 어떤 사람은 오히려 그것에 대한 공포를 극복한다는 명목으로 더욱 집착하기도 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랄까... 


아무튼 유코는 유코대로 가라데부의 존속을 가만두고 볼 수 없고, 마코는 마코대로 가라데부가 없어지는 걸 가만두고 볼 수 없는 이유를 정확히 알고 나니, 그 후에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이 훨씬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마코가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가라데에 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원들도 전보다 더 열심히 훈련과 시합에 임하는 느낌적인 느낌... 과연 이 기세로 마침내 시작된 고교 전국체전 도쿄도 예선에서 사쿠라다이키타고교 가라데부가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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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에서 서민이 되어서 약혼을 파기당했습니다! 1
오오이와 켄지 지음, 쿠라모토 카야 그림, 타카나시 카오루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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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딸과 가난한 집 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하면 드라마 <가을동화>가 떠오르는 나는 너무 옛날 사람일까... 이 만화는 부잣집 딸과 가난한 집 딸이 바뀐다는 설정 자체는 같은데, 딸들이 바뀌는 계기가 다르고(드라마에선 산부인과의 실수, 만화에선 요정의 장난), 부잣집 딸과 가난한 집 딸의 캐릭터도 전혀 다르다(드라마에선 부잣집 딸이 쎈캐였다면, 만화에선 가난한 집 딸이 쎈캐). 


이야기는 13살 귀족 소녀 안나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귀족의 영애이지만, 가족들 가운데 자신만 외모가 다르고 마법도 쓰지 못하는 것을 괴로워하고 있던 안나는 어느 날 우연히 요정으로부터 자신이 아기일 때 다른 아기와 바꿔치기 당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자신의 진짜 정체를 가족들이 알게 되면 바로 버려질 거라고 생각한 안나는 그 때부터 서민으로 살 준비를 하면서도(요리를 배운다) 내심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지지 않았으면(그들이 나를 버리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다. 


그러나 결국 안나와 바뀐 진짜 귀족 영애가 가족들 앞에 나타났고, 누가 보아도 자신들의 혈육임이 분명한 외모와 마법 능력을 확인한 가족들은 바로 안나를 버린다(아니 그래도 13년을 함께 살았는데 바로 딸을 버릴 수 있지?). 순식간에 사랑받는 귀족 영애의 신분에서 평범한 서민 소녀의 처지로 전락한 안나... 안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원빈 같은 남자가 나타나서 돈을 준다고 할까?). 2권이 매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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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와 여우와 시골생활 1
쿠미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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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예뻐서 읽기 시작했는데 내용도 너무나 내 취향이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할머니가 사시는 치치부의 시골 마을로 이사한 26세 여성 야스하는, 이사를 마치고 한숨 돌리려고 뒷산에 올라갔다가 어린 여자 아이 두 명과 만난다. 각각 모모와 이치라고 이름을 밝힌 두 명의 소녀는, 야스하가 나눠준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고는 그 자리에서 잠이 든다. 그 모습을 보고 까무룩 잠이 들어버린 야스하. 먼저 깬 야스하의 눈에 보이는 건, 뜻밖에도 너구리와 여우인데...? 


알고 보니 모모와 이치는 인간이 아니라 너구리와 여우가 잠시 인간의 모습을 한 것이었고, 야스하에게 정체를 들킨 후에도 야스하가 나눠준 샌드위치 맛을 잊지 못하고 자꾸만 야스하의 주변을 맴돈다. 어차피 동네에 아는 사람도 없고, 백수라서 달리 할 일도 없는 야스하는 그 후에도 모모와 이치에게 음식을 만들어주거나 인간들이 사용하는 물건을 보여주거나 관습을 알려주면서 소녀들과 점점 더 친해진다. (잘 놀다가도 '다 큰 어른이 애들과 놀면서 시간을 때워도 되는 걸까' 라며 죄책감을 느끼는 부분이 유머 포인트 ㅎㅎ) 


이런 식으로 느긋하고 여유로운 느낌으로 진행되는 만화일 것 같았는데, 1권 마지막에 뜻밖의 사실이 밝혀지면서 2권에서 또 다른 전개가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대체 이 소녀들의 '진짜 정체'는 무엇이며, 이들과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야스하는 괜찮을까. 오랜만에 다음 전개가 몹시 궁금하고 기대되는 만화를 만나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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