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코, 살아있습니다 4 - 완결
츠게 아야 지음, 서수진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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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만큼 결말이 궁금한 만화가 없었다. 33세 독신 여성 사치코의 결혼 활동을 그린 만화이지만, 만화의 성격상(그리고 작가님의 성향상) 사치코가 좋아하는 남자 만나 결혼하면서 끝날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완결권을 읽었는데... (결말은 직접 확인하시라) 


4권에서 가장 좋았던 대목은, 마트에서 장을 보던 사치코의 엄마 아빠의 대화 장면이다. 사치코의 아빠가 "결혼 못 한... 아니, 결혼 안 한 사치코를 창피하게 생각하는 거야?"라고 묻자, 사치코의 엄마 曰, "결혼을 안 하면 보통 어엿한 어른이 아니라느니 불효라느니 그러잖아. 근데 사치코는 번듯한 공무원이고, 아파트도 있고(하자 투성이지만), 혼자 훌륭하게 잘 사는걸! 결혼만 안 했을 뿐인데 잘 모르는 사람이 내 자식을 판단하는 게 싫어!" 


이제까지 사치코에게 결혼하라는 압박만 해서 (사치코 아빠 말대로) 결혼 안 한 사치코를 창피하게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사치코 엄마는 사치코 엄마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남들이 내 딸 욕하는 게 싫은 마음은 알겠고 그건 그것대로 짠한데, 딸보다 남들 눈치 보면서 가뜩이나 결혼하고 싶어서 안절부절 못하는 딸을 닦달하는 건 아쉽다. 지금 누구보다 결혼하고 싶은 건 사치코 본인 아닌지.


아무튼 4권에서도 사치코는 부지런히 결혼 활동을 하지만 원하던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다. 그러다 우연히 지인 병문안을 갔다가 그곳에서 어떤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과연 그는 운명의 남자일까? (두구 두구 두구...) 사치코, 그동안 즐거웠고 부디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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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바른 셰어하우스 3
코지마 미호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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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혈육인 오빠 아사히가 죽고 슬픔에 빠져 있을 때 곁에서 위로해 준 오빠의 친구 이사네와 사랑에 빠져 한 집에 살기로 한 히나타. 동거를 시작하자마자 둘의 사이를 질투한 오빠의 유령이 나타나는데, 그리운 오빠가 하루 빨리 사라지기를 바랄 수도, 사라지지 않기를 바랄 수도 없어서 혼란스럽다. ​ 


2권 마지막에 낯선 여자가 등장해 자신이 아사히의 엄마라고 밝혀서 파란을 예고했는데, 3권에서 구체적인 사연이 밝혀진다. 여자는 십 대 때 아사히를 임신하고 출산한 후 아사히를 버리고 집을 떠났다. 몇 년 후 여자의 동생, 즉 히나타의 엄마가 결혼하면서 아사히를 데려갔고, 히나타의 엄마 아빠는 아사히와 히나타를 친남매처럼 키웠다. 


외할머니를 통해 여자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한 히나타는 아사히가 혼자서 계속 괴로운 비밀을 떠안고 있었다는 사실에 가슴 아파한다. 이사네는 그런 히나타를 위로하는 한편, 둘이 친남매가 아니라면 아사히가 그저 하나뿐인 동생의 안부를 걱정하는 마음에 성불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에 이른다. ​ 


줄거리가 막장 드라마 비슷하게 흘러가서 하차할까 생각했는데, 3권 마지막에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나서 4권까지 읽어보기로 했다. 로맨스에서 판타지로 장르 전환, 이라기에는 유령이 나오는 시점에서 이미 판타지였구나(판타지가 아니라 호러인가?). 어서 4권이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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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즈음이지만, 첫사랑입니다 6
사토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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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서른 즈음에 첫사랑을 만난 커플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6권에서 이노우에는 나카무라에게 커플 온천 여행을 제안한다. 원래는 야마모토의 생일을 기념해 야마모토와 이노우에 단둘이 갈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단둘이 여행을 하는 건 자극이 너무 심해서(!) 가까운 나카무라-쿠라타 커플을 초대한 것이다. (이러다 결혼도 합동으로 하는 건 아닌지...) 


온천 여행에서 이노우에는 야마모토에게 키스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이 때문에 이노우에와 야마모토는 여행 내내 머릿속에 키스 생각이 가득해 어색하기가 이를 데 없다. (이노우에와 야마모토에 비하면) 연애 고수인 나카무라와 쿠라타는 긴장하지 말고 '감정에 맡기라'라고 조언하는데, 연애 초보인 그들에게는 쉽지가 않다. (단행본 6권이 되도록) 둘만 있을 때 여전히 부끄럼 타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귀엽다 ㅋㅋㅋ 


이노우에-야마모토 커플이 나이에 비해 풋풋한 모습을 보는 재미를 준다면, 나카무라-쿠라타 커플은 딱 그 나이 또래의 직장인 커플을 보는 느낌이다. 둘 다 주중에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맛집에 가거나 1박 여행을 다녀오는 식으로 알차게 데이트하는 모습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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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게임 Another Story 애장판
사이토 타카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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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타카오의 재난 만화 <생존게임>의 외전이다. 본편도 훌륭하지만 외전은 외전대로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사토루가 야구 선수 타츠노 씨와 헤어진 이후의 시점에서 시작한다(타츠노 씨와의 에피소드는 애장판 8권에 나온다). 오랜만에 도시 문명을 누리며 기뻐하던 사토루가 제국의 실체를 맞닥뜨리고 저항 세력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타츠노 씨와 헤어진 후 2주 가까이 사람의 기척조차 보지 못한 사토루는 굶주린 들개 무리를 피하다가 강물에 빠진 소년을 발견하고 구해준다. 소년을 구하는 과정에서 정신을 잃은 사토루를 소년의 가족이 구해주는데, 정신을 차린 사토루가 있는 곳은 무려 도시. 그것도 대지진으로 파괴된 도시가 아니라 파괴되기 이전의 문명과 기술, 사회 제도가 '거의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의 도시다. 


사토루는 대지진의 피해를 입지 않은 도시가 남아 있다는 사실에 흥분하는데, 그런 사토루를 바라보는 소년의 가족들의 표정은 웬일인지 밝지 않다. 알고 보니 이 도시는 주변 도시들이 대지진으로 파괴된 틈을 타 시민들의 권리와 자유를 억압하고 독재자와 독재자에게 복종하는 사람들만 부와 명예를 누리는 독재 국가 혹은 제국화된 상태였다. 


외전이 본편만큼 흥미진진한데도 연재분에 포함되지 않고 편집 과정에서 잘려나갔던 이유는 <생존게임>의 주제인 사토루의 '생존'과 관련성이 적은 이야기라서 일 것으로 짐작된다. 혹은 정부를 독재의 주체로 묘사하고 시민들이 이에 저항하는 내용을 그렸다는 점이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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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긴 방 마르틴 베크 시리즈 8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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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베크 시리즈 너무 재밌다. 초반에는 루즈하게 느껴지는 면이 없지 않았는데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재미있어서 10권까지 다 읽으면 1권부터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10권 얼른 나왔으면!). 8권은 어쩌다 보니 9권을 먼저 읽고 나서 읽게 되었는데, 추리 소설에서는 단골로 나오지만 범죄 소설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밀실 살인 미스터리'가 등장해 신선했다. 심지어 밀실 살인 사건과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은행 강도 사건과 맞물려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마지막에 이르러 두 사건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드러날 때 독자로서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상당했다. 


이야기는 15개월 만에 업무에 복귀한 마르틴 베크에게 콜베리가 미제 사건을 맡기면서 시작된다. 창문도 문도 잠겨 있는 밀실에서 총에 맞고 죽은 남자의 시체가 몇 달만에 발견된 사건인데, 이 사건을 아는 사람 중 아무도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 상태다. 심지어 남자를 살해한 흉기인 총조차 방 안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최초 발견자인 경찰 둘을 의심했지만, 이들의 알리바이는 명확하다. 사건에 대해 여러 차례 분석한 마르틴 베크는 초동수사에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자체 수사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레나와 처음으로 만나는데, 전쟁 같은 삶을 살아온 마르틴 베크가 명랑하고 온화한 레나에게 물들어가는 과정이 - 마르틴 베크 시리즈답지 않게 - 로맨틱하다) 


한편 마르틴 베크를 제외한 특수수사대 사람들은 스웨덴 전역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연쇄 은행 강도 사건을 수사 중이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사건은 한낮에 스톡홀름 시내에 있는 한 은행에 젊은 여자가 들어와 은행 직원들을 위협하고 거액의 돈을 갈취한 일이다. 은행 직원들을 비롯한 다수의 목격자들이 있지만 이들의 진술은 일치하지 않는다. 요즘 같으면 CCTV도 많고 스마트폰 카메라도 있어서 수사하기가 한결 수월했을 텐데 1970년대가 배경이라서 목격자 진술에만 의지해 수사를 해야 하는 점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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