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백사정기담 3
카미즈카 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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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중국 상하이가 배경인 레트로 감성의 판타지 만화 <상해 백사정 기담>이 3권으로 완결을 맞았다. 나는 워낙 동양풍의 판타지 만화를 좋아해서 이 만화가 마음에 들었고, 마음에 든 만큼 가능한 한 오래 연재되길 바랐는데, 기대와 달리 3권으로 끝이 나서 매우 아쉽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판타지 만화가 펼쳐질 줄 알았는데 여기서 끝나다니 ㅠㅠ 


상하이의 변두리 골목에서 여관을 겸하는 찻집 '백사정'을 경영하는 화링은 사실 인간과 요괴의 자손인 '반요(半妖)'다. 지난 2권에서 일어난 '인어 미라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백사정이 '이형의 인어가 인간에게 품은 광기 어린 연모마저도 이루어진 찻집'이며 '이 찻집에서 만난 자들은 강한 인연으로 맺어진다고 한다'는 소문이 퍼진다. 덕분에 백사정은 하루 종일 손님들로 붐비고, 모처럼 장사가 잘 되어 화링은 기분이 아주 좋다 ㅎㅎㅎ 


그런 화링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의 이름은 '복희'. 중국 고대 신화에 나오는 여와와 복희의 그 복희다. 여와와 복희는 남매이자 부부로, 남매끼리 결혼해 대대로 쌍둥이 남매를 낳는다. 화링의 어머니인 여와는 정해진 운명을 따르지 않고 인간과 결혼해 반요인 화링을 낳았다. 그 후 여와는 사라졌고, 여와를 잃은 복희는 여와의 딸 화링을 취하기 위해 이렇게 화링 앞에 나타난 것이다. 여와가 없으니 화링이라도 아내로 맞이하겠다는 복희에게 화링은 어림없는 소리 말라고 으름장을 놓는데... 


복희는 화링이 그토록 찾고 싶어 했던 엄마의 흔적을 찾았다고 호언장담하고, 화링은 복희를 따라나섰다가 자신의 정체가 들통날지도 모르는 상황에 몰린다. 여와의 딸로 살 것인가, 백사장의 주인으로 살 것인가. 둘 중 하나만 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화링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이제 막 재미있어지려고 하는 시점에 만화가 끝이 난 것 같아서 너무 아쉽다. 못다 한 이야기가 있다면 부디 후속편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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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들의 침묵 1
사쿠라다 히나 지음, 정효진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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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들의 침묵>은 부잣집에서 태어나 응석받이로 자란 탓인지 성격이 개판(...)인 여고생 츠바키가 두 얼굴을 지닌 집사 카즈미를 사랑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코믹한 감성의 로맨스 만화다. 


츠바키는 어려서부터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와 집사의 지나친 보호를 받으며 자란 탓인지 인성이 좋지 않다. 고등학생인데 자기 방 하나 제대로 치우지 못하고, 아침 식사에 자기가 싫어하는 당근을 넣었다는 이유로 자기보다 한참 어른인 집사를 쥐 잡듯이 잡을 정도다. 카즈미는 그런 츠바키의 응석을 다 받아준다. 츠바키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응석을 부리든 품행 방정하고 신사다운 태도로 대처한다(<흑집사>의 세바스찬이 떠오른다...). 


하지만 카즈미가 츠바키의 응석을 다 받아주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 일뿐이지, 진심으로 츠바키를 아끼고 사랑해서가 아니다. 츠바키가 짜증을 부리면 카즈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망할 계집애... 기어오르는 것도 적당히 하라고. 빌어먹을! 변장하지 않으면 파친코도 못 가는 이따위 일, 월급만 적었어도 진즉 그만뒀어." (같은 샐러리맨으로서 웃프다 ㅠㅠㅠ) 


어느 날 카즈미는 츠바키가 등교한 틈을 타 원래 모습으로 변장하고 파친코를 하러 가던 길에 츠바키가 소매치기를 당하는 것을 보게 된다. 꼴좋다고 생각하고 지나치려고 했는데, 왠지 모를 동정심이 발동해 자기도 모르게 츠바키를 도와주게 되고, 츠바키는 자기를 구해준 남자가 실은 자신의 집사라는 사실도 알지 못한 채 첫눈에 반한다(안경만 썼을 뿐인데... <아내의 유혹>인가요 ㅎㅎㅎ).


이때부터 카즈미는 츠바키의 집사이자 짝사랑 상대라는 두 얼굴의 사내로 살게 되는데, 과연 이 불편하기 짝이 없는 '이중생활'은 오래갈 수 있을까. 오로지 돈벌이 상대로 모셔 왔던 철부지 아가씨가 갑자기 자신의 다른 모습(원래 모습)이 좋다고 마구 들이대는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까. 다음 이야기가 매우 기대된다. 은근히 수위가 높으니 15세 이상만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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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바나나 그림일기
이노우에 안나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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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그만둬도 상관없지만,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지만, 

오늘도 23시에 책상 앞에 앉아버리는 딱 지금이 무척 사랑스럽게 여겨진다." 


<안나 바나나 그림 일기>는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이노우에 안나가 3년 동안 그린 그림일기를 엮은 일러스트 화보집이다. 매일 23시에 그림일기를 그리기 위해 밤에 놀러 다니는 것도 포기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시계를 신경 쓰지 않고 데이트하는 것도 포기했다는 저자의 열정과 노력이 대단하다. 


그림일기는 사랑 이야기, 짝사랑 이야기, 나의 이야기, 너의 이야기, 두 사람의 이야기 등으로 나뉜다. 눈이 마주쳤다는 사실만으로 상대가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제멋대로 착각했던 기억, "난생 처음 꽃을 선물해본다"라는 말을 듣고 꽃보다 그 말에 더욱 기분이 좋았던 기억, 사랑이 끝나고 그동안 길게 자란 머리카락을 싹둑 자른 기억 등 기록해두지 않으면 휘발되기 쉬운 기억을 짧은 글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남겼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는 것이 재능. 그것을 살리느냐 죽이느냐는 노력에 달렸다."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바를 저자가 정확한 문장으로 표현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떤 일을 잘하는 것이 재능이 아니라 잘할 때까지 지속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재능이다. 그리고 그 일을 지속하는 것이 노력이다. 저자가 이 문장을 떠올리게 된 계기가 된 사건은 무엇일까. 천 일 동안 매일 23시에 그림일기 올리는 게 힘들었던 걸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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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방과 후 1
이치히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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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소주 광고 모델은 전부 예쁜 여자 연예인일까. 음주하는 여성의 수가 늘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여전히 음주는 남성들의 문화이고, 많은 남성들이 예쁜 여자 연예인을 좋아하니 예쁜 여자 연예인이 소주(때로는 맥주) 광고를 찍는 게 아닌가 싶다. 


<어른의 방과 후>는 퇴근 후에 연예인처럼 예쁜 여성과 시원하게 한 잔 걸치고 싶은 로망이 있는 남성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만화다. 청순한 매력이 있는 아마노 씨, 점장님을 짝사랑하는 타카기 학생,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하야카와, 막과자를 좋아하는 미즈노 씨, 음침해 보이지만 사실은 선량한 키리자키 씨, 총명해 보이는 인상의 소노다 씨 등 만화에 나오는 여성들이 모두 남심을 흔드는 외모와 몸매의 소유자다. 


퇴근 후에 근사한 사람과 한잔하고 싶은 로망은 남성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에게도 있다. 제목이 <어른의 방과 후>라면 어른 남성뿐 아니라 어른 여성의 로망도 채워줘야 할 텐데, 아쉽게도 이 만화에는 어른 여성의 로망을 채워주는 장면은 없다(여성은 어른이 아니란 말인가!). 이참에 퇴근 후 잘생긴 남자와 한잔하는 만화도 나왔으면 좋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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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 쇼콜라티에 9
미즈시로 세토나 지음, 서수진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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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를 위해 쇼콜라티에가 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 <실연 쇼콜라티에>가 드디어 끝났다. 


소타가 아닌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 후에도 걸핏하면 소타를 찾아와 소타의 마음을 뒤흔드는 사에코. 소타는 사에코 때문에 혼란스러워진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전보다 더 열심히 일에 몰두한다. 그동안의 레시피를 전부 수정하겠다는 소타의 말에 쇼콜라비 직원들도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이다. 그런 소타를 보다 못한 카오루코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한 번 가볍게 대시해 보라는 사에코의 조언을 떠올리고 소타에게 데이트를 제안한다. 그러자 소타는 너무나 가볍게 카오루코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동안 소타를 지켜보며 벙어리 냉가슴만 앓았던 카오루코로선 들뜨기도 하고 살짝 맥빠지기도 했을 듯. 


요즘 한창 인기라는 갈레트를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소타와 카오루코. 하지만 카오루코는 소타의 정신이 다른 데에 가 있는 걸 눈치채고 그동안 소타가 대답하길 꺼려왔던 질문을 한다. "저기... 카토 에레나랑은 이제 연락 안 해? ... 애초에 소타가 먼저 '사귀자'고 한 거잖아. 그럼 그 사람을 기다릴 게 아니라 소타가 먼저 행동을 해야 하는 거 아냐?" 달리 말하면 얼른 사에코를 포기하고 에레나를 잡으라는 것. 카오루코 입장에서 보면 좋아하는 남자한테 나 아닌 다른 여자와 잘 되라고 등 떠밀어주는 건데, 이걸 말로 전하기까지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까. 말하고 나서 그 마음이 결코 개운하기만 했을까. 카오루코를 응원해온 독자로서 심란하다(카오루코 힘내!!). 


덕분에 소타는 뭔가 깨달은 바가 있는지, 한동안 연락조차 하지 않았던 에레나를 찾아가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에레나는 그동안 연락조차 하지 않았던 소타에게 엄청 화가 나가 있는 기색이다(왜 아니겠어...). 과연 소타의 '진심'은 무엇일까. 소타는 대체 누구를 좋아할까. 에레나? 사에코? 결말 자체는 아쉽지 않았지만, 결말에 이르도록 소타의 수동적이고 미적거리는 태도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점은 아쉬웠다. 사에코나 카오루코나, 옆에서 여자가 옆구리 찌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남자라니... 답답해 답답해... 사에코에 대한 마음을 확실하게 정리하지 못한 듯 보이는 결말도 찝찝하다(다른 여자에게 언제까지나 몇 번이고 실연당하고 싶은 마음을 간직한 남자와 사는 여자는 행복할까). 


카오루코의 사이다 같은 일갈만큼은 마음에 쏙 든다. 연애 하수였던 카오루코가 사에코의 코칭을 교훈 삼아 연애 고수로 거듭나는 모습을 그린 번외 편이 나온다면 읽을 의향 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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