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자은, 불꽃을 쫓다 설자은 시리즈 2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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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늦게 태어난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일이 좀처럼 없는데, <설자은, 불꽃을 쫓다> 작가 후기에 이 시리즈를 초등학생, 중학생 독자들도 많이 읽는다는 대목을 읽고 엄청난 부러움을 느꼈다. 내가 초등학생, 중학생일 때는 <용의 눈물>을 보고 <소년 탐정 김전일>을 읽었는데, 요즘 초등학생, 중학생들은 정세랑 작가가 쓴 설자은 시리즈를 읽는구나. 이런 시리즈를 인생 첫 역사물, 추리물로 접하는 어린 독자들이 너무 부럽다. (나 다시 태어날래 ㅠㅠ)


설자은 시리즈는 소설가 정세랑이 처음 도전하는 역사소설이자 추리소설, 시리즈물이다. 배경은 통일신라의 수도 금성(지금의 경주)이며, 육두품 집안 설씨 가문의 딸 미은이 세상을 떠난 오빠 자은을 대신해 남자 행세를 한다는 설정이다. 시리즈 1편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에서 자은(미은)은 당나라 유학을 마치고 금성으로 돌아왔다. 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백제 유민 목인곤과 알게 된 자은은 그를 식객으로 들여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결하다 왕의 눈에 띄어 집사부 대사로 임명된다. 


시리즈 2편 <설자은, 불꽃을 쫓다>는 삼국 통일 후 영토가 넓어지고 백성 수도 늘어났지만 그만큼 새로운 문제들이 생겨나 사건이 끊이지 않는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더러운 금성을 깨끗하게 정화시킬 불귀신 지귀가 온다는 소문이 돌기가 무섭게 일어난 연속 화재 사건의 배후를 좇는 <화마의 고삐>, 흥률사에서 탑돌이를 하던 자은의 동생 도은에게 의문의 돌멩이가 날아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탑돌이의 밤>, 오(5)소경에서 일어난 연쇄 도난 사건의 실체를 조사하는 <용왕의 아들들> 등 한 편 한 편이 흥미롭고 잘 읽힌다.


1편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를 읽을 때에도 느꼈지만, 설자은 시리즈는 그동안 조선이나 고려 등에 비해 덜 다뤄진 감이 있는 통일신라 시대의 역사와 정치, 사회상과 문화를 배우는 데 있어 좋은 교재가 될 것 같다. 신라 통일기에 중앙에 배치된 9개 군부대를 일컫는 '구서당'에 신라인뿐 아니라 백제, 고구려, 말갈인 등 피정복민이 포함된 것이 어떤 의미인지, 신라시대에 지방에 설치한 작은 서울을 이르는 5개 특수 행정 구역을 일컫는 오소경이 어떤 식으로 기능했는지 등 교과서로 배울 때에는 관념적, 추상적이었던 개념을 소설에서 다시 보니 더욱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상상이 된다. (어린 독자들이 부럽다22)


여성이지만 남자 행세를 하며 살고 있는 설자은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젠더가 일종의 역할극임을 보여주는 점도 흥미롭다. 자은의 오빠인 호은은 자은보다 나이가 많은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자은에게 의지할 존재가 되기는커녕 자은에게 신세 지는 일이 더 많다. 산아의 남편 진오룡은 자은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고 산아와 자은의 관계를 의심하는데, 그 의심이 헛된 것으로 밝혀질지 아닐지는 시리즈가 더 진행되어 봐야 알 것 같다(뜻밖의 백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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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황석희 - 번역가의 영화적 일상 에세이
황석희 지음 / 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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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가치 중 하나는 내가 모르는 타인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겨우 책 한 권 읽은 걸로 남의 삶을 다 안다고 자부할 수는 없지만, 남의 삶에 대해 함부로 말하거나 평가할 수 없다는 걸 알기만 해도 좋은 독서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가 황석희의 책 <번역: 황석희>를 읽으면서 든 생각도 그것이다.


출판 번역가도 독자들의 지적이나 비난에 시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출판에 비해 훨씬 더 시장이 큰 영화 번역 일을 하는 저자는 자신이 자막을 번역한 영화가 공개될 때마다 엄청난 지적과 비난을 받는다고 한다. 물론 타당한 지적이라면 귀를 열고 듣겠지만, 대부분은 영어만 잘 알고 영상 번역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늘어놓는 자기 생각에 불과하다. 번역 또는 영상 번역에 대한 이해가 일반인들 사이에 퍼진다면 이런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은 줄어들 터. 작품 뒤에 '숨어' 있어야 한다는 업계의 불문율을 깨고 저자가 직접 책을 집필하고 방송 출연도 주저하지 않는 이유다.


이 책은 번역 자체에 관한 이야기보다 번역가로 일한다는 것, 번역가로 산다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담겨 있다. 그래서 잘 모르는 직업 분야에 관한 책인데도 잘 읽히고 재미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의 아내도 영상 번역가인데 저자는 자막 번역만 하는 반면 아내는 더빙 번역도 한다는 점이다. (더빙보다 자막을 선호하는 편이라서) 영화 번역 하면 자막 번역만 생각했지 더빙 번역에 대해서는 생각도 못했다. 자막 번역은 대사를 최대 두 줄, 한 줄에 열두 자 안으로 축약하는 것이 관건이라면, 더빙 번역은 원문의 음성 길이에 맞추어 대사를 번역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영어를 그냥 듣고 말하는 것도 버거운 내게는 두 분 다 초능력자 같다.


팬데믹과 OTT 서비스 보급 이후 영화 시장이 침체 되면서 영화 번역이라는 직업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영화 번역 일이 줄면 OTT 쪽 일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시스템 자체가 다르다고. 아이가 태어나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아이가 나오거나 아버지에 관한 영화를 대할 때 마음가짐이 다르다는 대목도 공감 되었다. 이유는 다르지만 같은 맥락으로 못 보는 영화나 드라마, 책이 나에게도 있으므로. 황석희 번역가의 두 번째 책 <오역하는 말들>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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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고다 아야 지음, 차주연 옮김 / 책사람집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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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한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일상의 많은 부분이 변화했는데 그중 하나가 운동 시간이다. 평소에는 주로 퇴근 시간에 운동을 했는데, 요즘은 퇴근 시간에도 해가 떠 있거나 더위가 남아 있어 한밤중 또는 새벽에 운동을 한다. 운동은 주로 집 근처 공원 산책로에서 가벼운 러닝을 하는데, 나무 그늘이 없는 곳에 있다가 나무 그늘이 있는 곳에 접어들 때마다 온도차에 깜짝 놀란다.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인간에게 시원함이라는 기쁨을 주는 나무와 이런 나무를 수시로 베고 뽑는 인간. 어느 쪽이 더 사랑스러운가.


기실 나무는 사랑스럽기보다 경이롭고 위대한 존재다. 이를 알게 해준 책이 고다 아야의 <나무>다. 고다 아야는 일본의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고다 로한의 딸이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문필가의 길을 걷기 시작해 요미우리 문학상, 신초샤 문학상, 일본예술원상, 여류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나무>는 1904년생인 고다 아야가 1990년 타계한 후 출간된 유작으로, 한국에서 2017년 번역 출간된 후 절판되었다가 2024년 빔 벤더스 감독, 야쿠쇼 코지 주연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 등장한 것을 계기로 재출간되었다. 


<나무>는 저자가 13년 6개월에 걸쳐 쓴 나무에 관한 수필들을 모은 책이다. 저자의 나무 사랑은 아버지 고다 로한의 영향이 크다. 고다 로한에게는 자식이 셋 있었는데 각각 나무 한 그루씩을 줘서 도맡아 기르게 했다. 자기 나무가 있으면 한 번이라도 더 들여다볼 것이고, 그러다 보면 자연히 나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생길 것이라는 뜻에서였다. 고다 로한이 식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얼마나 중요시 했는지 알 수 있는 에피소드가 또 있다. 이혼 후 딸을 데리고 친정으로 돌아온 고다 아야에게 어느 날 고다 로한이 지갑을 주면서 손녀가 가지고 싶어하는 식물을 사주라고 했다. 딸이 어떤 식물을 골랐는데 고다 아야는 비싸니까 다른 걸 고르라고 했고, 그 사연을 들은 고다 로한은 크게 화를 냈다. 엄마가 되어서 아이의 삶에 생길 뻔한 기쁨 하나를 스스로 없앴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나무에 얽힌 사연과 어떤 나무를 보기 위해 일본 전국을 누빈 이야기 등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책에 실린 글을 쓸 때 이미 고령이었던 저자가 남에게 업히는 신세에 처해 가면서까지 나무를 보러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좋아하면서 보러 다닌 것이 이제까지 있었나. 앞으로도 있을까. 아름답기로 유명한 등꽃 나무와 오래된 만큼 거대한 야쿠 삼나무처럼 누구나 좋아할 만한 나무들도 좋아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무들도 좋아하는 점도 감동적이다쓰러져 죽은 나무 위로 새 나무가 자라는 가문비나무처럼, 내가 그동안 몰랐던 나무의 세계를 알려주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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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읽자는 고백 - 십만 권의 책과 한 통의 마음
김소영 지음 / 이야기장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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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보기 싫은 사람들을 보고 듣기 싫은 말들을 억지로 듣다가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침대 위에 누워 책을 펼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책 속에는 나에게 기쁨과 즐거움, 지혜와 감동을 주는 세계가 분명히 있으니까. 나를 괴롭히고 우울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언젠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겠지만,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과 이 책을 쓴 사람들의 이름은 오랫동안 살아 남을 테니까. 그런 나에게 책은 사탕보다 달콤하고 탄산수보다 청량한, 몸과 마음을 살리는 약이자 복(福). 자신이 먼저 읽고 좋았던 책을 '같이 읽자'고 말해주는 사람은 귀인이고 천사다.


MBC 아나운서를 거쳐 현재는 큐레이션 서점 책발전소를 운영 중인 김소영이 엮은 책 <같이 읽자는 고백>은 그래서 더 반갑고 고마운 책이다. 그는 2020년 종이책 구독 서비스 '책발전소북클럽'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매달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한 권 고르고, 책과 함께 그 책을 고른 이유를 적은 편지를 함께 담아 보냈다. 그러다 좀 더 다양한 취향과 선호를 반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회 각계각층의 명사들에게 책을 추천 받는 '이달의 큐레이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책은 그동안 이달의 큐레이터로 참여한 37명의 명사들이 직접 쓴 책 편지를 엮은 것이다. (참고로 이 책의 37인 필진 인세 전액은 문화나눔의 통로 재단법인 진선재단을 통해 가출 청소년 쉼터와 보육원, 병원에 청소년을 위한 도서를 기부하는 데 쓰인다.)


그동안 책발전소 북클럽을 꾸준히 구독하며 명사들의 추천 도서를 따라 읽었다면 내 삶이 더욱 풍성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명사들의 면면과 추천한 책들의 목록이 알차고 화려하다. 소설가 김연수, 문학평론가 신형철, 편집자 박혜진, 시인 박참새 등 문학계 인사들뿐 아니라 음악인 이석원, 영화감독 윤가은, 기업가 한명수,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마케터 이승희 등 책을 사랑하는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추천한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소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이나 음악인 장기하가 추천한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처럼, 이미 읽었지만 명사의 책 편지를 읽고 다시 읽고 싶어진 책도 여럿이다. 김혼비, 이다혜, 김신지, 황선우, 강윤정, 김하나 등 평소에 내가 책을 고를 때 적극적으로 참고하는 분들의 글도 실려 있어 반가웠다. 


추천하는 책의 내용뿐 아니라 명사 자신에게 책이라는 존재와 독서라는 행위가 어떤 의미인지 설명한 대목들도 인상적이었다. 소설가 최은영은 하재영 작가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을 소개하며 이런 문장을 썼다. "인간은 애초에 이기적인 존재로 태어난다고 합니다.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고 타자와 자신을 구별 짓고 분리시켜 자신을 보존하는 것은 본능에 속한다고요. 그런 인간이 누군가의 괴로움에 마음이 아프고 타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때, 인간은 '자기'의 범위를 그만큼 넓힌 것이라고 합니다. (중략) 강아지들의 고통을 두 눈 뜨고는 바라볼 수 없는 사람들은 자아에 중독된 세태에서 벗어난 '넓은 자기'의 개념으로 사랑하는 존재들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저의 좁디좁은 마음의 문을 두드렸습니다."(205쪽) 좁은 자기에서 벗어나 넓은 자기로 확장하는 행위가 바로 독서 아닐까. 


출판사 이야기장수 대표 이연실은 이런 문장을 썼다. "수많은 훌륭하고 아름다운 책들이 수없이 나와서, 계속 당신에게 다가가려 노력하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아주 가끔 몇 권의 책들만이 당신에게 가닿는 데 성공합니다. 책 읽는 독자에게 제가 꿈꾸는 책을 직접 골라 당신의 서재에 직통으로 보낼 수 있는 이 꿈같은 기회 앞에서 저는 행복했습니다."(296쪽) 세상의 수많은 책 중에 단 한 권을 만나는 것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지만, 편집자 강윤정이 쓴 문장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행위만으로 이렇듯 공통의 기억이 생긴다는" 것 역시 경탄할 일이다. 그런 놀라움을 만들어내고 있는 책발전소북클럽의 궤적이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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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 - 이곳은 도쿄의 유일한 한국어 책방
김승복 지음 / 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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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가면 가볼 곳이 늘었다. 책방 거리로 유명한 진보초에 자리 잡은 한국어 책방 '책거리'이다. '책거리'를 구상하고 기획하고 올해로 10년째 운영하고 있는 분이 쓴 책을 읽었다. 김승복의 에세이 <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이다. 전라도 영광 출신인 저자는 1991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한국문학을 일본에 알리고 싶어서 2007년 출판사 쿠온(CUON)을 설립했고, 한국의 좋은 책을 독자들에게 직접 알리고 싶은 마음에 2015년 도쿄 진보초에 한국어 책방 '책거리'를 열었다. 


저자가 처음 한국어 책방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많았다. 일본의 독서 인구가 한국의 독서 인구보다 훨씬 많기는 하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출판 시장이 매년 더 어려워지는 추세인데, 일본인들에게는 생소한 한국 문학, 일본인들이 읽지도 못하는 한국어 책 등을 주로 취급하는 책방을 열겠다고 하니 주변에선 말릴 수밖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책거리를 연 것은 "선한 행동은 악한 행동보다 훨씬 더 전파력이 크다"(116쪽)는 신념과 "내가 아름답다고 느낀 것이 남에게도 아름다울 것"(128쪽)이라는 믿음에서였다. 


내가 좋아하는 한국 문학, 내가 재미있게 읽은 한국어 책을 알아보는 독자가 일본에도 있지 않을까. 그런 독자와 만날 수 있다면, 한 명이라도 더 연결될 수 있다면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이 일은 결론부터 말하면 저자의 예상보다 훨씬 더 큰 성공을 이루었다. 책거리는 올해로 10년째 순조롭게 영업 중인 데다가 매출은 해마다 늘고 있으며, 2019년에 시작한 K-BOOK 페스티벌은 한일 문화 교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한강, 김연수, 정세랑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은 물론이고, 일본의 유명 가수이자 배우, 작가인 고이즈미 교코도 책거리를 직접 찾아와 한국 문학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책거리를 만들고 운영하는 동안 도움을 준 사람들과 책거리를 아껴준 손님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출판계에 오랫동안 몸담았지만 책방 운영은 처음이었던 저자가 처음 책거리를 시작할 때 겪은 고충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낸 아이디어(이동식 책거리, 요일별 점장 제도, 자체 레터인 '책거리통신' 등)도 나온다. 책거리 이전에 출판사 쿠온을 설립하면서 겪은 일, 일본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느끼는 희로애락 등도 담겨 있다. 21세기 조선통신사, 진정한 외교관인 저자의 책이 한국과 일본 양쪽의 독자 모두에게 사랑받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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