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난 절대 학대하지 않을 거야 - 아이를 낳은 지금이라 선서할 수 있다!
아라이 피루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넌 엄마 같은 일을 겪게 하지 않을 거야. 엄마는 늘 웃는 모습을 보여줄게.'
<난 절대 학대하지 않을 거야!>의 저자 아라이 피로요는 첫아이를 낳고 자신은 절대 아이를 학대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자기가 쓰레기 같은 부모 슬하에서 쓰레기처럼 자랐기 때문에, 아이한테는 절대 화도 내지 않고 폭력을 휘두르지도 않고 아이가 원하는 걸 자유롭게 하면서 자라게끔 하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아이가 막상 태어나니 짜증을 내지 않으려고 해도 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울다가 자다가를 반복하는 아이 때문에 엄마도 제대로 못 자고 못 먹는 날이 반복되니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았다. 만화가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인내와 체력에는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육아는 댈 것도 아니었다. 건초염, 산후 시력 저하, 이명, 산후 우울증, 치질 등 전에 없던 병까지 줄줄이 생겼다. 짜증 내던 엄마의 심정이 저절로 이해가 되었다. 아이에게 고함을 지르거나 손을 대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결국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소리를 친 적도 있다. 손을 올린 적도 있다. 그때마다 죄책감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후련한 마음이 든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이건 화풀이야. 그 증거로 소리를 쳤을 때 후련했는걸.' 그렇기에 더 괴로웠다. 아이를 위해서 아이를 야단친 게 아니라 화풀이를 한 게 더욱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중 하나가 '아이를 때리고 싶어질 때 아이에게 손 키스를 날리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손이 올라가면 그 손을 바로 입으로 가져가 손 키스를 날리는 것이다. 아니면 분노를 담아서, 다X슨 청소기 못지않은 흡인력으로 아이에게 키스를 하거나 ㅋㅋㅋ 양치질처럼 아이가 거부감을 느끼는 행위를 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와 엄마가 한 패가 되어 칫솔을 공격한다는 연극 놀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육아가 불안한 게 아니라 날 믿을 수 없어서 불안한 거야...'
아이를 키우며 저자가 알게 된 건, 엄마가 느끼는 불안의 근원은 결국 자기혐오라는 것이다.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현실은 좋은 엄마로만 있기에는 너무 각박하고 가혹하다. 더욱이 저자처럼 남편이 육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경우에는 엄마가 떠맡는 부담이 너무 크다. 어느 날 저자가 '나 같은 인간이 M야스의 엄마여도 되는지 불안해져.'라고 고민을 토로하자 남편이 '그 결론은 M야스를 가지기 전에 해야죠.'라고 '쿨'하게 말하는데, 진심으로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애는 혼자 만들었냐. 이럴 거면 아빠 성 말고 엄마 성 따르자...).
저자는 학대하지 않는 부모가 되겠다고 마음먹기만 할 뿐, 정작 학대하지 않는 부모가 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마음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지는 모르는 예비 부모를 위해 이 만화를 그렸다고 밝힌다. 아무 대책 없이 아이를 낳았다가는 아이에게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줄 뿐만 아니라 부모 자신도 상처를 입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저자는 아이가 태어난 날부터 두 살이 될 때까지, 총 24개월 동안 각 시기별로 아기에게 찾아온 변화와 저자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소개한다. 아기가 방귀를 못 뀌어서 우는 줄도 모르고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 싶어 초조해했던 일(엄마라고 해서 아이 우는소리를 듣고 아이 상태를 다 알아맞히는 건 아니다), 손톱 자르다가 손가락까지 잘라버릴까 봐 무서워서 손톱 자르기를 차일피일 미뤘던 일,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위해 고안한 수유 스타일 등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솔직하게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