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
구스미 마사유키 지음, 최윤영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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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팬이라면 원작자 구스미 마사유키를 알 것이다(드라마가 끝난 후 이어지는 짤막한 영상에서 드라마에 등장한 가게에 실제로 방문해 자리에 앉자마자 술을 찾는 아저씨가 바로 이 분이다 ㅎㅎㅎ). <고독한 미식가>를 비롯해 <하나 씨의 간단 요리>, <낮의 목욕탕과 술> 등 음식에 관한 다양한 만화, 에세이, 드라마 등을 작업한 원작자 구스미 마사유키는 평소에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즐겨 먹을까. 궁금하다면 구스미 마사유키의 음식 탐닉기 <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를 읽어 보길 권한다. 


이 책에는 고기구이, 라멘, 돈가스, 카레라이스, 단팥빵, 젓갈, 소바, 샌드위치 등 저자가 평소에 좋아하고 즐겨 먹는 음식들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라멘집에서 라멘을 먹을 때는 교자(군만두)와 맥주를 먼저 주문해 먹다가 배가 적당히 찰 때쯤 라멘을 주문해 마무리를 한다든가, 돈가스를 먹을 때는 여섯 등분해 가운데 부분부터 먹는다든가, 따뜻한 소바를 먹을 때는 날계란을 넣어서 맛을 더욱 부드럽게 한다든가 하는 저자의 취향 또는 팁이 담겨 있다. 


<고독한 미식가>에는 베트남 요리, 멕시코 요리, 타이완 요리 등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요리가 등장하는 반면, 이 책에는 라멘, 돈가스, 소바 등 일본 사람들이 즐겨먹는 서민적인 요리 일색인 점도 눈에 띈다. 다소 낡았어도 수수하고 소박한 것을 사랑하는 저자의 취향이 음식 취향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 횟집에서 회를 쌈에 싸먹는 걸 보고 처음엔 깜짝 놀랐다가 나중엔 그 맛에 푹 빠진 이야기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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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나라 - 오래된 미래에서 페미니스트의 안식처를 찾다
추 와이홍 지음, 이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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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모장제 모계사회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저자의 문화인류학 보고서. 오랫동안 공고하게 유지되었던 공동체가, 중앙 권력과 자본주의와 대중 매체가 밀려들면서 조금씩 균열이 생기는 모습을 보고 많이 슬펐다. 어쩌면 우리가 이미 겪고도 잊어버린 과거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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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8-24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준비해두고 아직 안읽었는데 키치님 정말 빠르시네요!

키치 2018-08-25 09:55   좋아요 0 | URL
지하철 출근하면서 순식간에 읽었습니다. 재미있어서 술술 읽히더라고요 ^^
 
어머니의 나라 - 오래된 미래에서 페미니스트의 안식처를 찾다
추 와이홍 지음, 이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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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잘 나가는 변호사 추와이홍은 중국 대륙을 여행하다가 윈난성에 있는 모쒀족 거주 지역을 방문한다. '여신이 다스리는 어머니의 나라'라는 소개에 호기심을 느낀 추와이홍은 전설에나 존재하는 줄 알았던 모계사회가 이곳에 존재하는 걸 알고 흥분한다. 그 후로 추와이홍은 일 년에 몇 번씩 모쒀족 거주 지역을 찾다가 이제는 아예 그곳에 집을 짓고 일 년의 절반을 살고 있다. 


'돈도 명예도 다 가진 나인데, 현대식 화장실조차 없는 모쒀족의 나라가 왜 이렇게 편안할까.' 


저자는 모쒀족이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모계사회'라는 점이 그 이유라는 걸 깨닫는다. 모쒀족은 가부장제가 아닌 가모장제 사회다. 한 집안의 대는 할머니(가부장제 사회의 외할머니)에게서 어머니, 딸로 이어진다. 집안에 아버지는 없고 외삼촌이 아버지 역할을 대신한다. 가부장제 사회에선 아들이 태어나면 기뻐하고 딸이 태어나면 실망하지만, 모쒀족 사회에선 아들이 태어나면 기뻐하고 딸이 태어나면 더 기뻐한다. 모쒀족 여성은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귀한 존재로 대접받기 때문에 살생을 하지 않고 부엌에 드나들지 않으며 고되고 위험한 일을 하지 않는다. 모쒀족 남성은 여성을 즐겁게 하기 위해 몸단장을 부지런히 하고 노래와 춤 실력을 가다듬는다. 


저자는 불과 십여 년 전까지 잘 유지되었던 모쒀족 사회가, 중앙 권력이 침투되고 자본주의 물결이 밀려들면서 위협받고 망가지는 모습까지 가감 없이 서술한다. 중국 정부는 모쒀족에게 결혼 제도와 일부일처제를 강요한다. 모쒀족 남녀가 다른 지역에서 일자리를 구하면 같은 일을 해도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은 급료를 받기 때문에 남성의 발언권이 높아지고 여성의 발언권이 낮아진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가부장제와 일부일처제 등을 접한 젊은 사람들은 모쒀족 문화가 별나고 이상하다고 여긴다. 진정 '별나고 이상한' 건 이쪽 사회인데. 안타까워하는 저자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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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리더는 어떻게 변화를 이끄는가 - 무기력에 빠진 조직에 과감히 메스를 댈 7가지 용기
기무라 나오노리 지음, 이정환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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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조직의 특징은 무엇일까?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을 수료하고 현재는 도쿄 글로비스 경영대학원 교수와 주식회사 몰텐의 사외이사를 겸업하고 있는 경영 컨설턴트 기무라 나오노리의 책 <최고의 리더는 어떻게 변화를 이끄는가>에 따르면, 위기에 빠진 조직은 '조화를 최우선으로 중시한다', '다수의 의견에 토를 달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회사에 대한 귀속의식과 충성심이 강하고 외부인을 철저히 배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저자는 조직을 위기에 빠뜨리는 이런 문화를 없애기 위해서는 리더, 특히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덕목이 필요할까. 이 책에서 저자는 '위기를 숨기지 마라', '눈치 보지 않는 직원을 뽑아라', '언제든 손발이 되어줄 아군을 포섭하라', '미움받을지언정 뜻을 굽히지 마라', '번뇌가 아닌 욕망에 빠져라', '시험대 위에서 도망치지 마라', '철저히 이용하고 기꺼이 이용당하라' 등 일곱 가지 덕목을 제시한다. 


이 중에서 제목만 봐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덕목이 '번뇌가 아닌 욕망에 빠져라'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의 욕망 중에서도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인기인이 되고 싶다' 같은 세속적 욕망이 곧 번뇌다. 인간은 누구나 번뇌를 가지고 있으며 평소에는 이를 잘 숨긴다. 하지만 위기 상황이 되면 번뇌를 잘 숨기지 못하고 드러내게 된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망이 너무 큰 나머지 뇌물을 받거나 공금을 횡령하거나, 인기인이 되고 싶은 욕망을 주체하지 못해 지위를 남용하거나 성추문에 휘말리는 식이다. 


저자는 자신의 번뇌조차 다스릴 수 없는 사람은 좋은 리더가 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사내 정치를 좋아하는 사람, 무엇이든 남의 탓으로 돌리고 책임지지 않는 사람, 타인과 좋은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 높은 지위에 오르고 싶은 출세욕만 강한 사람 등은 좋은 리더가 되기 어렵다. 반대로 누구에게 친절하고 공평한 사람, 자신이 책임질 일은 기꺼이 책임지는 사람, 좋은 정보가 있으면 신속하게 타인과 공유하는 사람, 자기 분수에 맞는 지위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 등은 좋은 리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람이 조직에 많으면 조직 분위기가 좋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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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하다 -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 소확행 인문학 관찰 에세이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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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 '시크 : 하다'에서 '시크'는 '프렌치 시크'를 일컫는다. 저자 조승연은 프랑스에서 2년간 유학했다. 미국 대학 졸업 후 프랑스로 유학을 간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말렸다. 프랑스는 더 이상 세계의 중심이 아니라고, 더 이상 배울 게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저자는 프랑스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프랑스 사람들은 언뜻 보기에 무심하고 이기적이고 까칠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주관이 뚜렷하고 삶의 철학이 분명하고 각자의 개성과 가치관을 존중할 줄 아는 멋진 면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지내면서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미국 문화, 미국이 상징하는 자본주의, 성공 중심 문화에 젖어 있었는지 깨닫고 다양한 관점과 문화를 수용하는 자세를 가지게 되었다. 


프랑스 사람들이 무심하고 이기적이라는 평을 듣는 건, 이들이 여느 나라 사람들에 비해 '주관'을 중시하는 탓이 크다. 프랑스 사람들은 절대로 다른 사람이 자기 인생을 '성공했다'느니 '실패했다'느니 하는 정의를 내리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해 '성공했다'느니 '실패했다'느니 하는 평가를 내리지도 않는다. 프랑스 사람들은 오직 자기 자신의 삶에만 관심이 있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남들처럼 살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그래서 존재를 중요시하는 실존주의 철학이 발전했다. 맛을 중시하는 미식 문화가 발달했다. 멋에 신경 쓰는 사람이 많다 보니 패션과 향수 산업 등이 발달했다. 가족 관계가 유연하고 성에 개방적인 것도 오로지 나 자신의 기쁨, 현재의 즐거움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프랑스 사람들의 주관이야말로 현재 한국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고 말한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보든, 누가 나에 대해 뭐라고 하든, 타인과 사회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나의 개성과 즐거움을 최대한으로 만끽할 자유와 용기. 이것이 한국인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이자 추구해야 할 목표라고 말한다. 이는 소확행, 워라밸 같은 키워드가 각광받는 시대의 흐름과도 맞아떨어진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 사는 게 프랑스 사람들의 행복의 비결이라니. 프랑스 사람들 전부가 무심한 듯 시크하게 살고, 전부가 행복한 건 아니겠지만, 한국인들이 불행한 이유 중 하나가 남들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자기 자신의 행복에 대한 무관심인 걸 생각하면 흘려들을 조언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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