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조너선 프랜즌 지음, 공보경 옮김 / 은행나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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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크레이그 주연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 듣고 서둘러 구입했습니다.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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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1 (리커버 특별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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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을 처음 읽은 게 아마도 초등학교 고학년 때다. 그 때로부터 20년 가까이 지났는데 어쩌면 이렇게 여전히 재미있고 통통 튀는 소설을 쓸까. 새삼 반했다. 


이야기의 화자는 파리에서 살고 있는 암컷 고양이 바스테트다. 스스로를 인간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여기는 바스테트는 어리석은 인간 '집사' 나탈리를 은근히 깔보지만 나탈리 없이는 하루도 못 사는 연약한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 날 바스테트의 눈에 이웃집에 사는 한 수컷 고양이가 들어온다. 그의 이름은 피타고라스. 바스테트는 똑똑하고 말이 잘 통하는 피타고라스에게 첫눈에 반하고, 점점 더 그를 원하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바스테트는 자신처럼 예쁘고 우아한 고양이에게 반하지 않는 수컷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데, 알고 보니 피타고라스는 그냥 수컷 고양이가 아니라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인간의 기술을 사용하는 아주 특별한 고양이었다! 


바스테트가 고양이의 생활을 영위하는 동안, 인간들은 테러와 내전을 벌이며 서로 죽고 죽이는 데 여념이 없다. 애초부터 인간에 대한 기대가 없었지만, 갓 태어난 자신의 새끼들을 인간이 제 마음대로 살상하는 장면을 목격하고부터는 인간에 대한 일말의 애정조차 가지지 않게 된 바스테트는, 화염에 스러지는 나탈리의 작은방을 떠나 피타고라스와 함께 자신들만의 터전을 찾아간다. 하지만 이미 불바다가 된 파리 시내에는 연약한 고양이들이 편안하게 머물 만한 장소가 거의 없다. 쥐가 고양이를 죽이고, 고양이가 인간과 싸우는 끔찍한 상황을 통해, 작가는 자신들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믿는 인간들이 얼마나 오만하고 편협한지 보여준다. 나아가 인간이 스스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고 믿는 행동들이 인간 아닌 존재에게는 얼마나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으로 비치는지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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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 다니면서 공부하기로 했다 - 1년 만에 미국회계사, 2년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검증된 공부법
사토 다카유키 지음, 홍성민 옮김 / 리더스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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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외국계 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저자는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로 인해 선배들이 대량 해고되는 것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자신도 조만간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여긴 저자는 그때부터 자격증 공부에 매진했다. 회사에 다니면서 자격증 시험을 준비한 지 1년 만에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고, 2년 만에 일본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어렵기로 소문난 시험에 두 번이나 합격한 시험공부 비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본격적인 시험 준비에 앞서 명확하고 분명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어떤 자격증에 도전할지부터 정해야 한다. 남들이 좋다는 자격증보다는 자신이 좋아하고 평생 업으로 삼고 싶은 분야의 자격증을 따는 것이 좋다. 35세 이상이라면 지금까지 해온 일이나 업무의 연장선상에 있는 자격증을 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어떤 자격증에 도전할지 정했으면 단기, 저비용, 확실한 결과라는 세 가지 요건을 만족하는 세부 목표를 세운다. 저자는 '2년 이내에 독학으로 합격한다'라는 목표를 세웠고 이를 이뤘다. 


회사에 다니면서 시험 준비를 하는 것은 회사에 다니지 않으면서 시험 준비를 하는 것보다 손해가 아닐까. 저자에 따르면 절대 손해가 아니다. 직장인은 안정된 수입이 있기 때문에 시험 준비에 따르는 비용을 치르는 데 부담이 적다. 시험에 떨어져도 돌아갈 직장이 있으니 멘탈 관리에도 유리하다. 업무상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회의를 하는 것은 논술형 시험과 면접시험 준비에 도움이 된다. 저자는 시험 준비를 위해 야근과 술자리를 절대 하지 않고, 휴일에도 여덟 시간씩 공부 시간을 확보했다. 당장은 눈총을 받을지 몰라도, 자격증 시험에 떨어지는 것보다는 백 배 낫다. 


이 밖에도 구체적인 공부 비법과 시험 준비 기술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입문서 세 권을 한 번에 읽는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공부한다, 과거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푼다, 문제집 한 권을 반복해서 푼다 등 국가시험 및 사내 승진 시험, 각종 검정 시험 등에 대비하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시험 기술이 제시된다. 저자가 시험을 본 시기가 20년도 전이라는 점은 아쉽지만(사법시험에 합격한 해가 1999년), '시험공부의 정석'을 알려준다는 점에선 일독할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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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잠시 멈춤 - 나를 위해 살아가기로 결심한 여자들을 위하여
마리나 벤저민 지음, 이은숙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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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마리나 벤저민의 에세이. 자궁 수술로 인해 갑작스럽게 폐경(완경)을 맞은 저자가 겪은 신체적, 정신적 위기와 성숙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서술한다. 


저자는 폐경이 순조롭고 매끄럽게 진행될 줄 알았다. 초경 이후 26일 주기로 400번 이상 치러온 출혈이 멈추는 것을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생리도 임신도 출산도 유난히 힘들고 괴로웠기 때문에 이 같은 경험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면 차라리 후련할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폐경을 맞으니 신체적으로 무척 힘들었다. 생리가 끝나면 그동안 잘 작동하던 내분비 체계가 작동을 멈추고, 이로 인해 일과성 열감, 불안정한 지방대사, 난소 위축, 골밀도 감소 등의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심한 감정 기복과 우울증, 상실에 대한 불안감, 자아의식의 손상 등도 수반한다. 정신적인 고통도 상당했다. 


저널리스트로서 작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저자는 폐경 이후 급속도로 생산성이 떨어지고 더 이상 예전처럼 자신감이 넘치지 않는 자신을 발견했다. 학교, 직업, 집, 아이들, 인간관계 등 그동안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해온 모든 것들이 별안간 덜 소중하고 덜 의미 있게 여겨졌다. 이는 노화와 죽음에 대한 공포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저자는 여성이 폐경을 겪으며 중년의 위기를 실감하는 것처럼, 남성 역시 비슷한 위기를 겪으리라고 짐작한다. 다만 남성은 폐경이라는 명확한 경계가 없을 뿐, 삼십 대 이후부터 테스토스테론 감소로 인한 성욕 감퇴와 신체 부진 등의 증상을 겪으며 노화를 체감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노화를 늦추거나 감추기 위한 호르몬 대체 요법이 여성 혐오와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말한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시간이 흐르면 누구나 나이 들기 마련인데 왜 유독 여성에게만 노화를 감추고 의료 기술의 힘을 빌려서라도 젊음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부과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또한 부모의 병과 죽음을 지켜보는 자식의 마음, 자식의 성장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심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올가을, 계절의 흐름과 시간의 무상함을 느끼며 찬찬히 읽어보면 좋을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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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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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조금만 읽다 자려고 했는데 보기 좋게 실패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어느새 다 읽고 시간은 새벽 한 시... (덕분에 지금 좀 졸리다 ㅎㅎㅎ) 


사와무라 이치의 <보기왕이 온다>는 2015년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 수상작이며, 오카다 준이치와 츠마부키 사토시 주연 영화 <온다>로 제작되어 올겨울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주인공은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 다하라 히데키와 가나 부부. 얼마 전 아내로부터 임신 소식을 들은 히데키는 사랑스러운 아내 가나와 곧 있으면 태어날 딸 치사를 누구보다 아끼며 무슨 일이 생겨도 반드시 그 둘을 지키겠다고 다짐한다. 그런데 어느 날 히데키의 직장 후배 다카니시가 회사에서 원인 불명의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발생한다. 얼마 후에는 히데키의 집으로 정체불명의 전화가 오고, 히데키의 친구가 히데키의 신상에 관한 이상한 문자를 받는다. 


별일 아니라고, 우연이 겹친 것뿐이라고 웃어넘길 법도 하지만, 히데키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어린 시절 히데키는 와병 중인 외할아버지와 단둘이 집을 지키다가 소름 끼치는 일을 겪은 적이 있다. 현관 너머로 정체를 알 수 없는 회색 그림자가 계속 묻는 것이다. "긴지 씨 계세요? 시즈 씨 계세요?" 평소엔 정신을 못 차리고 헛소리를 늘어놓던 외할아버지마저 그 순간만큼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히데키에게 이렇게 경고했다. "그것이 오면 절대로 대답하거나 안에 들여선 안돼." 몇 년 후 히데키는 외할아버지가 말한 '그것'이 일부 지역에서 민담으로 전해지는 괴물 '보기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과연 보기왕은 히데키의 가족에게 무슨 짓을 벌일까. 대체 보기왕은 왜 히데키에게 이런 짓을 벌이는 걸까. 


<트릭>이나 <링>, <주온>처럼 일본의 전설이나 민담을 토대로 한 괴이하고 스산한 분위기의 호러소설을 좋아한다면 이 소설 역시 마음에 들 것이다. 결혼과 출산, 육아와 가정생활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 대립과 갈등이 결국엔 보기왕이라는 끔찍한 존재를 낳고, 비극적인 사건들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보면 단순한 타임킬링용 호러소설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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