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3 - 근대의 절정, 혁명의 시대를 산 사람들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3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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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세계사의 비화를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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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3 - 근대의 절정, 혁명의 시대를 산 사람들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3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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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주경철 교수의 책. 1권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서 2권, 3권을 읽어보려고 했는데, 마침 중고서점에 3권이 있어서 구입해 읽어보았다. 2권을 발견하면 2권도 읽어보기로.


이 시리즈는 중세 말부터 근대에 이르는 기간 동안 서양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3권은 총 8장으로 구성되며, 해적, 표트르 대제, 마리 앙투아네트, 로베스피에르, 모차르트, 볼리바르, 와트와 아크라이트, 나폴레옹 등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남성 중심의 해적 세계에서 활약한 여성 해적들, 척박한 러시아를 유럽형 근대국가로 바꾸고자 노력했던 표트르 대제, 음악가가 궁정이나 교회에 고용되어 활동하는 관습을 깨고 최초로 프리랜서로 활동한 모차르트, 오랫동안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의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볼리바르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세계사의 비화를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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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연합뉴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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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약칭 '에바)' 시리즈의 오랜 덕후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호기심에 구입한 책이다. 픽션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주인공 박종현은 작가가 기자 시절에 취재한 실제 에반게리온 덕후 두 명을 모델로 만들어낸 인물이라고 한다. 소설의 제목인 '열광금지, 에바로드'도 박종현의 모델이 된 에반게리온 덕후들이 실제로 만든 단편 다큐멘터리의 제목이다(이쯤 되면 픽션이 아니라 거의 논픽션...)


이 소설은 쉽게 말해 에반게리온 덕후 박종현의 성장담이다. 종현은 경제적으로 무능한 아버지와 재봉 일을 하며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 슬하에서 태어났다. 원래도 넉넉지 않은 살림이었지만 어느 날 돌연 어머니가 집을 나가면서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고, 중학생이던 종현은 그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막막한 종현의 삶의 유일한 낙은 에반게리온이었다. 종현은 친구의 집에서 에반게리온을 본 이후로 그것만 반복해 보았고, 그걸 볼 때만 고통을 잊을 수 있었다. 이후 종현은 고등학교, 대학교에 진학하고,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다양한 일들을 겪는다. 그리고 종국에는 에반게리온 덕후들의 꿈인 스탬프 랠리에 도전하고 그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기록한다.


종현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매우 좋아하는 덕후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덕후의 모습(자기 세계에만 빠져 있고 사회성이 부족한)은 아니다. 오히려 종현은 너무 이른 나이에 사회를 알아버렸고, 잃어버린 유년기를 찾기 위한 방편으로 애니메이션을 본다. 종현은 앞이 캄캄할 때마다 덕후로서의 자아로 문제를 해결한다. 이를테면 고등학교 애니메이션 동아리에서 코스프레 의상을 만들던 기억을 떠올려 의상학과에 진학한다거나, 대학 졸업 후 진로가 막막해지자 에반게리온이 탄생한 일본에서의 취업을 고려하는 식이다. 우여곡절 끝에 취업에 성공한 후 과도한 업무, 불안한 장래, 부모의 병치레, 죽음 등의 문제를 겪으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원동력 또한 에반게리온 스탬프 랠리였다.


장강명 작가의 <댓글부대>, <표백> 같은 작품에 비하면 훨씬 밝고 가벼우니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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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백 -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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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작가의 소설은 기자 출신 작가 특유의 치밀함과 냉정함이 돋보인다. 최근의 한국 문학에서 보기 드문 경향이라서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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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백 -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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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제까지 장강명 작가의 소설을 꾸준히 읽어온 건, 소설 자체에 대한 애정보다도 '이번엔 또 어떤 자극적인 소재를 선정했을까' 하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취업난과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호주 이민을 택한 20대 청년의 모습을 그린 <한국이 싫어서>를 비롯해, 통일 이후 절망적인 한반도의 상황을 상상한 <우리의 소원은 통일>, 2012년 국정원 여론조작 의혹 사건의 실체를 밝힌 <댓글 부대> 등은 문장의 유려함이나 구성의 탄탄함보다도 자극적인 소재와 치밀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들이었다. 나로서는 한 번 읽기에는 괜찮지만 여러 번 반복해 읽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작품들이기도 했다.


그랬던 내가 장강명 작가의 전작을 읽어봐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건, 장강명과 요조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 때문이다. <책, 이게 뭐라고>의 오랜 애청자인 나는 장강명 작가가 김관 기자의 뒤를 이어 진행자석에 앉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장강명 작가가 게스트에게 던지는 질문이 궁금해 매주 <책, 이게 뭐라고>를 듣는다. 어떤 인터뷰어들은 질문을 가장해 자신의 지식이나 경력을 뽐내려고 하는데, 장강명 작가는 그런 면이 느껴지지 않는다. 어떤 인터뷰어들은 인터뷰이와 친목질하는 데에만 급급해 정작 제대로 된 인터뷰를 하지 않는데, 장강명 작가는 독자가 궁금해하는 것은 물론, 애써 궁금해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까지 질문한다. 이는 그가 오랜 기간 유력 신문사의 사회부 기자로 일하면서 터득한 기술이기도 하겠지만, (슬프게도) 모든 기자가 다 이런 기술을 갖춘 건 아니기에 더 귀하게 느껴진다.


각설하고, <표백>은 장강명 작가가 2011년에 발표한 장편 소설이자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다. 7급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난 '나'는 서울에 있는 A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했고 군대를 다녀와 얼마 전 복학했다. 학과에서 주최한 취업선배들과의 대화 행사 뒤풀이에 참석한 나는 미모면 미모, 스펙이면 스펙, 빠지는 것이 없는 세연과 경영학과 동기인 휘영, 후배 병권, 세연의 친구 추윤영 등과 어울리게 된다. 세연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나, 휘연, 병권, 윤영의 마음을 장악하고, 자신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자살을 준비했으니 너희들도 나를 따라서 자살하라고 강요한다. 그리고 얼마 후 실제로 세연은 학교 연못에서 자살한다. 이때만 해도 나와 친구들은 세연이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극심한 취업난과 생활고, 이상과 전혀 다른 현실을 겪으며 서서히 자살을 꿈꾸게 된다.


작가는 모든 틀이 다 짜여 있는 세상에서 옴짝달싹 못하게 된 젊은 세대를 '표백 세대'라고 일컫는다. 사람은 모두 빨강, 노랑, 파랑, 초록 등 고유한 색깔을 지니고 태어난다. 하지만 이 세계는 단 한 가지 색깔만 요구한다. 한 점의 티도 없고 얼룩도 없는 하양이 되기를 강요한다. 한국 사회에는 정해진 인생 경로가 있고, 그 경로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무조건 괴짜 아니면 루저 취급받는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본 적 있는 독자라면 작가의 문제의식에 공감할 것이다. 문제를 타개할 유일한 방법이 자살이라는 설정은 일견 지나쳐 보이지만, 실제로 한국 청년들의 사망 원인 제1위가 자살이고, 많은 청년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걸 떠올리면 지나치지만은 않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 소설이 청춘을 미화하지 않아서 좋았다. 수많은 어른들이 젊음을 부러워한다. 수많은 책이, 영화가, 드라마가 청춘을 찬양한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서 청춘을 보내고 있는 10대, 20대들의 상황은 결코 찬양할 만한 상태가 아니다. 내가 그랬듯이, 젊은이들 대부분은 이유도 목적도 없이 대학 입시를 치르고 취업 준비를 한다. 젊다고 열정 노동을 강요당하고, 어리다고 임금 후려치기를 당한다. 성차별, 학력차별, 계급 차별 등등을 만들어낸 건 어른들인데, 정작 이들끼리 서로를 혐오하고 깎아내리느라 정신이 없다. 이런데도 젊음이 부럽다고 말하는 건 무책임하고, 차라리 모욕이다.


장강명 작가의 여느 소설이 그렇듯이 잘 읽히고 뒷맛은 씁쓸하다. 출간 당시에도 화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여러 번 다시 언급되며 재평가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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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6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키치 2019-02-08 08:35   좋아요 0 | URL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