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코노히 2 - 시무룩 고양이
큐라이스 지음, 손나영 옮김 / 재미주의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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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한 마디 없는데도 보는 사람 모두를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만화 <네코노히> 제2권이 출간되었다. 일본 트위터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일찍이 짤방으로 국내 커뮤니티 게시판을 정복한 '네코노히'는 작년에 한국어판 단행본 제1권이 나오자마자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나처럼 1권 읽고 너무 좋아서 2권 언제 나오나 기다리느라 목이 빠진(?) 사람도 적지 않을 듯 ㅎㅎㅎ





<네코노히>의 작가 큐라이스(Q-rais)는 고양이와 산책을 사랑하는 만화가이자 연출가이다. 1985년 일본 도치기현에서 태어났으며, 하는 일마다 실패하고는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 뚱냥이 네코노히 캐릭터가 트위터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네코노히>, <친절한 티베트 여우 스나오카 씨>, <스키우사기>, <차코> 등이 있다. <네코노히>, <친절한 티베트 여우 스나오카 씨>는 한국어판으로 출간되었다.





<네코노히>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일상의 사소한 일들에 실패하고 번번이 울상 짓는 네코노히의 표정이다. 나무젓가락이 깔끔하게 잘리지 않았을 때, 토스터로 식빵을 구웠는데 까딱 잘못 해서 새까맣게 탔을 때, 영화관에 갔는데 앞자리에 자기보다 몸집이 훨씬 큰 사람이 앉았을 때, 탄수화물 제한 다이어트에 관한 책을 읽는데 좋아하는 음식이 죄다 탄수화물 위주인 걸 깨달았을 때 안구가 촉촉해지고 울먹울먹해지는 기분. 설마 나만 느껴본 건 아니겠지? ㅎㅎㅎ





내가 워낙 먹는 걸 좋아하고 식탐이 많아서 그런지 네코노히의 음식 관련 에피소드가 특히 좋았다. 방금 구워진 몬자야키를 먹다가 혀가 데이는 에피소드도 귀엽고, 밀크레이프 케이크를 한 장 한 장 떼어먹는 에피소드도 귀여웠지만, 개인적으로 강력 추천하는 에피소드는 열심히 운동을 하고 나서 휴식 중에 초코바를 꺼내 먹는 에피소드와, 오징어튀김을 먹는데 오징어와 튀김옷이 분리되어 난처해하는 에피소드다. 운동 다 하고 나서 칼로리 높은 간식 먹고 도루묵 되는 건 레알 내 모습이라서 뜨끔했다. 작가가 나를 사찰하나 ㄷㄷㄷ





전철 안에서 백팩을 멘 사람에게 의문의 공격(?)을 당하고 있던 네코노히가 친절한 티벳 여우 스나오카 씨의 도움을 받는 장면도 반가웠다. 친절한 티벳 여우 스나오카 씨는 겉모습은 험악해도 속마음은 스위트한 신사인데, 소심한 뚱냥이 네코노히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걸 어떻게 알고 이렇게 구해주는지. 진정한 신사다(엄지 척b). 이 밖에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네코노히의 즐거운 일상이 담긴 에피소드가 빼곡하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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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는 클라스 : 고전.인류.사회 편 - 불통不通의 시대, 교양을 넘어 생존을 위한 질문을 던져라 차이나는 클라스 2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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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을 즐겨 보지는 않지만 JTBC 대표 시사교양 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라스 - 질문 있습니다>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학자와 명사들을 강연자로 초대해 지금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지식과 교양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무척 유익하고 신선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


<차이나는 클라스 - 질문 있습니다>의 강연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은 인기 강연을 모아 엮은 책 <차이나는 클라스 :고전, 인류, 사회> 편이 출간되었다. 먼저 출간된 <차이나는 클라스 : 국가, 법, 리더, 역사> 편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된 이 책은 JTBC 손석희 사장의 추천사와 JTBC 신예리 보도제작국장의 서문으로 시작한다.





이 책에는 고미숙, 김상근, 폴 김, 이정모, 이명현, 이진우, 전상진, 박미랑, 이나영 등 고전, 인류, 사회 분야를 대표하는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강연자들의 강연이 실려 있다. 


고전 편에는 고전 평론가 고미숙, 연세대 신학대학 교수 김상근이 참여했고, 인류 편에는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 부학장 폴 김,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이정모, 세티(SETI) 연구소 한국 책임자 이명현이 참여했고, 사회 편에는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이진우,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전상진, 한남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박미랑,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이나영이 참여했다.





고전 평론가 고미숙은 '연암과 구암에게 길을 묻다'라는 제목으로 연암 박지원과 구암 허준의 생애를 소개한다. 나는 고미숙 선생님의 오랜 팬이자 독자인데, 고미숙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연암과 구암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고 흥미롭다. 괜찮은 가문과 뛰어난 문재(文才)를 타고났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벼슬길을 물리치고 자유롭게 살다간 연암의 생애는 현대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구암 허준의 생애도 흥미롭다. 고미숙 선생님은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동의보감을 공부하기 시작한 '본투비 공부벌레'다. 고미숙 선생님에 따르면 동의보감은 그저 한방으로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의술서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의 다양한 군상과 우주의 삼라만상을 서술한 종합인문자연서이다. 언젠가 한 번은 동의보감을 정독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이정모는 '여섯 번째 대멸종은 진행 중'이라는 제목으로 자연의 역사를 배워야 하는 까닭을 설명한다. 과거에 지구에서 살았던 생명들이 왜 멸종했을까. 왜 3억 년 동안이나 바닷속을 지배했던 삼엽충이 멸종했을까. 인간의 삶과는 하등 상관없어 보이는 질문이지만, 이런 것들을 탐구하지 않으면 인류가 어떻게 더 지구에서 삶을 지속할 수 있는지 답을 찾을 수 없다. 


세티(SETI) 연구소 한국 책임자 이명현은 우주에 대한 오해를 풀어준다. 많은 사람들이 진공 상태의 우주에 나가면 우리 몸이 터진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몸이 터져서 죽기보다 얼어서 죽는다. 우주 공간에 나가면 온도가 영하 270도이기 때문에 얼어 죽을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단순히 학문적 지식이나 교양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질문들에 답하는 점이 좋다.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이진우는 '개인주의적으로 살아도 괜찮은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개인이 없는 사회는 개인 혐오 사회와 마찬가지이다. 개인이 개성을 가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개인에게 무리해서 집단적 사고를 강요하는 것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획일화된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의 진짜 위기는 무엇일까.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전상진은 '세대 전쟁'이라고 답한다. 세대 전쟁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정부 재원을 둘러싸고 세대 간에 다투는 것을 뜻한다. 양로원을 세울 것인가, 유치원을 세울 것인가를 두고 세대마다 다른 생각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를 조화롭게 해결하는 것이 현재 한국 사회의 과제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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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인생의 마법 - 나를 아프게 하는 거짓말 20가지
레이첼 홀리스 지음, 박미경 옮김 / 이다미디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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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홀리스는 미국 LA 할리우드에서 웨딩과 이벤트 기획자로 명성을 얻었다. 이후 수백만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는 라이프스타일 웹사이트 '시크사이트(Thechicsite.com)'와 이벤트 기획사 '시크이벤트(Chic events)'를 설립해 비즈니스 매거진 <Inc.>에서 선정한 '30대 이하 우수 기업가 30인'에 들었고, 수많은 여성들의 멘토 역할을 하며 '디지털 오프라 윈프리'로 불리고 있다. 이렇게 화려하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 있는 레이첼에게도 그늘이 있을까?


레이첼 홀리스의 책 <나를 바꾸는 인생의 마법>은 레이첼의 다사다난했던 어린 시절과 우울증, 불안 장애 등을 극복하고 혼자 힘으로 자수성가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에세이집이다. 레이첼 홀리스의 어린 시절은 혼란스러웠다. 아버지는 스트레스를 분노로 풀었고, 어머니는 방에 처박혀서 몇 주일씩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레이첼의 오빠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때 겨우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레이첼은 큰 충격을 받았고, 하루빨리 이 답답한 집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닥치는 대로 수업을 들어서 조기졸업한 레이첼은 무작정 LA로 갔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았고, 이벤트 사업을 시작해 더욱 큰돈을 벌었다.


돈을 벌고 자립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열심히 돈을 모아서 멋진 구두를 사면 더 멋진 구두를 신은 사람이 눈에 보였고 시기심이 들끓었다. 열심히 다이어트를 해서 멋진 옷을 입으면 제모하지 않은 팔과 다리가 눈에 띄었다. 레이첼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지 않으면 영영 행복해질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뭔가가 나를 행복하게 해줄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평생 스스로 행복해지지 못한다. '내일 시작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평생 시작하지 못한다. '난 너무 부족한 사람이야'라는 사람은 평생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한다.


이 책에는 저자가 그동안 살면서 경험을 통해 체득한 삶의 교훈들이 담겨 있다. 저자는 말한다. 가족이든, 연인이든, 상사든 간에 누군가에게 당신 자신을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허락하면 그들은 계속해서 당신을 막 대한다. 당신 스스로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당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했던 실수를 다른 여성들이 반복하지 않기를 원한다. 내 모습 그대로 솔직하고 당당하게 살아도 괜찮다.


살면서 해보고 싶은 일은 다 해보자. 저자는 맷 데이먼을 만나고 싶다는 일념으로 미라맥스에 입사했고 얼마 후 회사 파티에서 맷 데이먼을 만났다. 책을 출판하고 싶은데 그 어떤 출판사에서도 원고를 받아주지 않자 자비로 출판했고 그 책은 뉴욕타임스,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저자는 '크리스천은 고아와 과부와 핍박받는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종교적 가르침에 따라 입양을 결심했고, 여러 힘든 과정을 거친 끝에 딸을 입양해 예쁘게 키우고 있다. 할까 말까 망설일 시간에 일단 해보라는 저자의 조언이 마음에 확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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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은 마술사처럼 - 청중을 사로잡는 마술사의 7가지 비밀
데이비드 퀑 지음, 김문주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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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출신 마술사라니. 데이비드 퀑을 몰랐던 나로서는 그의 명성이나 재능보다도 학력에 눈이 먼저 갔다. 학력에 이어지는 경력도 대단하다. <뉴욕타임스>의 크로스워드 퍼즐 제작자, 전 세계적인 히트작 <나우 유 씨 미>의 마술 총책임자, 영화 <미션 임파서블 : 로브네이션>, <이미테이션 게임>, <매그니피센트 7>의 자문, TED 화제의 강연자 등등. 마술을 통해 미국을 넘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그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7가지 마술의 원칙을 알면, 당신도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마술 교과서가 아니라, 마술의 기본적인 원칙을 통해 상대의 관심을 얻고 최종적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많은 사람들이 마술은 초자연적인 힘에서 비롯된다고 믿고, 실제로 많은 마술사들이 자신의 재주를 초자연적인 힘으로 가장한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저자는 접대의 한 방편으로 마술을 연습했다. 접대 대상은 기업 CEO부터 TED 관객까지 다양하다. 이 책은 속임수를 가르치지 않는다. 속임수는 마술의 본질이지만, 마술의 목적은 상대를 기만하기 위함이 아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술과 인생에서 근본을 이루는 일곱 가지 필수원칙을 공개한다. 제1장 '믿는 대로 보인다, 지각적 공백을 활용하라'에서는 관객의 시선을 마술사가 만든 프레임 안에 붙들어 놓는 방법을 소개한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대로 믿는 경향이 있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누군가가 만들어낸 프레임 안의 풍경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눈으로 보는 것과 보지 않는 것 사이의 간극을 활용하면 훨씬 수월하게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제2장 '지나친 준비란 없다, 준비하고 또 준비하라'에서는 마술사들이 관객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하는지 소개한다. 마술사에게 두 번의 기회는 오지 않는다. 한 번 실패하면 그대로 끝이다. 그러므로 한 번의 실전을 위해 마술사들은 치열하게 준비한다. 비즈니스 현장도 다르지 않다. 한 번의 면접, 한 번의 발표, 한 번의 회의를 위해 수십, 수백 번을 연습하고 꼼꼼하게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이 밖에도 상대의 마음을 흔들고 내 편으로 끌어들이는 다양한 방법이 소개된다. 마술과도 같은 설득 능력을 가지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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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은 지금 행복한가요? - 기시미 이치로의 사랑과 망설임의 철학
기시미 이치로 지음, 오근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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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의 신간.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이다 보니 '미움받을 각오하고 뜨겁게 사랑하라'는 식의 조언을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사랑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서 신선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아들러 심리학과 에리히 프롬의 책을 여러 번 언급한다. 아들러는 사랑을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관점에서 파악한다. 상대가 바뀌어도 매번 똑같은 실패를 반복한다면, 연애 상대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라이프스타일은 무엇이며 어떻게 바꿔야 할까. 일반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은 성격이라는 말로 대신 표현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사람이 있고 소극적으로 방어하는 데 급급한 사람이 있다. 이는 둘의 성격이 달라서라고도 볼 수 있지만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서라고도 볼 수 있다.


불행한 연애를 끝내고 싶다면 지금 당장 라이프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그동안 상대가 나에게 뭔가를 먼저 해주기만을 기다려왔다면 이제부터는 상대에게 내가 뭔가를 먼저 해주는 방식으로 바꿔보자. 여자가 남자에게 먼저 고백하면 안 된다, 여자의 역할과 남자의 역할은 따로 있다 등등의 고정관념도 연애에 방해가 된다면 버리는 편이 낫다. 부모나 형제자매, 예전 애인으로부터 받은 상처나 트라우마 때문에 연애를 못한다면 이제 그만 족쇄를 끊어버리자. 자꾸만 과거 상처를 헤집고 이를 핑계로 연애를 주저하는 것도 당신이 '선택한' 라이프스타일이다.


말로 하지 않는 사랑, 행동과 일치하지 않는 사랑도 사랑일까? 저자는 에리히 프롬의 말을 언급한다. "만약 어떤 여성이 꽃을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그녀가 꽃에 물 주기를 잊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우리는 꽃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믿을 수 없을 것이다. 사랑이란 사랑하는 대상의 생명과 성장을 적극적으로 배려하는 일이다. 적극적인 배려가 없는 곳에 사랑은 없다." (76쪽) 꽃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꽃에 물 주기를 잊거나 꽃을 꺾으면 그 사랑을 믿을 수 없듯이, 사랑도 말이나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으면 믿기 힘들다.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소홀하거나,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학대나 폭력을 행사하면서 이를 사랑이라는 말로 정당화하려는 사람들이 정당화될 수 없는 이유다.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사랑은 물론 연애, 결혼 등에 대해 심드렁한 기분이었다. 나 하나 먹고살기도 힘든데 사랑이라니, 연애라니, 결혼이라니 물정 모르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한 사랑은 성애이고, 이 책이 말하는 사랑은 성애보다 더 큰 차원임을 알게 되었다. 진정한 사랑은 차별이 없고 배제가 없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A는 사랑하지만 B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 진정한 사랑은 가정하지 않고 한정하지 않는다. 'C 하면 사랑하지만 D 하면 사랑하지 않겠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사랑은 배워야만 알 수 있는 이론이 아니지만, 배움 없이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기술도 아니다. 사랑은 허황된 이상이나 판타지가 아니지만, 돈이나 명예 같은 현실적인 조건만으로 쟁취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배우지 않고, 노력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사랑의 기쁨 같은 건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배움 없이, 노력 없이 사랑을 말했던 지난날이 부끄럽다. 사랑해 본 적도 없으면서 사랑에 실패했다고, 사랑을 포기했다고 말했던 나 자신이 창피하다. 다가오는 봄에는 기꺼이 사랑할 용기를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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