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셀프 트래블 - 나 혼자 준비하는 두근두근 해외여행, 2019-2020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조은정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유럽과 미국 중에 여행지를 고르라면 단연 유럽이 좋다. 하지만 최근 넷플릭스로 미국 드라마를 열심히 보면서 미국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미국 동부와 서부 중에는 서부가 압도적으로 좋다. 할리우드가 있는 로스앤젤레스에 가보고 싶고, <그레이스와 프랭키>의 배경인 샌디에이고, <CSI : 라스베이거스>의 배경인 라스베이거스에도 가보고 싶다. 그 밖의 여러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인 시애틀과 포틀랜드, 샌프란시스코도 좋다.


나처럼 생애 한 번쯤 미국 서부의 도시들을 둘러보고 싶은 여행자들을 위한 맞춤형 해외여행 가이드북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2019~2020 최신판이다. 이 책은 미국 서부 연안을 따라 북쪽부터 시애틀, 포틀랜드,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및 각각의 근교 도시를 다룬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캐나다 밴쿠버, 빅토리아 지역도 포함한다.





사실 미국 서부는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접근성이 좋은 여행지는 아니다. 일단 멀다. 한국에서 미국 서부까지 비행기로 10시간 이상이 소요되며, 17시간의 시차가 있다. 게다가 넓다. 한 도시 안에서 볼 것도 많은 데다가 주변 근교와 다른 도시까지 이동하면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그러니 미국 서부를 여행한다면 한 번에 다 보겠다는 욕심은 버리고 한 도시씩 정복하는 게 좋다.


책에는 각자의 일정과 예산, 취향에 맞춘 추천 코스가 다수 제시되어 있다. 미국의 흘러간 옛것에 관심 많은 여행자를 위한 '루트 66 탐험 코스'부터 도시와 산, 바다와 와이너리를 모두 들를 수 있는 '베스트 코스', 거대한 협곡과 강, 호수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대자연 코스', 미국 서부 연안 특유의 이국적이고 독특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미술관 & 박물관 코스', 미국 내 최고로 손꼽히는 음식들을 맛보는 '미식 코스', 도시 전체가 면세 구역인 포틀랜드를 중심으로 구성한 '쇼핑 코스' 등 다양하다. 





이 책에는 미국 서부에서 꼭 해봐야 할 모든 것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저자는 '렌터카 여행'을 강추한다. 광활한 대자연과 화려한 불야성의 도시를 만끽하기 위한 방법으로 렌터카 여행만 한 것이 없다.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카지노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태평양 연안에서 갓 잡은 최고의 해산물과 맛 좋은 과일, 곡물을 맛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경험이다. 멕시코와 지리적으로 가까우니 가격 대비 훌륭한 멕시칸 요리를 맛보는 것도 추천한다.


온 세계의 아름다운 자연을 다 모아놓은 듯한 대자연을 감상하는 것도 미국 서부에서 반드시 해봐야 할 즐길 거리 중 하나다. 옐로스톤 국립공원,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 타호 호수,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 앤털로프 캐니언, 호스슈 밴드 등 이름난 곳이 아주 많다. 발보아 공원, 게티 센터 등 대표적인 건축물과 포틀랜드 미술관, 샌디에이고 미술관 등 지역별 대표 박물관의 목록도 잘 정리되어 있다.





미국 서부에는 미국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이 된 곳도 아주 많다. 캘리포니아의 주립공원인 '포인트 듐'은 영화 <아이언맨>에서 토니 스타크의 저택이 있던 곳으로 유명하다. 말리부 비치의 절벽 위에 자리한 토니 스타크의 저택을 기억하는 팬이라면 한 번 가보는 것도 좋겠다. 로스앤젤레스의 '앤젤스 플라이트'는 영화 <라라 랜드>의 배경이 되었고, 로스앤젤레스 자연사 박물관은 영화 <스파이더맨>의 촬영지로 쓰였다.


미국 서부는 디즈니랜드 리조트, 유니버설 스튜디오, 식스 플래그 매직 마운틴, 시 월드 샌디에이고 등 대규모 테마파크가 다수 위치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어린이와 동반한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디즈니랜드로 가면 된다. 영화와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이 있다면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추천한다. 테마파크마다 저렴하게 입장권을 판매하는 루트가 다르니 여행 전에 반드시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이 책에는 열혈 여행교 교주이자 8권의 여행책을 저술한 저자의 노하우가 자세히 나와 있다.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입하려면 휴대폰에 '스카이스캐너' 혹은 '카약' 앱을 설치해두고 항공권 가격 알림 기능을 이용해 수시로 가격을 확인하는 게 좋다. 한국에서 가지고 가면 도움이 될 물건으로는 한국 화장품(특히 마스크팩, 립밤, 수분크림), 고탄력 스타킹, 양말을 추천한다. K-POP 아이돌이나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 굿즈는 미국에서도 인기가 많아 선물로 준비하면 좋다.


미국 레스토랑에서 음식 주문하는 법과 팁 주는 방법 등 세세한 매너 팁도 잘 정리되어 있다.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들을 위해 팁 계산을 자동으로 해주는 앱도 있다고 하니 이용해봐도 좋겠다(TIPS N SPLIT). 이 책에 실린 모든 정보는 2019년 3월 기준이며, 이 책에 소개된 주요 명소에는 구글 맵스의 GPS 좌표가 첨부되어 있어 스마트폰 앱 구글 맵스를 통해 빠르게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어프라이어 119 레시피
문성실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집엔 작년 말 지인에게 선물 받은 에어프라이어 한 대가 있다. 선물 받았을 때는 '이걸로 뭐 해먹을까? 뭐든 다 해먹어 봐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겨울에 군밤 한 번 구워 먹고 튀김 한 번 해 먹은 후로는 손이 잘 가지 않아서 부엌 한구석에 처박아두었다.


에어프라이어를 볼 때마다 아깝고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는데, 이제 <에어프라이어 119 레시피>가 있으니 더는 그런 마음을 안 가져도 될 것 같다. 이 책을 쓴 요리연구가 문성실은 2012년 에어프라이어 초기 모델이 나올 때부터 에어프라이어를 직접 사용해보고, 공동구매로 판매해보고, 요리법을 개발해 블로그에 올리며 겪은 시행착오와 얻은 노하우를 전부 이 책에 담았다.





사람들이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해보고 실망하는 이유는 뭘까?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기름 없이 튀김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광고 문구에 혹해 에어프라이어를 샀다가 생각처럼 튀김 요리가 잘되지 않아서 실망한다. 나 역시 에어프라이어로 튀김 요리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이후로 에어프라이어를 잘 사용하지 않았다.


저자는 에어프라이어의 기능과 역할을 '튀김기'가 아닌 '밥통 모양의 가정용 오븐'으로 재정의한다. 바삭한 튀김을 먹고 싶다면 에어프라이어가 아닌 튀김기나 튀김 팬에 기름을 가득 넣고 튀기는 게 훨씬 낫다. 실제로 에어프라이어는 '컨벡션 오븐'과 원리가 같다. 에어프라이어는 열풍을 이용해 기름 없이 튀기는 튀김기로, 짧은 시간에 재료의 수분을 빼앗고 기름과 지방은 밖으로 배출해 바삭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에어프라이어는 튀겨져서 이미 기름을 머금고 있는 음식을 조리할 때 강점이 발휘된다. 남은 치킨이나 식은 돈가스를 데우고 싶을 때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조리하면 본래의 맛과 식감으로 돌아온다. 남은 피자도 전자레인지로 데우면 딱딱해지지만 에어프라이어로 데우면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오븐으로 할 수 있는 요리는 대부분 에어프라이어로 더욱 쉽게, 빠르게, 맛있게 만들 수 있다.


에어프라이어를 오븐 대용으로 생각하면 장점이 훨씬 더 많이 보인다. 에어프라이어는 조리 과정 중에 기름이 쪽 빠져 상대적으로 열량이 낮은 건강하고 담백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조리 도중 생기는 연기와 냄새가 적고, 주변에 기름이 튀기지 않는다. 온도와 시간 조절만 다루면 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튀김 후 남은 기름을 따로 처리하지 않아도 되어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





이 책에는 에어프라이어의 용도와 장단점, 에어프라이어와 다른 주방가전과의 비교, 용량별 에어프라이어 장단점, 에어프라이어 똑똑 사용법과 조리 팁, 청소와 세척법, 짝꿍 도구, 계량법, 기본양념 등 저자가 다년간 에어프라이어를 직접 사용해보고 정리한 노하우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본문에는 에어프라이어 초보자부터 고수까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가 실려 있다. 준비한 재료를 넣기만 하면 되는 '땡 요리'부터 뚝딱뚝딱 금방 만들어 먹는 '특별 간식과 야식', 고기와 해물, 채소 등을 메인으로 만든 '일품요리', '반찬', 오븐 없이 누구나 쉽게 과자와 빵을 만드는 '홈베이킹', '빵빵빵 요리', 넣으면 맛있게 되살아나는 '소생 요리'까지 다양한 레시피가 나온다.





에어프라이어 초보자라면 누구나 도전해봤을 고구마구이, 통감자구이, 가래떡구이, 약단밤구이 등부터 시작해 요즘 핫한 간식인 소떡소떡, 마약 옥수수, 유명 레스토랑에서나 맛볼 수 있을 법한 립 양념구이, 감바스 알 아히요, 아보카도 달걀구이 등의 요리를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니 놀랍다. 오븐 없이는 만들 수 없을 줄 알았던 초코칩 쿠키나 머핀, 브라우니, 스콘 같은 요리도 에어프라이어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다니 새롭다.


남은 피자나 치킨, 핫도그, 치킨 너깃 같은 냉동식품을 되살리는 '소생 요리' 파트도 재미있다. 우리 집엔 전자레인지가 없어서 남은 피자나 치킨을 다시 조리하기가 힘들었는데, 이제 이 책을 보고 에어프라이어로 다시 조리하면 되니 너무 좋다. 방법도 어렵지 않다.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3~7분 정도 돌리면 끝. 식어서 맛없어진 빵도 데울 수 있다니 다양하게 잘 활용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 줄리언 반스의 부엌 사색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리에 관심이 없었을 때는 몰랐는데, 직접 요리를 하면서부터는 요리하는 남자가 그렇게 멋있어 보인다. 일단 요리를 여성의 전유물로 여기지 않는 사고방식이 마음에 들고, 자기 입맛에 맞는 음식을 스스로 조리해 먹을 줄 안다는 게 좋다. 문제는 둘 다는커녕 둘 중 하나도 못하는 남자가 많다는 거...


줄리언 반스의 요리 에세이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에 따르면, 저자는 둘 다 해당되는 듯하다. 저자는 늦깎이 요리사다. 어린 시절 저자는 요리가 사내답지 못한 일이라는 말은 듣지 않았지만 그것은 분명 가정에서 남자가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일이라는 암묵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랐다. 아버지도 형도 요리에 젬병이었고, 저자 역시 20대 중반이 넘도록 요리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성인이 되고 자취할 때도 되는대로 아무거나 섞어먹는 게 식사의 전부였다.


저자가 요리를 시작한 건 가난, 솜씨 부족, 보수적 미식 성향이 결합된 결과다. 젊은 시절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았던 저자는 며칠에 한 번 정육점에서 가장 싼 고기를 사다가 구워서 감자, 완두콩을 곁들여 먹었다. 그렇게 계속 먹다가 고기를 업그레이드하고, 채소의 종류와 가짓수를 늘렸다. 신문이나 잡지에 나온 레시피를 참고해 푸딩과 수프를 만들고, 그라탱, 파스타, 리소토, 수플레에 도전했다. 저자의 이런 변화를 아버지는 반기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반겼다. 딸이 없는 집에서 아들 하나라도 부엌일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지 알아줘서 기뻐하는 내색을 보이셨다.


그렇다고 저자가 요리를 진심으로 즐기는 건 아니다. 저자는 스스로를 '해방감이나 상상력이 결여되어 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레시피를 완벽하게 따른다. 장을 보러 갈 때 반드시 정확한 목록과 레시피가 있어야 한다. 저자는 그런 자신을 '부엌에 서기만 하면 노심초사하는 현학자(pedant)'라고 부른다. 늘 성실하게 레시피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보관하는 습관 덕에 이런 책이 탄생한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저자가 추천하는 레시피가 담긴 요리책과 요리책 고르는 법, 요리책 보관법 등이 자세히 나온다. 유명 요리책을 보고 직접 요리를 해보면서 느낀 장점과 단점도 정리되어 있다.


'나만의 요리 파일' 만드는 법도 나온다. 이런 걸 만들려면 신문이나 잡지에서 오린 레시피를 모아두는 스크랩북이 필요하다. 레시피대로 적어도 두 번은 만들어보고 오래도록 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그 레시피를 파일에 포함시킨다. 이런 스크랩북은 오랜 세월과 함께 우리의 요리 여정에 증인이 되어줄 것이다. 세월이 흐른 후 스크랩북을 보면 '내가 이걸 만들었어?'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요리를 만들 때의 기분이나 요리의 맛, 요리를 먹어준 사람의 얼굴 등이 떠오를지 모른다. 저자의 요리 파일이 궁금하다. 내 것도 하나 만들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작의 기술 - 침대에 누워 걱정만 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7가지 무기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의기소침해진 분들, 지친 분들, 남편이 없는 엄마들, 직업이 없는 아빠들, 꿈을 꾸는 이들, 뭔가가 되고 싶은 이들, 제가 바로 당신입니다. 당신은 해낼 수 있습니다."


개리 비숍의 <시작의 기술>은 출발부터 남다르다. 이 책은 처음에 독립 출판으로 출간되었다가 독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내 열성적인 팬들이 생겼다.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세계적인 출판사 하퍼콜린스에서 재출간되었으며, 미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팔렸다. 대체 무엇이 이 책을 그토록 매력적이고 특별하게 만들었을까. 내 생각에 그것은 저자 개리 비숍의 직설적인 문장과 핵심을 찌르는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내성적인 사람이나 외향적인 사람이나, 창의적인 사람이나 실용적인 사람이나, 어마어마한 시간을 '자기 자신과의 대화'에 쓴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하루에 5만 가지가 넘는 생각을 한다. 운동을 하다가, 일하다가, 먹다가, 책 읽다가, 글 쓰다가, 걷다가, 문자를 보내다가... 그 모든 시간에 우리는 생각을 한다. 그 생각들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나는 못해', '나는 안 돼', '내가 그렇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은 기분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무력감을 느끼게 만든다. 작은 문제도 크게 보이게 만들고, 심지어 없던 문제도 만들어낸다. 그러한 부정적 자기 대화는 우리가 상상도 못할 방식으로 우리를 망친다.


인생을 바꾸고 싶으면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생각을 조종하면 우리가 느끼는 감정도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다. 좋은 생각을 하려면 좋은 생각을 하는 습관부터 들여야 한다. 하나의 행동이 습관이 되려면 그 행동을 꾸준히 반복해야 한다. 생각이라는 것은 너무나 강력해서 우리를 계속 목표를 향해 밀어붙인다. 심지어 그 목표가 실제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을 때조차 그렇다. 우리의 두뇌는 늘 이기도록 만들어졌다. 그래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긍정적인 일이 벌어지게 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부정적인 일이 벌어진다. 일부러 생각하지 않아도 두뇌가 저절로 그렇게 하게끔 선택하게 만든다.


산재하는 분노는 기대의 산물이다. 저자는 기대 그 자체가 문제라고 말한다. 기대는 우리의 진짜 삶에 방해가 된다. 기대는 각자의 상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여러 기대를 일부러 만들어내고 거기에 삶을 맞추게 한다.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해서, 바라던 직업을 가지지 못해서, 기대했던 결혼 생활이 아니라서 실망하는 건 현실을 개선하는 데 쓸모가 없다. 중요한 건'인생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라는 기대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대는 상황을 실제보다 과장하고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희석시킨다. 문제도 답도 바깥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는 메시지가 마음에 와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쓰시타 고노스케 - 오사카의 장사꾼에서 경영의 신으로
송희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을지 말지 처음에 많이 망설였다.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아무리 많은 일본인들에게 존경받는 경영자라고 해도, 마쓰시타가 창업한 파나소닉이 창업 100년을 넘긴 지금도 여전히 글로벌 500기업에 남아있다 해도, 파나소닉이 전쟁 범죄 기업이고 조선에도 공장을 세워 부를 형성했다는 걸 알고도 제정신으로 책을 읽을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기로 한 건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고, 결과적으로 잘한 결정이었다.


마쓰시타의 성공은 20세기 일본의 성공이고, 마쓰시타의 실패는 20세기 일본의 실패다. 한국에는 정치나 경제 면에서 20세기 일본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이를 치워 없애려면 마쓰시타에 대해 철저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좋은 점, 잘된 점은 배울 필요도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마쓰시타와 인연이 있는 일본의 도시 - 와카야마, 오사카, 도쿄 등 - 여행하며 마쓰시타의 생애와 업적 등을 돌아보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마쓰시타를 존경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가 금수저 출신이 아니라 저학력, 허약체질, 가난이라는 인생의 3대 악재를 극복한 흙수저이기 때문이다.


마쓰시타는 1894년 일본 와카야마에서 가난한 집안의 막내로 태어났다. 집이 하도 가난해 소학교(초등학교)를 마치기도 전에 오사카 센바로 취직하러 떠났고, 그곳에서 빗질, 심부름을 도맡아 하는 말단 하인으로 일을 시작했다. 몇 번의 이직과 전직을 거쳐 오사카전등에 취직하며 안정적인 직장인 신분을 얻었지만, 학벌, 지연, 학력이 출세를 좌우하고 사내 정치가 횡행하는 조직 문화에 회의감을 느꼈다. 결국 마쓰시타는 사표를 내고 사업을 시작했고, 사업이 점점 잘 되어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마쓰시타가 존경받는 또 다른 이유는 그가 전형적인 재벌 경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쓰시타는 기업이 기업가나 주주의 소유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소유라고 보았다. 기업의 이익이란 기업이 좋은 일을 한 대가로 '사회로부터 받은 감사의 사례금'이며, 그 중 일부를 세금으로 내는 것은 사회에 공헌하는 일이라고 여겼다. 마쓰시타는 노조 결성식에 참석해 축사를 할 만큼 노조에 우호적이었고, 직원들 복지에도 크게 신경썼다. 일본에서 최초로 주5일제를 실시했으며(1965년), 임금 인상 5개년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겼다. 한국의 재벌들과 달리 가족에게 회사를 물려주지 않고 전문 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긴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저자는 마쓰시타의 경영 방식이 내포하고 있는 한계도 지적한다. 마쓰시타의 경영 모델은 20세기 제조업 시대에 적합했다. 파나소닉이 한국 전쟁과 전후 경기 호황이라는 특수에 힘입어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한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같은 대기업이라도 한국의 대기업과 일본의 대기업이 어떻게 다른지는 꼼꼼히 봐둘 필요가 있다. 최종적으로 파나소닉은 혈족 경영을 포기했다. 기업이나 제품, 기계 설비보다 사람을 중시했다. 그래서 노조와 공생했고, 사회 공헌을 위해 노력했다. 경영자의 경영 이념과 철학을 후세에 전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런 점은 한국의 기업가들이 본받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