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날 청바지를 입다니 경솔했다! - 매일매일 #OOTD 그림일기
김재인(동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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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옷 잘 입는 사람이 부럽고,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부럽다. <오늘 같은 날 청바지를 입다니 경솔했다!>의 작가 김재인은 옷도 잘 입고 그림도 잘 그려서 두 배로 부럽다. 김재인은 현재 '동글(@k_n_n_i)'이라는 필명으로 인스타그램에 그날 입은 옷을 그림으로 그려서 올리고 있다. 이런 행위를 'OOTD'라고 부른다고 한다. Outfit Of The Day. 오늘의 패션, 당일 또는 특정 상황에서 입은 자신의 옷차림을 촬영하거나 그려서 소셜미디어 등에 올리는 행위를 뜻한다고 한다.


저자가 OOTD를 시작한 건, 이 책의 제목과 관련이 있다. 저자는 어느 날 늦잠을 자는 바람에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 옷이나 주워 입고 외출한 적이 있다. 그날 저자가 입고 나온 옷은 흰 티셔츠와 긴 청바지였는데, 하필이면 밖으로 나오자마자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긴 청바지 밑단에 빗물이 튀어 걸을 때마다 젖고 눅눅해졌다. 두꺼운 청바지가 실내에서도 잘 마르지 않아 하루 종일 축축한 기분을 느껴야 했다. 그날 이후로 저자는 반드시 먼저 날씨와 상황을 생각해보고 코디를 미리 정해놓는 습관을 들였다. 그렇게 정한 코디를 그림으로 기록해두면 나중에 코디를 정할 때 도움이 되었다.


책에는 저자가 그동안 직접 입어본 데일리룩 그림이 실려 있다. 요일별로 정리되어 있어서 월요일부터 금요일은 학교나 직장에 갈 때 적합한 코디를 찾기 좋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연인과 데이트할 때, 친구들과 놀러 갈 때, 결혼식 같은 특별한 자리에 참석할 때 적합한 코디를 찾기 좋다. 옷은 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SPA 브랜드에서 구입한다. 옷을 살 때 주의하는 점이나 코디를 할 때 신경 쓰는 점에 대한 설명도 실려 있다.


저자가 선호하는 패션 스타일은 꾸민 것 같으면서도 꾸민 것처럼 안 보이는 일명 '꾸안꾸' 패션이다. 노멀한 색상과 디자인의 셔츠와 블라우스, 팬츠, 스커트를 기본으로 입고, 여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가방이나 특별한 디자인의 스카프, 머플러 등을 매치해 포인트를 준다. 가끔은 꽃무늬 점퍼나 에스닉한 분위기의 원피스를 입어보면 평범한 일상 속에서 기분전환이 되고, 자신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마침 계절이 바뀌는 시기인데, 이 책을 보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점검해보고 옷장을 대대적으로 정리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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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엮다 : 상
미우라 시온 원작, 쿠모타 하루코 그림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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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 읽고 영화도 봤는데 만화까지 볼 필요가 있을까?'라는 것이 만화판 <배를 엮다>를 보기 전에 든 생각이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이 만화에 사로잡혀서 다른 책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 


이야기의 무대는 '겐부쇼보'라는 출판사다. 사전편집부에 근무하는 아라키 코헤이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자신의 뒤를 이어 사전편집 일을 맡아줄 후배 편집자를 찾는다. 그의 이름은 마지메 미츠야. 대학원 졸업 후 겐부쇼보에 취직해 영업1부에 배속되었으나, 영업 사원답지 않은 후줄근한 외모와 고지식하면서도 깐깐한 성격 때문에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마지메에게서 사전편집자의 재능을 알아본 아라키는 마지메를 사전편집부로 데려오고, 전부터 사전편집부에 있었던 니시오카는 마지메의 영입을 반가워하면서도 탐탁지 않아 하는 눈치를 보인다.


한편 마지메는 새로 이동한 사전편집부 업무에 적응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 웬 아리따운 여성이 자신의 하숙집에 새로 들어온 것을 알게 된다. 알고 보니 이 여성은 하숙집 주인의 조카로, 이름은 카구야이고 직업은 일식 요리사다. 카구야에게 첫눈에 반한 마지메는 당장이라도 카구야와 사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말주변 없고 어수룩한 자신의 성격을 좋아해 줄지 자신이 없다. 고민 끝에 마지메는 자신의 특기를 살려 연모하는 마음을 가득 담은 절절한 연애편지로 카구야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하는데 과연 잘 될까.


만화판 <배를 엮다>는 소설과 영화에는 없는 만화적 상상력과 새로운 설정이 추가되어 <배를 엮다>를 처음 접하는 독자는 물론, <배를 엮다>를 전부터 알았던 독자까지도 새삼 그 매력을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 마지메의 동기이자 라이벌인 니시오카에게 덧붙여진 새로운 설정은 마지메와 니시오카의 관계 해석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마지메가 사모하는 카구야도 소설이나 영화보다 훨씬 요염하고 대담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사전을 편집하는 과정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그려진다. 새로운 단어를 수집하는 모습, 어떤 단어에 대한 가장 적확한 정의를 찾는 모습, 생각지 못한 용례를 발견하는 모습 등 소설을 읽을 때는 머릿속으로 상상할 수밖에 없었던 장면들을 만화로 보니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사전은 물론 언어, 말과 글, 책 만드는 과정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물론, 일한다는 것, 일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이 만화를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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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라고 합니다 2
츠케 아야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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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엔 평범한데 알면 알수록 매력 있는 사람이 있다. 츠게 아야의 인기 만화 <노다라고 합니다>의 주인공 노다가 그런 유형의 사람이다. 노다는 시골에서 상경해 대학에 다니고 있다. 전공은 러시아 문학이고, 수업이 없을 때는 주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평범한 대학에서 평범한 전공을 하고, 평범한 외모에 평범한 생활을 하지만, 오랫동안 곁에서 노다를 지켜보거나 진지하게 노다를 관찰한 적 있는 사람들은 노다의 매력을 무시 못 한다.


노다가 일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조리즈'의 사장 이케다가 그런 사람이다. 이케다는 '조리즈'의 체인 중에 매상이 제일 떨어지는 점포를 몰래 찾는다. 물론 그 점포는 노다가 일하는 점포다. 이케다는 점포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매상이 낮은 이유를 간파한다. 손님에게 주문을 받은 노다가 쓸데없는 말(예 : "드링크 바를 주문하시겠다고요? 의외로 본전을 뽑지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주문하시겠습니까?")을 너무 많이 해서 손님들이 하려던 주문을 취소하거나, 고가의 음식 대신 저가의 음식을 주문한 것이다. 이케다는 당장 저 종업원을 그만두게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옆에 있던 손님이 노다에 대해 하는 말을 듣고 마음을 바꾼다(어떤 말인지는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


노다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동아리 사람들도 점점 노다의 매력에 푹 빠진다. 어느 날 노다는 동아리 사람들에게 라디오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내서 선물을 받는 일이 많다고 말한다. 동아리 사람들은 요즘 같은 시대에 라디오를 듣는 젊은이가 어디 있느냐며 노다를 놀리지만, 그날 밤 모두들 라디오를 켜고 노다가 말한 대로 라디오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낸다. 다들 선물에 눈이 멀어 기를 쓰고 사연을 보내지만, 당첨자는 항상 '그분'인데...!


이 밖에도 짧지만 강렬한 재미가 있는 에피소드가 무려 27편이나 실려 있다. 보너스 만화 <노다 살인사건>도 재미있으니 꼭 챙겨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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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이시 군의 동급생 1
치노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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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만화 <후르츠 바스켓>은 부모 없이 혼자서 외롭게 살고 있던 소녀가 동물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일족과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치노쿠의 신작 <시라이시 군의 동급생>도 비슷한 설정이다.


주인공 시라이시는 사람 사귀는 걸 잘 못한다. 웃는 얼굴로 인사하는 것도 못하고, 속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것도 못한다. 친구들은 시라이시가 퉁명스럽고 못된 아이라고 오해했고, 그로 인해 시라이시는 초등학교, 중학교 내내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외톨이로 지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외국 지사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시라이시만 일본에 혼자 남게 된다. 시라이시의 어머니는 이번 기회에 자신의 고향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해 새출발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한다. ​ 


고심 끝에 시라이시는 어머니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어머니의 고향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그런데 등교 첫날, 시라이시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교실에 들어갔다가 엄청난 광경을 보게 된다. 교실 안에는 시라이시와 같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 이 아니라 호랑이, 고양이, 여우, 개, 토끼, 말, 새 같은 동물들이 잔뜩 있었던 것이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라이시는, 의식을 되찾은 후 오래전 이 마을에서 있었던 '어떤 사건'에 관해 듣게 된다. 그 사건으로 인해 마을 아이들 중 일부가 동물로 변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고, 행정상 착오로 인해 그 아이들만 모아놓은 반에 평범한 인간인 시라이시가 들어가게 되었다는 말도...!


1권에선 이제 막 전학 온 시라이시가 같은 반의 아이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시라이시는 같은 반 아이들이 동물로 변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사실에 충격받은 듯한 기색을 보이지만, 사람보다는 동물한테 말 거는 게 훨씬 편하고 익숙한 시라이시에게는 차라리 다행일 수 있음을 깨닫는다. 동물(로 변하는 능력을 지닌) 친구들과 함께 놀고, 뒹굴고, 때로는 날기까지 하면서 점점 밝아지는 시라이시의 모습을 보니 내 마음까지 훈훈해졌다. 앞으로 계속 보고 싶은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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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약국 2
타카노 세이 지음, keepout 그림, 타카야마 라즈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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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약학자가 중세 마법이 판치는 이세계에 환생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타카야마 리즈의 인기 라이트노벨을 만화화한 <이세계 약국> 코믹스판은 현대 일본의 약학대학원에서 준교수로 일하다 과로사한 후, 전생의 기억을 가진 채로 이세계에 환생한 소년 '팔마 드 메디시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팔마는 대대로 궁중에서 약사로 일하는 유명한 약사 집안의 후계자로 태어난다. 팔마의 아버지 브루노 드 메디시스는 궁중의 수석 약사이자 황제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치의로 일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황제가 '백사병'에 걸려 앓아눕는 사태가 벌어지고, 브루노는 황제의 병을 고치기 위해 자신이 가진 의약 지식을 총동원하지만 헛수고로 돌아간다. 보다 못한 팔마는 전생의 기억, 즉 전생에서 약학자로 일할 때 쌓은 현대의 의약 지식을 활용해 황제의 병을 낫게 하기로 마음먹는다.


모두가 살아날 가망이 없다고 여겼던 황제가 살아나자 사람들은 팔마가 기적을 일으켰다며 놀라워한다. 사실 황제가 앓은 백사병은 현대의 결핵으로, 현대의 의약 지식을 지닌 팔마에게는 절대 못 고칠 병도 아니고 죽을 병도 아니었다. 팔마의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팔마를 칭송하고, 이 중에는 불과 얼마 전까지 목숨이 위험했던 황제와 팔마의 아버지 브루노도 있다. 황제는 '약국을 하고 싶다'는 팔마의 소원을 들어주고, 팔마의 아버지는 팔마의 몫으로 남겨 두었던 유산을 미리 준다.


2권 중반부터는 약국을 차린 팔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부자들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약국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약국을 차린 것까지는 좋았는데, 막상 약국 문을 열자 파리만 날려서 팔마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다 어떤 사건을 계기로 팔마는 (주로 여성들이 좋아하는) '이것'을 만들어 팔게 되고, 이것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약국 장사가 잘 되기 시작한다.


약국을 세우고 본격적인 장사를 시작하니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다. 팔마가 현대인들이 널리 사용하는 물품을 이세계에서 개발해 히트를 치는 모습을 보니, <책벌레의 하극상>에서 주인공 마인이 린샴(린스+샴푸)을 개발해 히트친 게 떠올랐다. 겉모습은 소년이지만 두뇌는 어른이라는 설정은 <명탐정 코난>을 연상시킨다(<명탐정 코난>은 이세계물이 아니지만...). 3권에선 약국의 명성을 이어갈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 것 같은데, 과연 어떤 반응이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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