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계약연애 3
장진 저자, 움비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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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없고 의지할 가족도 없는 대학생 한나가 악마와 계약을 맺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인기 웹툰 <악마와 계약연애>가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먼저 출간된 1권과 2권을 읽고 한나와 악마 4호가 어떻게 될까 궁금했는데 마침 이렇게 3권과 4권이 연달아 출간되어 무척 반가웠다.


3권은 악마 4호의 과거로부터 시작된다. 순진한 인간을 속여 영혼을 빼앗는 일에 여념이 없어 보였던 4호. 사실 4호는 견습생 시절 악마의 능력을 이용해 인간의 권력자를 농락하여 폭군으로 만들고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든 죄로 견습생 자격을 박탈당하고 선행 도장 3만 개를 모으는 벌을 받은 전과(!)가 있는 몸이다. 그런 4호에게 붙여진 사수가 바로 악마 2호다. 정신없이 빠져든 꿈속에서 오랜만에 2호를 만난 4호는 평소의 자신감 넘치다 못해 오만불손한 태도는 어디로 가고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당황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대체 이 둘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한편 한나는 종강을 기념해 같은 과 사람들과 놀러 가기로 한다. 이제까지 공부하랴 아르바이트하랴 바빠서 친한 사람들과 놀러 가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한나는 모처럼 신이 난다. 한나가 들떠 있는 모습을 본 4호는 왠지 모르게 질투가 나고 결국 운전을 해준다는 핑계로 따라간다. 한나와 4호, 과 사람들은 고기도 구워 먹고 밀린 수다도 떨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4호 역시 '악마의 본분을 잊고' 대학생들 사이에서 잘 먹고 잘 놀고 있었는데, 술기운이 돌았는지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떠보니 한나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4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으며 한나에게는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이번 3권에서 가장 뭉클했던 대목은 한나를 짝사랑하는 준원 선배와 한나의 전생이 밝혀지는 대목이다. 준원이 한나를 짝사랑하기는 하지만, 준원과 한나 모두 자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성격이 아닌 데다가 둘 사이가 워낙 뜨뜻미지근(?) 해서 큰 기대 안 했는데 무려 전생에서부터 이어진 인연이라니 놀라웠다. 둘의 전생을 알게 된 준원은 한나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픈데, 전생을 모르는 한나는 평소와 다름없는 무던한 표정으로 준원을 바라보는 장면도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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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투에고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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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렌즈의 인기 캐릭터 라이언, 어피치, 튜브에 이어 무지가 주인공인 에세이집이 나왔다. 제목은 <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개인적으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중에서 어피치와 무지를 가장 좋아하는데, 어피치 책이 나왔을 때 마음에 쏙 들어서 무지 책도 얼른 나왔으면 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무지 책이 나와서 '무지 무지' 행복하다 ㅎㅎㅎ






무지가 토끼인 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무지는 토끼가 아니라 토끼 옷을 입은 '단무지'이다. 어릴 때 콘에게 거두어져 평범한 단무지가 아니라 토끼 옷을 입은 '특별한 단무지'로 거듭났다. 작가 투에고는 이런 무지의 설정을 '단무지인 제 본모습을 토끼옷으로 숨겼다'라고 봤다. 그리고 그 모습에서 '콤플렉스를 감추기 위해 가면을 만들어 쓴' 자신의 모습을 봤다. 낳아준 사람은 모르고 길러준 사람만 아는 무지. 원래 모습을 숨기고 토끼인 척 살아가는 무지.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무지라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유는 밝고 활기찬 모습 뒤에 이런 어두운 사연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에는 무지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작가 투에고의 이야기 같기도 한 에세이들이 실려 있다. 어쩌다 무정한 시선 한 번 받았을 뿐인데 괜히 움츠러들고 내가 뭐 잘못했나 싶을 때가 있다. 무지는 그럴 때마다 뒤집어쓴 토끼옷에 달린 두 귀로 눈을 가린다. 눈을 가리면 아무도 나를 보고 있지 않은 것 같으니까. 아무도 나를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면 소란했던 마음이 가라앉으니까. 토끼옷은 남들의 시선을 막아주는 보호막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만약 무지가 토끼옷을 입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아마도 식당에 가면 반찬으로 딸려 나오는 단무지와 다른 점이 없었겠지.






이렇게 나의 슬픔과 상처를 가리기 위해 선택한 것들이 나중에는 나의 개성이 되고 매력이 된다. 그러니 혼자인 나, 외로운 나, 슬픈 나, 괴로운 나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혼자인 시간, 외로운 시간, 슬픈 시간, 괴로운 시간을 있는 그대로 마음껏 즐기기를. 그 시간들을 버티고 살아내기 위해 들었던 음악이나 읽었던 책, 봤던 영화, 만났던 사람들이 나중에는 나를 빛내고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작가도 믿고 나도 믿는다. 이 밖에도 울적한 마음을 달래주는 따뜻한 글로 가득한 에세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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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교실 - 논리를 쉽게 만화로 풀다
네모토 유키오 지음, 이주관 외 옮김 / 청홍(지상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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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막연하게 한의학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마침 나처럼 한의학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배워보고 싶은 마음만은 있는 독자를 위한 책이 나왔다. 일본의 약학박사 네모토 유키오가 쓴 <한의학 교실>이다. 이 책은 한의학의 기본 개념과 오행의 의미, 한의학의 역사, 한의학이 인체를 바라보는 관점, 한의학이 병을 대하는 방식, 구체적인 치료법, 일반인도 따라 할 수 있는 병의 증상별 치료법 등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화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점이 인상적이다.


한의학은 주로 안마, 침구, 약선 등을 이용해 병을 진단하고 치료한다. 한의학이 인간이 본래 지닌 치유력을 높여서 병을 낫게 하고 치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서양의학은 병의 원인을 제거하고 증상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한의학은 서양 의학과 달리 과학적으로 그 원리나 효과가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지만, 실제로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이 한의학을 통해 병이 낫거나 완화되는 경험을 해온 만큼 단지 서양 의학과 다르고 비과학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배격할 것은 아니다. 


일시적인 증상이 아니라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에 대해서는 '기, 혈, 수'의 이론을 사용한다. 한의학에서 '기'는 주로 정신적인 측면을 의미하고, '혈'은 신체의 활성을 의미하고, '수'는 피부와 관절, 내장 등 신체 각 부분으로 공급되는 수분과 영양분을 의미한다. 기가 부족한 사람은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으로 인해 불면, 두통 등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혈이 부족한 사람은 월경불순이나 월경과다, 불임 같은 부인과 또는 비뇨기과 계통의 질환이 있을 수 있다. 수가 부족한 사람은 피부가 건조하거나 변비, 복부팽만, 식욕부진 등에 시달릴 수 있다.


책에서 가장 유용했던 대목은 병의 증상에 따라 치료하는 방법이 나와 있는 제5장이다. 이 장에는 콧물, 코막힘, 감기, 숙취, 변비, 치질, 어깨 결림, 오십견, 저혈압, 빈혈, 부종, 비만 등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고 있는 병 또는 질환들을 한의학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비교적 자세히 나와 있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한의학에서는 감기의 원인을 목, 어깨, 목 부근으로 침입하는 '풍사' 때문이라고 보고, 목 주변을 머플러나 스카프 등으로 감아서 온도를 높이고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한다. 목의 점막을 촉촉이 유지하기 위해 무즙, 배, 생강, 칡, 파 등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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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권의 기억 데이터에서 너에게 어울리는 딱 한 권을 추천해줄게 - 책을 무기로 나만의 여행을 떠난 도쿄 서점원의 1년
하나다 나나코 지음, 구수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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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하는 것도 즐겁고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았는데, 언제부터인가 일할 의욕이 나지 않고 인간관계도 내 마음 같지 않고... 인생 그래프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만 권의 기억 데이터에서 너에게 어울리는 딱 한 권을 추천해줄게>의 저자 하나다 나나코는 책을 택했다.


2013년 1월. 저자는 남편과 별거하기로 결정했다. 젊은 시절을 다 바친 직장은 더 이상 저자를 필요로 하는 것 같지 않았다. 별난 것을 좋아하는 성격 탓에 친구도 없었다. 절망한 저자의 눈에 'X'라는 만남 사이트가 보였다. 프로필만 등록하면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성 교제가 주목적인 음침한 사이트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어 이용자 후기를 찾아봤는데 다행히 그런 사이트로 보이지는 않았다. 침체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극을 받고 싶었던 저자는 바로 X에 가입하고 프로필란에 이렇게 썼다. "특이한 책방의 점장을 맡고 있습니다. 만 권이 넘는 기억 데이터 안에서 지금 당신에게 딱 맞는 책을 한 권 추천해드립니다."


대화를 나눈 다음 책을 추천해주겠다는 말은 토크 신청이 한 건도 들어오지 않을까 봐 걱정되어 쓴 일종의 미끼 문구였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문구에 혹해 토크 신청을 했다. 나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나에게 어울리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저자 역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책을 추천하는 일이 즐거웠다. 이따금 의욕을 떨어뜨리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대체로 저자와의 대화를 즐거워하고 저자가 추천하는 책에 만족해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도 점점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곤두박질쳤던 인생 그래프가 점점 위로 향해가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처럼 서점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만 권의 책을 읽지도 않았지만, 나 역시 올해로 10년째 서평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수천 권의 책을 읽었기에 공감되는 대목이 많았다. 사람을 많이 만나 봐야 어떤 사람이 나와 잘 맞는지 알 수 있듯이, 책도 많이 읽어 봐야 어떤 책이 나와 잘 맞는지 알 수 있다. 인생의 고비에 다다랐을 때,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 아는 책을 매개로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시 한번 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결국에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책을 몹시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 자신의 자리를 찾게 된 저자의 이야기가 흥미롭고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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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떡같이 말하면 개떡같이 알아듣습니다.. - 그렇게 말해도 이해할 줄 알았어!
김윤정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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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의 외모만큼이나 말투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얼굴만 봤을 때는 취향 저격이었던 사람인데 말하는 걸 듣고 호감이 확 식었던 적도 많고, 반대로 얼굴은 내 취향이 아닌데 직접 만나보고 대화를 나눠 보니 목소리도 너무 좋고 말투가 다정해서 호감이 확 생겼던 적도 있다. 상담가 김윤정의 책 <개떡같이 말하면 개떡같이 알아듣습니다>에는 말 한마디로 연인, 부부, 가족, 자녀, 친구 관계가 가까워지거나 멀어진 사례가 다수 나온다.


오래 사귄 커플 또는 부부인데도 속 깊은 대화를 나눈 적이 없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이는 대체로 속 깊은 대화를 나눴다가 말다툼이 생겨서 돌이킬 수 없게 되거나 관계가 망가질까 봐 두려워서인 경우가 많다. 저자의 솔루션은 이렇다. 속 깊은 대화를 나누기가 힘든 사이일수록 일부러라도 자리를 마련해서 속 깊은 대화를 나눠보는 것이 좋다. 애인이라면 앞으로 결혼할 생각이 있는지, 부부라면 결혼에 만족하는지 틈틈이 확인해야 한다. 사람을 만나고 가정을 이룬다는 것은 서로의 생각과 가치관, 삶의 방식이 다르다고 해도 서로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만약 상대의 생각과 가치관, 삶의 방식이 나의 그것과 다르고, 그것을 인정하거나 존중할 수 없다면 그 관계는 재고해보는 것이 좋겠다.


결혼 후 배우자가 변했다고 느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배우자에게 속은 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는 한 여자의 사례가 나온다. 여자는 남편이 명문대를 나와 회계사라는 좋은 직업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천박한 말을 일삼고 무례한 행동을 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실이 더는 견딜 수 없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저자의 답변은 이렇다. 결혼 전 여자의 눈에는 남편의 학력이나 직업만 보이고 단점들은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단점들을 보았더라도 못 본 척 넘어갔을 것이다. 이제 결혼을 하고 남편의 학력과 직업이 당연해지니 단점들만 눈에 띄는 것이다. 그러니 잘못은 배우자에게 있는 게 아니라 나 자신에게 있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 사랑하는 것이 당연하다, 부모와 자식은 서로 사랑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말들은 진실이 아니며 현실과도 다르다. 아무리 사랑해서 결혼한 사이라도 그 사랑을 지속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배 아파 낳은 자식이라고 해도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려면 노력이 필요하고, 자식 또한 자신을 길러준 부모를 진심으로 공경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가까운 관계로부터 상처받고 절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상대를 사랑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상대로부터 사랑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가장 쉽고 편하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말이다. 이 책은 이 밖에도 관계를 회복하는 바람직한 말 습관을 자세히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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