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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 - 현실은 엉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원지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1월
평점 :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된다면 어떨까. <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의 저자 이원지는 여행이 좋아서 여행을 하다가 여행 유튜버가 되고 여행 크리에이터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저자가 처음으로 여행다운 여행을 한 건 대학교 때의 일이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판잣집에서 살아야 했던 저자는 전공으로 건축학을 택할 만큼 공간에 대한 욕망이 유난히 컸다. 그러던 어느 날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에서 아프리카의 드넓은 초원을 본 순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방이 꽉 막힌 작은 집에서 벗어나 드넓은 초원을 달리고 싶었다.
교내 도서관 아르바이트와 백화점 구두매장 아르바이트를 병행하여 몇 달 만에 800만 원을 모았다. 여행 경비를 줄이려 노력한 끝에 인천에서 남아공까지 단돈 24만 원이면 갈 수 있는 최저가 티켓을 구했다. 마침내 떠난 여행은 91일 동안 이어졌다. 남아공을 시작으로 나미비아, 보츠와나, 잠비아, 말라위, 탄자니아, 케냐, 우간다 순으로 아프리카 대륙을 종단하는 일정이었다. 소원대로 2박 3일 동안 세렝게티 초원을 달리며 야생 동물만을 찾아다니는 경험을 했다.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풍경을 눈으로 직접 보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 것도 좋았다. 전에는 돈 많고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여행을 하는 줄 알았다. 막상 여행을 떠나보니 저자처럼 당장 생계가 불안정하고 미래가 불확실한데도 용기를 낸 여행자들이 의외로 많았다. 그중에는 그동안 모은 월급과 퇴직금으로 여행하고 있다는 서른 살 언니도 있었다. 그때는 그저 그 언니가 대단해 보였을 뿐, 몇 년 후 자신이 그 언니와 같은 상황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때만 해도 여행을 마치면 학교를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취업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계획대로 졸업도 하고 취업도 하니 즐겁기는커녕 하루하루가 불행하고 고통스러웠다. 결국 저자는 딱 1년만 하고 싶은 걸 해보겠다고 선언하고 퇴사했다. 퇴사 후 도전한 일이 모두 잘 된 건 아니다. 청년창업에 도전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고, 외국 회사로부터 취업 제안을 받았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사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를 보다가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떠오르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성격답게 즉시 영상을 제작해 업로드했다. 그 후로는 전공이 아닌 영상으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저자는 현재 약 6만 5천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원지의하루'로 활동 중이다. 이름이 알려지면서 강연도 하고 방송 출연도 하고 이렇게 책도 냈다. 좋아하던 여행이 일이 되니 힘든 점도 있다. 여행이 더 이상 예전처럼 설레지 않고 휴식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프리랜서이다 보니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고 미래도 불확실하다. 그래도 좋아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할 때보다는 훨씬 즐겁다. 여행을 하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적성과 재능도 알게 되었다. 부디 당차고 씩씩한 저자의 앞날에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