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후보이 친미 개정판 1
마에카와 타케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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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카와 타케시의 대표작 <쿵후보이 친미>가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소년 만화를 즐겨 보지 않는 나에게는 낯선 작품인데, 알고 보니 1983년부터 현재까지 <소년 매거진>에 연재 중인 초장기 연재작에(휴재한 적이 없다고 가정하면 연재 기간이 무려 37년!), 한국에서만 두 번이나 실사판 영화로 제작된 인기작이라고 한다. 해적판 제목은 <권법소년 용소야>라는데, 해적판 제목이 더 친숙하다.


이야기의 배경은 중국. 흰 수염이 성성한 노인이 누군가를 열심히 찾고 있다. 노인이 찾는 자는 대림사 권법을 완성시킬 권정(拳精)으로, 대림사 건립 백 년째 되는 해에 모습을 드러낼 거라는 예언이 예부터 전해져 왔다. 그 주먹은 철과 같고 다리는 바위처럼 단단하며 명석한 두뇌와 수려한 용모를 지녔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표식은 눈썹 사이의 점이라는데...!


이 산 저 산을 누비며 사람을 찾던 노인은 식당으로 보이는 건물 앞에서 열심히 장작을 패는 소년 하나를 눈여겨본다. 사람 몸통만 한 나무 통을 순식간에 잘라서 젓가락으로 만들지 않나, 물통 수십 개를 한꺼번에 채우지 않나, 노인의 취권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막아내지 않나. 그 솜씨가 하도 신묘해서 노인은 소년의 얼굴을 유심히 보지만, 예언에 나온 '눈썹 사이의 점'이 보이지 않아 긴가민가 하다.


우여곡절 끝에 '눈썹 사이의 점'을 찾아낸 노인은 소년에게 예언의 내용을 들려주고 함께 대림사로 가자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소년 '친미'와 일행들의 모험은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내내 흥미진진하다. 밝고 씩씩한 친미의 용모와 성격을 비롯해 이 만화의 많은 요소들이 7,80년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홍콩 무협 액션 영화를 방불케한다. 오랜만에 옛날 느낌 물씬 나는 본격 무협 액션 만화를 보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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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모마일 2020-02-26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아는 누나가 추천해 준 추억의 만화인데 개정판이 나왔나 보네요. ㅎㄷㄷ 이 참에 저도 보고 선물해줄까 싶네요.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 - 우울을 벗어나 온전히 나를 만난 시간
정재은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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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나만의 집을 가지고 싶은 꿈이 있다. 누구도 침범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내 집. 오직 나만의 취향으로, 내가 선택한 가구들과 집기들로 꾸며진 내 집. 그런 집을 가질 날이 내게도 올까.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의 저자 정재은도 한때 그런 꿈을 꿨다. 하지만 남편과 둘이서 열심히 일해 버는 돈으로는 전세금을 치르기에도 벅찼기에, 서울에서 내 집을 가지는 건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당시 살던 집의 전세금으로 살 수 있는 집을 발견했다. 쥐가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낡고 볼품없는 10평 남짓한 주택이었지만, 서울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그 집을 둘러싸고 있는 동네가 너무 좋았다. 고민 끝에 저자 부부는 그 집을 샀다. 세입자에서 소유주가 되었다.


책에는 저자 부부가 낡고 허름한 10평 남짓한 주택을 자신들이 원하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이 자세히 나온다. 처음에 부부는 들뜬 마음에 하루에도 몇 개씩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그동안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온갖 세련된 인테리어는 다 시도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은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집'이지 자신들이 '살기 위한 집'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토록 원했던 내 집을 가지게 되었지만, 정작 자신들이 집에서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지내고 싶은지는 생각해본 적 없음을 알게 되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이제부터 살고 싶은 집, 그 집에서 하고 싶은 일, 되고 싶은 모습 등을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나온 인생이 정리되고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각자의 취향에 맞춰 공간을 꾸미면서 취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고, 도저히 버릴 수 없을 것 같았던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쓸데없는 욕심도 함께 버렸다. 필요에 맞게 직접 만든 싱크대와 수시로 <중고나라>를 드나들며 구한 중고 가구들은 볼 때마다 정이 가고 애틋하다. 새로 산 물건에는 없는 매력이 있다.


바뀐 건 집뿐만이 아니다. 저자는 집 덕분에 전에 없던 능력들이 여럿 생겼다. 내 손으로 집도 지었는데 머리쯤이야 하는 생각에 스스로 머리 손질을 한 지 벌써 4년째다. 직접 천을 사서 옷을 만들어 입기도 하고, 필요한 가구를 뚝딱뚝딱 만들어 쓰기도 한다. 단독주택이니 반려동물도 눈치 안 보고 키울 수 있고, 마당이 있고 볕이 많이 드니 화초도 원 없이 기를 수 있다. 부러우면 진다는데, 이 책의 저자가 너무 부럽다. 부디 이 예쁜 집에서 오래오래 사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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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듬기 - 일상을 깨지 않고 인생을 바꾸는 법
히로세 유코 지음, 서수지 옮김 / 수오서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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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오랜만에 옷장 정리를 했다. 너무 자주 입어서 싫증이 난 옷, 해져서 더 이상 못 입는 옷 등은 과감히 처분하고, 상태는 괜찮은데 크기가 안 맞는 옷, 얼굴 톤이 안 맞는 옷 등은 중고 거래 앱을 통해 새 주인을 찾아줬다. 나에게는 더 이상 필요 없는 물건이 새 주인을 찾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흐뭇하던지. 옷장 안의 모습도 한결 산뜻해져 볼 때마다 뿌듯하다.


에세이스트이자 편집자인 히로세 유코의 <가다듬기>는 옷장 정리처럼 답답한 일상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옷장 정리를 하고 나면 입을 옷과 입지 않을 옷이 구분되고 옷장 안이 산뜻해지는 것처럼, 우리의 일상도 정리를 하고 나면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이 구분되고 늘 바쁘기만 했던 일상이 훨씬 홀가분하고 쾌적해진다. 저자는 이렇게 홀가분하고 쾌적하게 지내기 위해 내가 바라는 상태를 끊임없이 의식하면서 일상과 주위를 정리해가는 과정을 '가다듬기'라고 명명한다.


가다듬기는 가장 기분 좋을 때의 나의 상태가 평상시에도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가다듬기는 행동, 자세, 말, 매무새, 먹는 음식, 만나는 사람, 찾아가는 장소, 판단 등 모든 것에 해당된다. 자신이 무엇을 하거나 또는 하지 않을 때 편하고 행복한 지 아는 사람은 불필요한 일을 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남들이 좋다는 것에 휩쓸리지도 않고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다가 후회하지도 않는다.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이 일상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결코 헛수고가 아니며 꿈같은 일도 아니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여유롭게 사는 사람들은 이미 다들 그렇게 살고 있다.


내면을 가다듬는 것만큼 나를 둘러싼 것들을 가다듬는 것도 중요하다.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만 정리해도 기분이 산뜻해지는 것처럼, 내가 가진 것, 내가 사는 곳, 먹고 입는 것을 정리하면 일상이 훨씬 더 가벼워지고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질 것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매일 사용하는 소소한 물건부터 가다듬어보자. 예를 들면 가방 속, 지갑 속, 파우치 속 등이다. 마음이 답을 모를 때는 몸에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편한 것과 불편한 것은 몸이 가장 잘 가려낸다.


몸이 불편하면 마음도 불편해지는 법이다. 그러니 평소에 몸을 잘 가다듬는 것이 좋다. 몸을 가다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이다. 식사를 할 때는 급히 먹지 말고 천천히 맛을 음미하면서 먹는 것이 좋다. 고요한 장소에서 편안한 상태로 음식을 먹으면 식사 이외의 다양한 감각을 체험할 수 있고 일상이 훨씬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이 밖에도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나온다. 복잡한 일상을 가다듬어 보다 홀가분한 인생을 살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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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뱅크가 온다 - 2025 미래 금융 시나리오
다나카 미치아키 지음, 류두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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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대 없는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의 존재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마존 고가 바꿀 미래의 모습에 관해서는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일본 릿쿄대 경영대학원 비즈니스디자인연구과 교수 다나카 미치아키가 쓴 <아마존 뱅크가 온다>는 아마존 고를 비롯한 신기술이 향후 일본과 세계의 금융 서비스에 어떠한 변화를 불러일으킬지를 자세하게 분석한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나뉜다. 제1부에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금융업계에 가져온 변화에 관해 상세히 서술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캐시리스 결제'이다. 언제부터인가 동전이나 지폐, 카드 대신 모바일로 결제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이러한 모바일 결제 시대는 '캐시리스 3.0'에 해당하며, 앞으로 진행될 '캐시리스 4.0' 시대에는 얼굴 인식 결제, 음성 결제, 사물인터넷 결제 등이 보편화될 것이다. 앞서 언급한 아마존 고가 대표적인 예다.


제2부에서는 기존 금융 산업을 파괴하는 참여자, 즉 '금융 디스럽터'의 출현에 관해 상세히 서술한다. 저자는 3대 금융 디스럽터로 미국의 아마존과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를 든다. 이들 기업은 이미 대형 금융기관과 다수의 핀테크 기업을 능가하는 사업 규모와 매출액, 기술 수준을 자랑한다. 이들은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친근한 이미지와 최신 기술을 활용해 만든 결제 서비스를 바탕으로 기존 금융업계의 영역을 파고들어, 궁극적으로는 기존 금융기관의 역할을 위태롭게 만들 것으로 예측된다.


저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불거진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도 사실상 테크놀로지 패권을 둘러싼 대결이라고 본다. 중국의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이들을 묶어서 'BATH'라고 부른다) 같은 메가테크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보호 아래 급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테크놀로지 업계에서 미국이 선구자, 중국이 후발자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중국이 선구자, 미국이 후발자인 영역이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기업들의 위기감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제3부에서는 기존 금융 산업의 반격을 소개한다. 아마존, 알리바바 같은 테크놀로지 기업이 금융 산업에 진출했다면, 골드만삭스, JP 모건 같은 금융 기업들은 현재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변모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상황과도 다르지 않다. 최근 몇 년 동안 은행, 보험 등의 업계에서 IT 전공자 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얼마 전에는 국민은행 직원들이 카카오뱅크로 대거 옮겼다는 뉴스를 봤는데 이 또한 기존 금융업계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위기감을 보여주는 예가 아닌가 싶다.


책의 제4부 격인 최종장에서는 금융 4.0 시대에 관해 서술한다. 저자가 한 예측 중에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제부터는 모든 것이 자산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동산, 부동산은 물론이고 개인의 능력이나 시간 등도 자산화될 것이다. 자산의 가치가 달라지면 일의 개념, 직장의 개념, 직업의 개념도 바뀔 것이다. 금융업계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도 금융업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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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5-03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 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의 좋은 죽음 안내서 시체 시리즈
케이틀린 도티 지음, 임희근 옮김 / 반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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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의 장례식에 가보기도 하고 가족의 장례식을 치르기도 하면서 현재의 장례 문화에 문제가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 케이틀린 도티의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이다. 어릴 적 쇼핑몰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또래 여자아이의 추락사를 목격한 저자는 그 후 죽음이라는 주제에 천착하게 되었고, 대학에서 중세 역사를 전공하며 죽음에 관한 논문까지 썼다. 졸업 후에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화장터 업체에 취직해 장의사로 6년을 일했다.


장의사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저자가 상상한 장의사의 모습은 엄숙하게 장례를 집행하며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근사한 그것이었다. 오래지 않아 저자의 상상은 상상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일 아침 냉동 창고에서 화장을 앞둔 시체를 찾고, 그 시체를 유족들이 '볼 만한' 상태로 '처리'하고, 유족이 보는 앞에서 시체를 화씨 1500도로 달궈진 화장로에 집어넣고, 시체가 다 타면 뼈를 추리고, 추린 뼈를 가루 상태가 되도록 으깨고... 이 모든 과정을 하루에 몇 번씩, 바쁜 때에는 몇 십 번씩 반복하는 것은 '중노동' 그 자체였다.


장의사로서 중노동을 6년 동안 하다 보니 죽음에 대한 생각도 훨씬 더 구체적으로 변했다. 저자가 보기에 현대인들은 '죽음을 부정하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 과거에는 집에서 사람이 죽고, 집에서 장례를 치렀다. 요즘은 병원에서 사람이 죽고, 병원이나 전문 장의 업체에서 장례를 치른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알 기회가 없어졌다. 죽음을 인간의 노화에 뒤따르는 자연스러운 섭리라고 여기지 않고, 그저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며 피하게 되었다. 그 결과 잘못된 장례 문화가 보편화되고, 죽은 사람도 산 사람도 만족하지 못하는 장례식이 일반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저자는 언젠가 자신만의 화장장을 여는 것이 목표다. 답답한 창고 같은 공간이 아니라 밝고 탁 트인 공간에서, 시신이 들어오면 생전의 모습에 최대한 가깝게 처리하여 유족들에게 보여주고, 시신이 화장로에 들어가는 순간을 유가족이 직접 보면서 마지막 인사를 하도록 하고 싶다. 저자 자신은 화장이 아니라 자연에 의해 시신이 없어지길 바란다. 자연에서 왔으니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에서다. 어떻게 죽을지를 생각하다 보면 어떻게 살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가 더욱 명확하게 떠오른다.


저자는 '좋은 죽음'을 맞고 싶은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죽음'을 맞을 권리를 되찾아주고 싶다. 그래서 죽음에 관해 연구하고, 죽음에 대한 글을 쓰고, 유튜브 <장의사에게 물어보세요>를 운영하며 죽음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에 관한 일반인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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