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마이 펫 - 셀럽들의 또 하나의 가족
캐서린 퀸 그림, 김유경 옮김 / 빅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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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애완동물'보다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더 많이 들린다. 적어도 언어적으로는 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동물을 '가지고 노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생활하는' 존재로서 인식하게 되었다는 방증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데이비드 호크니, 프리다 칼로, 앤디 워홀, 구스타프 클림트, 버지니아 울프 같은 예술가들의 곁에도 반려동물이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땡큐 마이 펫>을 읽고 알게 된 사실이다.


이 책은 앞에서 언급한 예술가들 외에도 에드가 앨런 포, 도로시 파커, 살바도르 달리, 알버트 아인슈타인, 지그문트 프로이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명사들과 그들이 사랑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뉴질랜드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캐서린 퀸이 작업한 감각적인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어서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한 편의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느낄 수 있었다.


20세기 문학을 대표하는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평생에 걸쳐 개를 유난히 사랑했다. 어린 시절에는 셰그, 제리, 구르스라는 개들과 지냈고, 어른이 되어서는 한스, 그리즐, 핀카와 지냈다. 우울증에 시달렸던 울프는 증세가 심할 때마다 개와 지내며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비 오는 날이나 추운 날이나 개와 함께 산책을 했고, 그 시간들이 울프로 하여금 우울증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창작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평생 우울하게 산 줄 알았는데 착한 개들이 울프의 곁을 지켜주었다니 마음이 놓인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꽃 그림으로 유명한 조지아 오키프는 보와 치아라는 두 마리의 개와 함께 지냈다. 오키프는 석탄처럼 새까만 털을 지닌 보와 치아의 매력에 금방 매료되었고, 보와 치아는 개 특유의 영리함과 충성심으로 오키프의 사랑에 보답했다. 시골에서 혼자 사는 오키프를 지키기 위해 낯선 사람을 보면 상대가 겁을 먹고 도망갈 정도로 짖었다. 오키프는 보와 치아의 아름답고 까만 털을 모아서 숄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는 고양이를 무척 좋아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그의 화실에는 동네 고양이들이 매일 같이 몰려들었고, 클림트는 그중 캇츠라는 고양이를 유난히 아껴서 자주 집에 들였다. 클림트는 고양이의 오줌을 점착액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한때 클림트의 그림에선 고양이 오줌 냄새가 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명사들과 그들이 사랑한 동물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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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약국 4
타카노 세이 지음, keepout 그림, 타카야마 라즈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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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약학자가 과로로 사망한 후 이세계에 환생해 약사로 활약하는 과정을 그린 만화 <이세계 약국> 4권을 읽었다. 주인공 팔마는 현대의 의약 지식을 가진 채로 현대의 의약 지식이 없는 이세계에서 다시 태어나 현대의 의약 지식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이세계 약국'을 연다. 팔마가 만드는 약이 효험이 좋다는 소문이 퍼지자 전통적인 방식으로 약을 만들어 온 약사 길드는 팔마를 견제하기 시작한다.


4권에서 팔마는 한 남자의 방문을 받는다. 남자의 정체는 이세계 약국 근처에서 약방을 운영하는 약사 피에르. 피에르는 딸 마리가 아파서 쓰러지자 자신이 만든 약은 물론 약사 길드에 가입된 약사들의 약으로 마리의 병을 고쳐보려고 했지만 죄다 실패해 이세계 약국을 찾았다. 이제까지 약사 길드 회원으로서 팔마의 의술을 불신했던 피에르는, 마리를 진찰하고 치료하는 팔마의 모습을 직접 옆에서 지켜보면서 팔마의 의술에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팔마의 실력을 신뢰하게 된다.


현대의 의약 지식을 가진 사람이 현대의 의약 지식이 없는 세계에 환생해 현대의 의약 지식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오래전 재미있게 본 일본 드라마 <진(JIN-仁-)>이 떠오르기도 했다. 작화도 귀엽고, 환자를 치료하는 이야기 외에도 이세계에 환생하면서 몸속에 엄청난 신술을 지니게 된 팔마가 신술을 다스리는 방법을 훈련하는 이야기가 함께 펼쳐져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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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세계의 아이덴티티 4
오시키리 렌스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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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게임 키드의 일상을 실감 나게 그린 만화 <하이스코어 걸>의 작가 오시키리 렌스케의 신작 <좁은 세계의 아이덴티티>를 읽었다. 주인공은 만화가 지망생을 오빠로 둔 신도 마호. 신도는 오빠가 원고를 제출하러 가는 길에 죽은 후 오빠의 복수를 다짐하며 피나는 노력 끝에 만화가가 되었다. 원고를 하는 틈틈이 오빠를 죽인 범인을 찾는 신도는 만화 업계라는 '좁은 세계'의 어두운 실상을 본다.


4권에서 신도는 유명 작가인 후지타 카즈히로와 대면한다. 후지타는 신도의 단행본을 본 순간, 신도가 이 업계를 이끌어갈 유망한 인재임을 알았다며 작품을 하는 원동력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대선배로부터 질문을 받고 잘 대답해야겠다는 생각에 잔뜩 긴장한 신도는 오빠를 죽인 범인에 대한 복수심이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후지타는 복수심만으로 이렇게 놀라운 작품을 만들어냈을 리 없다며 신도를 더욱 추궁한다.


한편 신도는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모로보시 하나오를 만나 최종 결전을 하기로 한다. 두 사람이 최종 결전 장소로 삼은 곳은 다름 아니 '파쇄 공장'. 출판사에서 팔리지 않은 책을 보관하고 있다가 종국에는 파쇄하는 이곳에서, 신도와 모로보시는 디지털 매체의 발전과 그로 인해 사멸의 위기를 겪게 된 종이 잡지 작가들의 위기에 대해 말한다. "만화는 안 팔리면... 변소에서 싼 똥을 닦는 휴지가 돼... " (ㅠㅠ)


이제까지 만화 업계에 관한 만화를 여러 권 봤지만, <좁은 세계의 아이덴티티>처럼 만화 업계의 어두운 실상을 고발하는 느낌의 만화는 본 적이 없다. 원고 마감이나 멘탈 관리 같은 만화가 개인의 문제는 물론 선배 만화가와 후배 만화가 간의 경쟁, 출판사 문제, 편집자 문제 등등 다양한 문제를 건드리는 점도 좋았다. 이따금 등장하는 액션 신은 작가의 전작 <하이스코어 걸>을 연상케한다. 기발한 작품이라서 끝까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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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Momo 1 - 더 블러드 테이커
스기토 아키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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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모처에서 사람을 죽인 후 피만 싹 빼내서 가져가는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다. 사건 현장에 투입된 형사 미코가미 케이고는 사건의 범인이 'V'일 거라고 짐작한다. 'V'는 흡혈귀를 뜻하는 '뱀파이어(Vampire)'의 이니셜이자, 오래전 미코가미의 연인을 끔찍하게 살해한 범인이기도 하다. 연인의 복수를 다짐한 미코가미는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V를 추적한다. 스기토 아키라의 만화 <모모 - 더 블러드 테이커>의 줄거리다.


뱀파이어물을 즐겨 보는 편은 아닌데. 이 만화는 뱀파이어물과 형사물이 결합된 느낌이라서 의외로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미코가미가 복수하려는 대상이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흡혈귀라는 점만 해도 새로운데, 미코가미가 이미 흡혈귀와 한차례 싸우고 살아난 전적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인물의 미스터리어스함을 돋운다. 미코가미는 과연 평범한 인간일까 아니면 뱀파이어일까. 인간과 뱀파이어, 두 존재의 본능을 모두 가지고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미코가미의 후배 형사인 나카미야와 수수께끼의 은발 미소녀 '모모'도 흥미롭다. 사건 해결에 대한 의욕이 넘치는 나카미야가 미코가미의 정신을 현실에 붙들어 놓는 존재라면, 어느 날 갑자기 미코가미 앞에 나타난 모모는 미코가미가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게 만드는 존재다. 모모는 미코가미의 연인을 죽인 흡혈귀의 정체도 알고 있는 듯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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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초, 안 돼, 절대 3
시바 나츠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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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성이 취향인 여대생 나나모리와 중년의 외모를 지닌 남고생 텐초의 풋풋하고 귀여운 사랑을 그린 러브 코미디 만화 <텐초, 안 돼, 절대> 3권이 나왔다. 텐초와 함께 여름 방학을 보낼 생각에 잔뜩 마음이 부풀어 있던 나나모리 앞에 낯선 여자들이 나타난다. 예전에 충동적으로 가입한 후 한 번도 가지 않은 동아리의 사람들이 여름 합숙에 참가하라고 온 것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합숙에 참가한 나나모리는 그 동아리가 소악마 같은 꽃미남 카게후미와 그를 섬기는 여자들로 이루어진 위험한 동아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애초에 이런 동아리에 왜 가입했을까?). 위기에 처한 나나모리와 그곳에 나타난 텐초. 두 사람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생길까.


어느덧 4학년이 된 나나모리는 자신이 텐초에게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동기들은 부지런히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연애는 분명 둘이서 했는데, 텐초는 전국 모의고사 1등에 내신도 착실하게 준비했다는 것을 알고 자괴감에 빠진다. 취업 준비도 안 하고 게으르게 산 내가 정말 텐초에게 어울리는 사람일까. 부족한 점 투성이인 내가 완벽한 텐초의 앞길을 막고 있는 건 아닐까.


멋진 텐초에게 어울리는 멋진 사람이 되고자 '극단의 조치'를 취하는 나나모리! 멋지다!! 대견하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연애 만화를 봤지만, 이 만화만큼 결말이 마음에 쏙 드는 만화가 없었다. 3권으로 완결이 되었다는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다. 주저 말고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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