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단호하고 건강한 관계의 기술
박상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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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 되면서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어들고 그만큼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쌓을 기회도 감소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런 상황이 편하다고 느꼈던 사람들도 최근에는 다양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소통하다 보니 오해가 생길까봐 더 긴장한다, 어쩌다 사람을 만나면 긴장되고 어색하다, 사람을 못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니 우울감, 무기력증, 대인기피 증상이 심해진다 등등... 


상처 치유와 관계 회복을 전문으로 하는 심리상담 전문가 박상미의 책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는 요즘 같은 비대면 시대에 필요한 인간 관계 연습법을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방법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협력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다. 그래서 좋은 평판을 얻으려고 애쓰다가 번아웃되고, 소외될까 불안해서 안절부절못한다. 


이 책은 심리학적 이론을 토대로 구체적 상황별 대응법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매사에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 함께 일하는 동료를 험담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과는 어떻게 관계를 맺으면 좋을까. 부정적인 에너지를 뿜는 사람에게는 무표정한 모습으로 조금은 거리를 두는 게 좋다. 그 사람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하는 척을 했다가는 나도 그 사람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지금보다 심하게 자신의 감정을 배설할지도 모른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게 두려운 사람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는 건 '나는 완벽해야 한다,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두렵고 긴장이 될 때는 '나는 완전하지 않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을 되뇌는 것이 좋다. 이 방법은 불면증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자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잠이 안 올 때는 역으로 '자면 안 된다'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불안하고, 두렵고, 공포스럽게 만드는 것과 대면하게 하는 치료법을 '역설지향기법'이라고 부른다.


'또라이' 같은 상사 때문에 힘들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무시하기'인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사를 완전히 무시하고 지내기는 힘들다. 저자의 팁은 또라이 짓하는 상사를 무표정으로 바라보되 긍정적인 반응은 하지 않는 것이다. 또라이 짓을 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관심을 받는 것이다. 그러니 상사가 또라이 짓을 하면 반응을 최대한 자제하고 무표정으로 응시한다. 조금이라도 반응을 보이면 나를 먹잇감으로 삼아서 더 심하게 화풀이를 할지도 모른다. 


또라이 짓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공감 능력이 전혀 없고 자기밖에 모른다는 것이다.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칭찬이 약이자 독이다. 맨날 또라이 짓하는 상사가 어쩌다 내 말에 귀를 기울이면 그때를 놓치지 않고 칭찬한다. 그러면 상사는 기분이 좋아져서 한동안 또라이 짓을 안 할 수도 있고 나를 좋게 봐줄 수도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팁이 나온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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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와 손잡고 웅진 모두의 그림책 33
전미화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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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해도 뜨지 않은 시각에 엄마와 아빠가 일하러 가면, 오빠는 동생을 깨워서 고등어 반찬에 밥을 먹이고 씻겨 주고 옷을 입혀 밖으로 나간다. 철부지 동생의 눈에는 길가에 핀 꽃도 아름드리 나무도 자신을 반겨주는 것 같지만, 동생이 싫어하는 파란색 모자를 눌러쓴 오빠의 표정은 왠지 모르게 밝지 않다. 학교에도 가기 싫다고 하고, 어른이 되고 싶지도 않다고 한다. 동생은 그런 오빠를 이해하기 힘들다.


전미화 작가의 그림책 <오빠와 손잡고>는 다정한 분위기의 그림과는 사뭇 다르게 실상은 무척 어두운 내용이다. 주인공 아이의 가족은 부모가 이른 새벽부터 일을 하러 나가야 겨우 먹고 살 수 있는 상황이다. 아이를 돌보는 오빠 역시 아직 한참 어린 나이인데도 동생을 돌보는 손길이 능숙한 것을 보면 이런 생활을 오래 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주인공 가족이 사는 동네가 철거촌으로 지정되어 낯선 동네로 떠나야 하는 위기에 처한다.


책 정보에 따르면, 이 책을 만든 전미화 작가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아무도 모른다>와 몇 십 년 전에 본 어느 동네의 철거 현장에서 이 책의 줄거리를 구상했다고 한다. 이 책은 그동안 전미화 작가가 <미영이>, <달려라, 오토바이>, <씩씩해요>, <물싸움> 등의 그림책을 통해 일용직 노동자 가족의 현실, 죽음이나 빈곤으로 인한 부모의 부재에 처한 아이의 일상을 그려온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과 귀여운 그림만 보고 오빠와 여동생의 다정한 일상을 그린 그림책일 줄로만 알았던 나는, 이 책의 전체 내용과 작가의 집필 의도를 읽고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의 순수하고 평화로운 미소 뒤에는 어떤 비참한 현실이 숨어있을까. 그걸 알지도 못하고 관심 두지도 않으며 살아가는 나 같은 어른들은 참으로 죄가 많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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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소년 완전판 10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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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토리를 대신해 '친구'의 가면을 쓰고 자리에 앉아 있는 자는 대체 누구일까. <20세기 소년 완전판> 제9권은 이러한 의문을 제기하며 끝이 났다. 9권에서 무장봉기를 포기한 칸나는 오쵸와 함께 친우대에 끌려간다. 그곳에는 오랫동안 '친구'의 오른팔 역할을 담당했던 만죠메가 있었다. 만죠메는 오래전 '친구'를 만나 어울리게 된 과정을 설명하며, 핫토리가 사망한 후 현재 '친구'인 척하고 있는 자의 정체를 밝혀내 죽여달라고 부탁한다. 


10권에선 '친구'가 준비한 '인류멸망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인간들의 최후의 노력이 그려진다. 9권에서 북쪽 국경을 지키는 경찰관으로 일했던 '쵸노'는 자신이 '야부키 죠'라고 주장하는 수수께끼의 남자와 함께 도쿄로 향하다 '그레이트 월'이라는 벽을 만난다. 이 벽을 넘기 위해서는 통행증이 필요한데, 수배 대상인 쵸노와 야부키 죠에게 적법한 통행증이 있을 리 없다. 결국 두 사람은 우지키라는 만화가에게 위조 통행증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는데, 우지키는 사람 목숨이 걸린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며 거절한다. 


한편 칸나는 '친구'를 위해 바이러스 병기를 개발한 과학자이자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인 키리코를 만나러 간다. 키리코는 '인류를 구원할 것'이라는 말에 속아서 바이러스를 개발했으나, 정작 그것이 인류를 절멸하는 데 쓰이는 것을 눈으로 보고 은둔하는 편을 택했다. 키리코는 속죄하는 의미에서 자신의 몸을 이용해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한다. 과연 이 백신이 인류 전체를 구할 수 있을까. 오랜만에 얀보와 만보가 등장해 반가웠다. 아버지는 '친구'이고, 어머니는 '친구'를 위해 바이러스를 만들고 백신도 만든 과학자인 칸나의 처지가 참 기구하고 불쌍하다. 다음 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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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소년 완전판 9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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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권까지는 아무 생각 없이 읽었는데 8권에서 바이러스가 등장한 이후부터는 코로나 이후 혼란에 빠진 전 세계의 상황을 생각하며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장면들을 보고 더 이상 비현실적이라고 느낄 수 없는 현실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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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소년 완전판 9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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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권까지만 해도 현실과 닮은 구석이 있기는 해도 현실과 거리가 먼 내용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8권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난 이후부터는 현실을 떠올리며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떤 사건'이란, 만국박람회로 전보다 훨씬 더 막강한 힘을 얻게 된 '친구'가 인류의 90퍼센트를 절멸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살포해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한 일이다. 이로 인해 전 세계의 교통과 무역이 단절되고, 사람들은 먹고살기에 급급해 권력의 정당성이나 인권 존중 같은 가치는 무시한다. 이걸 그저 현실과 '닮았다' 정도로 볼 수 있을까. 


9권에도 현실과의 관련성을 무시할 수 없는 놀라운 장면들이 나온다. 친구력 3년. 바이러스로 인해 인구가 크게 줄어든 도쿄는 바이러스의 피해가 적은 일부 지역에서만 사람들이 생활할 수 있게 된다. '친구'는 거대한 벽으로 둘러싸인 도쿄에 군림하며 사람들을 감시한다. 벽을 넘어 들어오거나 나가는 사람은 '지구방위군'이 아무런 경고 없이 총으로 쏴 사살한다. '친구'의 오랜 적인 켄지 일파의 이름을 입에 담거나 그들을 추종하는 사람이 발견될 시에는 바로 제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늦은 밤까지 텔레비전을 보다가 우연히 켄지 일파의 존재를 알게 된 소녀가 있다. 바로 사나에다. 사나에와 동생 가츠오는 고장 난 텔레비전을 수리하러 간다는 명목으로 동네를 빠져나와 켄지 일파를 찾으러 간다. 이 과정에서 오래전에 버려진 전차와 그 안에 붙어 있는 신문 광고를 보게 되는데 거기 적힌 문구들이 이렇다. '전 세계 대공황 30억 명 사망?!', '이것만은 알아두자! 내 몸을 지키는 필수품 알람, 악수하지 않는 인사법, 창문 열지 말 것은 사실인가?', '여러분 주위는 안전합니까? 죽음의 바이러스 증상'... 어디서 많이 들어본 문구들 아닌지... 


사나에는 볼링장 주인 할아버지로부터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얼음 여왕'을 찾아간다. '얼음 여왕'의 정체는 바로 칸나! 켄지의 하나뿐인 조카인 칸나는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도 켄지를 추종하는 사람들을 규합해 무장봉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켄지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떤 노래'를 들었다고 주장하는데, 이 노래는 칸나가 아는 - 삼촌의 노래와 조금 다르다. 과연 그 노래의 정체는 무엇일까. 다음 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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