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의 주인 1 - ~막말의 장~
스에노부 류 지음, 타키가와 렌지 원작, 사무라 히로아키 협력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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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라 타쿠야 주연, 미이케 타카시 감독의 영화로 제작된 만화 <무한의 주인>의 공식 속편 <무한의 주인 ~막말의 장> 1권을 읽었다. 때는 일도류와의 싸움에서 80여 년이 지난 1864년. 토사에서 은거 생활을 하던 만지의 거처로 한 사내가 찾아온다. 사내의 이름은 사카모토 료마. 일본의 중심은 이제 에도(도쿄)가 아니라 교토라는 말에 혹한 만지는 료마를 따라 교토로 향한다. 


교토에 도착한 만지와 료마는 도착한 첫날부터 신센구미를 만난다. 신센구미는 만지가 검객인 걸 알아보고 칼을 휘두르지만, 불사의 몸을 지닌 만지는 신센구미가 휘두르는 칼에 맞아 죽기는커녕 신센구미를 이기고 도망친다. 이 소식이 신센구미 국장 곤도 이사미의 귀에 들어가고, 곤도는 오키타 소지가 이끄는 신센구미 일번대를 소집하라고 명한다. 한편 곤도는 아야메 부란이라는 의사를 찾아가 만지가 지닌 불사의 비밀을 알아내 달라고 부탁한다. 


<무한의 주인>을 좋아하고 막부 말기의 이야기도 좋아해서, <무한의 주인>의 주인공인 만지가 막부 말기에 활약하는 모습을 그린 만화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반갑고 기쁘다. '가공의 사무라이 캐릭터가 실제 역사 속에서 활약했다면 어땠을까'라는 가정에 기반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바람의 검심>이 떠오르기도 했다. 사무라 히로아키의 작화가 아닌 건 아쉽지만 스에노부 류의 작화도 뛰어나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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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밥과 종말세계 1
후미노나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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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후의 세계를 상상한 만화가 제법 많다. 예전에는 그런 만화를 읽으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요즘은 왠지 모르게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후미노나기의 <여행과 밥과 종말세계>를 읽으면서도 그랬다. 인간의 시대가 끝나고 인간 아닌 존재들이 지구에서 살아간다. '로봇인간' 하야사메 스오우는 '개인간' 뮤트 씨와 함께 자신을 설계한 '주인님'을 만나기 위해 모험을 하는 중이다. 


스오우는 영양분은 충분하지만 맛이 없는 휴대식량보다는 직접 만든 음식(특히 고기)을 선호한다. 그래서 여행을 하는 내내 주인님을 찾아다니는 한편 끼니가 될 만한 재료를 찾는다. 종말 이후의 황폐화된 세상에서 어떻게든 식재료와 도구를 조달해 음식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종말 이전의 세상에서도 만들어 먹기가 쉽지 않은 음식을 종말 이후의 세상에서 뚝딱뚝딱 만들어 먹는 모습을 보니 배가 아프다. 아니, 배가 고픈 건가? ^^


1권에선 훈제고기와 파프리카를 넣은 햄버거풍 샌드위치, 닭고기 데리야키와 소보로를 얹은 달걀프라이 덮밥, 호박산양 다릿살 데미글라스 스튜와 다릿살 치즈찜, 새콤달콤한 소스를 뿌린 기수어 튀김 등을 만든다. 2권에선 채소와 새고기 포토푀와 그 국물로 지은 밥, 줄무늬토끼 갈빗살과 야채를 듬뿍 넣은 누들수프, 돼지고기 육수에 돼지고기완자와 돼지 간을 넣은 죽, 초콜릿, 말차, 바닐라의 세 가지 맛 수제 아이스크림, 우유를 넣은 토마토 리소토 등의 음식이 나온다. 


1권에서 스오우는 자신과 같은 로봇인간인 시토라와 '디자인 차일드' 스즈를 만나 친구가 된다. 헤어진 후에도 종종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근황을 나눈다. 스오우는 뮤트의 지인이라는 설계자를 만나게 되고, 그 설계자로부터 주인님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시토라와 스즈는 오염된 구역에 들어갔다가 스즈의 탄생과 관련된 정보를 얻게 된다. 스오우&뮤트의 이야기가 여행과 밥 중심의 훈훈한 분위기라면, 스즈&시토라의 이야기는 '인간이 만든 인간'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진지한 분위기이다. 두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만화의 전체적인 주제가 보다 심오해지고, 분위기 또한 다양한 색채를 띠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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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즈리 수족관 판판야 단편집
panpanya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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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을 토대로 상상력을 발휘해 기묘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 판판야(panpanya)의 새로운 단편집이 출간되었다. 제목은 <아시즈리 수족관>. 2011년에 수작업으로 제작한 작품집 <ASOVACE>에 미처 수록하지 못한 단편 <아시즈리 수족관>과 기행문 등을 추가해 만들었다. 표제작 <아시즈리 수족관>을 비롯해 <완전 상점가>, <주사위 놀이>, <새로운 세계> 등 총 열네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표제작 <아시즈리 수족관>은 주인공 '나'가 친척이 선물해 준 책을 읽다가 우연히 '아시즈리 수족관'이라고 적힌 티켓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이튿날 '나'는 티켓 뒷면에 적힌 안내문을 따라서 수족관으로 향한다. 전철을 타고 역에서 내린 다음 네거리에서 왼쪽으로 꺾고... 여기까지는 평범했는데, 갑자기 어른 몸집의 열 배 정도는 큰 물고기 간판이 나오지 않나, 거리의 가게가 죄다 생선 가게뿐이지 않나, 하나뿐인 서점에는 물고기 책만 있지 않나, 기묘한 일이 왕왕 발생한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놀랍게도 일본 고치 현에 실제로 '아시즈리 해저관'이라는 곳이 있다고 한다.) 


이어지는 <완전 상점가>는 주인공 '나'가 엄마의 부탁으로 심부름을 하러 가면서 시작된다. 엄마가 건네준 쪽지에 적힌 물건들을 하나씩 순조롭게 산 '나'는 쪽지의 맨 끝에 적힌 단어를 읽지 못해 좌절한다. 생전 처음 보는 글씨로 적힌 이 물건은 대체 무엇일까.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모른다는 대답만 돌아온다. 어느 아저씨가 러시아 글자처럼 보인다고 해서 러시아로 떠나는(!!) '나'. 과연 이 모험은 어떻게 끝이 날까. 이 밖에도 교토 타워에 관한 만화도 나오는데 이것도 좋았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몽환적인 연출력에 또 한 번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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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는 매일 심리학 - 무자비한 세상에서 단단한 방패막이 되는 34가지 심리 법칙
오수향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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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에 부딪혔을 때 그대로 고꾸라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보다 더욱 씩씩하게 앞으로 걸어나가는 사람이 있다.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심리 커뮤니케이션 교육 전문가 오수향의 책 <나를 지키는 매일 심리학>에 따르면, '역경지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역경이 닥쳤을 때 감정을 잘 조절해내며 심리적으로 무너지지 않는다. 저자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통해 자연스럽게 역경지수를 높이는 방법을 배웠다. 매일 아침 어머니는 삼남매를 앉혀 놓고 "오늘도 즐겁게 파이팅!"이라고 외치게 했다. 당시에는 그 의미를 몰랐는데, 돌이켜보면 그 덕분에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즐겁게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에는 현대인들이 고민하는 자존감 상승, 자아 정체성 확립, 인간관계, 성과 달성, 난관 극복, 매력 상승, 건강한 삶 등의 문제를 심리 법칙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이 자세히 나온다. 모두에게 사랑받기 위해 애쓰느라 정작 자기 자신은 돌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은 절대 나쁜 게 아니다. 하지만 남들에게는 잘 보이려고 노력하면서 자신은 희생하고 우울해지고 불행에 빠지고 있다고 느낀다면 잘못이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의사를 확실히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고,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학벌이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괴롭다면 '완벽주의'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한때 억대 연봉을 받는 강사였지만 조금도 기쁘거나 즐겁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보다 학벌이 좋고 인지도가 높은 강사들을 부러워하며 괴로워했다. 그러다 우연히 "완벽주의는 최고의 자학이다."라는 문장을 접하고 깨달음을 얻었다. 완벽주의에 사로잡힌 나머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지지 못한 것을 헤아리며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저자는 학벌과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떨쳐내려고 노력했고, 현재는 명문대 출신이 아니고 원하는 외모를 가지지 못했어도 인정받는 강사인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 


좋지 않은 출신이나 실패의 경험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회복탄력성'의 개념을 소개한다. 회복탄력성이란, 인생의 바닥까지 도달했을 때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올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다. 회복탄력성은 자신의 감정과 충동을 통제하는 '자기 조절력', 주변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대인관계력',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긍정성'으로 이루어진다. 고대 그리스의 웅변가 데모스테네스는 가난한 집 출신의 말더듬이였지만 매일 발음 연습을 하고, 폐활량을 높이는 운동을 하고, 연설문을 잘 쓰기 위해 독서를 하여 결국 위대한 웅변가가 되었다. 이러한 자세를 배운다면 삶의 경지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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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과 민주주의 뭔데 이렇게 중요해? 리듬문고 청소년 인문교양 3
크리스티네 슐츠-라이스 지음, 베레나 발하우스 그림, 손희주 옮김 / 리듬문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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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할까.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전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독일의 저널리스트 크리스티네 슐츠-라이스가 쓴 책 <인권과 민주주의 뭔데 이렇게 중요해?>이다. 인권이란 사람을 사람다운 사람으로 만드는 권리다. 인권은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이며 어느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인권은 남자든 여자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키가 크든 작든, 아무 상관없이 존재하고 보장되어야 한다. 인권은 국가가 생기기 이전부터 존재했고, 인권은 국가보다 앞에 있으며 위에 선다. 국가의 우선적인 임무는 인권을 실행하고, 보호하고, 보존하는 일이다. 


문제는 인류가 인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역사가 인류의 역사에 비해 훨씬 짧다는 것이다. 인류는 인류가 생겨난 지 수천 년이 지난 후에야 인권의 존재를 깨닫고 인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어떤 집단이나 계층이 어떤 집단이나 계층에 비해 더 많은 권리를 보장받는 일이 왕왕 발생했다. 가령 남자가 여자보다, 백인이 흑인보다, 부유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보다, 내국인이 외국인보다, 이성애자가 동성애자보다 더 많은 권리를 누리는 일이 그렇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인권을 보장받기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 민주주의, 법치주의 등이다. 


민주주의는 인권의 요람이며, 인권은 민주주의의 부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만으로 모든 사람의 인권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시민들이 얼마나 진지한 태도로 인권을 받아들이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지에 따라 인권의 보장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가까운 예로 민주주의의 역사와 발전 정도가 한국과 비슷한 대만에선 2019년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반면, 한국에선 아직 차별 금지법조차 통과되지 못한 상태다. 이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덜 성숙해서가 아니라, 성소수자에 대한 국민 일반의 인식 수준이 낮거나 편향적인 까닭이다. 


인권은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지구촌 곳곳에 기후 위기로 인한 산불과 가뭄, 해수면 상승, 원시림 붕괴 등을 호소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살 곳을 잃거나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의 인권은 누가 어떻게 보장해야 할까. 자원 개발과 환경 파괴로 인한 이익은 북반구의 선진국들이 주로 보는 반면, 이로 인한 피해는 남반구의 후진국들이 주로 본다. 그런데 선진국에도 발전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후진국에도 개발 이익을 독차지하는 부유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과연 민주주의와 세계인권선언, 비정부기구 같은 방법으로 이러한 모순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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