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4
쓰루타니 가오리 지음, 현승희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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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만화'를 매개로 친구가 된 70대 할머니와 10대 고등학생의 우정을 그린 만화. 시간은 빠르게 흘러 우라라는 고등학교 졸업 후 진로를 생각해야 할 때가 된다. 우라라는 그 무엇보다 만화를 좋아하지만, 만화가가 된다고 하면 부모님이 반대할 것 같고 우라라 자신도 실력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내심 포기한 상태다. 


이 와중에 다가오는 5월에 동인지 판매 행사가 개최된다는 소식이 들리고, 우라라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참가 신청을 한다. 유일한 '덕친'인 유키 할머니에게도 함께 가자고 한다. 우라라는 호기롭게 참가 신청은 했지만 막상 자신의 만화로 동인지를 만들어 남들에게 판매한다고 생각하니 겁이 나기 시작한다. 


우라라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유키 할머니는 우라라가 행사를 잘 치를 수 있게끔 '물심양면'으로 도와준다(나도 이런 조력자가 있었으면 ㅠㅠ). 과연 우라라와 유키 할머니는 행사 전까지 동인지를 완성해 무사히 행사에 참가할 수 있을까. 동인지 판매 행사에 처음 참가하는 두 사람이 동인지를 얼마나 팔지도 궁금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어떤 변화를 겪을지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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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 - 삶의 지도를 확장하는 배움의 기록
이길보라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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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때가 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당해야 했던 차별과 혐오의 경험이 더 이상 감내하기 힘든 수준임을 느끼던 때였다. 다른 나라에 가도 그곳에는 그곳 나름의 혐오와 차별이 있고, 나와 비슷한 현실 인식을 가지고 한국 사회를 바꿔보려고 노력하는 여성들을 알게 된 후로는 마음을 접었지만, 지금도 가끔은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곳이 네덜란드이면 어떨까. 이길보라의 책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를 읽고 든 생각이다. 


코다(CODA,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청인 자녀)인 저자는 어릴 때부터 농사회와 청사회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할 때가 많았다. 고등학교 1학년 재학 중 아시아 8개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학교 밖 공동체에서 글쓰기, 영상 제작 등을 배웠다.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방송영상과에 진학했고, 농인 부모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담은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만들어 많은 주목과 찬사를 받았다. 


이렇게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나가던 저자가 돌연 네덜란드로 유학을 떠났다. 계기는 사소했다. 2016년, 프로젝트 차 유럽에 방문해 여러 나라를 여행하던 중 네덜란드로 향했다. 암스테르담을 구경하다가 네덜란드 필름아카데미라는 곳에 들렀는데, 학교를 소개해 주겠다고 나온 사람이 알고 보니 이 학교의 학장이었다. 그저 조용히 학교를 둘러보고 싶었을 뿐인데, 한국에서 영화를 전공했고 직접 영화를 제작한 경험도 있다고 말했더니 일종의 '입학 상담' 겸 '사전 입시 질문'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불쾌하기는커녕 마음이 설레고 벅찼다. 여기서 공부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다. 


이렇게 시작된 저자의 유학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진진해진다. 한국에서는 학풍이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는 학교를 나와 진보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았는데, 네덜란드에 가보니 자신은 여지없는 '유교걸'이었다. 학장이 손수 커피를 타주고 심지어 이름으로 자신을 부르라고 하다니. 한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네덜란드에선 누가 무엇을 입든 어떻게 다니든 신경 쓰지 않았다. 한국에선 어제 입었던 옷을 또 입으면 이상한 말을 듣는데, 네덜란드에선 매일 다른 옷을 입는다고 패셔니스타 소리를 들었다. 여자가 브래지어를 안 하든, 남자가 네일 아트를 하든 뭐라고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발표라면 자신 있었다. 부모가 농인이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관객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흥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네덜란드에선 부모가 농인이라고 말해도 "그래서 뭐?"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농인과 청인을 차별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학교를 그만두고 혼자서 8개월간 여행을 했다고 할 때도, 일본인 남자친구와 결혼하지 않고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할 때도, 한국인들은 대체로 놀라는 반응을 보이지만 네덜란드에선 그런 일을 겪지 않았다. 한국에선 언제쯤 이런 일이 가능할까. '다른 세상'을 체험하고 돌아온 저자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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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블로그로 책 쓰기다! - 블로그 글쓰기로 책도 쓰고 작가도 되자
신은영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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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로 책 쓰기! 나처럼 오랫동안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언젠가 책도 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신은영의 <이젠 블로그로 책 쓰기다!>는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는 2019년 3월부터 자신의 블로그에 에세이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 매일 한 꼭지씩 글을 써서 블로그를 통해 발표했고, 이 글들을 책으로 엮어서 1년 만에 4권의 책을 발표한 작가로 거듭났다. 


책에는 이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글쓰기도 하고 있는 사람을 위한 출판 조언은 물론,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 글쓰기를 한 번도 해본 적 없지만 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조언 등이 다채롭게 실려 있다. 저자는 블로그도 있고 글도 쓸 줄 아는 사람에게 '100일 글쓰기'를 추천한다. 어떤 일이든 100일 동안 꾸준히 하다 보면 그 일이 몸에 익을 뿐 아니라 자신의 장점과 단점 등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100일이 지나면 아무것도 쓰지 않는 편이 오히려 찜찜하게 느껴져서 자기도 모르게 글을 쓰게 된다. 


100일 글쓰기의 주의할 점은 이것이다. 첫째, 분량은 A4용지 반 장 정도가 적당하다. 저자에 따르면 블로그에 바로 글을 쓰는 것보다 한글이나 워드 등에 먼저 글을 쓰고 나서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 좋다. 맞춤법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글자 수를 비롯한 분량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매일 같은 시간에 글을 쓴다. 글 쓰는 시간을 정해놓지 않으면 다른 일을 하느라 미루기 쉽다. 셋째, 무조건 쓴다. '할까 말까' 고민하는 시간에 한 글자라도 더 쓰는 게 낫다. 


어느 정도 글이 쌓이면 책으로 내보자. 출판사에 투고를 한 다음 긍정적인 반응이 돌아오면 계약을 하고 책을 출간하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인데, 대형 출판사의 경우에는 매출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몇몇 책들만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신인 저자라면 중소 출판사나 1인 출판사 등을 공략하는 것도 괜찮다. 저자는 중소 출판사 2곳과 1인 출판사 2곳에서 책을 출간했다. 이 밖에도 실용적인 팁이 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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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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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작가의 글이나 책을 읽을 때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어쩌면 이렇게 글을 잘 쓰실까. 타고난 재능도 있겠지만, 재능보다도 정혜윤 작가 자신이 늘 치열하게 사유하고 분주하게 행동하면서 살고 있으며 그것을 성실하게 기록하고 부지런히 글로 다듬어 공유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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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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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으로 읽다가 이 책은 무조건 종이책으로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입했다. 정혜윤 작가의 글이나 책을 읽을 때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어쩌면 이렇게 글을 잘 쓰실까. 타고난 재능도 있겠지만, 재능보다도 정혜윤 작가 자신이 늘 치열하게 사유하고 분주하게 행동하면서 살고 있으며 그것을 성실하게 기록하고 부지런히 글로 다듬어 공유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사실 메모를 열심히 하는 편이 아니라고 한다. 오죽하면 <아무튼, 메모>를 쓰겠다고 했을 때 회사 후배가 이렇게 말했을까. "선배 메모 안 하잖아요. 맨날 잊어버리고 저한테 물어보거나 지적받잖아요." 물론 저자에게도 메모를 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나 잊고 싶지 않은 장면을 목격할 때마다 메모를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하지만 그때마다 메모를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우선하게 되는 생각이 있다. 이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거나 이 장면을 더 오래 보고 싶다는 생각. 메모를 하기 위해 종이와 필기도구를 꺼내는 시간조차 아까워서, 저자는 차라리 머릿속에 저장하는 편을 택한다. 그러다 보니 중요한 약속을 잊거나 인사하는 사람을 못 봐서 곤욕을 치를 때도 있다. 


이 책은 메모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는 메모할 '거리'를 알려주는 책이다. 우리는 무엇을 메모해야 할까. 저자의 답은 이렇다. "메모는 재료다. 메모는 준비다. 삶을 위한 예열 과정이다. 언젠가는 그중 가장 좋은 것은 삶으로 부화해야 한다." (67쪽) 좋은 문장을 많이 메모한다고 해서 좋은 삶을 살게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좋은 문장을 메모하고 그 문장대로 살려고 노력하다 보면 좋은 삶을 살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좋은' 문장이란 무엇일까. 무엇이 좋거나 좋지 않은지 알기 위해서는 많이 경험해보고 괴롭도록 생각해보는 수밖에 없다. 오래오래 정혜윤의 메모로부터 부화된 글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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