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 혼자에게 다정한 봄빛의 도시에서 - 미식, 차향, 느긋함이 만들어준 여행의 순간들
이소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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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 여행을 계획하면서 두 권의 책을 구입했는데, 두 권 중에 이 책이 더 좋았다. 저자 이소정은 대학을 졸업한 후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 고대사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중국사에 해박해서 책의 내용이 단순한 여행 에세이로 보기 힘들 만큼 깊이가 있고, 여행지의 인상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현지인들과 대화하고 사귄 내용이 담겨 있어 유익하고 흥미로웠다. (언젠가 <나의 중국 문화유산답사기> 같은 책을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먼저 읽은 청두 여행 책의 저자는 청두에 가기 전에는 <삼국지>를 읽어본 적이 없다고 썼는데, 이 책의 저자는 <삼국지>를 어림잡아 백 번은 읽었다고 말할 만큼 마니아이고 이백, 두보 등 중국 시에도 훤하다. 그래서 삼국지 영웅들의 사당인 우허우츠나 이백이 사랑한 아미산 등을 여행할 때 감정이 남달랐다고. 차(茶)에는 베이징 유학 시절부터 관심이 많아서 청두를 여행할 때는 전문가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차를 즐기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의 전통극이나 전통 공예에도 관심이 많아서, 문외한인 나조차 호기심이 동할 정도였다. 선기도가 전시되어 있는 촉금박물관이나 차 도매시장처럼 현지인들이나 알 법한 장소를 소개해준 점도 좋았다. 대나무의 바다, 죽해로 유명하다는 이빈에도 꼭 가보고 싶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챕터는 '5장, 청두의 촨메이쯔를 만나다'이다. '쓰촨성의 여자아이'라는 의미를 지닌 촨메이쯔(川妹子)는 주로 쓰촨성 출신의 미녀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지만, 저자가 만난 촨메이쯔는 외모만 예쁘장한 미녀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훌륭한 인간이 대부분이었다. 저자는 여성의 외모만 보고 재능이나 노력은 보지 않는 세태를 개탄하며, 역사에 이름을 남긴 촨메이쯔와 현재 활약 중인 촨메이쯔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다른 책에서는 본 적 없는 내용이라서 좋았고, 여행이 여행에 그치지 않고 일상의 문제, 현실의 과제로 연결되는 내용이라서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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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절을 만나러 청두에 갑니다 - 두보와 대나무 숲, 판다와 마라탕이 있는 문화와 미식의 도시 쓰촨성 청두 여행 Comm In Lifestyle Travel Series 1
김송은 지음 / 컴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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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행을 준비하면서 구입한 책인데 그 사이 팬데믹이 퍼지는 바람에 여행은 못 가고 이 책만 읽었다. 저자 김송은은 대학 졸업 후 화장품 회사에서 소비자 연구를 하다가 상하이에 출장을 가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중국의 매력에 빠져 중국을 공부하면서 중국 관련 글을 쓰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중국의 매력에 눈을 뜬 상하이보다도 더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도시 청두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청두는 중국 쓰촨성의 성도로, 인구가 1600만 명 정도 되는 대도시이다. 청두 하면 한국인들에게는 마라탕과 훠궈, 판다 등이 유명한데, 사실 청두는 <삼국지>의 유비가 촉나라의 수도로 정했을 만큼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도시이며 차 문화의 원산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저자는 한국인 여행자들이 좋아할 만한 명승지, 음식, 찻집, 서점, 카페, 로컬 여행지 등으로 테마를 나누어 청두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편집이 깔끔하고 내용이 깊지 않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훑어보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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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 내세에서 현세로, 궁극의 구원을 향한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 19
박상진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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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 셰익스피어, 괴테와 함께 서양 문학의 4대 시성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의 생애를 박상진 작가가 직접 단테의 고향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돌아본 내용을 담은 책이다. 단테는 대표작 <신곡>을 비롯해 여러 권의 작품을 남겼으나 정작 단테 자신의 생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저자는 단테가 태어나고 자란 피렌체를 비롯해 훗날 피렌체에서 추방되어 망명 생활을 할 때 거쳐간 곳을 하나씩 직접 돌아보며 당시 단테가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꼈을 만한 것들을 대리체험한 내용을 이 책에 담았다. 


단테는 시인이면서 동시에 유능한 정치가이자 행정가, 철학자, 자연과학자이기도 했다. 그가 살았던 13세기 말과 14세기 초는 이탈리아가 교황의 지배에서 벗어나 민족주의에 눈을 뜨기 시작한 때였고, 피렌체가 막대한 부를 기반으로 이탈리아는 물론이고 유럽의 중심으로 부상한 때였다. 어려서부터 아리스토텔레스와 아퀴나스의 사상을 수학한 단테는 현실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 실천적 지식인이 되고자했고, 그러한 소망은 정치가, 행정가가 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뜻을 이루기도 전에 정치적 분쟁에 휘말려 1301년 망명길에 올랐고 1321년 타계하기 전까지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다. 


저자는 단테의 망명이 단테에게는 불운이자 비극 같은 사건이었을지 몰라도 인류 전체에게는 선물 같은 시간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망명길에서 단테가 대표작 <신곡>을 구상하고 완성했기 때문이다. <신곡>에는 당시 피렌체와 이탈리아의 정치 상황은 물론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단테의 생애를 짐작할 수 있는 여러 단서들이 숨겨져 있다. 오랫동안 단테를 연구한 저자 박상진은 적절한 인용과 이해하기 쉬운 해설로 <신곡>과 단테, 피렌체를 비롯한 이탈리아 중북부 도시들의 문화와 역사를 연결한다. <신곡>을 읽고 나서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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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속의 죽음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푸아로 셀렉션 3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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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작 중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라는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이 폭설에 갇힌 기차 안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다룬다면, <구름 속의 죽음>은 공중에 뜬 비행기 안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이야기의 무대는 프랑스 파리와 영국 크로이든을 오가는 비행기 프로메테우스 호. 순조롭게 비행이 이루어지고 착륙을 준비하던 중, 중년 여성 승객 한 명이 죽은 채로 발견된다. 우연히 그 비행기에 타고 있던 에르퀼 푸아로는 단순한 사망이 아님을 인지하고 범인 찾기에 나선다. 


이동 수단 안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오리엔트 특급 살인>과 비슷하다고 느꼈지만, 그 밖에는 비슷한 점이 거의 없었다. 범인을 찾는 과정이나 범인의 유형으로 볼 때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이전 작품들과 더 비슷하다. 이 작품의 결말에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나로서는 1935년에 발표된 작품인데 그 시절에 이미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비행기를 타고 외국을 오갔다는 사실이 훨씬 더 충격적이다. 한국에선 1989년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 이후에나 가능했던 일. 이것이 제국과 식민지의 차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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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포타미아의 살인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푸아로 셀렉션 2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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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자기 전에 애거서 크리스티 푸아로 셀렉션을 조금씩 읽고 있다. 최근에 읽은 두 권이 예상한 것보다 너무 재미있어서 잠을 잊을 정도였는데, 그중 한 권이 이 책이다. 이야기는 영국의 여성 간호사 에이미 레더런이 메소포타미아 유적 발굴 현장의 감독관 레이드너로부터 자신의 아내 루이스를 간호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바그다드로 가면서 시작된다. 나중에 알고 보니 루이스는 신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는데, 그 사연이 밝혀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소설이 애거서 크리스티의 다른 소설들과 구별되는 점은 화자가 여성이라는 것과 배경이 중동이라는 것.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중에서도 에르퀼 푸아로 시리즈의 화자는 푸아로의 조수 헤이스팅스가 맡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작품은 드물게 에이미 레더런이라는 여성 간호사가 화자를 맡았고 그 역할을 훌륭히 해낸 점이 좋았다. 소설의 배경이 중동의 유적 발굴 현장인 점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두 번째 남편이 고고학자이고 그를 따라 중동에서 생활한 적이 있다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외국에서 느낄 수 있는 생경함이나 공포감 등이 작품에 긴장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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