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기원
토니 모리슨 지음, 이다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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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은 도리스 레싱의 소설 <풀잎은 노래한다>는 여성, 비백인 등 약자에 대한 혐오와 배제, 차별이 어떤 식으로 백인 남성의 기득권 강화에 기여하는지를 보여주는 뛰어난 작품이었다. 도리스 레싱보다 먼저 노벨 문학상을 받은 여성 작가 토니 모리슨 역시 여성 혐오와 흑인 혐오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며, 여성인 동시에 흑인인 흑인 여성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하고 피폐한지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타인의 기원>은 토니 모리슨이 타계한 2019년으로부터 2년 전인 2017년에 발표된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해리엇 비처 스토 등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백인 남성 작가들이 그들의 작품에서 어떤 식으로 인종 차별, 흑인 혐오 정서를 내보였는지, 그리고 피부색으로 보나 젠더로 보나 기득권층에 속하는 그들이 왜 이런 식으로 차별과 혐오의 정서를 내면화하고 이를 자신의 작품에 반영했는지를 다각도로 분석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예로 든 백인 남성 작가들은 소설에서 흑인을 묘사할 때 고유한 개별성을 가진 존재로 묘사하지 않고, 멍청하고 게으르고 성과 폭력에 물들어 있는 존재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식으로 어떤 집단을 균질하게 보고 납작하게 묘사하는 것 자체가 혐오이고 차별인 데다가, 흑인이 백인과 동일한 노동을 해도 절반 이하의 소득을 얻고, 같은 범죄를 저질러도 더 심한 처벌을 받는 등 실제로 존재하는 문제들로부터 눈을 돌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저자는 또한 유럽에서 영국인, 프랑스인, 독일인 등이었던 사람들이 미국에 오면 전부 '백인'이 되고, 아프리카에서 콩고인, 가나인, 케냐인이었던 사람들이 미국에 오면 전부 '흑인'이 된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인종은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섞여서 사는 과정에서 후속적으로 만들어진 개념이며 결코 자연스러운 게 아니라고 설명한다. 나아가 가난한 백인들이 부유층 우대 정책을 펼치는 트럼프 정부에 투표한 것은 미국 문화에 깊이 뿌리 내린 인종이라는 허상의 관념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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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그린 우주를 보았다 - 이토록 풍부한 여성영화의 세계
손희정 지음 / 마음산책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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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영화과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여성인데 대중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영화 감독은 대부분이 남성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 기억에도 어릴 때 내가 아는 여성 영화 감독은 변영주 감독이 유일했고, 2008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으로 임순례 감독이 유명해진 후에도 한동안 추가되는 이름이 없다가, 최근 몇 년 동안 <82년생 김지영>의 김도영, <우리집>의 윤가은, <벌새>의 김보라,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초희 등 다수의 이름이 추가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문화평론가 손희정이 2019~2020년에 장편 극영화를 선보인 여성 감독 13인을 인터뷰한 기록을 담고 있다. 이 책은 크게 인터뷰 모음집인 '만남'과 현재의 여성 영화 감독들의 약진을 가능케 한 토대를 형성한 것으로 평가받는 1990년대~2000년대에 활약한 여성 영화인들의 면면을 톺아보는 '역사'로 구성되어 있다. 인터뷰이로 참가한 감독 13인은 장유정, 임선애, 안주영, 유은정, 박지완, 김초희, 한가람, 차성덕, 윤단비, 이경미 등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여성이 감독이거나 여성 배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를 의식적으로 더 챙겨봤기 때문일까. 이 책에 나온 영화감독 대부분을 알고 있고, 언급된 영화들도 거의 다 봐서 스스로도 놀랐다. 윤가은 감독의 <우리집>, <우리들>도 재밌게 봤고, 김보라 감독의 <벌새>는 너무 좋아서 몇 번이나 봤고, 김초희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인생 영화로 꼽을 만큼 좋았고. 이경미 감독의 <보건교사 안은영>은 못 봤지만 영화 <비밀은 없다>, <미쓰 홍당무>는 재밌게 봤다. 


라미란 배우가 주연을 맡은 <정직한 후보>도 진짜 재밌게 봤는데 감독(장유정)이 여성이고, 그것도 엄청 유명한 뮤지컬 감독 출신인 건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뮤지컬 문외한인 나조차도 들어본 적 있는 <김종욱 찾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등의 각본, 연출을 담당하신 분이라고. <정직한 후보> 제작 비화는 물론, 장유정 감독의 첫 영화 <김종욱 찾기>와 마동석, 이하늬 배우 주연의 <부라더> 등이 각각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인지 알 수 있었다. 얼른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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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매로 1년 만에 인생을 역전했다 - 29억 자산가 환경미화원의 월 1,000만 원 현금흐름 만드는 소액 부동산 전략
구범준 지음 / 길벗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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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고수의 노하우를 생초보도 알기 쉽게 알려주는 책이라서 유용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사람도 열심히 노력하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주시는 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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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기 - 빛나는 일상과 여행의 설렘, 잊지 못할 추억의 기록
윤정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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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유튜브 <영국 남자> 채널에서 영국 남자 고등학생 시리즈를 보면서 영국인들의 문화와 생활에 관심이 생겼다.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에 덜 알려진 감이 없지 않은 영국인들의 일상. 대체 어디서 접할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마침 <500일의 영국>을 쓴 윤정 작가의 영국 생활기를 담은 신간 <영국 일기>가 출간되었기에 읽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팬데믹 기간 동안 내 몸은 한국을 떠난 적이 없는데 이 책을 읽고 직접 영국에 다녀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대학에서 한국어 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2020년 영국인 남자친구가 살고 있는 영국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났다. 영국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한 경험을 담은 책이 저자의 첫 번째 책 <500일의 영국>이고, 2022년 영국 중등학교의 방과 후 한국어 교실에서 일한 경험을 담은 책이 저자의 두 번째 책 <영국 일기>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한국어 강사로서 커리어를 쌓고 학생들을 만나는 내용도 나오지만, 영국인 남자친구의 가족과 함께 살면서 실제 영국인들의 일상과 영국 가정의 문화를 체험하는 내용도 많이 나온다. 영국인들은 친한 사이라도 나이, 직업, 결혼 여부 등 사생활에 관한 질문을 삼가는 편이다. 파티를 좋아해서 영국 여왕 70주년(플래티넘 주빌리)을 기념하는 가든 파티를 열기도 하고, 별일 없이 이웃들을 초대해 바비큐 파티를 열기도 한다고. 


영국은 외식 가격이 비싼 대신 식재료 가격이 저렴하다. 채소나 과일 가격이 저렴하고, 고기도 무척 싸서 주식처럼 먹는다고(그래서 영국인들이 키가 큰가).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때 영국 가정에선 어떤 식으로 격리 생활을 하는지, 연로하신 부모님과 영국 여행을 할 때는 어디에 가보면 좋고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등도 나온다. 웨일즈에 살면서 로마로 여름 휴가를 떠나는 것도 너무 멋지고 부러웠다. 저자의 다음 여행지는 어디일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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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g 빼고 평생 유지합니다 - 욕망과 칼로리의 적정선 자기만의 방
야마자키 준코 지음, 황국영 옮김 / 휴머니스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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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까지 한 번도 마음 먹고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없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몸매를 가지고 있어서는 전혀 아니고(어릴 때부터 늘 정상 체중~과체중 직전을 유지했음), 그냥 먹는 걸 워낙 좋아하고 운동하는 걸 싫어해서 다이어트를 안 했을 뿐이다. 근데 요즘은 다이어트에 관심이 간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채식 지향 식습관으로 바꾸면서 예전보다 훨씬 적게 먹고 운동은 훨씬 더 많이 하는데도 살이 빠지기는커녕 조금만 과식해도 금방 살이 찐다. 그러던 차에 이 책 제목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 10kg 빼고 평생 유지하다니. 최고 아닌가. 


프리랜서 작가 겸 편집자인 저자는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는 다이어트 마니아다. 저자의 문제는 마음 먹고 다이어트를 해도 먹는 걸(특히 탄수화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바로 요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료 편집자와 함께 각자 10kg씩 빼고 평생 유지하는 다이어트에 도전한 결과물이 이 책이다.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다이어트에 앞서 자신의 몸과 식습관을 분석해 문제점을 파악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밥을 너무 좋아해서 다이어트에 실패한다' 정도로 자신의 식습관을 파악하고 있었는데, 남편의 분석에 따르면 식사 중에 배가 부른데도 계속 먹고, 식사 후 아이스크림 같은 디저트를 빠짐 없이 챙겨 먹고, 칼로리가 높은 과자를 즐겨 먹는 등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남편의 (객관적이고 냉철한) 분석을 받아들인 저자는 그 때부터 더욱 철저히 다이어트에 임할 수 있었다. 


칼로리 소모를 위해 따로 운동을 하기보다는 음식량을 줄이는 것이 낫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습관을 평상시에 실천하라는 조언도 좋았다. 운동은 체중 감량만이 아니라 근육량 증가, 체력 증대 등을 위해서도 해야 하니 지금보다 운동량을 줄일 생각은 없다(오히려 더 늘려야 한다). 그러나 믹스 커피를 마시는 대신 아메리카노나 차를 마시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등의 습관은 지금보다 더 철저히 해야 할 듯. 4천 원 이하의 간식은 먹지 않는다(천 원짜리 과자 한 봉지를 다섯 번 먹느니 5천원 짜리 수제 초콜릿을 한 번 먹는 게 낫다는 논리)는 팁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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