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력 - 숫자에 약해도 숫자사고력이 비약적으로 생기는 비결
고미야 가즈요시 지음, 김경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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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생이라는 핑계로 숫자를 멀리 한 게 후회되는 때가 종종 있다. 가령 신문이나 뉴스에서 수치나 통계, 도표나 그래프를 볼 때 대충 보고 넘기는 안좋은 습관이 싫고, 재테크 책을 읽거나 은행에서 일을 볼 때 빠릿빠릿하게 계산하지 못하는 게 싫다. 그런 주제에 학부 때 복수전공으로 경제학을 했는데, '경제학의 꽃'인 경제수학이나 통계 과목은 대충 하고, 경제사 또는 이론 과목에서 점수를 땄다는 건 비밀 아닌 비밀이다.
 

이제라도 숫자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볼까 싶어 고미야 가즈요시의 <숫자력>을 읽었다. 숫자력이란 '숫자의 논리로 생각하는 힘'을 일컫는 말로, 예를 들면 빌딩이나 아파트를 볼 때 단순히 '높다', '낮다'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몇 층짜리 건물인지, 수용하는 인원은 몇 명인지, 주변 입지는 어떤지 등 다양한 발상으로 연결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숫자력은 '파악력', '구체화력', '목표달성력' 세 가지를 익히는 것으로 완성된다. '파악력'은 숫자에 대한 인식 능력을 일컫고, '구체화력'은 기업의 매출액이나 학교 성적 등을 말할 때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는 능력, '목표달성력'은 '파악력'과 '구체화력'을 통해 얻은 수치를 통해 무엇이 부족했고 다음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행동 방안을 제시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가령 일 년 동안 읽은 책이 어림잡아 수십 권 단위인지, 수백 권 단위인지 파악하는 능력은 '파악력', 일 년 동안 읽은 책을 구체적인 수치로 데이터화하는 능력은 '구체화력', 그것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몇 권을 읽을지, 어떤 책을 더 읽고 덜 읽을지 등 계획을 세우는 능력은 '목표달성력'이라고 할 수 있다.


숫자력을 키우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관심'이다. 여기서 관심이란 건물이나 거리 풍경, 간판, 하다못해 텔레비전 화면을 보면서도 어떻게 수치화할지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 보는 자세를 말ㄹ한다. 저자는 주가가 언제 1만 엔을 넘을지 상사와 내기를 한 것을 계기로 주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덕분에 매일 주가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고, 금융뿐 아니라 국내경제, 세계경제에 대한 감각도 기를 수 있었다. TV시청률이나 음식의 열량을 따로 외우지 않고도 줄줄 꿰는 사람들이 있는데 같은 경우라고 볼 수 있겠다.


저자는 또한 숫자력을 바탕으로 잘못된 상식이나 통계자료의 함정을 간파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뉴스나 신문 등을 통해 경제성장률, 실업률 같은 수치나 통계 자료를 하루에도 몇 번씩 접하는데, 이를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해당 수치나 통계의 바탕이 된 데이터는 무엇인지, 오차범위는 어디인지, 다른 자료와 비교했을 때 어떻게 다른지 등을 통합적으로 보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구체적인 팁은 부족하지만, 적어도 숫자만 보면 무조건 겁을 먹는 나같은 사람이 숫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읽어볼 만하다. 비슷한 주제의 책이 시중에 여러 권 나와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읽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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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이 고인다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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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달려라 아비>에 이어 세 번째로 읽은 김애란의 책이다. 소설집으로는 <달려라 아비>에 이어 두번째로 읽은 건데, 생각한 것보다 임팩트가 약했다. 아무래도 <달려라 아비>를 좋게 읽었는데, 2년 간격으로 나온 <침이 고인다>와 <달려라 아비>의 색채가 비슷한 탓이 아닌가 싶다(아니면 무딘 내 눈엔 그 차이가 보이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


<달려라 아비>를 읽으면서도 느낀 거지만, 김애란의 소설은 가족에 대한 묘사가 돋보인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한결같이 어린 나이에 결혼해 생활고에 시달리는데, 정은 깊지만 무능력한 아버지를 대신해 억척스럽게 일하는 어머니에 대한 묘사가 유난히 생생하다. 또한 여자 형제(주로 언니)에 대한 묘사도 굉장히 자세하다. 저자의 성장 배경 내지는 가족관계가 반영된 게 아닌가 싶은데, 나 역시 정깊고 억척스런 부모님 밑에 여동생과 단 둘이 자란 처지라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그렇다고 마냥 정겹고 밝은 것만은 아니다. 소설집 끝부분에서 평론가 이광호 님도 지적했듯이, 김애란의 소설에는 '방'이라는 모티프가 자주 등장한다. 그것도 서울에 갓 상경한 자매가 생활하는 비좁은 반지하 방, 비정규직 강사가 룸메이트와 함께 쓰는 방, 다 큰 오빠와 여동생이 같이 머무는 셋방, 재수생 여자애가 고시생 언니들과 함께 쓰는 고시원 방,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싸늘하게 식은 방 등 가난하고 삭막한 공간들 뿐이다. 국제도시 서울에 이런 곳들이 있다는 사실을 애써 잊으며 사는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먼 나라의 작가가 쓴 미스터리 소설이나, 국경을 넘나드는 장편소설에 지겨운 이들에게, 한편 한편이 슬프고 아픈데도 묘하게 사랑스러운 이 소설집을, 허구임에도 불구하고 내 살처럼 가까운 이 소설집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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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팔 수 없는 것은 없다 - 일본 소매업의 신화, 도큐핸즈에게 배우는 장사의 기술
와다 겐지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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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큐핸즈는 약 30만 점 이상의 주거와 생활에 관련된 상품을 취급하는 일종의 대형 마트다. 나는 2009년 도쿄에 갔을 때 처음으로 도큐핸즈 시부야 점을 방문했다. 처음 간 곳이라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건물 자체가 큰 데다가, 층마다 다양한 제품들이 촘촘하게 진열되어 있어서 마치 신세계를 본 듯 눈이 빙빙 돌았던 기억이 난다.

 

 

<세상에 팔 수 없는 것은 없다>의 원제는 '도큐핸즈의 비밀'이다. 저자 와다 켄지는 도큐핸즈에 입사해 가구, 내장재, 목욕, 욕실용품, 수납용품, 아웃도어용품 등의 담당 판매원으로 일하며 다양한 히트 상품과 엔터테인먼트성 이벤트를 기획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고 한다. 현재는 도큐핸즈에서 쌓은 세일즈 마인드와 언어력을 바탕으로 집필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결과물이 이 책인 셈이다.

 

 

저자는 오랜 불경기, 유통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잘되는 소매업계에는 남다른 비결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도큐핸즈다. 도큐핸즈는 1976년 창업해 현재 연간 2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 소매업계의 전설적인 존재다. 70년대 말 전세계를 강타한 오일쇼크를 타파하고 소매업계의 강자로 우뚝 선 것은 물론, 잃어버린 10년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금까지 도큐핸즈가 버티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 저자는 도큐핸즈의 성공 비결을 모두 스물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그 중 하나는 '상식을 파괴하면 고객이 보인다'는 것이다. 경제학에는 '공급이 수요를 만든다'는 내용의 세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도큐핸즈는 이 법칙의 대표적인 사례다. 고객은 수요를 알지 못한다. 고객이 원할 것 같은 제품, 필요로 할 것 같은 제품을 공급자가 먼저 포착해서 공급해야 없는 수요도 생긴다는 것이 도큐핸즈식 사고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정보수집이 중요하다. 판매원 스스로가 프로 소비자가 되어 고객이 뭘 갖고 싶고 써 보고 싶어할 지를 파악해야 한다. 나라면 어떤 상품을 사용할지 끊임없이 상상하고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반드시 찾으면 호불황과 관계 없이 물건이 팔리는 매장이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쇼핑은 단순히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행위가 아닌, '엔터테인먼트'의 일종이라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 진열을 하는 데에도 스토리를 담고,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매장에 머물며 물건을 고르는 행위 자체가 즐겁고 행복한 일이 되게끔 배려해야 한다. 심심할 때 백화점이나 마트, 지하상가에 들르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을 어쩌면 이렇게 잘 포착했을까? 이 점을 잘 공략한다면 소매업계, 유통업계의 오랜 불황도 타파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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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미루기 - 6만 시간, 6천 명이 동참한 미루기 탈출 프로젝트
제프리 콤 지음, 이지영 옮김 / 가디언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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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는 습관을 여섯 가지 유형으로 정리해서 자신에게 맞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점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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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미루기 - 6만 시간, 6천 명이 동참한 미루기 탈출 프로젝트
제프리 콤 지음, 이지영 옮김 / 가디언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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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시작인 1월을 맞이하여 새해 계획을 세웠다. 흰 종이에 생각나는 대로 적다보니 어느새 스무 가지를 훌쩍 넘겼다. 맨위에는 야심차게 '박경리의 <토지> 읽기'라고 썼고, 다이어트, 저축, 외국어 배우기, 자격증 취득 등이 뒤를 잇는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 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거이거 작년, 재작년 새해 계획과 똑같잖아?


야심차게 세운 새해 계획이 매번 '작심삼일'로 끝나는 이유는 아마도 고질적인 '미루기 습관' 때문일 것이다. 청소도 빨래도 잘 하고, 살면서 숙제나 과제물 한 번 밀려본 적 없는 나도 미루는 습관이 있다. 예를 들면 치과 예약. 오랫동안 교정을 했기 때문에 치과 드나드는 데 무서움은 없지만, 정기검사 예약을 할 때마다 차일피일 미루다 끝내는 한두달 늦게 가는 적이 많다. 


<굿바이 미루기>의 저자 제프리 콤 역시 미루기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그 역시 치과에 가는 일을 무서워해서 자그마치 12년 동안 검사를 미뤘으며, 결국 5,000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치료를 받았다. 미적거린 치과 치료 때문에 오랫동안 부은 적금을 깨고 임플란트를 했다니, 얼마나 돈 아깝고 안타까웠을까.


저자는 책에서 미루기 습관의 원인과 해결책을 동시에 제시한다. 미루기 습관을 가진 사람은 완벽주의자, 빅딜 추종자, 만성적으로 걱정이 많은 사람, 반항적으로 일을 미루는 사람, 극적인 것에 중독된 사람, 무조건 퍼주는 사람 등 총 여섯 가지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나는 만성적으로 걱정이 많은 사람 타입에 속하는데, '만일 ~~ 하게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때문에 실천을 잘 못하는 것이다.


이런 미루기 습관을 고치는 방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인상적인 것을 몇 가지 꼽자면, 첫째는 자기 자신에게 긍정적인 메시지 보내는 것이다. 스스로 '나는 게으르다', '내가 늘 그렇지 뭐', '나는 바보같다' 등등 부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면 고칠 것도 못 고친다. '나는 부지런하다', '나는 잘 할 수 있다', '나는 미루지 않는다' 등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면 자신감이 생기고 미루기 습관을 고치기 쉽다.


둘째는 크고 허황된 꿈 대신 작고 실천하기 쉬운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백만장자 되기, 노벨 문학상 수상하기 같은 꿈은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미루기 쉽다. 일단은 통장 만들기, 적금 가입하기, 문화센터에서 글쓰기 강좌 수강하기 같은 작은 꿈에 도전해보자. 작은 성공을 즐기고 꾸준히 하다 보면 이전에 꾼 큰 꿈이 허황되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셋째는 15분 단위로 생활하는 것이다. 계획을 하루 단위, 1시간 단위로 세우는 사람이 많은데, 인간의 집중력은 1시간을 넘기기 어렵다. 이제부터는 15분 단위로 계획을 세워보자. 15분은 방청소를 후딱 해치울 수도 있고, 간단하게 요리를 할 수도 있고, 문제집에서 문제 몇 개를 풀 수도 있고, 책의 한 챕터를 읽을 수도 있는 시간이다. 이런 식으로 15분 단위로 계획을 세우면 하루만 해도 성취하는 일이 꽤 될 것이며, 그러다보면 미루기 습관도 남일처럼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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