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엽 감는 새 3 - 새잡이꾼 편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사상사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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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82년《양을 둘러싼 모험》

1985년《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987년《노르웨이의 숲》

1994년《태엽 감는 새》

2005년《해변의 카프카》

2009년《1Q84》

2013년《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이제 하루키의 '대표작'(출간된 작품은 이보다 훨씬 많다) 중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만 빼고 다 읽었다. <양을 둘러싼 모험>과 <해변의 카프카>는 읽은 지 하도 오래 되어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다시 읽어볼 생각이고, 대표작을 다 읽고나면 그 외 작품과 에세이들을 빠짐없이 읽어야지. 현존하는 작가 중에 이렇게 작품 목록을 기록해 하나하나 지워가며 읽을 작가가 있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모른다.

 

 

 

책 표지 소개글에서 다른 건 다 알겠는데

'해체되어가는 현대사회에서 인간 존재의 가치와 사랑, 그리고 성性의 궁극적 의미를 모색한' 작품이라는 대목은

왜 이렇게 이해가 안 되는지 모른다. 정말 이 작품에 그런 게 나왔던가?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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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2 - 예언하는 새 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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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은, <1Q84>에선 '전공투'로 불리는 일본의 60년대 학생운동의 잔여세력과 신흥 종교 단체의 위험성을 중점적으로 그린 잔면, <태엽감는 새>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가 만주와 몽골, 소련 등지에서 벌인 만행과 그로 인한 군인, 민간인들의 피해를 그린다는 점이다. 하루키 하면 역사적, 사회적인 메시지보다는 개인의 내면 세계나 환상을 주로 그리는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역사적, 사회적 메시지가 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태엽감는 새>만 보아도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전쟁 상태의 인간들이 얼마나 극적인 행동과 선택을 하는지, 전쟁을 겪지 않은 전후 세대에게 전쟁의 비극이 어떻게 전해지는지 등이 자세히 그려져 있다(전전 세대의 피해자는 마미야 중위와 너그메트이며, 이들의 고통을 계승한 전후 세대의 피해자는 도루와 구미코, 시나몬 등이다). 하루키는 다만 그것을 환상 또는 문학적 은유로서 빗대어 표현할 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강도는 다른 작가들의 그것에 비해 약하지 않다.

 

 

<태엽감는 새>는 하루키 월드를 여지없이 드러낸 소설, 역사적,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소설로도 읽을 수 있지만, 하루키 하면 떠오르는 개인의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 묘사 또한 뛰어나다. 나는 특히 주인공 오카다 도루에 감정이입이 잘 되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나처럼 나이가 서른 즈음이고, 잘 다니던 직장에는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그렇다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마음도 들지 않아 고민하는 처지까지 나와 같기 때문이다(다만 나한테는 아직 집 나갈 남편은 없다^^). 거창한 인생의 목표도, 사회에 대한 관심도 없고, 그저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하나하나 처리하기에 급급한 모습이 어찌나 나같던지(아, 나도 우물에 들어가고 싶다!). 그런데 하루키는 이런 무력하고 소시민적인 느낌을 결코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세탁소 주인과 오카다의 외삼촌처럼(게다가 이 오카다의 외삼촌이라는 인물은 소설가가 되기 전 하루키의 모습과 상당히 유사하다) 대단한 부와 명예는 없어도 묵묵히 주어진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소설에는 더러 등장하며 작가가 이들을 매우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반대로 부와 명예만 앞세우며 사는 구미코의 아버지와 오빠 와타야 노보루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우물에 들어간다든가 태엽을 감는다든가 하는 표현도 지루하지만 성실한 삶을 사는 모습을 은유적으로 나타낸 것 같다. 어쩌면 이런 현실감을 잃지 않는 느낌이 대중들, 특히 젊은 세대들의 깊은 공감을 얻어 하루키가 인기 작가로 성공한 것은 아닐까 싶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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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1 - 도둑까치 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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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에 나온 이 소설을 <1Q84>보다 늦게 읽은 것은 득일까 독일까. 나는 득이라고 생각한다. 친절하기 그지 없는 <1Q84>를 읽고 나서 읽었기에 망정이지, <태엽감는 새>를 먼저 읽었다면 이 때만 해도 거칠고 덜 다듬어진 듯한 느낌의 '하루키 월드'를 즐겁게 받아들였을지 의문이다. 줄거리부터 간략하게 설명해 보자면, 법률사무소를 그만둔 서른의 오카다 도루는 잡지사에 다니는 아내 구미코와 자녀 없이 단둘이 살고 있다. 그는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 외삼촌의 집을 싸게 빌려 살고 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키우던 고양이가 사라지고 태엽감는 소리를 내며 우는 새가 사라지는 등 이상한 사건이 연이어 벌어지기 시작한다. 급기야는 아내 구미코가 집을 나가고, 오카다는 흔적 없이 사라진 아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줄거리만 보면 미스터리 소설 같은데 실제로 읽어보면 '하루키 월드' 그 자체다. <1Q84>와는 어찌나 비슷한지. 쌍둥이까지는 아니고, <태엽감는 새>가 언니라면 <1Q84>가 여동생이랄까. 먼저 <태엽감는 새>의 오카다 도루와 구미코 부부는 <1Q84>의 덴고와 아오마메 커플을 닮았다. 오카다는 실직자이고 덴고는 학원 수학 강사이기는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정적인 성격이고 변화를 주도하기 보다는 다가오는 변화를 맞이할 뿐이라는 점이 같다. 그리고 오카다에게는 가사하라 메이, 덴고에게는 후카에리라는 미소녀가 곁에 있었으며, 결정적으로 우시카와와 만난다는 점도 같다. 구미코는 아오마메만큼의 비중을 가지는 인물은 아니지만(<1Q84>의 '슈퍼 히로인' 아오마메는 정말 멋지다!), 아오마메와 마찬가지로 어두운 과거를 지니고 있으며 이를 무력으로 복수함으로써 극복한다는 점이 같다. 게다가 운명 공동체인 두 사람이 어느 날부터 서로 다른 세계에서 떨어져 살게 되고, 남자는 여자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점, 두 개의 평행한 세계가 등장하며 정치 권력과 종교적 권위를 모두 지닌 단체로부터 방해와 협박을 받는다는 점까지. 어떤가. 정말 비슷하지 않은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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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아티스트
손보미 지음 / 북노마드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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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가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 꼭 한 번 뉴욕에 가보고 싶다. 뉴욕에 다녀온 사람 중에 비싼 물가와 언어, 문화 등의 차이로 고생하지 않은 사람 없고 힘들지 않았던 사람 없는 거 다 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 중에 성공하지 않은 사람 없고 뉴욕을 나쁘게 말하는 사람도 없다. 힘들지만 그만큼 보상이 주어지는 도시, 꿈이 있고 노력하는 자에게는 모든 것이 공평한 도시, 세계의 중심, 온갖 인종과 민족의 샐러드볼. 그곳에 가보고 싶다. 언젠가 꼭 한 번.

 

 

손보미가 쓴 신간 도서 <뉴욕 아티스트>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뉴욕에 가보고 싶은 열망이 들었다. 저자 손보미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약 3년 간 존슨앤드존슨에서 마케터로 일했으며, 5년 동안 25개국을 여행하고 6개국에서 봉사 활동을 한 경험을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봉사여행>이라는 책을 냈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2012년 세계경제포럼으로부터 20대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은 어마어마한 경력의 소유자다. 모두가 부러워 할 '스펙'을 지닌 그녀는 현재 문화예술 마케팅 전문 기업 '프로젝트 에이에이'를 창업해 CEO로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이 책은 문화예술 산업에 관심이 많은 그녀가 뉴욕에서 직접 발품을 팔아 아티스트들을 섭외하고 취재한 결과물이다. 멋진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살고 있는 그녀도 멋있지만, 그녀가 만난 뉴욕의 아티스트들은 또 어찌나 멋있던지. 뉴욕, 아 정말 꼭 가보고 싶다.

 

 

나는 저자가 하는 일은 물론 예술과도 관계 없는 일을 하며 살고 있지만 공감가는 대목이 예상외로 많았다. 첫번째는 디올에서 VMD로 재직 중인 한국인 이유나씨의 멘트. 자신의 일을 무척 사랑하지만, '내 존재의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일을 해내는 것이 문제인 곳'에서 나름의 쓸쓸함과 고독감을 느끼기도 한다는 그녀의 말을 읽으며, 나 역시 내가 하는 일과 공부를 사랑하지만 나의 존재따위 중요하지 않은 이곳에 계속 남아야 할 의의를 찾지 못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어떤 일을 어느 정도로 해야 존재감을 가질 수 있을까? 어려운 문제다. 비슷한 이유로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광고 아트 디렉터 토미 케인의 멘트에도 깊이 공감했다. 주변 사람들이 칭찬해주니까 신이 나서 계속 그림을 그렸지만, 막상 예술학교에 입학해 쟁쟁한 친구들과 재능 있는 사람들을 겪고 보니 나는 천재가 아니라 그저 조금 잘하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기분. 그 기분이 지금 내 기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림을 그리다보니 우연한 계기로 주목을 받게 되었고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찾는 작가가 되었다. 나도 이렇게 될 수 있을까?

 

 

재미교포 3세 작가 샤론은 내가 좋아하는 故 스티브 잡스의 명언 "경험이 하나의 점(connecting the dots)"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녀는 재미교포로서의 정체성과 전업작가가 되면서 해야 했던 모든 경험들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의 경험들은 지금 어떤 운명으로 나를 이끌고 있는 걸까? 명문대생에서 외국계 기업 마케터, 여행가, 작가, 그리고 문화예술 기업 CEO로 거듭 변신하고 있는 저자 손보미의 삶처럼 내 인생도 또 한번 탈피해야 할 시점에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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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의 모든 것
브래드 스톤 지음, 야나 마키에이라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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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아마존은 구글, 애플, 월마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덜 알려진 편이다. 세계에서 가장 인터넷을 이용한 유통 산업이 발달한 나라 중 하나라는 점에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아마존에 빚을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런데 어쩌면 앞으로는 아마존의 이름을 지금보다 훨씬 자주 듣게 될 지도 모르겠다. 아마존의 국내 진출이 결정되면서 인터넷 서점을 비롯한 많은 인터넷 기업, 오픈 마켓 기업들이 비상 사태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선임 논설위원인 브래드 스톤이 쓴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를 비롯해 아마존에 관련된 모든 것을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 이들이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90년대 초반까지 금융계에 종사하고 있던 제프 베조스는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인터넷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아마존을 창업했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은 사용하는 사람들이 극소수에 불과했으며 인터넷 관련 사업에 뛰어든다는 것은 도박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프 베조스는 인터넷이 기존의 상거래 관행은 물론 사람들의 생활과 사고 방식까지 뒤흔드는 엄청난 발명품이라고 믿었다. 그러한 믿음으로 그는 닷컴 열풍 붕괴라는 위기를 이겨냈으며 현재는 아마존의 토대라 할 수 있는 온라인 서점 사업을 비롯해 '킨들'로 유명한 이북 리더 사업, 오픈 마켓 사업, 심지어는 우주 산업에까지 진출했다. 모두가 도박이라고 부르는 산업에 뛰어들어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을 보면 그는 야심뿐만 아니라 선견지명까지 갖춘 뛰어난 리더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는 기업 내에서 애플의 창업주인 故스티브 잡스 못지 않은 독재형 CEO로 불리며, 대중에게는 수많은 중소 기업, 전통 기업을 문닫게 한 거인, 괴물로 비쳐지기도 한다. 영웅의 두 얼굴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지는 숙제로 남는다.

 

 

책에는 제프 베조스의 일대기뿐만 아니라 아마존의 히스토리, 경영 철학, 업무 환경, 사내 분위기 등에 대해서도 소개되어 있다. 인상깊었던 점은 인터넷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업무상 전통적인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가령 아마존은 회의에서 파워포인트나 슬라이드 프레젠테이션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 직원들은 발표할 내용을 여섯 페이지짜리 산문으로 써서 제출한다. 글쓰기를 못하는 직원은 바로 퇴출인 것이다. 직원 채용 시 제프 베조스가 직접 만나 '맨홀 뚜껑은 왜 둥근가?', '뉴욕에 팩스는 모두 몇 대가 있는가?' 등 엉뚱한 질문을 하는 점도 그렇다. 학점이나 경력도 중요하지만 자기 머리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 즉 사고력과 창의력 등을 우선시하는 점은 아마존만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을 주요 시장으로 하되 현실에 발붙인 경영을 하는 점이야말로 아마존의 최대 성공 비결이 아닐까? 아날로그와 디지털, 전통과 현대, 게다가 미래까지 아우르는 이 거대 기업의 국내 진출 결과가 어떠할지 사뭇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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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04 0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