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좋은 날 - 씨네21 이다혜 기자의 전망 없는 밤을 위한 명랑독서기
이다혜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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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들은 저자나 책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어도 추천사만으로도 읽고 싶게 만든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사람은 소설가 김중혁과 씨네21 김혜리 기자. 애정해 마지않는 두 분이 입을 모아 강추하는 저자라니! 게다가 책 에세이다. 내가 좋아하는 저자들이 추천하는 저자가 추천하는 책들을 읽어볼 요량으로 책 옆에 펜과 노트를 놓고 부지런히 메모해가며 읽었다. 그 결과, 꼭 읽고 싶은 책으로만 추리고 추린 게 서른 권을 훌쩍 넘었다. 읽고 싶은 책만 늘어난 게 아니라 관심 작가까지 늘어서 앞으로 '읽고 싶은 책이 없어서 심심하다'는 말 따위는 꺼내지도 못하게 생겼다. 아이고, 내 이럴 줄 알았지...... 

 

 

이 책의 장점은 일단 책마다 소개하는 글의 길이가 짧은 대신 소개된 책의 권수가 상당히 많고, 분야가 문학부터 인문, 사회과학까지 다양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다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120여 권 정도가 소개되어 있어서 관심가는 책만 골라 읽어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뿐만 아니라 문학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두루 소개하고 있으며, 문학도 고전과 신간, 국내 소설과 외국 소설을 다채롭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의 엄청난 독서량과 여러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짐작케한다. 

 

 

더 큰 장점은 저자가 책 읽기를 진심으로 즐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 저자의 글은 그저 책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관심사와 생활에 밀착되어 있으며, 알고있는 지식을 뻐기지 않고 친구나 지인한테 요즘 읽은 책을 알려주듯 편안하다.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아는 언니나 선배의 수다를 듣는 것처럼 즐거웠다. 나도 이런 서평을 쓰고 싶은데 영 쉽지가 않다. 독서량이 딸려서일까, 글발 탓일까,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이유? 아무튼 저자만큼 부지런히 읽고 써야겠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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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련.조혜숙의 기적 중국어 - 누구나 40일이면 중국어첫걸음 독학할 수 있다!
조혜련.조혜숙 지음 / 로그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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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배웠다. 그때 나는 사실 한창 일본문화에 빠져 일본어를 독학하고 있던 터라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웠으면 했다. 그런데 내가 입학한 학교에는 중국어와 불어,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었다. 그나마 중국어가 일본어와 더 가깝다는 생각에 중국어를 골랐고, 내신 성적을 잘 받아야 하니 열심히 배우기는 했는데 제대로 써먹은 적은 없었다. 모의고사, 수능 제2외국어 시험도 모두 일본어를 택했고, 대학교 때 제2외국어 수업도 일본어로 들었으며, 대학교 2학년 때 떠난 중국 여행에서도 가이드가 따로 있어서 직접 말할 기회는 없었다. 그런데 요즘 그 때 억지로 배운 중국어를 아주 잘 써먹고 있다. 얼마 전부터 중국어 노래를 듣고 중국 영상을 보기 시작했는데, 이따금씩 그 때 배운 중국어가 들린다(그래봤자 기본적인 인삿말 정도지만). 프랑스어, 스페인어도 조금씩 공부하고 있는데 어릴 때 배운 적이 없어서 그런지 진도가 영 안 나간다. 그런데 중국어는 거의 10년 전에 배운 것들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른다. 이래서 다들 배움에는 때가 있다고 했나 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조혜련, 조혜숙의 기적 중국어>의 공저자인 개그우먼 조혜련 씨는 무려 마흔을 넘긴 나이에 중국어에 도전해 1년 2개월 만에 신HSK 5급을 취득하고 6개월 단기유학까지 다녀오는 성과를 냈다. 조혜련 씨는 일본어를 어느 정도 마스터한 뒤 영어에 도전했다가 주변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 중국어에 도전했는데, 바쁜 스케줄 틈틈이 중국어 강사인 동생 조혜숙 씨에게 중국어를 배웠고, 기왕 배우는 거 자격증을 따보면 어떻겠냐는 조언을 받아 신HSK 5급에 도전해 합격했다. 나이를 한살 한살 먹을수록 새로운 외국어에 도전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체감하는데, 조혜련 씨는 일을 병행하면서, 그것도 일본어에 이어 중국어까지 배웠으니 대단하다. 나는 비록 시작은 중국 노래를 듣고 영상을 보고 싶어서 중국어를 배우기로 마음먹은 것이지만, 조혜련 씨를 보니 목표를 더 높여 HSK 급수도 따고 단기유학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유 여행 정도는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 자체는 전문 교재라기보다는 초급자를 위한 기본 회화 표현 설명과 중국 문화 소개에 더 충실한 책이라서 공부한다고 각잡고 읽기보다는 쉬엄쉬엄 읽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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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신간서평단 14기 첫 신간 추천 페이퍼를 쓰는 마음이 들뜹니다.

경제경영, 자기계발 분야의 딱딱한 책들을 고르다가

이번 기수부터는 말랑하지만 깊은 통찰을 담은 에세이 분야의 책을 고르려니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그래도 마음에 드는 책이 몇 권 있어 조심스럽게 추천 페이퍼에 올려봅니다.

이 중 어떤 책이 뽑힐지(아니면 아무 것도 안 뽑힐지) 궁금해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활짝 핀 꽃들도 다 지고 어느덧 얇게 걸친 겉옷마저 거추장스러운 완연한 봄이 되겠죠?










1. 책상 엿보기


교보문고 뉴스레터로 재미있게 보던 칼럼이 책으로 나왔네요.












2. 애거서 크리스티 자서전


지인이 말하기를 사람은 재미없어도 자서전 재미없는 경우는 없다더군요.

올해는 수전 손택과 구로사와 아키라의 자서전을 읽었는데

애거서 크리스티의 자서전도 궁금합니다.










3. 나의 서른이 좋다 


서른을 코앞에 두고 있는 나이라서 그런가

'서른'이라는 글자만 보면 마음이 두근두근합니다.

저도 내년에 '나의 서른이 좋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길 바라며 골라봤습니다.






 





4. 느리게 걷는 즐거움


걷기를 좋아하는 1인으로서 골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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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롯 - “예수는 정치적 혁명가였다” 20년간의 연구로 복원한 인간 예수를 만나다
레자 아슬란 지음, 민경식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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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가 친척들 모두 열성적인 기독교 신자이며 한때는 어머니도 교회에 나가셨고, 그런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 잠깐 교회에 다닌 적도 있으며 심지어는 미션계 대학을 나왔지만 나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다. 잠깐 교회에 다닐 때 지금까지도 극복하기 어려운 트라우마를 얻은 탓인데, 그 때 이후 남에게 전도를 받아서 교회에 잠깐 나가보기도 하고 힘들 때 위안이 될까 해서 제 발로 찾아가 본 적도 있지만 꾸준히 다니기가 어려웠다. 전능하다는 신조차도 이십여 년 전 사람한테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젤롯>의 저자 레자 아슬란은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썼을까? 이란 출신인 저자는 어려서는 이슬람교를 믿었지만 1979년 이란 혁명 때 미국으로 건너간 다음에는 복음주의 기독교에 심취했다가 본격적으로 기독교를 공부하면서 다시 이슬람교도로 돌아간 복잡한(!) 이력의 소유자다. 저자는 불신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성서를 열심히 읽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모순 투성이었고 신앙 자체에 대한 의문과 의심이 커졌다고 고백한다. 이런 파격적인 주장 때문인지 이 책은 종교 서적으로는 이례적으로 아마존 전체 베스트셀러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신자인 사람도, 나처럼 신자가 아닌 사람도 읽어볼 만한 주제이기 때문이라.



신자도 아니거니와 성서 내용에 밝지 않아 종교학자인 저자의 학술적인 설명을 모두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앉은뱅이를 일으키고 나병 환자를 고치는 기적을 일으켰다든가, 죽은 지 사흘만에 부활했다든가 하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성서 속 이야기들이 어떻게 가능했으며 기록되고 전승되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은 읽을 만 했다. 저자는 기독교 신자들이 모시는 예수 그리스도와 역사속 인물인 나사렛 예수를 구분하여 볼 것과, 나사렛 예수의 행적을 기록한 이들은 모두 예수 사후의 인물들로 당시로서는 이방인, 반항자들이었다는 사실을 염두할 것을 주장하는데, 이런 식으로 예수를 종교가 아닌 정치의 관점에서, 성서의 메시아가 아닌 정치적 이단아로 보는 점 역시 의의가 있다. '예수는 정치적 혁명가였다'는 저자의 주장이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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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 당당한 나를 위한 관계의 심리학
크리스토프 앙드레 & 파트릭 레제롱 지음, 유정애 옮김 / 민음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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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발표나 면접을 앞두고, 형편없는 서비스나 대우에 불평하려고 할 때,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하려고 하기 직전에 극도의 긴장 상태를 느껴본 일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의 긴장은 생활에 필요하다고도 하지만, 너무 심한 경우에는 얼굴이 빨개지거나, 땀을 흘리거나, 말을 제대로 못하거나,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기도 하며, 이로 인해 생활에 지장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프랑스를 대표하는 정신과 전문의 크리스포트 앙드레, 파트릭 레제롱의 대표작 <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를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저자는 사람들이나 대중 앞에 나서기 전에 극도의 불안을 느끼는 심리 상태를 '사회 불안' 또는 '사회 공포증' 으로 정의하고 이를 실패에 대한 두려움,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 자기주장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관찰 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이 중 가장 낮은 층위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고 가장 높은 층위는 관찰 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인데, 높은 층위의 두려움일수록 불안의 정도가 심하고 극복하기가 어렵다. 사회 공포증은 무대 공포증, 일시적인 불안, 수줍음, 회피성 인격장애 등과 구분되는데, 만약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정확히 어디에 속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볼 가치는 충분하다.

 

 

원인을 알아야 치료도 할 수 있을 터. 사회 공포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이를 두고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한데, 부모의 유전 또는 타고난 기질을 탓하는 이도 있고, 양육 환경이나 트라우마 등 후천적인 영향에 주목하는 이도 있다. 나는 부모의 양육 환경 탓이 큰 것 같다. 병으로 분류될 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나 역시 내성적이고 남들 앞에 서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책에 나온 사례처럼 수줍은 아버지와 강압적인 성격을 지닌 어머니 밑에서 자기 표현을 많이 하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발표나 면접에서 심하게 떨어본 일은 없고 오히려 너무 여유를 부려서 망친 적은 여러 번 있으니 책에서 말하는 사회 불안, 사회 공포증 증세는 나와 거리가 멀다. 이런 걸 보면 양육 환경보다도 다른 환경적 요인이나 선천적인 기질이 더 중요한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사람들 앞에 설 때마다 작아지는' 현상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며 생활하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오히려 남 앞에 설 때마다 긴장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위험하다. 발표나 면접을 앞두고 긴장하지 않는다면 그 누가 철저히 준비할 것이며, 남에게 안 좋은 소리를 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면 그 누가 사람에게 친절과 배려를 베풀까? 사랑을 고백할 때도 특유의 떨림이 없다면 간절한 마음이 잘 전해지지 않을 것이다. 너무 심하면 몰라도 적절한 긴장과 불안은 생활에 약이 될 수 있다. 사회 불안이 병리적으로 다뤄질만큼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것, 그러니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스트레스나 긴장도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이고 사회 불안, 사회 공포증도 옅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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