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 - 그래서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래.전민진 지음 / 남해의봄날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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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 청년 실업의 원인 중 하나는 구직자들이 희망하는 직장이 대기업에 편중된 탓이 크다고 한다. 실제로 많은 취업준비생이 대기업 입사를 꿈꾼다. 크고 탄탄한 시스템 속에서 체계적으로 업무를 배우고, 전문성을 높이고 싶은 이유도 있을 것이고, 대기업이 제공하는 고액의 연봉과 복지 혜택, 안정적인 고용 환경을 탐내는 이유도 있겠지만, 대기업 외에 다른 선택지를 잘 모르는 탓도 적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이십대 초반만 해도 대기업밖에 몰랐다. 하지만 인턴으로 일하면서 대기업 외에 수많은 기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중에는 그곳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결국 가뜩이나 적은데 오르지도 않는 월급과 당장 다음 달을 예상할 수 없는 불안한 고용 환경 때문에 그만두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조건보다는 일 자체가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김정래, 전민진이 공저한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에는 작은 규모의 회사에 다니는 2,30대 13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업종은 공연 기획, 출판, 디자인, 사진 등 다양하며, 회사 또한 2인에 불과한 아주 작은 규모부터 수십명의 직원이 속한 곳까지 천차만별이다. 이들의 전공과 경험, 가치관 역시 하나로 통일되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같다. '회사를 선택하기 전에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먼저 정하라는 것. 작은 회사를 전전했던 경험의 소유자로서 백퍼센트 공감한다. 아무리 연차와 경험이 쌓여도 더 이상 발전할 여지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 힘들었지, 근무 조건이나 연봉, 인간 관계는 그 다음이었다.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회사,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하는 사장과 선배들이 있는 회사라면 크기가 작든 크든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아직도 그런 회사를 못 만났다는 것...)


 

더 중요한 건 회사보다도 하는 일이 나와 맞는지 여부다. 책에도 비슷한 말이 나온다. '직장이란 혹은 일이란, 인생이라는 계절을 살아내며 만나는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아닌 친구 말이다. 그러니 단지 유명한 사람이나 잘나가는 사람보다는 자신과 잘 맞는, 자신의 마음을 내어 주기에 아깝지 않은 사람이 친구로서 적격이지 않을까?' (p.150) 친구를 그저 돈이나 명예를 보고 사귄다면 친구보다도 나 자신이 속물같아 싫어질 것 같다. 마치 친구를 고르고 애인과 배우자를 택하듯 신중하고 솔직하게 직업과 직장을 택한다면 큰 후회는 없으리. 그런 의미에서 지금 다니는 회사가 '베스트 프렌드'이며 '천생연분'이라고 말하는 책 속의 13인이 미친듯이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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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 10] 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 -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두 번째 이야기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2
정여울 지음 / 홍익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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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오래 할수록 나는 점점 더 절실하게 깨닫는다. 수십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도, 유서 깊은 장소를 직접 방문해 보고 내 머리와 내 마음으로 그 장소의 뿌리를 탐구하는 몸짓이 이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멋진 지식 탐구의 길이라는 것을' (p.167)



해외 여행을 하는 사람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패키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과 자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나는 후자다.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떠난 중국 동북부로 생애 첫 해외 여행을 갔다. 말이 좋아 여행이지 대학생들이 단체로 가는 답사 형식의 패키지 투어여서 열흘 가까이 내내 3~40명 되는 인원과 다니다보니 나중엔 여행 자체보다 사람에 지쳤다. 그 때의 악몽 때문에 몇 년 후 일본 여행은 비행기와 호텔 예약부터 일정까지 전부 직접 정했다. 숙소 분위기가 인터넷에서 본 것과 달라서 당황하기도 하고, 식당을 못 찾거나 점원과 말이 안 통해서 트러블이 생기기도 했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은 다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이다. 그 때 정했다. 앞으로는 무조건 패키지 여행이 아닌 자유 여행만 하기로. 



상반기 최고 베스트셀러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의 후속편 ​<나만 알고싶은 유럽 TOP10>의 저자 정여울도 후자다. 자유 여행이 '적극적으로 내가 계획을 짜고 내가 묻고 내가 방향을 잡아 가는 여행'이라면, 패키지 여행은 ''편안함'과 '양적 만족'은 주되 주체적인 즐거움을 느끼기가 어려운' 여행이며, '당신이 혼자 여행할 수 있다면, 당신은 혼자 살 수 있는 용기와 능력 또한 지닌 것'이라고 말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p.334) 나는 패키지 여행을 좋아하는가, 자유 여행을 좋아하는가로 그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전자는 안정적이고 완벽을 추구하나 실패가 두려워 남에게 의존하려는 사람이고, 후자는 비록 실패하더라도 직접 부딪쳐보고 성장하는 데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다. 나는 물론 후자이며, 후자인 사람이 좋다.



같은 의미에서 저자 정여울도 좋아한다. 10년 동안 열 번 이상 유럽 땅을 밟았다는 저자는 갈 때마다 일에 치여 잊고 지냈던 자기 안의 자유를 발견했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고 유명하지 않은 관광지를 둘러보며 자유를 몸에 익혔다고 한다. 자유 여행을 사랑하는 저자답게 지적 탐구 또한 자유롭다. 전공은 문학인데 철학과 심리학에도 조예가 깊고, 문학평론가인데 에세이스트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 책에서도 여행지와 그곳에서의 단상을 서술하는 일반적인 여행 에세이 포맷에 얽매이지 않고, 버지니아 울프, 찰스 디킨스, 괴테, 카를 융 등 저자가 사랑하는 작가와 학자의 이야기를 조잘조잘 재미나게 들려준다. ​넓디 넓은 학문의 바다에서 풍랑에는 아랑곳 않고 유쾌히, 가볍게 떠다니는 돛단배처럼.


 

지금은 대학 강사로, 문학평론가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잘 나가는 저자이지만, 과거에는 그녀도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나도 그랬다. 이십대 내내 넓은 학문의 세계에 겁없이 발을 들여놓았다가 후회하기도 하고, 이런저런 일에 달려들었다가 맥없이 떨어져 나가기도 하고, 대책 없이 정을 주었다가 거절 당하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일들이 내 이십대를 망쳤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것도 다 지금의 나를 만든 소중한 자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수투성이지만 나를 성장시킨 자유 여행의 추억처럼 말이다. 기왕 구속보다 자유를 더 사랑하는 영혼으로 태어난 몸. 더욱 더 적극적으로 자유롭게 살고싶다. '인생의 자유 여행자'가 되겠다는 각오로.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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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인문학은 `운동하다가 마시는 시원한 물 한 잔`이다. 운동하다가 목 마르고 힘이 들 때 시원한 물 한 잔 마시고 기력을 보충하는 것처럼, 저에게 인문학은 지친 일상에 새로운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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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폼이 좋아 - 재료비 0~5,000원
김문정 지음 / 포북(for boo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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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나는 살림이나 정리, 수납 같은 걸 좋아했다. 어머니가 보는 잡지에서 살림 정보만 추려 읽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정리와 수납에 관한 책을 빌려 읽기도 했다. 방은 물론 학교 책상, 사물함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거나 꾸미는 것도 좋아했고, 노트나 가방 속을 정돈하는 건 학생이 아닌 지금까지도 즐긴다. 비록 지금은 미혼이라 집에서 살림을 도맡아 하지는 않지만, 언젠가 가정을 꾸민다면 아기자기 예쁘게 꾸미면서 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인테리어를 비롯해 정리, 수납, 리폼의 달인인 몇몇 파워블로거 분들처럼.



<리폼이 좋아>는 최근에 읽은 살림 책 중에 가장 좋았다. 언젠가 읽은 <F.book 서른 넘어 옷 입기>라는 책에 이 책의 저자가 ​옷 잘 입는 엄마 중 한 명으로 ​소개되었지 싶어 찾아보았더니 역시 맞았다. 엄마는 물론 세 딸들까지 하나같이 예뻐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여전히 예뻤다. 게다가 살림은 또 얼마나 예쁘게 하시는지. 아이들 옷은 물론 액세서리, 가구, 소품, 침구 리폼에 인테리어까지 손수 척척 해내시는 걸 보며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나도 ​대량 생산된 공산품보다는 내 손길이 닿은 나만의 것이 좋다. 내 집이 생기면 꼭 이렇게 꾸미고 살아야지.



리폼은 장점이 아주 많다. 그저 물건을 예쁘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원래 있던 물건을 재활용하니 환경에 좋고, 만들어진 걸 사지 않고 직접 만드니 창의성과 독립성이 키워지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만들며 정서를 공유할 수 있는 등등 좋은 점 투성이다. 게다가 전업주부가 리폼을 하면서 파워블로거로 이름이 나거나 사업가, 예술가로 제2의 삶을 사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리폼을 통해 물건만이 아니라 내 생활, 인생까지도 새로 만드는(reform) 팁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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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5 - 시오리코 씨와 인연이 이어질 때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5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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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까지 하며 기다린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5>를 드디어 읽었다. 4권이 다이스케가 시오리코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 끝나는 바람에 5권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 급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출간이 되어 반갑고 (새삼 ​작가님께 ) 감사했다.



이번 5권에는 <월간 호쇼>, 데즈카 오사무의 <블랙잭>, 데라야마 슈지의 <나에게 5월을>이 소개된다. <월간 호쇼>는 1985년부터 2010년까지 발행된 고서, 고서점 전문 월간지로, 이런 잡지가 우리나라에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에는 있다는 게 신기했고, 이런 잡지가 있었기에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을 비롯한 비블리오 소설이 일본에서 유독 많이 출간되는 게 아닌가 싶다(얼마 전에 읽은 요네자와 호노부의 <빙과>도 비블리오 소설이다). 데즈카 오사무의 <블랙잭>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서 제목은 익히 알고 있었는데 연재 당시의 비화는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고, 데라야마 슈지 또한 이름은 많이 들었는데 이 책에서 처음 작품을 접했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자체는 재미있지만, 막상 여기 소개된 작품을 읽을 엄두는 잘 안 난다. 무섭고 어두운 작품이 대부분인 탓이 크고(<시계태엽 오렌지>, <블랙 잭> 등), 일본 근현대 작품이 대부분인지라 배경 지식이 없어서 손이 안 가는 이유도 있다. 이 책을 읽고 평소 이름만 들어본 작가와 작품에 대해 상세히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랄까. 다만 이렇게 자국의 근현대 문학 작품을 소재로 새로운 소설을 창작하는 시도만큼은 부럽다. 우리나라 작가들도 이상이나 백석 등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으로 이런 재미있는 소설을 써보면 어떨까. 물론 그런 시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블리오 고서당 사건수첩>처럼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은 드물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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