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행운 - 여배우가 삼재를 건너는 법
고바야시 사토미 지음, 이정원 옮김 / 씨네21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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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일본 배우 고바야시 사토미에게 푹 빠져 있다. 얼마 전 일본 드라마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를 재미있게 보았는데, 주연 배우인 고바야시 사토미의 소박하면서도 단단하고 다부진 느낌이 좋았던 것이다. 그녀의 드라마나 영화를 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카모메 식당>도 보았고, 드라마 <1파운드의 복음>에 나왔던 것도 어렴풋이 기억한다. 허나 아직 그녀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다. 봐야 할 작품도 산더미다.



마침 그녀의 에세이집이 국내에 출간되었길래 서둘러 구입해 읽어보았다. 제목은 <사소한 행운>. 원제는 '나는 최고로 운이 좋다'이다(관심을 가지게 된 배우의 에세이가 마침 국내에 출간된 나야말로 최고로 운이 좋은 게 아닐까?). 읽어보니 그녀답다. 사람, 배우, 역할의 삼위일체랄까. 작품을 보면서 상상한 성격과 다르지 않았다. 혹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럴싸한 자기계발서 제목을 보면 사버리고, 방안 가득 쌓인 물건들을 정리하며 반성하고, 어린 시절 좋아했던 아이돌의 영상을 보며 세월을 느끼고, 심지어는 브래지어는 편한 노와이어를 추구하는 것까지...  어째 나와 비슷한데? ㅎㅎ



그녀가 쓴 다른 책들도 국내에 꼭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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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17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간 `사토미`라는 성을 보는 순간, 이시하라 사토미인 줄 알았어요. 일본에서 김태희 급으로 비견될 만큼 예쁜 외모의 여배우가 있어요... ㅎㅎㅎ

키치 2015-01-18 08:39   좋아요 0 | URL
저도 알아요, 이시하라 사토미 ㅎㅎㅎ 정말 예쁘죠. 원래 예뻤는데 최근에 더 예뻐진 것 같아요 ㅎㅎ
 
중국, 당시의 나라 - 중국 땅 12,500Km를 누빈 대장정, '당시'라는 보물을 찾아 떠나다
김준연 지음 / 궁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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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보보경심>이라는 중국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다. 현대 중국 여성이 우연한 사고로 타임 슬립해 청나라 황실 시녀가 된다는 황당한 설정인 데다가, 중국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중국어는 더더욱 잘 모르는데도 재미있게 본 건 주옥같은 대사 덕분이다. 그야 의상도 예쁘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한 편의 시같기도 하고 노래같기도 한 대사가 요즘 드라마와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언어 자체에 매력을 느껴야 외국어 공부도 할 수 있는 법. 어쩌면 그 때부터 중국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품었는지도 모르겠다.


<중국, 당시의 나라>는 저자가 직접 중국 땅 12,500km를 누비며 당시의 자취를 찾아다닌 기행문이다. 비유하자면 <나의 '중국 당시' 문화유산답사기>라고나 할까. 당시라고는 학창시절 고전문학 시간에 잠깐 배운 이백, 두보가 고작이라서 읽기 전부터 어려우면 어쩌나 겁을 집어먹었지만(게다가 두께마저 상당하다), 읽어보니 중국 고전시가 전문가다운 상세한 해설에 해당 지역에 대한 소개, 저자의 감상 등이 골고루 더해진 구성이라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당시든, 중국 역사든 문화든, 문외한인 내 머리에 쏙쏙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저자가 기차를 타고, 자동차를 타고, 직접 걸어서 당시에 관련된 문화유적을 찾아다니며 생각하고 느낀 바는 내 마음에 충분히 전해졌다.


당시에 관련된 문화유적이 대부분이지만 다른 시대의 유적도 없지 않다. 당시라고 해서 시와 시를 쓴 문인에 대해서만 소개한 것이 아니라, 시의 소재가 되고 문인들이 존경하고 흠모한 인물에도 주의를 기울인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무후사를 비롯한 삼국지 관련 유적들이다. 무후사는 제갈양을 기리는 사당인데, 비공식적 통계에 의하면 중국 전역에 2천 개가 있고 심지어는 우리나라 전남 곡성에도 있다고 한다. 두보의 <촉나라 승상>, <옛 자취에 기대어 마음을 읊다>, 이상은의 <제갈양 사당의 옛 측백나무> 등을 알고 가면 좋은 곳이라고.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옛 고전시가를 알고 가면 더 좋은 문화유적이 많이 있지 않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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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14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도 가보면 정말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문화유산이 많은데 중국에 대한 편견(시민의식 수준) 때문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나마 아는 거라고 만리장성, 시황제 무덤 정도뿐일 겁니다.

키치 2015-01-18 08:4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저도 몇 년 전에 중국에 가 보았는데 스케일이 엄청나더라구요.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 책읽기에서 글쓰기까지 나를 발견하는 시간
장석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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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어렵다. 지난 5년 동안 블로그에 서평을 천 편 이상 썼지만 쉽게 쓴 적은 한 번도 없다. 쓰고 또 쓰고, 고치고 또 고쳐도 마음에 드는 글은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도움이 될까 싶어 글쓰기에 관한 책도 여러 권 읽고, 연습도 하고, 필사도 하고, 수업까지 받아보았지만 여전히 어렵다. 대체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혹시 나만의 '스타일'이 없기 때문일까? 시인, 비평가, 에세이스트 등 전방위로 활동하는 30년 경력의 문장 노동자 장석주의 신간 <글쓰기는 스타일이다>에 따르면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여기서 스타일이란 '재료를 다루는 기교와 기술'이며, '어휘에 대한 편애, 문장을 쓰는 방식, 영감의 원천이 다른' 차이이며, '작품 요소들의 독특한 배열이고 구조이며 그것을 전체로 포괄하는 형식'이다. 헌데 그 스타일을 만드는 게 어디 쉬운가. 동서고금을 통틀어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립했다고 여겨지는 작가가 드문 것만 봐도 스타일 만들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우리에겐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길을 안내해줄 책이 있다. 저자는 '밀실에서 광장으로' 이어지는, 글쓰기라는 지난한 길의 지도를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우선 '밀실'은 책읽기다. "작가란 쓰는 자이기 이전에 먼저 읽는 자"이다. 누에가 쉬지 않고 뽕잎을 먹듯이, 글을 쓰려면 먼저 남의 글부터 부지런히 읽어야 한다. 다음은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 준비 단계인 '입구'. 입구를 거치면 글 쓰면서 마주치는 크고 작은 문제들로 형성된 '미로'가 나온다. 미로를 통과하면 마침내 문학청년 또는 작가지망생이라는 껍질을 벗고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출구'가 나온다. 출구로 나온다고 끝이 아니다. 밖에는 김연수, 김훈, 피천득, 최인호, 박경리 등 국내 작가들부터 헤밍웨이, 무라카미 하루키, 허먼 멜빌, 샐린저, 카뮈, 헤세 등 외국 작가, 타계한 작가까지 수많은 '스타일리스트'들이 들어찬 '광장'이 있다. 여기서 내 색깔을 찾을 수 있다면 그는 성공한, 아니 위대한 글쟁이일 터. 승부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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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작가와의만남님의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이동진 & 김중혁 북콘서트"

빨간책방 1회부터 100회를 넘긴 최근까지 한 회도 빼놓지 않고 들은 애청자입니다. 빨간책방 덕분에 별로 친하지 않았던 외국 소설도 읽게 되었고, <총,균,쇠> 같은, 다들 읽었다고 하지만 책에 대해 이야기해보자고 하면 쉽게 말을 꺼내지 않는(^^;;) 책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언젠가 두 분을 실제로 꼭 뵙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2015년에는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보고 싶습니다. 기회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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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들려주는 조국 - 두 개의 조국을 가진 천재 연출가, 츠카 코우헤이의 삶과 사랑
츠카 코우헤이 지음, 김은정 옮김 / 이상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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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카 코헤이를 알게 된 건 일본의 아이돌 그룹 SMAP의 멤버 쿠사나기 츠요시(우리나라에는 '초난강'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가 1999년에 그가 극본과 연출을 맡은 연극 '카마타 행진곡'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이다. 쿠사나기의 연기가 카마타 행진곡 전후로 크게 바뀌었다는 말이 있어 대단한 작품이겠거니 짐작만 했지 더 알아볼 생각은 안 했는데, 우연히 그가 쓴 에세이가 국내에 출간되었다는 것을 알고 읽어보니 그의 작품을 다 찾아보고 싶어졌다. 에세이라기에 평범한 에세이를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진실과 허구가 분간이 안 되는 것이 오히려 픽션에 가깝다. 극작가는 어떤 글을 쓰든 극본처럼 쓰는구나 싶어 감탄이 절로 났다.



이 책은 저자가 1985년에 태어난 딸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이다. 재일교포 2세로 태어난 저자는 평생을 한일 양국의 경계인으로 살며 고민하고 고통받았다. 그는 스스로 국적이나 민족에 얽매이지 않는 인간이라고 자부했고, '김봉웅'이라는 한국 이름으로 활동하거나 한국 문제에 관해 코멘트하길 꺼렸지만, 글을 보면 경계인으로 살다간 그의 삶이 얼마나 척박하고 삭막했는지 절절히 알 수 있다. 한국땅을 떠나 살아본 적 없는 내겐 불편하게 느껴지는 구절도 있었지만, 부모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핍박받는 속에서도 정체성을 지켜야했던 그의 험난한 삶을 내가 이해한다 한들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게다가 일본에서 태어나 살고 일본인과 어울리며 일본인 아내와 결혼해 일본인 딸까지 둔 그에게 일본은 마냥 좋아할 수는 없지만 미워할 수도 없는 나라였을 터. 한국과 일본, 그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고 연극이라는 허구 속에서야 비로소 안식처를 찾을 수 있던 그의 처지가, 픽션인 듯 논픽션인 듯 구분이 가지 않는 이 책의 성격과 완벽히 일치해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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